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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0/02 22:20:10
Name gnadkA
Subject [일반]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가 아니다. - 스포있는 <조커> 리뷰.
영화 <조커>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생각하고 가서 실패하신 분.
호아킨 피닉스의 미친 연기를 보고 조커라는 캐릭터에 경도된 분.
난 예술영화 덕후라 이 영화도 쩐다고 생각하는 분.

등등 여러가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저 세 가지 모두에 해당되는 사람입니다.

우선 저는 다크나이트의 조커를 생각하고 갔습니다.
Why so sirius? 로 대변되던 기존의 가치는 아랑곳 않으며 목적이 뭔지도 불분명한 고담시 자체를 해체하는 빌런 조커를요.

그래서 불만족 했냐고요? 아뇨! 만족했습니다. 애초에 제가 멍청한 거였어요. 불가해한 악당은 주인공의 악당으로 존재해야지 공포와 짜릿함을 주는 악당이지. 그냥 다 때려부수는 악당이 나와서 다 때려부수는 장면만 나오는 영화가 무슨 영화입니까? 영화인 척하는 스너프필름 비스무리한 거지.

그럼 왜 만족했을까요? 조커가 조커가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영화라서?

에이. 전 그런 영화라면 질색팔색을 했을 겁니다. 조커라는 캐릭터의 매력은 어찌됐건 “목적도 모르겠고 모든 것을 장난으로 승화시키는, 스스로를 악당으로도 뭐 그렇다고 정의의 편으로 말하는 것도 아닌 이 세상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닌 장난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놈”에서 온다고 생각하니까요. 조커가 된 이유를 설명하면 “사실 나한텐 딱한 사정이 있었어!”라고 주장하는 허접한 감성팔이 빌런인척하는 소시민을 대변하는 가여운 작은 히어로 무비가 되는 거죠.

제가 만족한 건, 이 영화가 조커가 조커가 되는 이유를 설명함과 동시에 조커가 조커가 되지 않는 이유를 동시에 설명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고 말하면 너무 평론가 투니까 간단하게 다시 말하면, <조커>는 호아킨 피닉스가 조커가 아님을 증명하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야?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인 조커를 맡은 영환데?

그쵸. 주연이죠. 호아킨 피닉스가 진짜 조커인 건 아니잖아요? 메타적이란 말은 안쓰겠습니다만(이라고 말하면서 썼죠?) 이 영화는 각자의 해석이 나올 지점이 여럿 있습니다.

가장 먼저 그런 의심을 갖게 되는 건, 총에서였죠. 처음 은행원 셋을 죽인 총은 동료에게서 받은 겁니까? 아니면 아서가 구매한겁니까?

받았다면 왜 나중에는 딴 소리하고 또 나중에는 위로하겠다고 찾아온답니까?
게다가 아서를 짜른 상사는 구매하려고 했다면서? 라고 물었지 구매했다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그럼 그 총은 도대체 어디서 난거죠? 갑자기 생겼나요?

아니면, 아서가 빡쳐서 누구든 쏴죽이려 구매했을까요?

전 아서가 구매했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그냥 영화 그대로 아서가 동료에게 총을 받았다는 매우 신뢰할 수 없다는 걸 말하고 싶은 거죠.

또 있습니다. 중간에 아서가 상담을 받다가 잠깐 다른 장면이 스쳐지나갑니다. 엔딩에서 나오는 흰색 방에, 흰색 옷을 입은 아서가 유리벽에다 머리를 박는 장면이요. 이 장면은 과거입니까?

영화에서는 당연히 과거인 것처럼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다시 생각해봐요. 보통 영화에서 회상장면이나 망상, 상상 장면은 이렇게 구성됩니다. 현재 - 과거(혹은 망상, 상상) - 현재로요. 우린 당연히 잠깐 스쳐간 병원 장면을 과거라고 받아드렸지만, 잠깐 스쳐간 장면이 현재라면 이렇게 됩니다.

