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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24 22:01:51
Name 눈시BBver.2
Subject [일반] 조선시대의 세금
오늘 계속 글을 올리는 이유요?
..................................

주말에는 시간 많으니까... 많~~~~~~~~~~~~~~~~~~~~~~~~으니까 글 많이 써야죠 ^-^

연게에도 북유럽 하나 더 올릴 겁니다. -_- 하아.............

시작합니다.

출처는 역덕 앨런비님입니다 _-)/~ 논문이나 책 같은 거 확인 안 했어요~

... 참 이런 걸 일일이 알아보다니 대단 -_-;

=========================================================

가난이라는 것의 기준은 어느 정도일까요? 걸립니다. 인류의 절대적 빈곤이 해결된 것은 현대에 들어서야 가능했습니다. 당시에도 흉년 한 번은 곧 죽음이랑 연결됐죠. 그런 면에서 중요한 것은 당대 다른 나라와의 비교죠. 복잡하고 또 복잡합니다. 에휴 -_-a 사실 현대에도 그렇지 않나요? 우리가 서민이라고 하지만 정말 밥 못 먹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상에 고기가 없어서 (...) 인터넷을 못 해서, 지르지를 못 해서 가난하다고 하잖아요.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쌀밥에 고깃국 먹는 것"이 소원이랬는데, 우리는 무료급식소만 가도 먹을 수 있으니까요.

+) 김일성이 말한 이밥이 이조시대 밥, 그러니까 조선시대에 쌀밥 잘 먹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확인은 안 해 봤네요.

이런 점을 생각하고 봅시다.

세종이 공법을 정함에 있어 1결의 기본적인 생산량을 400말로 정했습니다. 조선 후기에 생산량이 올라가면 풍년이 들 때의 생산량을 900말로 잡기도 했죠. 지금은 그 때로 치면 보통 1000~1100말 정도라고 합니다.

연분구등법에 따른 1결의 전세는 4말, 헌데 문제가 아무리 풍작이 들어도 수령들은 최대한 하하로 잡아 세금을 거뒀습니다. 유교의 문제, 작은 정부의 문제였죠. 작게 거둘수록 좋은 말을 들으니까요. 단지 하중으로 하자고 한 것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율곡 이이가 괜히 세금을 올리자고 한 게 아니죠.

인조 때 영정법으로 바꾸면서 하삼도를 제외한 지역은 이 4말이 공식 기준이 됩니다. 전라, 충청도는 12말, 경상도는 16말이었죠. 이를 조선 후기에 들어 특히 하삼도에서 생산량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하죠.

조선 중기에 들면서 특히 나타난 공납의 폐해는 이 부분을 제대로 찔렀습니다. 토산물이 아닌데도 토산물을 바쳐야 되는 상황, 이를 백성들에게 보급하는 상인들이 나타났고, 이들이 관과 단합해서 가격을 끌어올렸죠. 이 가격이 얼마나 올랐을 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문제입니다. 더군다나 여기에는 부자와 빈자, 큰 고을과 작은 고을에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부여됐죠.

대동법이 이 점에 있어서 혁명이었습니다. 한 결에 12말로 모든 공납을 해치우는 것... 이렇게 공식적인 세금은 16말에서 28말 정도까지 갔습니다. 세종의 조선 초와 수확량이 그대로라고 생각해도 세금의 1/10이 되지 못 합니다.

이어 대두된 것이 군포였죠. 군역의 의무를 포로 대신하는 것, 뭐 이에 대해서도 제대로 연구된 바가 없죠. -_-; 역덕 앨모씨는 현종 때의 기사를 근거로 1필당 쌀 6말로 계산했습니다. 영조의 균역법에 이르러 남자 1인당 2필을 내던 게 1필로 줄어듭니다. 쌀로 따지면... 6말입니다. 아들 하나 있는 핵가족이라면 12말이죠. 한 사람에게 두세명씩의 부담이 달라붙었다는 상식과 달리 숙종 때의 군역 추가 부담은 15%정도... 이후 영조 대에 20% 이상씩 올라가더니 정조 때 가야 40% 정도가 됩니다. 이것도 양반의 증가로 실제 내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면서 문제가 더 커졌죠. = =;

