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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4/23 21:59:02
Name 무얼
Subject [일반] 오늘 롯데의 1승은 정말 값진 승리인것 같습니다.
롯데가 SK 상대로 10회말 황재균의 2타점 끝내기 안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지긋지긋한 연패+무승부에서 벗어났다는것은 물론 오늘 승리는 롯데에게 있어 참 많은 의미가 있을것 같네요.

먼저 타자들의 타격감이 고무적입니다.
오늘 멀티히트 기록한 선수가 전준우 황재균 강민호 조성환 이렇게 네명에다 전준우, 황재균 선수는 3안타를 기록했습니다. 황재균 선수는 동점타와 역전타를 기록했구요. 강민호 선수는 10경기만에 팀에 홈런을 가져다 줬죠.
물론 아직 이대호, 홍성흔 선수의 홈런포는 터지지 않았고 홍성흔 선수는 끝내기 상황에서 무리력한 루킹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완벽한 롯데의 컨디션은 아니라는 얘기죠. 다만 오늘 눈여겨봐야 할 점은 초구부터 매우 공격적인 야구를 보여주었단 점입니다. 전준우 선수는 첫번째랑 두번째 타석 모두 초구를 노려서 안타를 만들었고 다른 선수들도 비교적 빠른 볼카운트에서 매우 공격적인 타격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양승호 감독은 롯데의 지나치게 공격적인 타격을 매우 경계했습니다. 특히 테이블 세터진은 공을 많이 보고 최대한 출루하는 야구를 해야 한다 여러번 인터뷰 했구요. 헌데 이게 롯데에겐 독이었습니다. 누군들 선구안을 안 기르고 싶겠습니까 다만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 도무지 입을수가 없었던 거죠. 롯데특유의 노피어 야구에서 오래보고 출루하는 야구는 단기간에 결코 성적을 낼수 없었습니다.
헌데 오늘은 그 타격관에 변화가 온것 같더군요. 저같은 라이트 팬이야 스트라이드가 어쩌고 몸의 이동이 어쩌고 팔로스루 뭐시기 이런 전문적인것까진 모르고 아무튼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보여주는 오늘의 롯데를 보며 양승호 감독이 드디어 롯데의 팀컬러에 적응하기 시작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선수들만 감독에 적응해야 하는건 아니죠 감독역시 팀과 선수에 맞는 전략과 이론을 적용시키야 하잖아요.
초구부터 자신이 노리는 공이면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롯데의 노피어 야구! 역시 롯데의 팀컬러는 이거였습니다!

그리고 번트. 오늘 초반 매그레인 선수 상대로 여러번 득점찬스를 맞았습니다. 강팀이라면 그 상황에서 점수를 내야 하죠. SK가 그런 야구를 하구요. 하지만 계속 잔루에 그쳤습니다. 1,2,3회 모두 주자1,3루 기회가 있었음에도 단 1점을 내는데 그쳤죠. 이게 무얼 의미할까요? 바로 롯데에게 필요한건 1,3루 상황이 아니라 점수를 낼 수 있는 적시타라는 것입니다. 번트대서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내는게 중요한게 아니란 얘기입니다. 오늘 승리도 전 강민호 선수의 홈런이 분수령이었다 보거든요. 1점이라도 번트대서 얻는 1점과 홈런으로 얻는 1점은 적어도 롯데에겐 같지 않다는걸 보여주었죠. 분위기 타면 SK를 끝내기로 이겨버리는 힘을요!
적절한 상황에서 번트대는건 모르겠지만 요즈음의 경기처럼 무사1루만 되면 습관적으로 번트를 대는것은 확실히 롯데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것을 보여주었습니다. 통계적으로도 희생번트보단 강공이 점수를 낼 확률이 조금은 더 높다고 하죠. 롯데가 리빌딩하는 팀도 아니고 롯데의 팀칼라에 맞는 공격스타일을 보여주어야 한다 생각합니다. 부디 오늘 경기로 양감독님의 번트사랑에 균열이 왔길 기대합니다.