머리 박는 장면(현재) - 영화의 대부분(과거 or 망상) - 엔딩(상담)

오. 이게 글쓴 제 망상이 아니냐 싶으시겠죠? 하지만 영화는 이미 영화 내에서도 그럴 수 있다는 근거를 보여줍니다. 바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소피’로 말이죠. 분명 광대분장을 한 조커랑 키스를 하고 사귀는 거 아닌가 했던 여자가 아서가 거실에 있자 놀라며 나가달라고 말하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영화는 그동안 보여줬던 장면이 구라임을 또 친절하게 보여줍니다.(굳이 안그래도 됐을텐데) 짧게 소피와 함께 있던 장면을 소피는 없고 아서 혼자 궁상 떠는 장면으로 바꿔서요.

이렇게 되고 나니, 모든 장면이 의심스러워지고 심지어는 이 영화 자체가 구라 같이 느껴지죠. 아서도 마지막에 말하잖아요? 재밌는 조크가 생각나서 웃었다고.

재밌는 건 이겁니다. 재밌는 조크가 생각났다고 말하고 다음 장면에선 상담실에서 나온 아서가 피로 발자국을 만들며 복도를 걸어 복도 끝에 있는 양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사라집니다.

아서가 그 상담실에서 피가 발에 묻을 정도로 흥건하게 흐를 일(간단히 살인)을 했다면 누군가를 죽이기 전에 자기 내부의 변명으로 이 영화를 만든 게 아닌가 싶어지죠. <조커>란 영화 자체가 아서가 언급한 재밌는 조크가 되는 셈이니까요.

그런데 영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말이돼? 아서가 조커이거나 조커가 아니거나 말고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가 있어?

말이 안돼죠. 근데.. 그게 가능합니다. 결국 영화에서 토마스 웨인은 죽습니다. 광대 가면을 쓴 시위대한테 말이죠. 전 주장해봅니다.(아닐 수도 있죠.) 그 사람이(혹은 그 사람도) 조커입니다. 아서가 아니라요.

뭔 개소리냐?

방금 저는 “재밌는 건 이겁니다”라고 하면서 “재밌는 조크가 생각났다고 말하고 다음 장면에선 상담실에서 나온 아서가 피로 발자국을 만들며 복도를 걸어 복도 끝에 있는 양갈래 길에서 오른쪽으로 사라집니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아서는 분명 오른쪽으로 사라졌어요. 그런데 그 다음에 사람들은 오른쪽에 있던 사람들이 왼쪽으로 도망칩니다. 이건 이해갑니다.

근데, 왼쪽에 있던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도망칩니다. 조커가 오른쪽에만 있으면 왼쪽으로만 도망쳐야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도망친 사람들은 무엇으로부터 도망친걸까요? 또 다른 조커, 혹은 진짜 조커가 아닐까요? 아서는 단순히 조커에게 경도된 시위대 무리 중에 하나일 수 있지 않을까요?

왜냐면 우리가 알고있는 배트맨 아빠를 죽인 사람이 단순히 조커에게 경도된 누군가로 그칠 엑스트라가 아니잖아요? 갑자기 코믹스 얘기를 하냐고요? 이 영화는 배트맨과 관련없다고요? 그럼 왜 토마스 웨인이랑 브루스 웨인이 나옵니까? 연관성이 없진 않아요. 물론 브루스 웨인이 커서 배트맨이 될 거란 보장도 없지만요. 실제로 코믹스에선 조커가 자기가 이렇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저도 제 해석이 one way로 맞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토마스 웨인을 죽인 사람이 조커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이 영화는 그 어떤 조커에 대한 규정도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게 제 입장에 가깝죠.(가깝다고 밖에 말 못하겠어요. 저도 잘 모르겠거든요.)

하여튼 이 영화는 믿지 못할 영화입니다. “혼란하다. 혼란해.”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영화임이 틀림 없죠.

