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4/04 14:29:13
Name BibGourmand
Subject [일반] 고기의 모든 것, 구이학개론 #10 (수정됨)
구이학개론 쇠고기 부위 시리즈도 끝을 향해 달려갑니다. 오늘은 특수부위편이 올라옵니다.
각종 특수부위를 눈으로 맛보시면서, 내가 지금까지 어떤 살을 먹어왔는지를 되짚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생물학을 해서 의학 쪽과는 조금 친한데, 이놈의 해부학하고는 연이 없었던지라 근육 이름을 맞게 썼는지 모르겠습니다...
틀린 부분이 있다면 사정없는 지적 부탁드리겠습니다.)
------------------------------------------------------------------------------

  * 없어서 못 먹는 희귀부위 top3 : 제비추리(~500g), 토시살(~550g), 아롱사태(~700g)
    ① 제비추리 : 윗등심 아래층에 살아요
등심이 등뼈 위를 지나는 근육이라면, 제비추리는 등뼈 아래쪽을 지나는 근육이다. 희한하게 비슷한 동네에 살면서도 윗집(윗등심)과 아랫집(제비추리) 주민의 성격이 정 반대다. 윗등심은 운동량이 적고, 근섬유가 가늘고, 마블링이 진한데 반해, 제비추리는 운동량이 많고, 근섬유가 굵고, 마블링이 적다. 제비추리는 긴목근(longus colli)이라 하여 목을 움직이는 근육인데, 등에 비해 목의 움직임이 많으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소의 그 큰 머리통을 움직이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p6ETSkO.png
<그림 34. 제비추리> 목을 움직이는 데 쓰이는 긴 근육이다. 소에서는 운동량이 많은 편이라 근섬유가 잘 발달되어 있다. 167)

여기까지 읽으면 ‘이거 삶아 먹어야 하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지만, 콜라겐 같은 연결조직이 꼼꼼하게 박혀 있는 것은 아니라서 근막을 잘 제거하고 적당한 두께로 썰면 진한 단백질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기름이 적은 담백한 부위인 만큼, 여러 부위를 맛본다면 코스의 맨 앞쪽에서 레어~미디움 레어로 구워 먹기를 권한다.


    ② 토시살 : 저 없으면 숨 못 쉽니다
토시살은 횡격막에 붙어서 숨 쉴 때마다 횡격막을 내렸다 올렸다 하는 근육을 말한다. 팔에 끼우는 토시처럼 생겼다 하여 토시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부분의 고등동물이 그렇듯, 소 역시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래서 딱 한 부위를 제외한 모든 고기 부위가 왼쪽과 오른쪽 합쳐 한 쌍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 ‘딱 한 가지 예외’가 바로 이 토시살이다.
또한 희귀 부위 삼총사 중 유일하게 외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부위이기도 하다. Hanger steak라는 부위를 달라고 하면 되는데, 혹시 못 알아듣는다면 Onglet이나 pillar를 아느냐고 물어보면 된다. 셋 다 못 알아듣는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곳이다. 혹은 내 발음에 문제가 있거나 다만, 아쉽게도 수입되는 양이 많지 않아서, 마트에서 수입산을 구입하기는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4PyhSGL.png
<그림 35. 토시살과 안창살> 안창살은 횡격막 그 자체를, 토시살은 그에 붙어 횡격막을 움직이는 근육을 말한다. 168)