게다가 송승준 선수 오늘 직구구속이 평소보다 나오지 않았음에도 7이닝 2실점 1자책이란 에이스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지난번 장원준 선수가 매우 잘던지고 있었음에도 6회까지만 던지고 7회엔 교체했었는데 오늘은 그대로 올리더군요. 8회에도 안타만 맞지 않았다면 계속 맡길 심산 같았습니다.
롯데야구는 원래 선발이 길게 가져가야합니다. 오늘 자막에 롯데의 철벽불펜 하고 뜨긴 했는데 그건 롯데불펜이 아니라 그저 고원준 혼자서 한거죠. 롯데 불펜은 작년과 다름 없습니다. 오늘만해도 필승조라 하는 임경완 강영식 모두 믿음직스런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죠. 때문에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먹어주고 그 힘으로 승리를 가져오는게 롯데의 승리방정식입니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자신의 야구관과 다른지 선발투수를 비교적 이른 타이밍에 교체해 위기를 좌초한게 여러번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송승준 선수를 8회까지 올리는것을 보고 그 관이 조금 달라졌다는걸 알겠더군요.
선발이 길게 나와 이닝을 먹어주는 야구 지금 롯데의 상황에 맞는 필승 방정식입니다!

아시다시피 롯데는 SK상대로 형편없는 전적을 기록중입니다. 작년 몇차례 극적인 승리와 김수완 선수의 완봉승이 있긴 했지만 SK앞에선 너무나 작아지는 롯데였죠. 우승을 선언한 이번시즌에 더이상 SK한테 물러서선 안됩니다. 오늘은 비록 평소 SK답지 않는 실책으로 기회가 있었던거지 단단할때의 SK였다면 오늘 승리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무기력한 롯데에 더 가까웠을지도 모르구요.
아직 불안요소도 존재하죠. 불펜은 고원준 빼곤 아직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전 내야가 화약고라 봅니다. 오늘 좋은 수비를 보여주었지만 문규현선수 타격컨디션이 통 올라올 생각을 안하죠. 풀타임 유격수로 뛰어본적이 없는 선수인지라 마냥 믿고 기다릴수만도 없는 노릇이구요. 게다가 2루,유격,3루수 주전선수중 한명이라도 부상당하면 정말 큰일입니다. 작년초의 롯데처럼 심각한 위기가 올수 있어요. 전준우를 괜히 3루로 돌린게 아니죠. 지금처럼 중견수로 계속 기용한다면 이와 관련된 리스크에도 분명 대비해야 된다 생각합니다. 그래야 훌륭한 감독이죠.

으아 평소 눈팅하다 불판에만 댓글달곤 했는데 오늘 워낙 흥분했던지라 주저리 주저리 떠들고 말았네요. 사실 야구이론이런건 잘 모르는데 그냥 순수한 팬의 입장에서 작은 생각 펼쳐보았습니다. 어찌됐건 오늘은 승리의 롯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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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11/04/23 22:02
수정 아이콘
롯팬들이 감독바꾸자고 지자고 말은하지만...승리는 기쁨법이죠.
정지율
11/04/23 22:04
수정 아이콘
http://cfile28.uf.tistory.com/media/164A8E3C4DB2C21405A469

10회 말 황재균 선수의 쓰리런 안타 영상입니다. 출처는 트위터 롯데당이에요.