이렇게 다 합쳐 봐도 조선의 공식 세금은 수확량의 1/10 수준이라는 거죠. 이마저도 조선 초기의 400말을 기준으로 할 뿐 후기로 가면 수확량이 어찌 될 지는 모르는 거죠. 남부지방에서 이기작이 진행됐을 무렵은 더 말 할 것 없구요. 정말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은 세금이었습니다. -_-; 아니 나라가 대체 어떻게 돌아갔는지 싶을 정도로요. 이 때문에 군사력이 약해지고 간접세 혹은 비공식 세금이 미친 듯이 달라붙는 폐해가 조선을 지배했는데... 이런 간접세가 기존 세금의 3~4배에 달했다 해도 이게 전부 그럴 리도 없고 (...) 기본 세금이 이렇게 낮은데 간접세라고 미친 듯이 높았을 것 같진 않죠.

이렇게 해서 또 나타난 게 환곡인데...

환곡이 문제가 됐다 하는데 사실 좀 생각해보면 풍년 때 억지로 맡기더라도 이걸 안 먹으면 그만입니다. (...) 그래서인지 어떤 실학자는 "흉년이라면 차라리 아껴먹는데 풍년이면 마구 먹는 게 문제다"면서 백성들에게도 어느 정도 탓을 돌리죠. 그리고 이 양이 어느 정도 됐는고 하니...

정조 때 흉년으로 구휼을 위해 거지들에게 나눠준 양이 이렇습니다.

7~10세 쌀 7홉(420cc) 장 2홉(120cc) 미역 2입

이게 하루치입니다. 현대 밥 한 공기를 200cc로 계산하더군요. 뭐 그 때 반찬이 없으니 밥만 많이 먹어야 된다 하지만... 10살 어린애한테 하루 먹으라고 밥 두 공기분의 쌀을 내 준 겁니다. 그것도 쌀이 없으니 아껴 먹으라고 준 거죠. 거기다 저거... 밥이 아니라 쌀입니다. 익혀 먹으면 부피가 얼마나 늘어날까요 (...) 간단히 저만 밥 지을 때마다 부푼 거 보고 놀랍니다.

참고로 성호사설에서 이익이 이에 대해 이렇게 말 했죠.

(유구=오키나와 사람들이 조선인에게) “너희의 풍속이 항상 큰 사발과 쇠숟갈로 밥을 떠서 실컷 먹으니 어찌 가난하지 않겠는가?” 하였다. 대개 그들은 전자에 우리나라에 표류되어 우리의 풍속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일찍이 보건대, 해변 사람들은 한 사람의 먹는 것을 세 사람이 나누어 먹어도 굶주리지 않을 양을 먹고 있으니 나라가 어찌 군색해지지 않겠는가? 어려서 배부른 것에 습관이 되면 창자가 점차 커져서 채우지 않으면 굶주림을 느끼게 된다. 점차 습관이 들어 점차 굶주림을 느낀다면 아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습관이 되어 창자가 커질 수 있다면 습관이 되어 작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지주들이 농민을 수탈했다 하지만 저 때는 조선시대죠. -_-; 암행어사가 심심하면 돌아다니고 당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런 짓을 함부로 저지르면 나 잡아 주쏘 하는 거랑 똑같죠. 소작료가 5할이라 하는 것도 정해진 게 아니라 사람마다 달랐구요. 걷어가기야 자작농보다 많이 걷어가겠지만, 흉년이 들었을 떄 자기 소작농 먹여 살리는 건 지주의 몫이었습니다.

조선 후기쯤 가면 소작농의 비율이 급속히 는다 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는 소작하고 어느 정도는 자작하는 비율이 전체 농민의 절반 정도였다 하고...

오히려 삼정 문란 하면서 계속 문제가 된 게 그 문제가 정말 치명적일 정도로 컸던 게 아니라 조선 정부가 아무리 막장이 돼도 그 정도는 관심을 가졌다는 반증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순조 때부터 세도 정치로 수령들이 중앙 눈치 안 보게 되고, 정말 열심히 긁어모아 갔지만, 그게 제대로 터진 건 철종 때였구요. 진짜 미친듯이 못 먹고살겠다 한 게 이 때쯤 아니었을까요? 그럼에도 구한말에 서양 선교사들이 와서 하는 말이 가난하고 더럽고 해도 먹기는 참 잘 먹는다였으니 거 참 -_-;