썰어서 굽기도 하고, 통으로 굽기도 하는데, 통으로 굽는다면 잘 굽기 매우 어려운 부위로 손꼽힌다. 등심처럼 평평하지 않고 기다란 삼각형 통 형태로 되어 있어 고르게 굽고 싶다면 잘 굴려가며 구워야 하기 때문. 게다가 덜 구우면 미끈거려 식감이 나빠지는데다 내장에 붙은 근육 특유의 피맛이 나며, 그렇다고 더 구우면 금새 퍽퍽해지는 문제가 있기 때문. 정석은 아주 센 불에서 굴려가며 굽되, 내부 온도가 정확히 53~55oC가 될 때까지 굽는 것이다169).
기름 맛이 진하지는 않지만 단백질 맛이 매우 진한 부위로서, 코스에서 기름 적은 부위의 맨 마지막에 끼워 넣거나, 기름기 많은 부위를 여럿 먹는다면 너무 느끼하다 싶을 때 중간에 끼워 넣기를 권한다. 특유의 진한 맛 덕분에 살치나 꽃갈비 정도만 제외하면 기름기 진한 부위들을 먹고 난 뒤에 먹더라도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③ 아롱사태 : 나 없이 걸어볼래?
뒷다리 종아리 쪽에 아킬레스건과 이어져 있는 근육을 말한다. 아킬레스건과 붙어 있다는 것만 들어도 걷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근육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무협지에나 나올법한 한자 이름을 들어보면 더욱 더 그럴 듯하다. 이름이 무려 '천지굴근'이기 때문.
사실 ‘하늘을 구부리고 땅을 꺾는(天地 + 굽힐 굴 屈)’ 대단한 근육은 아니고, 발가락을 굽히는 근육(손/발가락 指, 굽힐 굴 屈, 힘줄 근 筋) 중에서 피부 쪽에 가까운 ‘얕은’ 위치에 있다고 얕을 천(淺) 자를 써서 천지굴근이다. 한글로는 얕은뒷발가락굽힘근(superficial digital flexor)이라 부른다.

rSvUuqk.png
<그림 36. 아롱사태> 뭉치사태 속에 들어 있는 단일 근육이 아롱사태다. 이걸 먹기 위해서는 단일 근육을 골라낸 후 질긴 근막을 벗겨내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격 대비 손이 많이 가는 부위라 하겠다. 170)

다리가 네 개라서 네 짝이 나온다는 오해와 달리, 뒷다리에서만 나오므로 소 한 마리에 딱 두 짝이다171). 사람으로 치면 장딴지 전체가 사태, 속칭 ‘장딴지 알’을 따로 분리한 것이 뭉치사태, 여기서 다시 발가락을 굽히는 데 쓰이는 특정한 긴 근육을 떼어낸 것이 아롱사태가 된다.
걷는 데 쓰이는 중요한 근육이니만큼, 지방이 적고 근육 결이 확연히 드러나 있다. 결대로 썰거나 찢는다면 먹기 나쁠 정도로 질기지만, 대신 결에 수직으로 얇게 썰면 꼬들꼬들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부위다.
양념 없는 육회(육사시미)172)로 먹어도 괜찮지만, 필자의 추천은 장조림이다. 이 근육은 콜라겐을 많이 품고 있는 ‘삶아 먹는 근육’에 속한다. 따라서 장시간 은근히 가열해 주면 근육 속의 콜라겐이 젤라틴으로 변해 탱글탱글한 느낌을 주며, 고기에서 퍽퍽한 맛이 나는 것도 막아준다. 고소하고 짭짜름한 간장에 젤라틴의 촉촉한 탱글탱글함과 탄탄한 근육에서 나온 오돌오돌 쫀득한 맛이 어우러지면 밥 한 공기로는 부족하다.


  * 이름은 아는데 어디 붙어있는지는 모르는 유명 특수부위: 살치살, 부채살, 치마살, 차돌박이, 안창살, 업진살
    ① 살치살
대분할 등심으로 분류되며, 꽃갈비와 함께 마블링 투탑을 차지하고 있는 귀한 부위다. 정식 명칭은 배톱니근(serratus ventralis)이라는 근육으로, 옆구리 쪽 갈비뼈에서 팔을 향해 뻗어있는 근육을 말한다. 사람의 경우 앞톱니근(serratus anterior)에 해당하는데, 팔을 위로 돌리거나 앞으로 뻗을 때 주로 쓰이는 근육이다. 그래서 이 근육의 단련을 위해서는 팔굽혀펴기나 역기를 들기보다는 펀치 연습을 하는 것을 권한다. 소가 주먹질을 할 일은 없을 테니, 이 근육은 평생 부드럽게 놀고먹으며 충분한 마블링을 축적하게 된다.

