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생머리의 그녀가 냉담한 표정으로 눈을 흘긴면서 말을 꺼낸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우수수 떨어질거 같다.
"왜 날 이해해주지 않지?? 날 감싸주지 않지.. 날 공감해주지 않으려는 거지??"
그녀를 한번 안아주고 달래주고 싶었지만 오늘 만은 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런 그녀를 뒤로 한채 길을 걸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하고 싶던 이야기를 혼자 되뇌였다..
니가 만약 아홉을 잘하고 하나를 잘못했다면 난 너의 잘못한 일도 지금 내가 좁은 소견으로 잘못한거라고 생각하는 것일 뿐이고 결국은 잘한일이었을꺼라고 생각할꺼야. 니가 만약 일곱을 잘하고 셋을 잘못했다면 난 너의 잘못된 셋은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지도 않을꺼야. 없었던 일로 잊어버리겠지. 그래서 너의 잘못을 공감하고 감싸줄 필요도 없었지. 니가 만약 다섯을 잘하고 다섯을 잘못했다면 난 너의 잘못된 다섯을 어떻게든 이해하고 감싸주려고 공감해주려고 노력했을꺼야. 얘가 이렇게 잘못한 것은 반드시 무슨 사정이 있었을 것이고 그 사정이 무엇일까 고민해보고 있었을 꺼야. 니가 만약 셋을 잘하고 일곱을 잘못했다면 난 너의 일곱을 함께 고쳐보자며 긍정적으로 좋고 부드럽게 말하고 설득하려고 노력했을꺼야.
내가 너를 잘 모르고 너 역시 나를 잘 모를때 그래서 너의 잘못된 행동을 잘한일이라고 생각할때, 없던일로 생각해줄때, 공감하고 감싸주려고 노력할때, 부드럽게 말하고 설득할때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좋아지지 않고 이해해 주기에 오히려 못되게만 굴었잖니. 그래서 위에서부터 차례차례 내려왔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