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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0/02/23 23:45:03
Name 압빠
Subject [일반] 외국에서 살아남기
안녕하세요
현재 홍콩에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한국에 있을땐 광화문도 겪었다가
홍콩에 와서는 반중시위도 겪고
온갖 동아시아의 이슈 속에서 인생을 겪고 있네요.
이번 반중 시위때는 눈앞에서 경찰이 일반 시민에게
발포하는 그 시간에 그 앞을 유유히 출근하기까지 하고
정말 별 일을 다 겪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19를 겪게 되었는데
처음 이곳의 확진자 수가 한국보다 많아서
한국에 있는 가족과 지인의 걱정을 한몸에 받았는데
이제는 제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네요.
홍콩은 태생적으로도, 지리적으로도,
중국 본토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이라
12월에 이미 우한에서 폐렴 증상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무시했죠.
하지만 그 때부터 조금씩 홍콩사람들의 변화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타인과 정부를 믿지 않습니다.
사스때 호되게 당한 것도 있구요.
스스로 마스크를 끼기 시작하고,
다양한 루머를 생산 확대하기 시작합니다.
마트에선 갑자기 쌀이 떨어지고
펄프를 다 마스크 제작으로 돌릴거라는 소문에
화장실 휴지가 동이 납니다.
물건이 풀리기 시작한 1주일 전에
갓 풀리기 시작한 화장실 휴지 배송 트럭이
칼을 든 강도에 의해 습격당해 무려 45만원 어치가 강탈당하는
웃픈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피쟐러인가...)
그리고 다수 유입된 중국인들의 상점에는
고가의 마스크가 다수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누가 사재기했는지 알것같은 느낌이...)
그리고 손세정제 일부는 이제 원래 가격으로 다시 내려가고
주변에는 근교로 놀러가는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네요.

아이들 학교는 진작부터 온라인 수업이어서
엄마들만 죽어나가고 있고(근데 계속 늘어나서 3월 중순까지....)
회사와 공기업은 알아서(물론 권고는 있었습니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교는 홍콩의 경우 겨울이 없어 겨울방학이 없는데(?)
학기중에 그 비싼 한비를 내면서
한달 반을 집에서 부모가 가르치고 있어서 너무 힘드네요.

그렇지만 요새 한국의 급증하는 숫자를 보면서 느낀게 많습니다.
숫자는 숫자인거고, 개인은 개인인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1000명이 병에 걸린다 해도
내가 안걸리면 나는, 내 가족은 안전하게 지나간거고
정말 2명 걸렸는데 2명 중 1명이 본인이면
그 병은 너무 위험하고 치명적인 거겠죠.
어떻게 보면 이기적인거고
어떻게 보면 나만 생각하는건데
요새는 이게 맞다는 생각이 가끔 들고 있습니다.
아직도 지인들의 인스타는 맨얼굴과 효과가 낮다고 하는
면마스크만 일부 보이네요.(지인들이 다는 아니지만)
뉴스에 뜨지도 않는 2명의 작년 기사부터 반응하는 이기적인 홍콩 사람들이
500명 뜨고서야 마스크 품절 대란을 경험하는 한국보다,
꼴배기 싫었지만 저게 살아남는 방법인가 싶어지는 요새입니다.

이번에 자료조사하다보니 이런 글로벌 전염병(?)이슈가
2~5년 주기로 있더라구요.
양심상, 경제력상,
코로나19 끝나기 전에는 어짜피 불가할테고
끝나고 나서 마스크 가격 원상복귀하면
넉넉하게 우리 가족 3개월치 정도는 상수로 비치하고 살아야겠습니다.

모두들 꼭 건강 지키시고,
누구에게는 정말 악몽같은, 이 시기 꼭 이겨내시길 멀리서 빌겠습니다.
저도 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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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가시
20/02/23 23:49
수정 아이콘
힘내십시오. 다들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20/02/23 23:57
수정 아이콘
붕어가시님도 화이팅!
Summer Pockets
20/02/23 23:56
수정 아이콘
크루즈국에서 약 3.5km가량 떨어진 요코하마에 거주하고 있는 피쟐러입니다.
여기도 2주전부터 평소엔 넘쳐나던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아졌습니다. 아마존에서 파는 것들이 배송료 1만엔이 붙어있거나 배송예정일이 8월이거나 개판이더라구요. 초반에 그래도 조금 구해놔서 비축분이 50여개즘 남았는데, 빨아 쓰는 마스크가 3/3 배송 예정인데 제대로 올진 모르겠습니다.
물티슈도 평소엔 논알콜은 구석에 조금밖에 없었는데, 알콜있는 물티슈는 도쿄든 요코하마든 구경하기도 힘듭니다.
일본 정부의 대처들이 어떻게든 올림픽까지 큰 문제 안나길 바라는거 같은데... 솔직히 골든위크까지 이게 잠잠해질지 모르겠습니다.
각자도생해야겠죠..
20/02/23 23:59
수정 아이콘
헐...저는 다행히 재택에 온라인 수업이라 장볼때만 마스크를 사용해서 마스크는 쓸만큼 있는데, 크루즈국 근처면 진짜 보이지 않는 공포가 상당하시겠습니다...
언능 날씨 더워지고 습해져서 살만해지면 좋겠습니다. 여름주머니님도 외국 생활 화이팅입니다!!
20/02/24 00:58
수정 아이콘
봄때 여러 여행지를 알아보던중 일본을 가려고했는데 이번 사태로 모두 취소했습니다.
동남아쪽도 알아보는중인데 홍콩은 시위나 코로나로 여행하기는 어떤지 궁금하네요.
20/02/24 08:57
수정 아이콘
홍콩 시위는 코로나로 줄어들었고 여행은 아직은 시기상조 같습니다.
하지만 금방 더위가 올라오는 곳이라 다른 곳보다는 빠른 3월 중순 지나면 많이 가라앉을 것 같네요.
말다했죠
20/02/24 07:26
수정 아이콘
고생이 많으십니다. 글쓴분도 건강하십시오.
20/02/24 08:5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말다했죠님도 건강하세요!
답이머얌
20/02/24 13:45
수정 아이콘
근데 홍콩이 문제가 아니라 중국쪽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윗대가리에 대한 불신과 수탈이 몸에 배어있지 않나요? 그 정도가 아니라 사회연대라는것 자체가 거의 없어 보이는 것 같던데요.

보통 가족기업이 많은게 나랑 내 자식 빼곤 믿을 놈 하나도 없다는 철학에서 파생했다는 소리를 종종 들어서요.

별개로 어쨌거나 건강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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