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랫만에 글쓰기 버튼을 눌러보는 안군입니다.. ^^;;
저희 회사에서 모바일용 게임을 하나 만들어 내놨습니다.
유니티 엔진이라는걸 이용한 3D 게임인데, 유니티 엔진의 특성상 한번 완성하면 iOS와 안드로이드에 동시에 올리는게 가능해서,
일단 그쪽으로 방향을 잡고 게임을 만들었죠.
게임을 어느 정도 완성하고 나니 저희 이사님께서 퍼블리셔를 물어(?)오시더군요.
그래서, 그쪽을 통해 게임을 퍼블리싱하기로 하고, 일단 iOS용으로 게임을 완성해가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퍼블리셔쪽에서, "게임내 결제가 없으면 돈벌이가 안된다." 라고 하네요.
어쩔수 없이... 원래 이 게임에는 게임내 결제가 들어갈만한 건덕지가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아이템을 기획해서 게임내 결제까지 붙혀서 일단 출시를 했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썩 대박까지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매출이 나와 주더군요.
그리고 나서 안드로이드쪽으로 출시를 준비했습니다.
일단, 퍼블리셔가 SKT와 친한(?)관계로, SKT T-Store 쪽에 먼저 내놓기로 했지요.
그런데, SKT T-Store의 게임 내 결제는 SKT에서 나온 결제 모듈을 사용해야만 한다네요?
문제는... SKT 결제 모듈이 유니티 엔진에 바로 써먹을수가 없는겁니다. -_-;;
그래서, 고생고생해서, 거의 해킹에 가까운 편법을 써서 간신히 완성을 했지요.
출시한지 1달여만에, 추천 앱 리스트에도 올라가는 등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습니다.
그동안에 구글 마켓용 버전을 다시 만들었습니다.
구글 마켓의 특성상... 불법복제가 난무하기에, 일단 광고를 붙혀서 공짜버전으로 내놓고,
게임내 결제로 매출을 올리자...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광고를 붙혔더니... 게임이 엄청 버벅대고, 리소스도 많이 먹고, 폰이 다운되고... 난리가 나네요;;
제가 뭘 잘못해서 그런가... 했는데, 광고 버전의 다른 게임들도 사실 별 차이 없긴 하더군요;;
문제는, 그렇게 해서 출시하려 했더니, SKT쪽에서 딴지를 겁니다.
왜 우리는 유료버전인데, 구글마켓은 무료버젼이냐 이거죠.
그래서 할 수 없이, 판매국가를 나눠서, 국내용은 유료버전, 나머지 국가에는 무료버전으로 하고,
국내용에서는 광고를 빼기로 했습니다.
근데, 구글 마켓이 갑자기 구글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 마켓을 개편한 겁니다.
그냥 그거면 다행인데, 수없는 버그가 속출합니다. 저희 쪽이 아니라 구글 플레이 결제 모듈 쪽에서요.
그것 때문에 며칠을 또 허비합니다... 뭐 어쨌거나 천신만고끝에 구글 마켓 버전도 런칭에 성공합니다.
그러고 나서, 이제 KT와 LGU 쪽의 작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KT쪽에서 요청이 들어오기를.. 자기들이 마케팅을 해줄테니, 일단 구글 마켓 국내용은 서비스를 중단하고, 자신들 먼저 해달랍니다.
문제는 KT의 결제 모듈도 SKT와 별 다를바가 없어서, 이쪽도 어마어마(?)한 작업이 또 선행돼야 합니다.
이런 젠장...어쩌겠어요. 그냥 해야죠... 지금은 그 쪽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게 또 만만치가 않군요...
결국은, 게임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보다, 결제 모듈을 붙이는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이 더 커지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의 '단편화' 현상이라는걸 그동안 말로만 듣고, 별로 체감은 못 하고 있었는데, 이제 좀 실감이 나네요;;
게다가, 아이폰쪽은 일단 하위 기종에서만 돌아가면, 그 위의 상위 기종은 별 신경 안 써도 잘 굴러가는데 반해,
안드로이드쪽은 폰 마다 테스트를 해봐야 하고, 똑같은 프로요 OS 에서도 되는 기종이 있고 안 되는 기종이 있네요...
다른데서는 잘만 돌아가는데, 어떤 기기에서는 화면이 깨지기도 하고요.
뭐 버벅대는 정도의 문제야, '니 기기가 똥이라 그런거야!' 라고 해버리면 그만이지만, 게임이 안되는 문제는 심각하잖아요....
게다가, 중력센서의 감도도 기기마다 조금씩 다르고, 터치감도 조금씩 다르고 해서, 게임성 자체도 많이 바뀌는 문제도 있습니다.
에효... 푸념을 늘어놓긴 했는데, 다른 게임 회사들이 아이폰용으로만 게임을 내놓고, 안드로이드 용으로는 안 내놓는게,
단순히 마켓의 문제나, 수익의 문제가 아니라는걸 새삼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저희 회사가 규모가 작아서, 이 모든 작업을 저 혼자 해야만 한다는 것도 굉장히 힘드네요.
그렇다고, 사람을 더 뽑자니, 모바일 게임이 벌어들이는 수익 자체가 그리 큰 편도 아니구요.
이 일 때문에 주말에까지 나와서 일하다 보니 기분이 싱숭생숭해서, 그냥 푸념 좀 늘어놔 봤습니다.
...게임 이름을 밝히면 홍보글이 되니.. 곤란하겠죠?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