어차피 전근대이니 흉년 몇 년 제대로 들면 굶어죽는 사람 떼죽음 되는 건 당연한 거긴 합니다. 그리고 조선 말로 가면 상황이 급속히 악화되긴 하죠. 하지만... 이 조선시대, 혹은 조선 말의 가난이라는 게 우리가 아는 먹을 거 하나 없는 그런 상황과는 거리가 꽤 있지 않나 싶네요. 일단 세금은, 진짜 나라 어떻게 돌렸나 싶을 정도로 낮았습니다. =_=;

예전에 happyend님은 이것의 단점에 대해서 지적하는 글을 올리셨었죠.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ace&page=1&sn1=&divpage=1&sn=on&ss=on&sc=on&keyword=happyend&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91

어쨌든... (...) 알면 알수록 참...

아직 연구해야 될 부분이 많긴 합니다. 볼 게 너무 많죠. 정말 제대로 파고들려면 계속 발굴되는 관공서의 문서들을 파악해야 되는데 이것들이 다 흘려 쓴 데다 (필기체처럼) 이두도 다수 포함돼 있습니다. -_-a 각 지역마다 열심히 잡고 있습니다만 제대로 파악되긴 멀었죠. 제대로 얘기하려면 경제사 쪽에 지식을 많이 가져야 되구요.

어쨌든, 우리가 알 정도의 미친 듯한 가난은 아니었다는 것 (...) 우리가 아는 절대빈곤은 2차 대전 후나 해방 후라고 봐야죠.

=========================================

요새 하나 더 생각하는 게, 현대에 계속 문제 삼는 유교의 문제점이죠.

당시는 현대처럼 교통도 통신도 발달하지 않은 때였죠. 이런 환경에서 수령들이 자기 욕심 채우려고 하면 정말 얼마든지 채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능력은 둘째가 돼야죠. 무슨 큰 일 벌이는 게 아니라 현상유지, 백성들 삶을 안정시키는 게 최우선이었으니까요.

세종 때 능력 위주로 많이 뽑았다 하지만, 박연처럼 수십년간 자리 잡으면서 부정부패한 사람들 참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능력보단 피해는 안 끼칠 사람, 그런 군자를 뽑는 게 더 중요했죠. 이런 점에서 유교의 방향이 그렇게 틀렸다고 할 순 없죠.

뭐 그렇게 가르치고 가르쳐도 결국 부패하는 사람이 나온다는 치명적인 약점은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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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ne sais quoi
11/12/24 22:28
수정 아이콘
아아~ 눈시님이 글을 더 쓰실 거라니 저야 좋지만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ㅜ.ㅜ 내년에는 글 안 쓰는 연휴가 되길 빕니다 ^^;;;
사티레브
11/12/24 22:29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국사수준과 취미로는 파고들기 너무나 어려운 주제네요
(그래서 조회수도 밑에글에 비해 안올라가고 댓글도 없나 싶어요)
현대에도 마찬가지이지만 빈곤은 상대적인거고 행복지수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고(다시보니 글의 서두에 있는내용이네요...;)

역사공부 살짝 시작하게되면 누구나 빨게되는 세종때가
건국 몇십년한 나라+이어받은 나라가 역사상 가장암울했던 국가의말기였던 고려말기 였던걸 고려했을때
조선 역사상 가장 세수도 좋았다는건 진짜 미스테리이면서도 그저 닥찬
카서스
11/12/24 22:40
수정 아이콘
수령들이 하하년 혹은 그 바로 윗등급으로 잡은건 농민들을 위한것으로 보기는 힘들죠.
당시는 아직 소농사회로 전환되기 전, 그러니까 지주전호제, 혹은 노비들을 활용한 농장이 확산되고 정착하던 시기였죠. 바로 이들을 위해서 그렇게 한겁니다.
근거로는 양전사업을 들 수 있는데, 아시다시피 세종대의 공법은 양전을 통해 책정됩니다. 또한, 양전을 20년 단위로 새로 하게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 실시한 대부분의 양전은 대부분 실패로 끝납니다. 왜일까요? 지방의 수령, 향리, 사족들이 연합하여 양안에서 누락시키거나 축소해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 수탈 어마어마하게 많았습니다. 암행어사? 그런거 개뿔, 파면되도 다른 사람이 다시 부임했죠. 그리고 이어지는 수탈.
조선후기이긴 하지만 홍경래의 난이 발생한 핵심적인 이유 2가지중 하나가 저것이니까요.
심지어 이 수탈에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경영형부농, 즉 요호부민이라 불리는 상층 농민이 줄줄이 파산하죠.