그래서 이 영화가 좋습니다. 조커가 조커가 되는 이유를 규정지어 설명하는 게 아니라 조커가 조커가 되는 이유를 “우리도 잘 몰라. 근데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근데 그걸 믿냐? X신아? 크크크크크” “재밌냐? 뭐가 그렇게 웃겨?” “아니 갑자기 조크가 생각났어.” “뭔데?” “너가 이걸 믿는거 병신아. 크크.” 이렇게 웃어버리거든요.

또, 이 영화를 간단히 설명하라면 이렇게 설명해버릴 겁니다.

- 조커에 관한 조크. ※주의. 이 영화의 호아킨 피닉스는 조커가 아닙니다.(조커일 수도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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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짜장
19/10/02 22:24
수정 아이콘
(영화안봄) 복도가 도넛형이기 때문이죠!
19/10/02 22:27
수정 아이콘
그럴 수도 있는 거죠! 크크크
김솔로_35년산
19/10/02 22:28
수정 아이콘
엔딩 장면은 사람들이 쫓기는게 아니라 아서가 간호사에게 쫓기는 장면 아닌가요? 전형적인 코미디 영화 엔딩 장면처럼 연출한..
19/10/02 23:06
수정 아이콘
그렇게는 생각 못해봤는데, 제가 보기에는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것 같았습니다.
19/10/03 00:59
수정 아이콘
저도 아서 잡으러 뛰어다니는 병원 직원들로 봤어요. 말씀대로 찰리 채플린 코미디의 한장면 같이요.
19/10/03 10:52
수정 아이콘
네. 직원들에게 쫓기는 게 맞습니다. 아서 잡느라 오른쪽 왼쪽을 오가는 동선이었고요.
그 뒤로 디엔드 글씨체까지, 고전적인 코미디 영화 연출을 오마쥬했습니다.
병원에서 모친을 살해하면서 얘기한 비극/희극의 이야기를 프랙탈 구조 같은 느낌으로 보여주는거죠.
안초비
19/10/02 22:30
수정 아이콘
정신병원 회상씬은 본인이 직접 정신병원 입원 경험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요..? 아닌가?
19/10/02 23:05
수정 아이콘
어..그렇게 말하지 않았다가 아니고 장자와 나비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큼걸이
19/10/02 22:42
수정 아이콘
결국 아서 플렉은 토머스 웨인의 친자인지가 궁금하네요
페니 플렉의 편지를 몰래 봤을땐 아 아서와 브루스가 결국 이복형제였구나 싶다가
정신병원 차트 훔쳐볼 때는 걍 페니플렉의 망상일 뿐이었구나...싶다가
페니 플렉 젊은시절 사진 뒤에 T.W.이 남겨져 있는 글귀를 보면 또 뒤집어지나 싶기도하고
이런 다양한 해석과 혼란을 감독이 의도한 것 같기도하고...
내일은해가뜬다
19/10/02 23:04
수정 아이콘
그 문구는 '교양있는 상류층'의 매너라고 생각합니다.(기생충에서 조여정이 가정부를 내보낼 때 방식을 생각하면...)
흔히 서비스업에서 하는 의례적인 멘트라고 봐요. 역으로 페니 플렉은 그 문구로 망상에 빠지기 시작한거고요.
19/10/02 23:05
수정 아이콘
그것마저 의도 했겠죠. 애초에 조커가 가진 시도때도 없이 웃는 것도 웃는 것이지만 웃는 게 아닌 것이고. 거리에는 마스크를 쓴 광대가 있지만 아서는 마스크 안에 광대 분장이 되어있고요. 여러 해석을 할 수 있을만한 근거를 영화 안에서 많이 마련해두었습니다.
질게만쓰는사람
19/10/03 17:09
수정 아이콘
영화보고 주변에 물어봤는데 이부분이 전부 해석이 갈리더군요. 망상이다 vs 진짜 페니플렉과 내연관계였다 등등.. 감독이 의도한거같습니다.
사랑만 하기에도
19/10/02 23:06
수정 아이콘
총에 관련되서는, 처음에 동료가 총을 줄때부터 아서를 내쫓으로려고 준 걸로 이해되네요. 위하는 척 슬쩍 줘놓고, 사장에게 찌른거죠. 사장도 아서한테 동료들이 다 너 싫어한다고 대놓고 얘기하고요. 나중에 어머니 돌아가셨다고 위로하러 찾아왔을 때도 보면, 실제로는 위로하러 온 게 아니라 지하철 사건 때문에 찾아온 거였죠. 혼자가기에는 이미 아서한테 찍혀있어서 힘드니, 그나마 잘 대해줬던 난쟁이 동료를 같이 데려온 것이고요.
안초비
19/10/02 23:09
수정 아이콘
난쟁이형은 나가 있어.. 뒤지기 싫으면..
19/10/07 11:46
수정 아이콘
문 열어줘...
19/10/03 10:39
수정 아이콘
저도 이렇게 이해했네요
19/10/03 20:03
수정 아이콘
전 애초에 내쫓으려 했다는 조금 부족한 해석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더 강한 모함을 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아서의 상관은 "총을 사려 했다며?" 정도로 가볍게 받아드리고 있습니다. 동료는 아서보다 더 신뢰받고 있고 애매하게 모함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냥 줬는데, 그게 들키니 상관한테는 사려했다 정도로 변명했고 나중에 말을 맞추러 온 것도 경찰에게서 자기가 줬다는 사실을 은폐하려고 했기 때문이라 보았습니다. 뭐, 해석의 여지야 넓게 만들어 놓은 건 분명해서 이게 무조건이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만, 저는 이런 입장입니다.
웨이들디
19/10/02 23:19
수정 아이콘
그 낚시글중에 짱구 결말 낚시글이 있는데
조커 마지막 장면 보면서 그거 생각 나더라구요
