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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05 16:16:07
Name 모모리
Subject [일반] [야구] 투수는 피안타를 통제할 수 있을까요 (타자 BABIP 추가)
major-league pitchers don't appear to have the ability to prevent hits on balls in play.
메이저리그 투수에겐 인플레이된 볼을 안타가 되지 않도록 하는 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보로스 맥크라켄


  야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역시 안타입니다. 타자의 목표는 많은 안타를 치는 것이고 투수의 목표는 가급적이면 안타를 맞지 않아야 하는 것이죠. 그런 만큼 보로스 맥크라켄이 BABIP(Batting Average Ball In Play 인플레이된 공이 안타가 되는 확률, 쉽게 말해 홈런과 삼진을 제외한 타구의 안타율)를 들고 나왔을 땐 세이버메트리션들조차 이를 비웃었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 저 이론을 접했을 때, 그러니까 피안타율이 투수의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수 없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이게 무슨 개소리냐고 생각했습니다. 구위를 나타내는 지표가 피안타율과 삼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는 한화 팬이고 한화 팬인 만큼 류현진이라는 선수를 상당히 좋아하며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류현진의 구위라면 방망이에 맞아도 타구가 힘을 잃고 범타가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럼 류현진의 BABIP는 어떨까요?


  BIPA(Ball In Play Average)는 BABIP와 같은 수치입니다. 통산 BIPA가 3할이나 다름없군요? 상당히 자책이 높았던 09년 같은 경우는 3할을 훌쩍 넘어버리고 괴물 같은 시즌을 보냈던 10년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BIPA가 원래 3할 정도면 준수한 걸까요? 그래서 다른 선수를 찾아 봤더니 '유원상.313 양훈.307 안영명.288 윤규진.334' 이렇습니다. 눈에 띄는 게 안영명이군요. 09년에 안영명은 피홈런 타이 기록을 세우며 그야말로 깃털 구위라고 놀림 받던 선수였는데 09년 안영명의 BIPA는 .266으로 리그 1위입니다.


  구위의 상징은 역시 탈삼진이겠죠. 이 표는 통산 K/9 30걸과 통산 BIPA 30걸을 뽑은 표입니다. 왼쪽 인물 중 오른쪽에 든 인물은 거의 없네요. 지금 당장 눈에 띄는 건 선동열, 조규제, 이상훈, 이강철 정도? 삼진 귀신인 선수의 공이라도 정작 맞히기만 한다면 일반 투수와 별 다를 게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쯤 되니 저도 귀가 솔깃합니다. 정말 피안타는 투수의 능력과는 상관없이 구장, 수비, 운에만 좌우되는 것일까요? 글 처음에 인용했던 2001년에 보로스 맥크라켄이 던진 한 마디는 세이버메트리션들에게 많은 파장을 불러왔는데, 이후 많은 연구를 통해 보로스 맥크라켄도 피안타가 투수의 능력과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나 그 비중이 크지 않으며 너클볼 투수 중에 일부는 피안타를 제어하는 능력이 있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났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덧붙임

  이대로 글을 끝내기가 조금 아쉽네요. 정말 피안타가 투수의 능력과 별다른 관계가 없다면, 투수의 능력을 재는 지표 중에 K/BB라는 기록이 굉장히 중요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통산 K/BB 순위와 올시즌 K/BB 순위를 올려 봅니다.





덧붙임 2

   KillerCrossOver 님 댓글을 참고하시면 타자 BABIP는 투수 BABIP와 조금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재미로 보시라고 올 시즌과 통산 BABIP 순위 역시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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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러쉬
11/07/05 16:23
수정 아이콘
BIPA라는 수치가 정말로 저렇다면...K/BB의 중요성이 극대화 되겠네요.
그리고 기아의 이용규 선수는 파울로 BIPA를 낮춰주는 아주 고마운 선수..(응?)
코뿔소러쉬
11/07/05 16:32
수정 아이콘
헌데 제 생각으로 BIPA가 무시할만한 수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맞추기 힘든 투수의 볼은 분명히 존재할 거라 생각해서 말이죠.
그래서 K/BB와 BIPA 중 하나만 수준급이 되도 상당히 쓸만한 투수가 되지 싶습니다.
K가 높으면 맞출 가능성을 낮추고, BB가 낮으면 대량 실점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BIPA가 낮으면 맞춰도 안타를 만들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리고 둘 모두 갖춘 선수가 등장한다면 그는 엄청난 괴물투수가 되겠지요. 선동열이나 이상훈처럼요.

그리고 류현진은 준수한 수준의 BIPA와 높은 수준의 K/BB로 현역 최강의 좌완이 아닐까요.
안영명선수는 .288으로 류현진선수보다 나은 수준의 BIPA를 지니고 있어도 K/BB가 분명히 류현진 선수보다 훨씬 낮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BIPA가 낮아도 컨택될 확률이 높아지니 더 많이 얻어맞겠지요.
큐리스
11/07/05 16:36
수정 아이콘
홈런은 왜 빼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홈런을 많이 맞는 투수일수록 유리한 수치로 보이네요.

