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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17 05:38:30
Name 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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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내가 살인범이다 -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잘못살린 안타까운 영화(스포있음)


스포있으며

이 영화는 스포를 알면 재미가 반감되는 영화입니다.









요즘 언론의 화제가 되고 있는 박시후가 주연인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 입니다.


반전이라는 측면을 놓고 봤을때 참 이렇게 참신하고 좋은 반전은 한국영화에서도 드물지 않나 싶습니다. 관객의 뒷통수를 치는 반전이라면 이정도의 반전은 올드보이정도가 있겠네요. 처음에 알려진 사실 자체를 뒤집어 막판에 반전을 주고 그래서 앞으로 돌아가 다시금 무엇이 힌트였는지 곰씹어보는 재미는 이영화는 충분히 준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화성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이 공소시효가 지난뒤 범행을 고백하면 어떨까라는 가정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그 좋은 소재와 참신한 반전을 무기로 삼아 관객의 흥미를 자극합니다.

연쇄살인의 공소시효가 지나고 내가 살인범이다라고 고백한 이두석, 그리고 그 남자가 살인범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형사... 하지만 이두석 정말로 살인범이 아니었고 실제 살인범이 대중앞에 나오게끔 하기위해 형사와 짠 것이 밝혀집니다.

사실 J 가 나오고 셋이서 삼자대면을 할때부터 느낌이 이두석이 범인이 아니고 형사하고 뭔가 짰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습니다. 워낙 J가 범인처럼 생긴것(?)도 있고 딱 봐도 난 범인이야 포스를 풍겨서 얘가 범인이 아니면 극이 진행이 안되겠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그냥 J도 그런 독특한 생김새의 배우가 아닌 어디서나 볼수 있는 평범한 마스크의 배우를 등장시켰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쨋든 반전을 보면 영화 포스터가 반전을 알려주는걸 알게됩니다.

언뜻 보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두석에게 최형구가 '니가 이긴 것 같지?'라고 하는 것 같지만, 사실 둘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으며 최형구의 권총도 이두석이 아니라 앞을 향하고 있습니다. 즉, 포스터의 문구는 사실 이두석과 최형구가 진범에게 같이 하는 말.


그리고 최형구가 귓속말을 하는 이두석에게 자장면을 던지고 동료형사에게 이두석이 정말로 자장면 던지라고 했다고 라고 한 말이 실제 사실이었다는걸 알게될때의 짜릿함, 이런게 반전영화를 보는 즐거움이겠죠.



반전도 좋고 소재도 좋지만 이 영화의 가장 안타까운점은 그 좋은 소재와 반전을 말아먹을 쓸데없는 사족과 연출이 남발한다는 겁니다.


초반 추격씬은 과장되서 말하면 추격자의 추격씬이 연상될정도로 멋진 연출이지만

자동차 추격씬에서 그 80년대 쌈마이 느낌이 나는 액션씬은 실소만 나올뿐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최고의 단점을 이 액션씬이라고 하죠)
경찰서에서 여고생들이 이두석을 보며 하는 개그씬은 한숨만 나올뿐입니다.

살인범 이두석이 잘생겨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라는 설정 자체는 좋은데 그 지지하는 사람들을 너무 개그스럽게 묘사한건 별로더군요.
왜 여고생들을 계속 등장시켜 거기서 개그코드를 뽑아내려고 하는건지... 그렇게 지지하는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니 심각하게 묘사하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

피해자가족들의 유치한 개그도 극을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고 여성 활잡이는 정말 연기를 못하더군요... 집중이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J가 범인인게 드러나고 막판 도주씬은 대체 그걸 왜 넣었는가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막판에 액션을 넣어야 극이 완성될거라고 생각한건가 싶은데 그냥 최형구 형사가 녹음된 비디오에서 아직 공소시효가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를 확인하고 J를 궁지로 몰아넣는 장면에서 끝났으면 가장 깔끔한 엔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거기서 J를 죽이던 혹은 잡던 둘중에 하나를 하는걸로 끝나야지 괜히 추격씬을 넣어서 사족이 되지 않았나 싶네요.





결론은 소재도 정말 좋았고 반전도 나쁘지 않았는데 쓸데없는 사족을 붙이고 말도 안되는 연출을 가미하여 소재를 망가트린 안타까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이런 소재를 가지고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처럼 심각하고 진중한 스타일의 영화로 만들어봤음 어땠을까 싶네요. 액션씬은 필요할때 최소한, 개그씬도 영화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선에서 최소한으로 해서 말이죠



P.S 정재영씨는 연기가 실미도나 강철중이나 내가 살인범이다나 어째 비슷비슷하네요.. 어투나 억양도 비슷비슷하고...
그놈이 그놈같다는 평이 많은데 이제는 연기변신을 한번 해봐야 할때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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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코마네
13/03/17 05:46
수정 아이콘
피부관리 하시나요? 라는 식으로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살인범에게 질문하는데, 좀 심하더군요.
대통령 문재인
13/03/17 07:25
수정 아이콘
저도 이부분이요. 듣고나서 좀 벙쪗죠.. -_-;
홍승식
13/03/17 13:29
수정 아이콘
그래서 주변 기자들이 패션지 기자는 부르면 안된다고 했죠.
이정도는 약과일 벙도로 오버가 많습니다.
그 좋은 시니리오를 가지고 이렇게 망치기도 쉽지 않을거 같아요.
Colossus
13/03/17 06:18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소재는 정말 좋았는데 민감한 소재 가지고 코미디를 하고 있더군요.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농담 한마디 쉽게 못꺼낼 정도로 분위기가 살벌할텐데 이 영화는 너무 가벼워요. 그리고 무조건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결말도 정말 마음에 안 들더군요. 더럽고 찝찝한 소재로 시작했으면 결말 또한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3/03/17 06:29
수정 아이콘
관점의 차이 아닐까 싶긴하네요.