과연 어디까지가 망상인지...중간에 망상장면을 괜히 보여줘서...
39년모솔탈출
19/10/02 23:30
수정 아이콘
결말부 전까지는 억눌린 웃음만 짓던 아서가 경찰차에 탄 이후 밝게 웃는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쇼에서 살인 후 자살하는 아서가 나오고, 이후 고담을 뒤덥는 폭동으로 끝이나다가
마지막에 정신병원에서 재미있는 조크가 생각났다는 아서의 모습으로 끝났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19/10/03 20:03
수정 아이콘
아마 후속작이라도 나온다면 자살하는 장면은 완전히 거짓말이 되니까, 조커의 가능성을 더 열어놓고 싶어해서 그런 결말을 내지는 않은 것 같네요.
악튜러스
19/10/02 23:46
수정 아이콘
저도 곰곰히 씹어보니 영화 전체가 조커의 조크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가 자신의 과거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던 것처럼 말이죠.
Bartender
19/10/03 00:03
수정 아이콘
영화보면서 감정이입이 많이 되서 그런지 일본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또는 비슷한 류의 국내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가 자꾸 생각났네요.. 저한테는 아주 슬픈 현실적인 비극한편을 본 기분이 드네요
19/10/03 12:26
수정 아이콘
저도 두 영화나 기생충과 같은 계급갈등의 요소가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마스를 보면서 트럼프를 생각나는 것도 감독이 의도했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단순히 계급갈등만이냐고 하면 그건 아니라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됐습니다. 처음 은행원을 죽인 것도 아서에게는 시비를 걸어서 죽였다가 이유일 텐데, 기사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건 계급으로 인한 살인이었죠. 결국 나중에는 아서 스스로도 부자들이 자기들만 생각해서 그랬다고 말을 하지만 처음 사람을 죽인 이유는 그게 아니었잖아요? 그런 장면을 보면, 아서가 사람을 죽이고 핑계로 계급갈등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살인자들의 정당화 같아지죠. 그런 지점이 이 영화가 잘 만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계급갈등으로도 정당화로도 읽히지만 확실히 그것 때문이라 말하기 힘들어지게 하는 점이요.
aDayInTheLife
19/10/03 00:10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수많은 가능성들을 일부러 열어놓는게 참 좋더라고요. 그걸 하나의 '농담'으로 소모하는 방식으로도 좋았고요.
말씀하신대로 이번 조커는 수많은 분노한 시위자들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식으로 그려내는것도 참 좋았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실제로 존재할거 같은 조커의 모습이라고 해야할까요.
19/10/03 00:23
수정 아이콘
확실히 저도 여주와의 관계가 가짜였다는 사실과 마지막 정신병원 씬에서 어디까지가 진짜고 가짜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되더군요.
물론 저는 영화전체가 그렇다기 보다는, 논쟁이 되는 지점들에 대해서 그렇게 의심을 했지만...
영화자체가 조크다.. 뭐 그럴수도 있겠네요.
19/10/03 00:45
수정 아이콘
와 너무 매력적인 평이네요
다시 한번 보고 싶게 만드는 해설 같아요
영화 자체가 조크
19/10/03 12:1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저도 재관람 의사가 있는데, 다시 봤을 때는 또 다른 게 보일 것 같아요.
음냐리
19/10/03 01:00
수정 아이콘
와...이런 생각은 못했습니다. 발상이 대단하시네요. 생각해보니 님 말씀대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9/10/03 01:07
수정 아이콘
영화를 통해 제가 생각했던 조커는 혼돈 자체이고 혼돈을 디자인한다면 이번 조커는 슬픔속에 몸부리치는데 의도치 않게 혼돈의 불씨가 된 느낌이었네요.
19/10/03 01:45
수정 아이콘
여러모로 킬링조크가 떠오를수밖에 없죠.
Darkmental
19/10/03 01:58
수정 아이콘
초반 상담씬에서 상담받을때
병원에서 더 즐거웠었다고 했죠..
병원에서 이런 망상? 혹은 계획들을 짜두었던 장면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이후 에는 실제 상황이라고 보고요...
슬레이어스박
19/10/03 02:23
수정 아이콘
갑자기 조커 후기가 많이 올라오길래 부리나케 보고 왔습니다.
정신병원씬은 마지막 경찰차 위에 올라선 시점 보다 나중 일인거죠?
요슈아
19/10/03 08:07
수정 아이콘
그게 나중인지 그 전인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사실.