2VTDNoe.png
<그림 37. 살치살> 이 근육을 선명하게 보기 위해서는 보디빌더보다 권투선수를 찾아보는 편이 낫다. 겨드랑이 아래로 보이는 툭 튀어나온 근육이 살치살에 해당한다. 꽃갈비살과 함께 소 전체에서 가장 진한 마블링을 자랑한다.173)

이 녀석을 굳이 분류하지 않는다면 윗등심의 일부로 들어가지만, 마블링이 특히 뛰어난 근육이기에 따로 정형하여 비싸게 파는 것이다. 물론 고등급 소에서나 그렇고, 마블링이 적은 경우에는 이 근육을 따로 분리할 실익이 적다. 국산이 너무 비싸다면 수입산으로도 맛볼 수 있는 특수부위니 관심이 있다면 마트에서 ‘chuck flap’이라고 적힌 고기를 찾아보자174).

한우 1++쯤 되면 고기 반, 기름 반 수준의 엄청난 마블링을 보여주므로, 여러 부위를 맛본다면 최후반부에 미디움 정도로 구워 먹기를 권한다. 소 한 마리에서 5kg 남짓 나오는 귀한 부위지만, 너무 기름져서 어차피 많이 먹기 어려우므로 너무 욕심내지는 말자.

    ② 부채살
대분할 앞다리로 분류되며, 앞다리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구워 먹는 부위로 꼽힌다175).  가운데 힘줄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결이 보이는데, 이것이 부채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부채살이라 부른다. 여기 나온 특수부위 6남매 중 살치와 함께 외국산 쇠고기로도 맛볼 수 있는 부위로서, Flat iron이나 Top blade라는 영어 이름이 적혀 있으면 맞게 찾은 것이다176).

해부학적으로 가시아래근(infraspinatus)이라 하여 등 쪽 날개 모양의 뼈에 붙어 있는 근육인데, 어깨를 감싸듯 네 방향에 붙어 팔을 돌리는 데 쓰는 근육들(회전근개) 중 하나다. 갑자기 운동을 하거나 잠을 잘못 자면 등 쪽 날개뼈 근처에 담이 결리는(오십견) 경우가 있는데, 많은 경우 이 녀석이 범인이다. 그러니 어느 날 갑자기 담이 결려 아프다면 주범인 부채살을 씹으며 아픔을 잊어 보자177).

wMQwOFo.png
<그림 38. 부채살> 가운데 힘줄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뻗은 모양이 깃털부채 모양으로 생겼다. 사람의 경우 가시아래근을 포함한 회전근개들은 손상되기 쉬운 근육이다. 이 근육이 망가지면 나이들어 고생할 수 있으니 운동할 때 주의하자.178)

부채살은 지방 함량이 높지는 않지만 근육의 결이 고와 부드럽고 진한 맛을 낸다. 너무 두껍게 써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데, 고기결 자체는 부드러운 편에 들지만, 가운데 박혀 있는 힘줄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힘줄을 도려내고 두껍게 썰어 스테이크로 굽거나, 힘줄 채 얇게 썰어 코스 초반에 레어~미디움 레어로 구워 꼬들꼬들한 식감을 즐기시기 바란다.
TV에 가끔 등장하는 스테이크 푸드트럭들을 보면 하나같이 부채살을 쓰는데, 국내, 해외 가리지 않고 가성비 좋은 부위를 추천해 달라면 탑으로 꼽히는 부위가 바로 이 부위이기 때문. 저렴한 값에 스테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부채살이 정답이다.


    ③ 치마살
여기부터는 모두 대분할 양지로 분류되는 녀석들이다. 양지라고 하면 국거리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잘 찾아보면 보석들이 많이 숨어있는 대분할 부위가 바로 양지다.
치마살은 옆구리 쪽에 위치한 배속경사근(internal abdominal oblique)으로, 몸통을 움직이는 데 쓰는 3겹의 근육 중에 가운데에 위치한 녀석이다. 배꼽에서 바깥쪽으로 손가락을 가져가다보면 ‘식스팩’을 이루는 근육이 먼저 나오고, 이어서 옆구리 근육이 나온다. 겉으로 만져지는 옆구리 근육은 배바깥경사근(external abdominal oblique)이고, 맨 안쪽 근육은 배가로근(transversus abdominis)인데, 좀 질긴 녀석들이라 국거리로 쓰고, 둘 사이에 있는 좀 더 부드러운 근육인 치마살은 구이용이나 육회용으로 쓰인다.