적어도 동시기 다른국가보다는 나았을지는 몰라도 만성적 기아에 시달렸던건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애초에 탕문화는 부유한 상태에서 나타나는 문화도 아닐뿐더러, 인구증가수치가 고작 그정도밖에 안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불패외길자족청년
11/12/24 22:48
수정 아이콘
항상 저 전세부분을 보면서 아직까지도 조선시대에 미스테리중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세금이 적어요.
사티레브
11/12/24 22:52
수정 아이콘
그리고 세금을 지나치게 많이 거두면 도망등의 이유로 오히려 세수가 줄기도 하니(경제학의 래퍼커브)
아마 이건 다른 국가와 동면적 혹은 동인구 대비 세금을 비교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았을까 싶어요
나이트해머
11/12/25 02:00
수정 아이콘
중국 역사상 각종 조세제도를 봐도 전세 자체는 낮게 잡습니다. 전세만 치면 1/30만 매기던 문경지치부터 해서 말이죠.
전세는 직접세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인진 몰라도 전세를 높게 매기는 건 전란기 외에는 없죠. 조조가 둔전제 돌리면서 전세를 4할 매기는 것도 전란기니까 가능했던 이야기고.

동양 전근대 조세제도는 전세보다 요역, 공납 등을 봐야 합니다. 그래서 조선 후기를 다룰때 대동법이 중요하게 거론되는 거고요. 방납-점퇴에 연산군 이후 방만한 재정운용+각종 공납 증대 꼼수를 합처서 납세자에겐 60~100두에 달하던 세금을 전세화해서 12두로 고정시켜버린 건 진짜 기겁할만한 재정개혁이거든요.
Langrriser
11/12/24 23:07
수정 아이콘
음...절대빈곤은 아니지만 최소한 빈곤이 시작되기 시작한건 조선말..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일제때부터는 아닐까요? 일단 지주계급에 대한 농민봉기는 그렇게 흔한 사례가 아니었고, 나름 온정적인 관계라고 이해를 했거든요. 특히 토지조사사업과 산미증식계획이 시작되고 그리고 조선을 병참기지화 시켜가면서 시작된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조선 후기때 수탈이 심했다면 농민의 난이 많았어야 했을텐데 동학 이전에는 그렇게 잦거나 많다고 하지는 않다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물론,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겉핡기식으로 아는 지라 실제로는 모르겠지만요 -_-;;;
LenaParkLove
11/12/24 23:21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글 잘 봤습니다. :)
다만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하삼도 중 본문 중 1결당 전라도/충청도는 12말, 경상도는 16결이라고 돼 있네요. 저는 전라도가 가장 풍요로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나요? 예나 지금이나 곡창지대로는 전라도가 으뜸이라고 생각해서요.

제가 세운 하나의 가설이 있거든요. 논문 같은 걸 찾아보진 못해서 아직 가설 수준이긴 하지만 전라도가 조선 제일의 곡창지대가 아니라고 하면 이 가설의 전제를 수정해야 해서... 혹시 아시면 답변 부탁드립니다.
내가 니남자친구다
11/12/24 23:21
수정 아이콘
현재 성인이 먹을수 있는 밥 2공기의 양이 예전 어린애들 1끼였다는 얘길 전공수업에서 들은적이 있네요
서주현
11/12/24 23:35
수정 아이콘
조선이 동시대 다른 국가에 비해서 비교적 먹고 살기 괜찮은 나라였다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오늘날의 시각에서 보면 매우 빈곤한 사회였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자본주의 출현 전이었기 때문에, 맬서스 트랩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었죠. 흉년+전염병+소빙기+태풍+지진 콤보가 연속으로 작렬했던 경신대기근같은 대재앙 앞에서는 조선도 별 수 없었습니다.
부신햇살
11/12/25 02:56
수정 아이콘
소빙기 이야기나오니까 반갑네요. 소빙기를 비롯한 외계충격설을 스무살 새내기 때 이태진 교수님께 직접 들었더랬죠. 수능 국사치고 들어온 제겐 참 충격이었는데...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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