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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16 17:56:22
Name This-Plus
Subject [일반] SF mmorpg 로 나름 기대작이던 '베르카닉스' 팀이 해체됐네요.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679479&category=102


중요한 건 개발진 백 여 명이 프로젝트 드랍과 동시에

그날부로 대규모 퇴사처리 됐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게임업계가 막장이고 이런저런 탈들이 많다지만

이건 좀 심한 것 같네요.

당일에 입사를 해서 점심 먹고 퇴사한 개발자도 있다고 하니 참 할 말이 없습니다.

추진하던 프로젝트가 드랍되는 일이야 원래 비일비재하지만

이직 준비 기간이나 미리 한마디 말도 없이

당일치기 회의 한 방으로 백여명의 실직자를 양산하다니요.

이쪽 바닥이야 어차피 적당히 이직을 해서 몸값을 올리는 게 수순이라지만

저 프로젝트에 꼈던 개발자들을

아무런 선입견 없이 뽑을 인사권자가 있을지가 걱정입니다.

저도 게임업계에서 그래픽 일을 하고 있지만

이런 사건들이 벌어져도 별 이슈가 안 되는 상황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나오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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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미키
11/06/16 17:58
수정 아이콘
참 어이없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기사화 되기 보름전 부터 이야기는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외부에서 보름 전이라고 하면 내부적으로는.......
(여기서 지인 드립이 나오지요.... 음 저 역시 게임업계에 있습니다.. 전략 마케팅 쪽이죠)
개인적으로는 '노조'에 대해서 긍정적인 시각은 아닙니다만, 게임업계에서는 정말 있어야 해요..

추가로.. 링크 글 댓글 중 '앞으로뒷태'던가요 그분의 글을 보면 결국 뻔한 그림이더군요
허저비
11/06/16 18:09
수정 아이콘
개발진 전부 퇴사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개발한다는건지?
5년 개발에 2차 클베까지 한 게임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회의적인데. 아예 그냥 플젝 자체를 접으면 몰라도.

만약 그게 아니라 개발진만 퇴사시켜서 물갈이 하겠다는 심산이라면 음...그것 또한 될일이 아닌데...
제가 퇴사당한 개발자라면 소스는 놔두고 올수밖에 없다 쳐도 산출물은 가져나오고 연락처 바꿔버릴듯.
설탕가루인형형
11/06/16 18:24
수정 아이콘
요즘 관심 갖고 있는 보는 사건입니다.

디스이즈게임에서 첫 기사가 나왔었고 댓글도 제일 많더군요.
http://www.thisisgame.com/board/view.php?id=680678&category=117&subcategory=

그 중에 이번에 퇴사한 분이 오늘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

120명중의 한명입니다. 5년의 개발기간이라고 하지만 실질 적으로 개발은 완전히 갈아엎고난 후 2~3년입니다. 그후에도 기획이 너무 갈팡질팡 했습니다. 애시당초 파츠시스템 자체가 캐릭하나에 매터리얼을 30개 넘게 사용하게 만들어 무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윗선에선 그걸 고집하는 바람에 최적화를 너무 심하게 해야 했고 클베때는 그래픽을 확 낮추게 됩니다. 스샷도 윗선에서 알아서 찍어 올렸기 때문에 스샷한장한장마다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습니다. 그래픽적인 이펙트나 배경부분이 초반엔 샤이아와 별반 다르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였지만 이후 지역에선 대폭 좋아집니다.

사태 바로 이전의 그래픽은 이펙트가 조금 부족한거 빼고(수정계획이였음)는 어느게임과 비교해도 절대 부족하지 않은 그래픽이였습니다. 2차클베후 1차와 변하지 않는 게임의 모습에 내부에서도 말이 많았습니다. 퀘스트나 게임의 방향성이 좀 이상했는데 절대 안바뀌고 그대로 간다는것이였습니다. 그이후 사람들이 줄줄이 나가면서(이럴때 나가시는분들이 대부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절망을 느낀분들) 흔들흔들 했습니다. 근본적인걸 고치지 않고선 방법이 없다는걸 윗선빼고는 모두가 느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발표해야 한다는 압박이 위서부터 무섭게 내리 누르고 있었죠.

올해 지나면 답이 없다..는 식의. 내부 테스트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또 그대로네...라고 생각했던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론 그렇게 뜯어고치고 싶었던 퀘스트 들이 정리 되었고 공중이동수단인 소형 비행선이 추가되면서 진정한 SF 로 갈 희망이 보였었습니다. 시네마틱 부분도 대폭 증가 되었구요. 스킬정리가 않되있어서 그렇지 애시당초 전투 자체는 재미 있었습니다. 스킬만 정리하고 그에따른 애니만 조금 손보면 충분히 완성도 있는 전투시스템이였죠.

파츠시스템도 내부에서 많은 갈등과 혼선이 있었고 결국엔 이걸 그대로 안고 가게 되었지만(이걸 고치려면 손볼게 한두가지가 아니라) 최적화에 거의 성공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이미 다 아는 이런 수많은 문제들을 다 고치려면 기존에 남아있는 윗선들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야 되는데 그게 정말 힘들었었고. 힘들게 힘들게 그래도 하나하나 수정되고 컨텐츠는 충분히 확보되었었는데.
문제는 그걸 정리하고 올해안에 오픈하기엔 무리였던것이죠....
무리였습니다.
그리고 무얼고쳐야 하는지 윗선에서 감을 잡는것도 무리였고요.