치마살은 고기결이 주름치마 모양으로 생겼다 하여 그렇게 부른다. 다시 말해 결이 잘 살아있다는 뜻인데, 자체로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고기결이 선명하려면 근섬유가 두꺼워야 하고, 근섬유가 두꺼우면 질긴 고기가 되기 때문. 다행이도 치마살은 적당히 두꺼운 근섬유 사이사이로 지방이 잘 붙어 있어 꽤 부드러운 맛을 낸다. 뱃살을 떠올리며 배에 있는 근육도 부드러울 거라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복근은 지구력이 좋은 근육으로 통한다. 지구력 좋은 근육이 만만하게 씹힐 리가 있겠는가.

구이용으로도 괜찮지만, 육회용으로도 훌륭하다. 개인적으로는 양념 없는 육회(육사시미)179)로 썰어 에피타이저로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④ 차돌박이
넥타이를 매고 매듭 바로 아래에 주먹을 대면 거기가 바로 차돌박이가 나오는 자리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갈비뼈 1~7번이 위치한 앞가슴 부위에 해당한다. 해부학적으로 따지자면 얕은가슴근(superficial pectoral M.)과 단단한 지방층을 포함하는 부위인데, 사람에서는 대략 대흉근과 소흉근의 일부가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180).

이 부위는 지방이 차돌처럼 박혀 있다 하여 차돌박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단 근육이 속칭 ‘갑빠’ 근육이라 질긴 데다, 가운데 박힌 지방도 차돌처럼 단단한지라 두껍게 썰면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181). 다른 고기는 두툼하게 썰어주더라도 차돌박이만큼은 대패삼겹살처럼 얇게 썰어 파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꼬들꼬들한 식감과 기름진 맛이 입맛을 돋우므로, 기름이 덜한 부위를 먹다가 꽃등심처럼 기름진 부위로 넘어가기 직전에 장면 전환용으로 즐기는 것을 권한다.


    ⑤ 안창살
안창살은 신발 밑창(안창)처럼 생겼다 하여 그런 이름을 얻었다. 돼지에서는 갈매기살이라고 부르는데, 둘 다 횡격막(diaphragm)을 뜻한다. 횡격막 자체는 안창살, 여기에 붙어서 횡격막을 움직이는 데 도움을 주는 근육이 토시살이다. 숨을 쉬어야 하니 항상 움직이는 근육이라 근섬유가 두껍긴 하지만, 큰 힘이 걸리는 근육은 아니기에 마블링도 좀 있는 편이고, 삶아 먹어야 할 정도로 질긴 근육도 아니다.
토시살과 비슷한 특징을 지닌 부위로서, 진한 단백질 맛으로 유명하다. 코스에서 기름 적은 부위의 맨 마지막에 끼워 넣거나, 기름기 많은 부위를 여럿 먹는다면 너무 느끼하다 싶을 때 중간에 끼워 넣기를 권한다.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진한 맛 덕분에 살치나 꽃갈비 정도만 제외하면 기름기 진한 부위들을 먹고 난 뒤에 먹더라도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⑥ 업진살
‘업진살 살살 녹는다’182)로 유명해진 부위다. 위에서 살펴본 많은 부위들처럼 이 녀석도 대분할 양지로 분류되는 녀석이다. 양지가 다 그렇듯 고기 결이 조금 거친 편이지만 진한 육향을 간직하고 있고, 지방 함량이 상당히 높아 구이용으로도 자주 쓰인다183). 오죽하면 ‘소의 삼겹살’, 그러니까 우삼겹이라고 부르겠는가.

IpyFbTf.png
<그림 39. 대분할 양지에 속하는 다양한 특수부위들> 가슴뼈 있는 쪽이 차돌박이, 윗배의 뱃살이 업진살, 아랫배 양 옆에 위치한 허리 근육 중 가장 안쪽에 있는 것이 치마살이 된다.184)

하지만 역사를 따져 보면 이 부위는 구이보다는 수육으로 주로 쓰여 왔다. 냉면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잘 알려진 평양 요리 중에 어복쟁반이라는 것이 있다. 넓은 쟁반 모양의 놋쇠 그릇에 육수를 붓고, 보글보글 끓여 가며 샤브샤브 비슷하게 고기를 담가 익혀 먹는 요리다. 전통적으로 여기 넣는 고기로는 ‘업주인살’을 썼다고 전해오는데, 이것이 바로 업진살의 옛 이름이다.185)

