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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4/15 03:38:43
Name 불량공돌이
Subject [일반] 가장 민주적인 점심메뉴 결정법

제가 생각하는 민주(民主)라는 것은 '백성 민' 자와 '주인 주' 자가 합쳐진말로, 어떤 무리를 구성하는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주인이라는 개념이라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라는것은 그런 개념을 이념으로 주장하는것이고, '민주적이다' 라는것은 그런 이념이 잘 반영 되었다는 서술어라고 봅니다.
이 글에서는 위 단어들을 그런 의미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하지만 '민주주의=다수결=선거'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소수의 주인들'의 생각이 묻힐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다수결은 민주주의를 퇴색시키는 방법론이지요.
다만, 무리의 규모나 환경(시간적, 공간적 제한 등)이나 기술적 인프라 등등을 고려할때 다수결은 상당히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민주주의가 있었고, 그때 선거를 시행하긴 했지만 고대의 민주적인 의사결정방법이 선거 혹은 다수결만 있었던것은 아닙니다.
'추첨 민주주의'라는 책에 따르면 실제로 아테네에서 추첨을 통한 대표선발이나 의사결정이 존재했습니다.
또한 소수의 집단이 누릴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의사결정방법으로 토론을 통한 만장일치 역시 존재합니다.
민주주의와는 조금 동떨어져보이는 신라의 화백회의 역시 만장일치제지요.

무언가를 결정을 하는데는 고통과 책임이 따릅니다.
민주적이라는것은 어찌보면 그 고통과 책임을 구성원 모두가 나눠가지자는 의미일지도 모릅니다.
내가 메뉴의 결정권을 가진게 아니라 식당이 메뉴의 결정권을 가진 - 그래서 일주일치의 메뉴가 미리 정해져있는 - 학교식당을 이용하는 경우 '음식의 맛없음' 이라는 고통을 맛볼지언정 그에 대한 책임을 내가 가지지는 않습니다. 맛 없게 요리한 식당의 잘못이기에 '더럽게 맛없네'라고 마음껏 궁시렁 거려도 됩니다.

하지만 간혹 학교 식당을 벗어나 배달음식을 시키거나 혹은 학교 밖 맛집이라는 곳을 가보거나 할때는 누군가는 배달시킬 곳을 정하거나 맛집을 정해야합니다. 그러면 우리 앞에는 다양한 선택지 라는것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개개인의 호불호가 갈립니다.
오늘은 A가 꼭 먹고 싶은 사람이 있을거고, A 보다는 B가 B보다는 C가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거고, 다 좋은데 C는 싫어 라는 사람이 있을겁니다.
모두의 최저 불행을 위해서 B라는 메뉴를 골라도 될까요?
모두의 최대 행복을 위해서 A라는 메뉴르면 될까요?

민주적으로 점심 메뉴를 정한다는 것은 구성원 모두의 의향을 존중하면서도 소수가 소외받지 않게 정한다는 것입니다.
소수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됨과 동시에 그 결정이 다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확률역시 높여야 합니다.
다수결로 메뉴를 정할 경우 소수의 의견은 철저히 무시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30분~1시간 남짓 소요될 점심 식사를 위해 만장일치를 구현해 내는것은 너무나 비효율적입니다.
점심메뉴를 고른다는, 어찌보면 사소한 결정하나에도 정답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모임에서 점심메뉴를 정할때 가위바위보로 정하자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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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
12/04/15 03:57
수정 아이콘
그래서 유럽 어느국가였더라.. 신기한 국회의원 선출 방법이 있는 동네가 있던데요..
수학적으로 어떻게 해서 실제 표심을 반영하는 구성이 될 수 있도록 한다더군요.
최선의 투표 방법이라는건 없다는 증명도 있다지만, 지금 한국의 방법보다는 확실히 나아보이긴 하더라구요.
아야여오요우유으
12/04/15 04:04
수정 아이콘
가위바위보로 정하면 무조건 다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40%의 의견이 선택될 확률이 40%라는 건데, 글쎄요... 합리적이긴 합니다만 다수결의 단점보다 이 방법의 문제가 더 커 보이네요. 재수가 없으면 극히 일부의 정신병자의 의견이 단체 전체의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10명 중에 한 명이 이겼는데 그 양반이 개밥 먹으러 가자 하면 망하는 거죠. 저는 민주주의(가 아니고 다수결이군요 다시 생각해 보니)의 장점은 딱 하나 꼽습니다. 다수의 의견을 따름으로써 결정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원글 쓰신 분의 방법은 분명히 소수의 의견반영 가능성을 열었다는 부분에서 더 합리적일 수는 있지만, 단순한 다수결보다 위험해서 좋지 않아 보이네요.
jjohny=Kuma
12/04/15 04:04
수정 아이콘
이 경우, 가위바위보 자체는 민주적이지 않을 수 있으나 '가위바위보로 메뉴를 정하자'라고 합의하면 그 합의는 민주적이겠죠. 하앍하앍
피너츠
12/04/15 04:18
수정 아이콘
롤에서 티모를 픽합니다
그리곤 채팅창은 씨끄러워집니다

티모고른사람은 '영웅픽은 내권리이다'
다른 4명은 '팀에 방해만된다 바꿔라' 라고 서로 주장합니다

다수결로 하면 얄짤없이 티모고른사람의 권리는 묵살됩니다
여기선 어떤 합의점을 이끌어 낼수있을까요...

다수를 위해서 소수의 권리를 무시하느냐
아니면 다수가 조금씩희생해서 소수의 권리를 존중해주느냐
롤에도 가위바위보시스템 넣어주세요 ㅜㅜ
왼손잡이
12/04/15 09:40
수정 아이콘
가장 민주적인 식사방법은 각자 먹는거죠.

밥은 꼭 함께 먹으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전 그래서 왕따처럼 혼자 밥먹는걸 좋아합니다?

나와 함께 이밥을 먹을 사람은 나를 따르라! 해서 따로 작은 파티를 만들어서 먹을 수도 있구요. 이게 정당이겠군요. 흐흐흐
거점기계 지재군
12/04/15 11:30
수정 아이콘
네! 저희도 가위바위보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결정이 나면 거기를 향해 길을 걷다가, 맘에 드는 집이 있으면 그리로 갑니다! 엥 [m]
AttackDDang
12/04/15 13:00
수정 아이콘
가위바위보는 너무 경우의 수가 적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적이지 못하게 충분한 기회의 박탈이죠
가위-바위-보-도마뱀-스팍 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OneRepublic
12/04/15 15:46
수정 아이콘
가위바위보를 하고, 이긴 사람이 정하는게 아니라 이긴 사람이 자신이 행복한 상태에서 다수의 행복을 원하는 방향을 택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C는 싫어라고 한 사람이 이겼다면, C만 아예 배제하고 A, B 중에선 남들 생각해서 고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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