팀장과 그 이하 개발자 분들 정말 열심히 하셨습니다. 분명 우리들사이에서도 희망을 못보시고 끝내신분들도 많을것이고 열심히 안하신 분들도 있었겠죠. 야근할때엔 항상 남는 분만 남으시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은 정말 올해 오픈 한다는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달렸습니다. 마지막 1년에 거의 대부분을 만들었다고 할만큼 힘들게 달렸습니다. 개발자들 폄하하는 글을 보고 슬픈생각이 들어 썼습니다.
우리도 베르카닉스의 큰 축이 잘못되었다는걸 알면서도 고칠수없이 그저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했어야만 했습니다. 그만한 발언권도 없었고 너무 뻔한걸 수십번 건의해도 결국 바뀌는건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마지막엔 희망이 보였었습니다. 뭐 이렇게 바꿔 나가면 오픈할땐 좀 할만 하겠네... 라고 생각했습니다.
13일 월요일 팀장회의 끝나기 전까지는 말이죠.
우시는 분들도 많았고 어이없게 웃는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날 입사해서 점심먹고 1시간 지난뒤 퇴사하신분도 있습니다.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퀘스트 많이 좋아졌다.
비행선 추가된거 봤어? 완전 대박이더라
3차지역 이후론 배경 볼만 하더라.
스킬 담당이 바뀌더니 그래도 약간은 좀 개념이 잡혀 가는거 같다.
등등 의 그나마 희망찼던 이야긴 슬픈 추억거리가 되어버렸습니다.

게임 제작기간이 긴만큼 윗선들을 포함해 여기에 젊음과 많은 노력의 시간을 들이부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제막 태어나는 자식의 모습을 볼수 있었고 문제있는 아이가 아닌 제대로된 아이가 될꺼같은 희망이 보였을때 접게 되었습니다.
현제 대부분의 퇴사자들이 그 기간이 길면 길수록 많이 허탈해 하고 좌절해 있습니다.
어짜피 게임회사들 내부에선 서로서로 어느부분이 어떻다는거 다들 아십니다. 이직 그까지꺼 금방입니다. 능력있는분들은 오히려 이때가 연봉도 높이고 좋죠.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라.... 오랫동안 만들어온 게임이...출시 직전에 엎어진 상황이 실감이 나질 않는것입니다.
뭔소릴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오늘도 동종업계 친구들과 술한잔 하며 눈물이 나더군요. 그냥 그랬다는거 정도로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일부러 디스이즈 게임 메인에서 내려오길 기다렸다 씁니다.

지브님의 말에대한 답변을 하자면 그 영상은 엠엠오 구조로 되어있지 않습니다. 실질적으로 엠엠오알피지 환경에선 더군다나 언리얼3로 캐릭하나당 메터리얼을 30~40개 돌린다는게 말이되질 않습니다. 전장에 들어가면 도저히 핑이 나오질 못합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1차때 그래픽을 대폭 다운하고 최적화 하면서 차차 원상복구 시켰죠. 현제는 오히려 1차보다 좋습니다.
이 모든 잘못의 시발점이 잘 보이지도 않는 파츠 시스템 이란 개념 하나 때문입니다. 기획이 이래서 중요하고 무서운거죠. 아래에선 파츠시스템 개선해야 한다고 수백번은 말했을겁니다.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답변은 이게 우리 게임의 정체성이다 이런대답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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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미 한번 크게 갈아엎은 적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팀원들도 많이 바뀐것 같구요.
근데 언제 나오게 될지 아무도 확답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던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보니 이전 CBT전에 부스터로 모든 전장을 날게 하겠다고 전면 수정을 했었다고 PD가 자랑을 하셨던데, 기획이 이리저리 바뀌면서 점점 시간이 오래 걸렸던것 같습니다.

한게임 '테라'나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 앤 소울'처럼 정말 막강한 자금을 대줄만한 회사도 아닌데 인원은 120명이나 되지, 원인이 무엇이던지 간에 크게 갈아엎은적도 있고, 수시로 기존 인력이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진이 도저히 비전을 찾을 수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재작년에 블레이드앤 소울 지스타 영상에서 PD가 아이온이 잘되고 있어서 하고 싶은 기획을 다 넣고 있다고 했던게 생각나네요.)

그래도 월급은 퇴사후 한달치를 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200억원이 누구 호주머니 쌈짓돈도 아니고, 개개인 개발자들의 직장이 없어진것보다 더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PD나 PM같은 책임있는 위치에 있던 개발자나 기획자들이 문제였다고 생각됩니다. 당연히 이분들의 경력에는 문제가 되겠지만 다른 개발자들은 별로 상관이 없을것 같습니다.
루미큐브
11/06/16 18:26
수정 아이콘
102명이라... 규모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만
파리목숨이란게 정말 이런건가 하는 생각을 ...
이쥴레이
11/06/16 19:37
수정 아이콘
친구가 월요일날 오후에 술한잔 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바로 초이락 베르카닉스팀이고요.

어이없이 실직자가 되었다고 하면서... 친구도 당일날 알았습니다.
프로젝트 참여한지 1년 다되어가는데..

저도 게임업계있으면서 구조조정부터 하루아침에 회사가 망한경험등등...
있었지만 이렇게 당일치기 하는 회사는 처음보았습니다. ^^;

소노브이.. 아니 이제는 이름이 바뀌어서 초이락이고.. 모기업이 손오공이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지만 뭐라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그냥 한숨만...

게임업계에서 노조?
어렵죠.. 아주 어렵죠..

박봉으로 일하는 IT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실업급여 탈수 있으니.. 위안이다라는 친구녀석 보면서 씁쓸합니다.

남일도 아니죠.. 내가 당장 저렇게 될수 있는게 바로 이쪽이니..
11/06/17 02:20
수정 아이콘
게임개발 공부하고 취업 준비중인데 깝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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