개인적으로도 구이보다는 수육으로 먹는 것을 추천하는데, 고기 결이 조금 거칠어서 삶아 먹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구워 먹을 때는 살짝 거슬리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구워 먹는다면 조금 작게 잘라서 식감을 조절하는 편이 부드러운 고기를 즐기는 방법이다.
여러 부위를 구워서 맛본다면 코스의 중간 정도에서 미디움 레어~미디움 정도로 구워 먹기를 권한다. 근간지방이 진하고 그를 받쳐줄 단백질 맛도 진해서, 역시나 씹는 맛이 좋은 안창/토시 등과 같이 매치하거나, 종이장처럼 얇은 차돌 → 적절한 업진 → 두툼한 꽃등심 순으로 씹는 맛에 변화를 주는 배치가 추천할 만 하다.

aG6nuoG.png
      <표 7. 추천 한우구이 코스> 쇠고기 여러 부위를 한 자리에서 먹을 때 필자가 선호하는 코스요리(?)를 이유와 함께 담았다. 이는 한 예시일 뿐, 부드러운 맛에서 진한 맛으로 간다는 기본 법칙만 기억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코스를 만들 수 있다.186)

--------------------------------------------------------------------------------
주)

167) 인체 해부도는 Henry Gray, 『Anatomy of the Human Body』, 1918에서 변형,
     썰어놓은 고기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고기 수첩”

168) 인체 해부도는 Henry Gray, 『Anatomy of the Human Body』, 1918에서 변형,
     썰어놓은 고기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고기 수첩”

169) 레스팅 도중 온도가 올라갈 것을 감안하여 최종 온도보다는 1~2도 정도 낮은 때 불에서 내린다.
    J. Kenji Lopez-Alt, 『The Food Lab』, 2015

170) 인체 해부도는 Henry Gray, 『Anatomy of the Human Body』, 1918에서 변형,
     썰어놓은 고기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고기 수첩”

171) 뒷사태 → 뭉치사태 → 아롱사태 순으로 분리되어 나온다. 앞사태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2015-103호. 소·돼지 식육의 표시방법 및 부위 구분기준

172) 젤리를 만들 때 들어가는 그 젤라틴 맞다. 젤라틴은 상당량의 수분을 포함한 격자형 구조를 만드는데, 이것이 젤리가 촉촉하고 탱글탱글한 이유다.

173) 인체 해부도는 Henry Gray, 『Anatomy of the Human Body』, 1918에서 변형,
     복서는 매니 파퀴아오의 계체량 사진에서 변형:
     http://maxpixel.freegreatpicture.com/Boxing-Boxer-Manny-Pacquiao-Athlete-1212544
     썰어놓은 고기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고기 수첩”

174) Item No. 116G – Beef Chuck, Under Blade, Center Cut, Option #1. "Chuck Flap"
    USDA, 『Institutional Meat Purchase Specifications - Fresh beef series 100』, 2014

175) 부채살 앞쪽에 위치하며, 역시 앞다리로 분류되는 꾸리살도 구워 먹는 경우가 있어서 ‘거의 유일하게’라고 적었다.
     사실 굽자고 보면 못 구울 부위가 있겠는가.

176) Item No. 114D - Beef Chuck, Shoulder (Clod), Top Blade / 1114D - Beef Chuck, Shoulder, Top Blade Steak (IM)
    USDA, 『Institutional Meat Purchase Specifications - Fresh beef series 100』, 2014
    반으로 갈라 힘줄을 완전히 제거한 경우에만 Flat iron이라 부르는 것이 맞지만, 한국에서는 둘을 특별히 구분하지 않고 그냥 flat iron 내지는 부채살이라고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77)  어쩌다 아픈 게 아니라 꾸준히 아프다면 부채살만 씹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꾸준히 아프다면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아픈 게 아니라 석회화되거나 파열되거나 기타 등등 치료가 필요한 질환일 수 있다. 이런 경우라면 ‘고기 썰 푸는 생물학자’가 아니라 의사의 말을 들어야 한다.