이겨서 좋습니다.
11/04/23 22:05
수정 아이콘
어제 비가 온게 천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송승준 선수가 4일만에 등판할 뻔 했죠. 게다가 침체 된 팀 분위기도 되살릴수 있는 시간을 가졌고요. 라이온즈 팬이라 제대로 롯데 경기를 본게 아니지만 스윙이 뭔가 적극적이란 느낌 저도 받았습니다.
스타카토
11/04/23 22:13
수정 아이콘
역시 롯데는 노피어가 제맛이죠!!!
11/04/23 22:18
수정 아이콘
양감독에게 크게 실망하고 롯데 야구 당분간 안봐야지 싶었다가 9회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민호 홈런에 황재균 동점타도 짜릿했지만

황재균 끝내기에 너무 행복했더랬죠 ㅠㅠ
자갈치
11/04/23 22:20
수정 아이콘
내일도 이겨야 흐름을 제대로 탈 것 같습니다. 그러나 SK가 이런 분위기에 휩싸일팀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조심해야죠..
그러나 오늘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다레니안
11/04/23 22:23
수정 아이콘
이렇게 극적으로 이기니 양승호감독에 대한 적개심도 누그러지네요 -_-;;;
역시 사람은 간사합니다 ㅠㅠ
wonderswan
11/04/23 22:23
수정 아이콘
리그 초반부터 여유있게 앞서나가던 SK와 리그 최하위 롯데..
그리고 9회까지 3점차로 리드하던 상황에 필승조는 모두 출격가능한 상황의 SK.

그야말로 '이것이 야구다'를 보여준 한 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분위기를 바꾼건 강민호의 한방인데 1점이었지만 역시 야구에서 홈런이 보여주는 가치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방이었습니다.
11/04/23 22:30
수정 아이콘
이건 그냥 1승이 아니에요.
야구는 9회말 투아웃 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습니다.
역시 No fear가 최고예요. 오늘 사직 직관 가신분들. 월드컵 4강보다 더 기쁘셨을거라 확신합니다. 완전 부럽습니다.ㅠㅠ
자갈치
11/04/23 22:33
수정 아이콘
안타까운 소식이 하나있는데 이인구 선수 어머니가 돌아가셨네요.... 오늘 3루타도 치고 좋았는데...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04/23 22:33
수정 아이콘
양감독에게 너무 큰 실망을 하고있던터라...오늘 승리가 기쁘면서도 양감독 수명을 늘려줬다는점에선 마음한켠엔 약간 불편한 구석이......
오늘도 어줍짢은 작전미스...그야말로 오늘 게임은 선수들이 사생결단으로 이긴 게임이었죠...
_ωφη_
11/04/23 22:41
수정 아이콘
SK야 올라간다치고
SK LG 롯데 기아
만약 이렇게 네팀이서 포스트시즌하면
정말 대박이겠죠.. KBO입장에선 정말 신날듯..
왕은아발론섬에..
11/04/23 22:49
수정 아이콘
3:1까지 봤었는데... 오늘도 질거 같더니만 대박 역전승을 했군요.
대게 이런 경기를 이기고 나면 팀이 탄력을 받는데 오늘경기가 반전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군요.

그나저나 SK는 이만수 코치의 2군 감독행, 박경완 선수의 부상공백으로 인해 올해는 어렵지 않나 싶었는데 잘나가네요.
lotte_giants
11/04/23 22:58
수정 아이콘
역전승도 역전승이지만 상당수의 선수들이 본연의 공격적 스윙을 찾았다는게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단 홍포는 아직도...8키로 빠진 후유증인가요...
11/04/23 22:59
수정 아이콘
어제 비가 온것도 그렇고 오늘 전체적인 게임 내용도 그렇고 하늘이 돕고 있는거 같아요.
만약 내일도 이겨서 sk상대로 2연승 한다면 굉장히 탄력 받을거라 생각합니다.
내일은 정말 중요한 경기가 될거 같습니다.
자갈치
11/04/23 23:00
수정 아이콘
이병규 선수 배트 때문인지 타격폼인지는 모르겠지만.....

