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하루종일 응씨배를 시청하리란 보장은 없어서
불판을 올릴까도 고민했습니다만 그냥 글로 쓰기로 했습니다.

응씨배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대만 재벌인 응창지(잉창지) 씨의 개인적인 바둑에 대한 선호로 후원을 시작한 국제기전이구요,
4년에 한 번 열려 '바둑올림픽'으로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1회 대회때 무시받던 한국 바둑은 1장이라는 시드를 받는 굴욕적인 처사를 받았는데,
조훈현 9단이 기적적인 역전승을 포함한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바둑에서 한국이 최고의 기력을 가졌음을 검증하고, 이후 흐름을 한국바둑으로 이끌어 온 의미있는 대회입니다.

역대 결승전 (좌 우승, 우 준우승)
1회 (1988~1989) 조훈현 vs 네웨이핑
2회 (1992~1993) 서봉수 vs 오타케 히데오
3회 (1996) 유창혁 vs 요다 노리모토
4회 (2000~2001) 이창호 vs 창하오
5회 (2004~2005) 창하오 vs 최철한
6회 (2008~2009) 최철한 vs 이창호

보시다시피 6회 대회 중 5회 대회를 한국선수가 차지한 친한국적인(?) 대회입니다.
이번 대회 4강에서 한국 랭킹 1위, 현재 최강(지금은 이세돌이 랭킹 1위를 탈환하고 기세가 더 좋았으나 당시만 해도 박정환 9단의 기세가 하늘을 찔렀습니다)인 박정환 9단과 과거의 최강이었던 이창호 9단이 만나 화제가 되었었는데요.
3번기로 진행된 제 1국에서 이창호 9단이 박정환 9단의 상변 대마를 궁지로 몰았으나, 박정환 9단의 젊음에 바탕이 된 체력적 우위와 응씨배의 룰을 이용한 대마 흔들기로 역으로 좌상귀의 이창호 9단의 집을 순식간에 대마로 만들며 역으로 잡아내면서 기적적인 역전승을 거둔 바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창호 9단의 몫까지 박정환 9단이 힘내주어서 꼭 한국 선수가 다시 우승을 차지하는 것을 보고 싶군요.
대국은 11시부터 진행되었으며 각 바둑 사이트에서 생중계중입니다. 타이젬에서는 조한승 9단이 해설을 한다는군요.
바둑TV는 넷마블 아이디가 있다면 무료로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박치문 중앙일보 바둑전문기자님이 진행을 맡으셨네요.
해설에는 유창혁 9단입니다.

시청링크 : http://baduk.netmarble.net

내용추가 ) 상대 판팅위 3단은 중3정도의 나이로 대단히 젊은 중국의 신예기사입니다...만, 상당히 노안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
어린 나이에 국제기전 결승까지 올라오다니, 중국의 신예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중국바둑이 춘추전국시대인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