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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1/08/21 22:59:19 |
Name |
오자히르 |
Subject |
[일반] 웃으며 안녕. |
피지알을 눈팅만 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됩니다.
조금 조심 스럽기도하고 이런 개인적인 이야기를 이곳에 해도 되나 싶은 마음도 들긴하지만... 이곳에라도 털어놓고 싶어서 글을 씁니다.
지난 금요일 2년정도 사귀던 친구와 헤어지게되었습니다. 제가 부족한 탓이 주 원인이었지요.
지금까지 연애를 해오면서 (그렇게 많이 해봤던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이별을 맞이해보기도 하네요.
그전까지는 문자, 혹은 전화로만 먼저 통보를 받았죠(먼저 헤어지자고는 죽어도 못합니다. 미안해서..). 아무튼 이번에는 헤어지기 일주일전쯤 제가 잘못을 했고, 평소 그러지않았던 친구인데 연락이 뜸하더군요.
저도 직감을 했습니다. '아 이거 위기구나'
그간 계속 피씨방 야간알바를 해오고 있었고 목요일날 만나자는 연락에 교대를 하고 집에들어와도 잠을 못이루곤 했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약속장소에 나가서 얘기를 했습니다.
그간의 잘못들과 아쉬웠던것들 실망했던것들.. 헤어짐의 가장큰 이유는 계속되는 실망과 지쳐감이었던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친구가 헤어짐을 얘기하고, 우리는 웃으며 아무일도 없다는듯 얘기했습니다.
'자기'로 서로를 불렀지만 '너'가 되는건 한순간이더군요.
한시간 가량 지났을까, 서로 그 자리에 앉아있는게 힘들어졌고, 저는 그만 일어나자고 했습니다.
커피숍을 나와서 헤어지기 그 친구와 악수라도 해야하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소심한 저는 그러질 못했죠.
어색하게 웃으며 작별을 고하고 그 친구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약간 울먹한 얼굴로 웃으며 안녕을 고하더군요.
더는 못보겠어서 돌아서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3일째 오늘, 담배를 피우고 있을때면 그 친구의 마지막 미소가 자꾸 떠오릅니다.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약간 울컥하기도 하네요.
내가 잡았어야 하나, 잡았어도 다시 전처럼 지낼수 있었을까 하는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가고, 가슴 한켠이 먹먹해집니다.
그 친구에게서 정말 많은걸 배웠기 때문일까요.. 이기적이고 냉정했던 제가 주변 사람들로 부터 '많이 변했다' 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아무튼.. 살면서 '웃으며 안녕'까지 경험하게 해준 친구였습니다.
아직 먹먹하고 실감이 안나지만, 시간이 약이려니 하고 FM을 미친듯이 하고있습니다.
제 기억속에 3일이 없내요...하하;
아무튼 이렇게 다소 정신없고 개인적인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뱀다리) 피지알솔로부대에 훈련병으로 재입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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