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하라는 레지던트 선생님 말씀에 따라 장갑을 끼고 대기를 하고있으니 두려움에 손이 조금 떨렸습니다
실습하면서 몇번, 실기시험 준비하면서 몇번 모형에 해보기는 했지만 실제 사람에게는 시행해본적이 없었으니까요.
'자 교체, 컴프레션'
환자분 옆에 서게 되니 오히려 마음이 조금 편안해졌습니다.
'팔은 곧게 펴고 nipple(유두) 사이를 5cm 깊이로 분당 100~120회 누른다' 암기했던것을 되네이며 정신없이 가슴을 펌프질 하고 있으니 다시 교체가 되더군요.
처음 대면하는 급박한 상황에 얼떨떨한 마음을 진정시키며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분들은 너무나 침착하십니다. 소생술때문에 몸이 출렁거리는데도 대퇴동맥에서 혈액을 뽑아네 검사를 하고, 주입된 약물을 수시로 체크하고, 한사람이 가슴압박을 몇분 시행했는지 체크해서 교체시키고..
환자 가족분들이 울먹거리며 다가옵니다.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대기하고 있던 저에게 보호자분들 제어를 요구하셨고
무슨말을 해야할까 머뭇거리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밖에서 기다려주세요..' 아마도 좋지 않은 결과가 예상되기에 희망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 무력하게 느껴집니다. 뭐라 말씀을 좀 더 드려야 될텐데 생각을 하고 있으니
'OOO! OOO! 교체!'
그냥 보호자분들께 꾸벅 인사를하고 다시 환자분께 돌아갔습니다.
CPR중 중간에 5초정도 심장이 돌아오는 듯 했고, 잠시나마 뿌듯함에 눈물이 날것만 같았는데 야속하게도 제세동기를 충전시키는 동안 다시 멎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30분을 넘게 돌아가며 소생술을 시행했고,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보호자분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가십니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지만 이 이상은 힘들것 같습니다.
그래도 가능성이 있다면 조금 더 힘써주라는 부탁에 차갑지만 어쩔수 없는 레지던트 선배님의 대답이 돌아갑니다. 지금 의사 몇명이 환자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금 다른 위급한 분들이 많다, 저희도 더 노력해보고 싶지만 환자분은 힘드신 상태고 이대로는 다른분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가 없다.
생사가 엇갈리는 곳에서 합리적인 판단이 어떤이들의 가슴을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니 가슴 한켠이 짠합니다. 그래도 그저, 최선을 다해야겠지요. 정식 출근도 아니었지만 의사로서의 처음 손길이 한 생명을 살려내진 못하여서 답답한 마음이지만, 다음에는 꼭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덧. . 멋으로 쓰려는건아닌데 워낙 입에 붙어버려서 자주 튀어나오는 영어인용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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