이 영화는 액션영화다라고 생각하면 그럭저럭 잘만들어진 액션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 말씀처럼 돈을 이정도 쓰고 그 정도의 액션을 뽑은 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능력이다라고 봅니다.
다만, 스릴러영화로서 보면 말씀처럼 사족이 너무 난폭한 영화라고 볼 수 잇겠지요. 그런 관점에서는 쓰신 글에 동감합니다.
마스터충달
13/03/17 07:16
수정 아이콘
저도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두석이 살인범을 자처하며 등장하너 것은 굉장히 기발한 시작이었지만 진범을 잡는 트랩은 진부했습니다.
때문에 스릴러로써는 별로 힘을 받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액션은 정말 살아있습니다. 초반 추격씬, 중반의 이두석 납치를 위한 자동차 추격씬, 그리고 마지막 추격씬까지
그정도 돈을 들이고 이정도 뽑아냈기 때문에 칭찬하는건 아닙니다.
정말 액션이 불끈불끈하는 에너지를 뿜어대는 작품이라고 봅니다.

저는 소재가 기발해서 찾아봤다가 액션이 쏼아있네~ 하며 즐겁게 본 영화였습니다.
특히 편집유희가 꽤나 즐겁더라구요.

머리쓰는 영화인줄 알았는데 몸으로 깡으로 떼우는 영화였습니다.
13/03/17 07:17
수정 아이콘
이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은 소설 모방범도 재밌게 보실 수 있를 듯합니다.
13/03/17 07:20
수정 아이콘
어제 봤는데 추격씬 개인적으로 그닥 이었습니더 왠지 오글거려서 전반적으로 본문처럼 과하다고 느껴지는 장면들이 많아서 아쉽더군요
The HUSE
13/03/17 08:04
수정 아이콘
저도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릴러(?) 물로 보기에는 반전이 너무 식상했으나,
액션물로 보면 나름 볼만했습니다. (너무 심한 리액션이 조금 오글거렸지만)
DavidVilla
13/03/17 09:08
수정 아이콘
아이디어는 훌륭했지만 박시후가 얼굴을 보여주는 순간부터 정재영의 행동이 수상했고, 그때부터 의심하기 시작한 게 '둘이 짠 거 아냐?'였습니다. 감독이 대놓고 의심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서 당연히 재미가 반감됐고, 납치씬과 추격씬 모두 별로였습니다.

건질 거라곤 정재영의 연기력과 극초반의 추격씬 밖에 없었던 영화였네요. 다음 작품에서는 정 감독의 발전된 모습을 보고 싶군요.
위원장
13/03/17 09:44
수정 아이콘
재밌게 봤습니다. 스릴러라고만 생각했다면 확실히 별로였을 거 같긴하네요.
어릿광대
13/03/17 10:16
수정 아이콘
액션씬은 좋았습니다.
영화 끝나고 무술감독이 누구야? 라면서 엔딩크레딧을 바라봤던 기억도 납니다.
2초의그순간
13/03/17 11:27
수정 아이콘
소재가 참 참신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본의 사가와 잇세이라는 살인마의 실화가 영향을 준 거 같더군요.
후루꾸
13/03/17 13:42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봤어요. 하지만 2번의 자동차 추격신이 없었다면 더 좋았을 영화.
13/03/17 19:36
수정 아이콘
전 액션도 괜찮게 봤습니다...
정테란
13/03/17 20:26
수정 아이콘
연쇄 살인범이 회개했다고 스타가 되는 연출과 몰입도를 하락시키는 여고생씬들만 들어내도 상당한 수작이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하스페르츠
13/03/17 21:20
수정 아이콘
전 영화에서 가장 몰입을 해쳤던 것이 수준 이하인 진범이었습니다.

사건 담당 형사 마저 농락하고 스스로의 자존감 때문에 스스로의 범죄를 밝힐 정도인 희대의 연쇄살인범이라기에는 너무나 경박하고 수준 낮고 혐오스럽기만한 캐릭터가 설정과 맞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13/03/17 21:50
수정 아이콘
제가 느낀건 작가가 모방범의 결말을 아주 감명 깊게 읽었고

그 짜릿함을 어떻게 하면 티안나게 바꿔서 보여줄수있을까 하고...

애쓴 듯한 느낌이였습니다....
가난한쉐리
13/03/18 04:57
수정 아이콘
전 재밌게 봤습니다...
피지알뉴비
13/03/18 06:15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짜장면은 진짜 던지라고 한거네요
노래하는몽상가
13/03/18 13:57
수정 아이콘
그 자동차 추격신이 이 영화를 '스릴러'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으로 만들더군요.
정말 예고편이나 포스터만 보면 막...심리전과 연기력이 터지는 그런 영화일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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