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은 울산 동구에서 다선국회의원하다가 다들 알다시피 2002년 월드컵 버프로 순식간에 대선주자가 되었죠.
한나라당을 나와있던 국민학교 동창인 박근혜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는데, 박근혜는 정몽준 캠프 창당준비위원인 강신옥 변호사를 내치라고 합니다. 강신옥 변호사는 박정희 시절 인권변호사로 활동했고 김재규 변호까지 한 사람이었습니다.
박근혜와 강신옥 사이에 낀 정몽준은 여러번 둘을 어떻게든 화해시켜보려 했지만 불가능했고, 불편한 상황이 반복되니 실망한 강신옥 변호사는 정몽준을 떠났고, 박근혜 역시 정몽준에게 실망하고 한나라당에 복당해버립니다.
이후 민주당 후단협이 바람을 넣어, 새천년 민주당 노무현과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 담판을 짓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노무현이 단일후보가 되었고, 정몽준은 바로 승복하고 노무현 대통령 후보 지원유세를 합니다.

후보 단일화 합의안에 따르면 지원유세를 할때 노무현과 정몽준 둘만 단상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선거 직전 명동 유세때 민주당 관계자의 실수로 민주당쪽 인사들이 단상에 오릅니다.
유세현장에서 이걸 본 김민석이 뭔가 잘못되고있다고 느꼈고, 다음 유세장인 종로에서도 이렇게 되면 커버쳐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종로유세현장
여기서 서갑원이, 노무현 후보측 인사들을 다시 단상에 올립니다.
그때 유세현장에 있던 정몽준 지지자가 [차기는 정몽준!] 이라고 외칩니다.
여기서 제 생각인데, 노무현 후보가 웃으면서, [맞습니다. 맞고요. 그런데 지금은 이 노무현 밀어주세요] 정도로 넘겼으면 지지철회 까지는 가지 않았을지도 몰랐을텐데
노무현 후보가 [속도위반 하지 마시라. 정동영 최고위원, 추미애 최고위원도 있다]고 말해버립니다.

이렇게 유세가 끝나고, 정몽준 캠프사람들이 냉면집에 가서 밥을먹습니다. 정몽준은 소주만 마시고있고, 측근들은 눈치보면서 조용히 냉면을 먹는데, 김흥국은 아무래도 정치인이 아니다보니, 눈치안보고 하고싶은말을 쏟아냅니다. 이게 시작이 되서 여기저기 쌓인 불만들이 나옵니다.  
가만 듣고있던 정몽준은 지지철회를 질러버리고 동대문 유세장 대신 집에 가버립니다.
소식을 들은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자택에 직접 찾아가지만, 문을 열어주지 않았고요.
다음부터는 우리가 아는 현대사 그대로 입니다.

물론 저게 지지철회 이유의 전부는 아닐겁니다. 정몽준이 정주영의 아들이나 어쨋든 재벌이고, 결국 훗날 한나라당에 입당했으니까요.
또 지지철회를 하지 않았더라도, 여러 성향들이 달라서 언제든 갈라졌을거라 봅니다.
아마도 정몽준 입장에선, 다음엔 자기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을지도 모르는데, 유세장에서 단상에서 홀대받는것도 받는건데 정동영, 추미애언급.. 무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을겁니다. 단일화 패배후에도 계속 유세를 같이 뛰었는데, 나중에 정권을 잡는다해도 국무총리에, 장관몇자리 정도 받았으려나 하지만 결국 어떤 대접을 받을지는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계속 지지를 했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잘못된 선택이었지만, 당시 정몽준이 쪼잔한사람이니 배신자 했던게 맞는건지...
물론 제가 적은내용은 강신옥, 김민석, 김행, 김흥국 같은 사람들이 한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