타격감의 부진에 빠졌던 조성환선수가 살아나고 있다는게 희망입니다.
콩성흔
11/04/23 23:10
수정 아이콘
지금 사직갔다왔습니다 ㅡㅡ
정확히 9회초 1점 더 주고 4:1까지 보고 졌구나 생각하고 서면으로 갔는데..
이거 참....
11/04/23 23:10
수정 아이콘
상대가 SK인것도 중요하다고 봐요. 그것도 불펜을 총가동한 SK요. 정말 어려운 상대를 끝내기로 이김으로서 지난 부진들을 털어낼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1/04/23 23:15
수정 아이콘
왠지 이 행복이 오래가지 못할 것 같지 시퍼요...
내일까지 이기면 월요일 휴식일날까지 우려먹을 수 있는데...
내일 SK가 엄청 강하지 시퍼요...ㅠ_ㅠ
루크레티아
11/04/24 00:07
수정 아이콘
롯데의 연패탈출, 최하위 탈출 축하드립니다.

김연훈은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선수에게 욕을 하도록 만든 인물이 되었습니다...대체 송구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런지 모르겠군요. 자기가 그 송구 늦게 해서 세잎이 된다고 해서 당장 경기가 끝나는 것도 아니거니와, 2아웃에 올 세잎이라도 1,3루인 상황에서 그딴 송구를 뿌리다니요...유격수의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소양인 1루 송구를 그렇게 하는 이가 '김성근 감독의 팀'의 주전 유격수로 나설 자격은 없습니다. 1만 펑고 들어가야겠더군요...
양정인
11/04/24 00:25
수정 아이콘
흠...
확실히 어제 경기로 롯데는 분위기 전환을 이룰 '계기' 를 마련했습니다.
그토록 약했던 SK전을 상대로 3점을 뒤지고 있던 9회말에 동점을 만들고나서
다시 연장에서 2점을 내줬지만 3점을 내고 역전승을 거뒀죠.
9, 10회말에 각각 3점씩 올리면서 SK를 잡아냈다는 것이 팀과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제의 역전승도 세세하게 따져보면 롯데가 잘한 것도 있지만 SK가 롯데에게 1승을 선물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경기였습니다.
평범한 타구를 악송구로 1점 헌납, 일단 타구를 막기만해도 1점을 줄지언정 아웃카운트를 추가할 수 있던 상황,
SK는 마지막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KIA vs LG 경기에서 8회에 나왔던 안치홍 선수의 수비가 KIA가 경기를 이기는 데 큰 공헌을 했다면
SK vs 롯데 경기에서 9회 김연훈의 1루 악송구와 정근우 선수의 아쉬운 수비는 경기를 내주는데 한 몫 거들게 되버렸죠.
특히 정근우 선수의 수비는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수비하면 절대 떨어지지 않는 선수이기 때문이었죠.

상대의 실책이 연결되서 행운의 역전승을 만들어낸... 롯데가 오늘 경기까지 잡아낸다면 초반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겁니다.
1위와 8위의 2연전에서 2경기를 모두 잡아내고 탈꼴찌와 11시즌 첫 연승을 하게 되는 것이죠.
하늘의왕자
11/04/24 01:17
수정 아이콘
역시 이런게 꼴데야구란말이예요

우승못해도 좋고,준플에서 떨어져도 좋으니 제발 이런경기 좀 ㅠㅠ
위원장
11/04/24 03:44
수정 아이콘
한경기만에 선수들이 공격적으로 변했다기보다는
선수들이 타격 컨디션을 찾았다고 보는게 옳은 것 같아요
타격 내려올 팀은 다시 내려오니(기아 ㅠ.ㅜ)
타격 올라갈 팀은 다시 올라가겠죠
11/04/24 13:35
수정 아이콘
저도 한경기만에 공격적으로 변했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보기엔 이전 경기들도 충분히 공격적인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다만 그럴 때마다 병살이나 무난한 땅볼 플라이 등등 안타를 기록을 못했을 뿐이죠.

이번 경기의 경우는 양승호 감독의 야구가 그나마 들어맞을 때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2차전이 개대도 되고 걱정도 되네요. 대패만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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