극단적인 예긴 하지만
맞았다하면 홈런이거나 범타라면 .000도 가능하겠고요.
11/07/05 16:36
수정 아이콘
선동열 선수가 정말 괴물이었다는 증거가 또 하나 있었군요-O-
11/07/05 16:37
수정 아이콘
사실 원래 피안타율은 팀의 수비력에 따라 많이 달라질수 있는 수치인거 알고 있지 않았나요?
하지만 그렇다고 오로지 삼진과 볼넷만 투수가 컨트롤할수 있는건 아니죠.
분명히 공이 무거워서 장타-피홈런이 별로 없는 투수와 그렇지 않은 투수가 있습니다.
11/07/05 16:43
수정 아이콘
인플레이에 관련된 수치라면 투수도 투수지만 팀 야수의 수비력을 드러낸다고도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KillerCrossOver
11/07/05 16:45
수정 아이콘
걍 제가 아는 범위내에서만 짤막한 몇개 얘기를..
1. 세이버매트릭스계에서는 BABIP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약 40%이상이 '운'이라고 보고 있고,
'투수의 능력'이 28%정도..그 외 구장효과, 팀수비력 등으로 보고 있죠.
즉, 완전히 통제불가능하진 않지만 투수의 능력외의 요소에 차지하는 비중이 70%가 넘으므로
BABIP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스탯(ERA도 마찬가지죠..)보다 근래 많이 참고되고 있는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수비무관 추정 평자책. 삼진, 볼넷, 홈런으로만 투수를 평가)와 같은 스탯으로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는게 낫다는게 세이버계의 견해..
2. 타자와 투수의 BABIP의 경향은 좀 다른게..투수들은 대부분 .300근처로 수렴하지만,
타자들은 자신 고유의 수치로 귀결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런 경향이 안정화되기까지 누적된 시즌이 필요하기도 하구요.
(몇 시즌이었더라..8시즌정도였나..기억이 잘..-_-)
3. MLB쪽 자료보면 재밌습니다. 모이어옹이 랜디존슨보다 BABIP가 더 낮고..허허..;;
ReadyMade
11/07/05 16:54
수정 아이콘
다시 한 번 보는 선동렬의 위엄과 더불어 양현종 까는 데이타네요.
아래 글에서 K/9가 6.5정도에 BB/9는 무려 5.5였는데 WHIP을 1.28 찍으며 6월 GSC 랭킹 4위를 마크했지만...
이번 시즌 K/BB로 비교해보면 20위안에도 못 드는군요. 6월 피안타율이 2할도 안 된 것은 역시 능력 외적인 게 많이 작용했나 봅니다.
OnlyJustForYou
11/07/05 18:18
수정 아이콘
야구는 이래서 재밌어요.
"나 야구좀 알아"해도 솔직히 모르는 게 너무 많아요. 흐흐
이렇게 색다른 시각에서 보는 스탯도 나중에 언젠간 WHIP처럼 중요하게 생각되고 보편적인 스탯이 되겠죠.
하드리아누스
11/07/05 21:11
수정 아이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상당 부분가지는 제어 가능하다는 결론이 2001년에 나온 적 있죠.

물론 DIPS 말고 BABIP쪽이 제어가 많이 된다는거죠. 그래서 그걸 보완하고자 FIP이 나온 거고..

보로스 맥크라켄은 단순히 DIPS의 발명이 위대한 것이 아니라, 아예 기존의 사고관 자체를 뒤엎은 새로운 발상이 위대한 것이죠. DIPS에 대한 그의 직관적 예측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구요.
굽네시대
11/07/05 22:51
수정 아이콘
음... 재밌네요. 이 가설에 따르자면 좋은 투수란 삼진 잘 잡고 볼넷 안 내주고 홈런 덜 맞는 투수? 얼추 맞는 말 같습니다. 파워피처들은 삼진을 잘 잡고, 컨트롤피처들은 볼넷을 안 내주고. 홈런 역시 구위가 좋거나 제구가 완벽하면 안 맞는게 당연하니까요. 삼진, 볼넷, 홈런을 제외한 인플레이 볼은 결국 운+수비+구장특성 문제다... 뭐 투수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겠지만 미미하다...
11/07/05 23:37
수정 아이콘
선동렬 BIPA가 .242, 오승환은 .231(둘다 통산), 정우람의 올해 BIPA는 .222입니다.

맥크라켄의 이론이 일리가 있긴 하지만 '특별한' 투수들에게는 인플레이된 공의 안타 확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1/07/06 00:57
수정 아이콘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데 BABIP에 끼치는 영향은 운이 45% 투수능력이 28% 수비가 17% 구장효과가 10%정도로 기억합니다. 투수의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외부효과가 너무 많은 영향을 주기때문에 투수의 순수한 능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선 좋지않다는 거죠. 선수 찾기 편한 메이저리그에서 00년대 WAR, xFIP 상위권 투수들 보면 페드로, 산타나 처럼 매우 낮은 BABIP를 가진 선수도 있지만 랜디 존슨, 실링, 무시나, 페팃, 오스왈트 처럼 BABIP로는 평균보다 못한 선수들도 있고 할라데이처럼 BABIP는 평범한 투수들도 있지요. 그래서 투수능력 평가하는데 검증받은 스탯이 이미 많이 개발되어 있는 지금에 와서는 BABIP는 그 선수가 올시즌 보여주는 모습이 플루크냐 아니냐 볼때나 쓰게 되더군요. -_-;;
하지만 리그내 선수들간에 수준차이가 큰 하위리그에서는 리그의 수준을 웃도는 투수는 피안타 제어능력이 투수의 능력을 벗어난 외부효과들을 뚫어내고 스탯으로 드러날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상위리그로 올라가면서 자기 수준에 맞는 리그에 들어가면 그 능력도 다시 외부효과들에 가려지게 될거구요.
올빼미
11/07/06 09:09
수정 아이콘
이건 이른바범타혹은 땅볼투수는 없다라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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