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점점 겸손해지고
점점 우주가 넓어진다는
과학자들에 말뜻을 알 것 같다.
음악과 함께 자라면서
수많은 행성과 수많은 별 들을 여행했다.
한 행성에서는 목 찢어지도록 절규하게 하는 분노를 배웠고
어떤 행성에서는 피가 바싹 마르도록 몸부림치게 하는
사랑의 중독성을 알아버렸고
공기마저 싸늘했던 한 행성은
無 만 이 존재하는 공간이였는가 하면
움직임부터가 불규칙했던 행성은
나에게 광란과 나 자신을 잊을 수 있는 티켓을 선물했다.
너무나 아름다워 너무나 우울했고
너무나 우울해서 너무나 아름다웠던 그 행성은
오늘도 내 꿈에서 푸른회색다이아몬드빛을 발한다.
따듯하고 부드럽게 졸린 봄낮 햇살로 가득했던 행성은
연한 생크림과 3살짜리 공주님의 미소 같은 나른함으로
날 쉬게 해주었고
무뚝뚝한 고층빌딩들과 입담 좋은 총알택시들이 질주하는
쿨한 도시행성은 담배 연기처럼 모였다가
금세 공기 사이로 흩어져 버린 한 가닥의 재즈 note,
그리고 블러디메리를 내 쪽으로 밀어주며
달콤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
머리에 수선화를 꽂고 숲의 요정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인어공주들과,
약속 시간에 늦었다며 허둥대는 토끼들이 사는 행성은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은하수 강을 가라앉지도 않고
잘도 떠다닌다
난 오늘도 음악우주 에서 다른 행성을 찾으러 떠난다.
언제나 한가한 달은 놀고 가라며 나에게 윙크하지만
손만 휘휘 흔들어주고
노를 잡아 떠나야지.
음악우주는 너무나 넓고 깊고 삶은 더럽게도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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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2004년도에 갈겨 쓴 습작입니다.
덧덧: 부끄럽습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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