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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8/11 11:47:03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불통(不通)은 불치병입니다.
최근 특임장관으로 임명된 이재오씨의 망언이 일파만파 퍼지고 급기야 그로 인해 참여연대나 청년실업네트워크 등에서 오프라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야당에서는 이재오씨를 인사청문회 때 가만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망언이 사회 문제가 되자 이재오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만, 그것이 해명이 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니,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명은 고사하고 오히려 이재오씨가 얼마나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을 차지할 자격이 없고 그 품성이 명박하고 천박한 것만 만 천하에 '인증'한 격이 되었다고 봅니다.



이재오 의원은 자신이 비판과 비난을 받는 이유를 매우 맹목적이고 비이성적인 무언가에 의한 것으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트위터의 "덮어놓고 욕만 할 것이 아니고", "인터뷰 기사 내용을 잘 읽어보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라는 식의 발언이 그것을 나타냅니다. 물론 악의적 기사에 현혹되어 부화뇌동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니고, 또 그런 기사로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것은 언론들이 자신들의 지배력을 획득하기 위해 메이저 언론이건 지역 언론이건 모두 쓰는 수법이지요.

하지만 이 건은 동아일보나 다른 언론에 소개된 인터뷰 기사 내용을 잘 읽은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이재오씨의 지각없음을 욕하지 아니할 수가 없는 건입니다. 있는 규제 없는 규제 다 풀어놓아 나라를 대기업 중심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그들이고, 그런 상황에서 국민들이 이전보다 더 대기업에 가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한마디로 그들이 자초한 것이죠. 그런데 자기들이 그렇게 만들어 놓은 사회적 흐름을 부정하고 헌법에 명시된 직업선택의 자유 등의 국민의 여러 권리를 무시하는 반민주적인 소리를 해 놓고 '내 뜻은 일자리 문제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 이라고 하면 그게 납득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일까요. 이재오씨의 자세는 아무리 봐도 '진의를 모르는 국민'을 자기 발 밑 몇백미터 아래로 깔아놓고 생각하는 과거 중세시대의 풍자 소설에 나올 법한 악덕 영주들과 별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참 일관된 정부입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그렇습니다. 말로는 소통을 하겠다고 하지만 불통(不通)이 발생하는 점도 그렇거니와, 불통이 발생하는 원인을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서 찾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국민들이나 대립 관계의 세력에서 찾아내려고 하는 인지부조화와 자기합리화에 근거한 행동 등이 그렇습니다. 하기야 뭐 신을 거역한 자들이 인간이 눈에 보이기나 하겠습니까? 그러니 국민을 상대로 그런 천박한 말을 늘어놓는 것이지요.

물론 예나 지금이나 정치인들은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족속들입니다. 아니, 굳이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구하는 욕망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얼마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 주고, 납득시키면서 하느냐죠. 그런 면에서 볼 때 '자기의 진의(?)'를 위해 다수의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민주주의 정부가 수호해야 할 헌법과 국민의 자유마저 자기 발언으로 훼손시킨 해악을 끼친 금번의 이재오씨의 망언은 과거 2000년 전 군단병의 반란에 '시민 여러분'이란 말로 대응하여 결국 군단병들을 제 발로 따라오게 만든 카이사르나, 원로원을 속이며 제정을 추진하면서 자신의 존칭으로 '아우구스투스'를 고른 아우구스투스의 언어 선택 감각과는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더불어 이재오씨를 비롯한 이 정부 위정자들의 단어 선택은 길게는 2000년 전의 이름 높은 정치인들과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만큼 천박하고, 짧게는 그들이 갖은 트집을 잡아 욕한 노무현 대통령보다도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만큼 천박하기 그지없습니다. (게다가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욕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라고 했지만 이 정부 위정자들은 자신을 욕하는 국민들을 어떻게든 코렁탕을 먹이지 못해 안달이지요. 쯧.)