아무 전조도 없이 갑툭튀한 장면이라...언제 시점이냐에 따라 해석이 마구마구 갈리게 되어 버리죠.
슬레이어스박
19/10/03 10:10
수정 아이콘
다음편 만드는 사람은 설정오류 신경은 덜 쓰이겠네요.
Ronaldo9
19/10/03 10:00
수정 아이콘
조커가 경험한 일이 였고 회상하던 것으로 생각했는데 리뷰를 보고 생각이 바뀌네요.
바카스
19/10/03 17:17
수정 아이콘
후속작은 없죠? 그냥 감독이 단편으로 끝이다라고 후련하게 말해줬으면..
지니쏠
19/10/03 18:56
수정 아이콘
조카가 동료에게 총을 받은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총을 가지면 안되는 사람이 총을 갖고있다가 걸렸으니 동료는 책임지기 싫어서 당연히 자기가 준 걸 부인하죠. 여기서 조커가 배신감을 느끼는 것도 표현이 되거요. 나중에 찾아간건 경찰이 총의 소재를 캐물으면 자기가 준게 밝혀질까봐 입을 맞추려고 한 거고요.
19/10/03 19:58
수정 아이콘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윗분들이 생각하시듯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도록(헷갈리게끔) 유도했다고 봅니다. 동료가 모함하려고 했다면 상관이 언급하는 "총을 사려고 했다며?"가 설명되지 않죠. 뭐하러 그렇게 애매하게 모함하겠습니까. 그냥 내가 아닌 누군가한테 샀고 그 총을 자랑했다고 하면 될 것을요.

