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설마 하는 생각이 드시겠습니다만, 가끔씩 사망자가 당선되는... 것은 아니고 당선권 득표를 하는 예가 있습니다.
미국의 예 :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017501
하지만 이건 유권자들이 사망사실을 알고도 투표를 한 케이스입니다. 상대편 후보가 맘에 안 들었던 것이죠.
아시는 분도 계실텐데요. 우리나라에서도 실제로 있었던 사건입니다.
물론 국회의원 선거나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와 같은 경우에는 나타날 수가 없을 겁니다.
그 정도 되면 후보자 잠적을 모를 리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일자투표를 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구의원 선거쯤 되면 많은 유권자들이 보지도 않고 찍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 때문인지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2006. 5. 31. 실시된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광역시 금정구마선거구의 의원정수는 3명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동 단위를 기본으로 하는 소선거구제였는데(인구에 따라 한 동에 여러 명을 뽑는 경우에는 선거구를 나눔), 제4회 지방선거부터 한 선거구에 여러 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바뀌지요.
제3회 지방선거 구서 제1동 선거구에서 당선되어 현직 구의원이었던 박모 후보자의 선거사무장과 직계비속인 회계책임자는 등록 첫날인 2006. 5. 16. 후보자의 대리인으로서 금정구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등록신청을 하였고, 금정구선관위에서는 서류심사결과 적법하다고 인정하여 수리합니다.
등록을 받아 보니 위 선거구의 최종 후보자수는 10명이었습니다. 3.33대 1의 경쟁률.
위 선거구의 금정구의회의원선거에서 최종개표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총 유효투표수 33,243표
1위 강재호(기호2-가번, 한나라당) 9,169표 / 27.6%
2위 박정운(기호2-다번, 한나라당) 4,743표 / 14.3%
3위 위 박모 후보(기호2-나번, 한나라당) 4,090표 /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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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김모(기호1번, 열린우리당) 3,766표 / 11.3%
5위 이희종(기호4번, 민주노동당) 3,472표 / 10.4%
6~10위 기타 등등(모두 무소속) 1,120~2,606표 / 3.4~7.8%
금정구선관위는 유효투표의 다수를 얻은 순으로 강재호, 박정운, 박모 후보 3인을 당선인으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선증을 받아가야 할 3위 득표자가 안 나타나는 것입니다!!!
점점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자, 경찰이 출동하여 수색작업을 펼쳤고, 결국 박모 후보는 2006. 6. 10. 17:30경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시체검안결과 사망일시는 입후보등록개시일 이전인 2006. 5. 12. 07:30경으로 추정되었습니다.
4위 김모씨는 자신이 3등이니 관할 선관위가 자신을 당선자로 착오시정(사실 이건 말 그대로 집계과정의 계산착오를 시정하거나, 당선인을 공표하면서 잠시 헷갈려서 A를 당선자로 발표해야 하는데 B를 당선자로 공표하는 잘못을 했을 때 그것을 시정하는 것이지, 규정해석의 문제가 있는 것은 착오시정의 대상이 아닙니다)해야 한다고 주장해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만, 이런 경우는 피선거권 없는 자가 당선권 득표를 한 것이어서 당선무효로 인한 재선거사유이므로 기각.
낙선한 차점자가 순위를 승계하는 규정은 없는데요. 김모씨는 사망자에게 피선거권이 없다는 규정이 없으니 피선거권은 있는 것이고(사실은 너무 당연해서 법에 규정이 없는 것임), 후보자가 사퇴한 것과 같이 보아 그 득표만 무효가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늘어놓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김모씨도 사망사실이 투표 전에 발견됐으면 진짜로 3등 할 수도 있었으니 나름대로는 억울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주관적 억울함이겠죠. 당선자 결정 후 사망한 경우에는 차점자 승계가 안 되는데, 선거란 후보자 입장보다는 유권자 입장에서 판단해야 할 것이고, 유권자 입장에서 보면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했다기보다는 당선자 결정 후 사망한 경우와 더 비슷하거든요.
< 결국 사망한 후보에게 투표한 경우 유권자들이 모르고 투표하면 유효표가 되고(다만 등록이 무효이므로 당선도 무효), 사망사실이 투표 전에 미리 공지되었다면 무효표가 된다는 선례를 하나 선사한 사건이었습니다. >
(후일담) 정작 김모씨는 소송에 지고 나서 재선거에 출마하지 않았고, 한나라당에서 공천한 후보가 무투표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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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역이 좁으면 표본 뽑기 참 힘들어서 그런지, 총선 여론조사는 잘 못 맞춥니다.
여론조사 이야기가 많이 나온 듯한데요. 좀 다른 이야기지만 출구조사 이야기 해보죠.
2008년까지 여당이 항상 과대평가됐습니다. 2012년은 야권연대가 과대평가되었구요.
○ 1996(출구조사 아닌 여론조사 기반 예측치, 3사 연합) : 신한국 175 → 실제 139
아 틀렸네... 다음부터는 출구조사 하면 맞겠지...
○ 2000 : 새천년민주 132(KBS-SBS)/ 127(MBC) → 실제 115 cf)한나라(예측 KBS-SBS 115 / MBC 120, 실제 133)
앗 숫자를 하나로 정하면 위험하구나... 범위로 하면 되겠지...
○ 2004 : 열린우리 157~182(SBS) / 155~171(MBC) / 142~188(KBS) → 실제 152
우쒸 범위로 해도 틀리네...(SBS/MBC) 그러게 우리처럼 범위를 46으로 잡으라고!!!(KBS) → 국회의원이 300명인데 범위를 46씩이나 잡으면 누가 못맞추냐?(SBS/MBC)
○ 2008 : 한나라 162~181(SBS) / 155~178(KBS) / 154~178(MBC) / 160~184(YTN) → 실제 153
범위를 19~24 수준으로 잡았는데... 4개사 공히 다 못맞춤. ㅜ.ㅜ
○ 2012 :
(KBS) 새누리 vs 민주통합 131~147 에라 모르겠다 동률로 쓰자;;;
(MBC) 130~153 vs 128~148 자신은 없지만 새누리 약우세로 하고 비슷하게 쓰면 안 틀리겠지?
(SBS) 126~151 s 127~150 누가 이길지 자신없지만 똑같이 하긴 그렇잖아?(-_-)
→ 실제 152 vs 127
(KBS) ㅜ.ㅜ (MBC/SBS) 우쒸... 한끝차이...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탔다 싶은 정당이 항상 적게 나왔습니다.
전체 투표소에 조사원을 다 보낼 수 없다 보니 표본 추출이 잘못된 부분도 있고, 대세에 반하는 투표를 한 사람들이 솔직하게 대답 안 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이번에는 맞출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