한때 저는 제가 국어학자라면(실제 그런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가정입니다.) 지금의 정치인들에게 국어부터 가르치고 싶다는 가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차피 국민들 뜻에 맞는 정치를 할 생각은 없어 보이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좀 더 세련되게 국민을 속여먹을 만한 언변을 갖추도록 말이죠. 그런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정권을 잡은지 2년 반이 되도록 배울 만큼 배우신 분들이 이러는 것을 보면, 제가 국어학자가 되어 국어를 가르친다 해도 별 소용이 없을 것 같습니다. 불통의 원인이 자신들의 썩어빠진 혓바닥에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알고서도 그 책임을 국민들에게 돌리는 일이 지난 2년 반처럼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소통이란 것은 이 정부 내내 더 이상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재오씨의 망언이고요.


- The xian -


P.S. 이미지가 자꾸 깨지는 상황이 발생하여 이미지를 링크로 대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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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11 11:48
수정 아이콘
이재오 은평을 지역구 의원 겸 특임장관님

울릉도 특산물이나 쳐드세요.
양산형젤나가
10/08/11 11:48
수정 아이콘
제가 이명박을 싫어하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소통이란게 안 되죠. 근데 끼리끼리 논다고 주위 세력들도 소통이란 단어의 의미가 뇌에서 지워진 거 같습니다. 아놔... 이건 제가 암만 보수적 성향이지만 보수와 진보를 떠나서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귀를 밀랍으로 틀어막고 할 말만 하고 지랑 비슷한 애좌오같은 분들 앉혀놓는 건 국가 지도자로서 치명적인 결함입니다.
10/08/11 11:52
수정 아이콘
자기네끼리 좋아요 하악하악 하고 있는건 상관없는데, 그 집단이 나라를 운영하고 있으니 괜한 국민들까지 피해 보고 미쳐버리겠습니다 -_-;;
10/08/11 12:00
수정 아이콘
아...
난 이사람들 절대 표 안주고 주위에도 표 주지 말라고 난리치고
이 정권 열심히 까면서 사는데 세상은 달라지질 않는구나.
이 다음에도 현 정권의 다른 버전이 이어질 것 같은 이 우울함.
임이최마율~
10/08/11 12:09
수정 아이콘
인터뷰기사 전문 자세히 읽어보고 링크도 했었지만....

저아저씨는 정말 농촌보내고 공장 보낼것 같은 법안(특단의 대책이라고 하겠죠)을 만들것 같네요..

덮어놓고 욕이 아니라 찬찬히 읽어봤지만 욕먹을만함...
10/08/11 12:18
수정 아이콘
전 요즘 정치권에서 언급되는 "소통"이라는 단어에 왠지 알레르기가 느껴지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목이 간질 간질 거리고.... 왠지 불쾌감이 느껴지는게.... 평소에는 잘 안하는 욕이라도 한번 해야 좀 괜찮아 지더군요.
린카상
10/08/11 12:37
수정 아이콘
소통불가를 마음 먹은 그들이라면 , 우월하고 수준 높은 운영을 아래것들인 우리에게 보여주기만을 기대할 뿐입니다.
10/08/11 12:40
수정 아이콘
덮어놓고 욕이 아니라 덮어놓고 패고 싶은데요..
10/08/11 13:02
수정 아이콘
이 정부를 상징하는 단어가 '오해'인 이유죠. 그렇게 악착같이 언론 장악하고도 뭔 오해가 그리 많은지.
나두미키
10/08/11 13:10
수정 아이콘
소통이야 머 그들의 소통이지.. 우리가 말하는 소통이 아니니까요..
발언 자체만으로 보면 그네들이 붘녁가서 사셔야 할 것 같은데.. 참......그렇지요.. 머 다 오해입니다..오해..
퍼플레인
10/08/11 13:26
수정 아이콘
일반적으로 소통은 쌍방통행인데, 윗분들의 소통은 굳이 저냥반 아니더라도 일방통행인 경우가 많더군요. 전달,에 가까운 의미랄까요.

봉황의 뜻을 참새가 어찌 알겠습니까마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대는 줄은 좀 알아주셨으면 싶으네요. 허허허.
바나나 셜록셜
10/08/11 14:28
수정 아이콘
덮어놓고 욕이 아니라 덮어놓고 패고 싶은데요.. (2)
벤카슬러
10/08/11 17:43
수정 아이콘
현실은 21세기인데... 그들의 마인드는 조선왕조 시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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