동료가 조커에게 총을 준 게 맞고 상관한테는 총을 줬다고 하면 안되고 모함할 의도가 처음부터 있었던 건 아니기 때문에 "사려고 했다"고 애매하게 상관에게 전합니다. -> 경찰의 조사가 다가오자, 총을 준 게 맞기 때문에 나중에 말을 맞추고 싶어서 아서의 집으로 찾아왔다가 가장 타당한 해석이 맞죠.

정리하면,

1. 조커가 동료에게 총을 받음.
2. 서장이 아서가 동료에게 총을 사려했다고 말함. (사려했나? 사지 못했나? 아서의 착각인가 동료의 떠넘기긴가? 의문 유도.)
3. 아서는 일터에서도 경찰에게도 장난감 총이라 말함. (아서의 변명인가? 진짜 장난감인가?)
4. 동료가 찾아와서 말을 맞추자고 함.(살인에 관한 말을 맞추자고 한 것은 아닐 테니, 총에 관한 것이라 보는 게 타당)

이런 식으로 결국 동료가 총을 준 게 가장 타당한 해석이고 저도 이렇게 봤습니다만, 다르게 생각하는 것도 감독이 의도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논리구조를 가진 연출이
몇번이고 반복되어 나오고 이야기 구조 자체도 저런 식으로 헷갈리게 해놓았으니까요.
19/10/03 20:08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도 총은 동료가 아서를 쫒아내기 위해서 줬고, 사장에게 찔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반부에서 옆집 연인이 집에서 나가달라고 하는건... 이전에 들어온건 노크 후 허락하에 들어왔던 거고, 나중에는 문이 열려있었던 집에 무단주거침입을 한거니까요. 기존에 나왔던 씬이 망상이 아니더라도, 무단침입한 집에서 나가달라는 전개는 합리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저는. 물론 거기서 아서가 상실감을 느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하구요.
지니쏠
19/10/03 21:41
수정 아이콘
옆집 연인의 경우는 망상이 맞는게, 잘 모르는 사람을 대하듯 이름이 아서였죠? 복도 건너편에 살던.. 하는 식으로 대합니다. 그 뒤에는 병원에서 어머니를 병간호를 한다거나 같이 걸어다닌다거나 하는 장면이 옆집분 없이 다시 반복되는 장면이 나오고요.
19/10/03 23:04
수정 아이콘
그거야 그땐 뒷모습밖에 안보였으니 강도가 아닌지 재봤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옆집분 없이 반복되는 장면은, 작중에서 아서의 상실감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도 적어주신만큼 이 영화는 굉장히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이 되고 있고, 누구의 의견이 옳다 그르다를 떠나서 이렇게 해석될 수도 있다는 한 의견으로 받아주세요 :)
첸 스톰스타우트
19/10/04 13:18
수정 아이콘
연인에 대한 묘사가 인상적이었어요

처음에 아서의 미행을 눈치챘던 부분, 코메디 클럽에서 망신을 당하다가 갑자기 음소거되고 데이트로 넘어가는 부분 등 위화감이 들게 하는 씬이 중간중간 있었는데 위화감이 들었다가도 몰입감때문에 까먹고 있었더랬죠

그리고 전체적으로누 주인공의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는 전개가 좋았습니다 정신이상자답게 상식적 동기나 인과를 무시하는 행동들을 여과없이 보여준 거요.

물론 주연배우의 카리스마가 없었다면 성립할 수 없는 혼자 다해야 하는 영화였긴 한데 혼자 다 해냈잖아요? 그것도 훌륭하게. 그럼 된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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