178) 인체 해부도는 Häggström, Mikael (2014). "Medical gallery of Mikael Häggström 2014". WikiJournal of Medicine 1 (2),
     썰어놓은 고기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고기 수첩”

179) 양념 없이 생선회처럼 썰어내면 육사시미, 두꺼운 성냥개비 모양으로 채썰어 간단히 무치면 육회라고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아 위와 같이 적었다.

180) 소의 얕은가슴근은 사람의 대흉근이나 소흉근과는 형태가 좀 달라서 완전히 대응되는 근육은 아니나, 이해를 돕기 위해 비슷한 위치에 있는 근육을 가져와 설명한 것이다.

181) 종잇장처럼 얇게 썰어도 나름 씹는 맛이 있는 부위다. 이걸 두껍게 썬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182) 한 네티즌이 도살 장면이 떠올라 인조가죽을 사는 것조차 꺼려진다는 댓글을 달았는데, 같은 인물이 SNS에 ‘업진살 살살 녹는다’라는 글을 올렸던 사실이 발각되어 빈축을 산 적이 있다.

183) 이 지방은 마블링이라 불리는 근내지방은 아니고, 근육 사이사이에 끼어들어간 근간지방이다. 따라서 기름진 맛을 내는 데는 탁월하지만, 부드러운 식감을 주는 데는 한계가 있다.

184) 인체 해부도는 Henry Gray, 『Anatomy of the Human Body』, 1918에서 변형,
     썰어놓은 고기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고기 수첩”

185) 주영하, 『식탁 위의 한국사』, 2013, p.342

186) 점수가 높을수록 각각 ‘맛이 진하다 / 마블링이 진하다 / 부드럽다’를 의미. 자의적인 점수임.
     썰어놓은 고기 사진은 네이버 지식백과 “고기박사 필로 교수가 알려주는 82가지 고기 수첩”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BibGourmand
18/04/04 14:30
수정 아이콘
지난회보기입니다.
1편 - 들어가며, 왜 고기인가: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2369
2편 - 근육의 과학, 살아서 근육: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2722
3편 - 고기의 과학, 죽어서 고기 (상편, 소):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2723
4편 - 고기의 과학, 죽어서 고기 (하편, 돼지):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3717
5편 - 비육법, 그러면 소는 누가 키워: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5092
6편 - 등급제 3부작 (1편 유명무실 돼지고기 등급제):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5095
7편 - 등급제 3부작 (2편 쇠고기 등급제 상편):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5117
8편 - 등급제 3부작 (3편 쇠고기 등급제 하편):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5125
9편 - 쇠고기 부위별 이름과 특징 (1):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6277

13편 - 발효의 과학, 숙성: https://pgr21.co.kr/pb/pb.php?id=freedom&no=76088
여왕의심복
18/04/04 14:42
수정 아이콘
아 배고파 좋은 글 계속잘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18/04/04 14:46
수정 아이콘
인체해부도랑 같이 보다보니 이해는 빠른데 어쩐지 기분이 묘한 느낌이 듭니다.

저는 스테이크용으로 부채살, 치마살을 왜 미는지 몰랐는데 가격 때문이었군요.
부채살은 스테이크에 별로 적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는 맛도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안창살과 갈매기살 모두 좋아하는 걸 봐서 저는 횡격막선호자인걸로.
BibGourmand
18/04/04 14:51
수정 아이콘
개인적 선호이긴 하지만 저도 부채살 스테이크라면 가운데 힘줄을 도려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구우면 두껍게 해서 먹어도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그나마 특수부위들이 저렴하다는 것도 외국산일 때 이야기지, 한우 특수부위는 꽃등심 가격과 비슷한 경우도 많지요.
횡격막이 고기 맛이 진해서 참 맛있는 부위입니다. 잘 굽기는 어렵지만요.
18/04/04 14:50
수정 아이콘
아 엊그제 갔다왔는데 또 가고싶어지는 글이네요.
MelanCholy
18/04/04 14: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정말 잘 읽고있어요.
페로몬아돌
18/04/04 15:17
수정 아이콘
업진살 살살 녹네. 근데 왜 구이는 ㅡㅜ
BibGourmand
18/04/04 15:22
수정 아이콘
지방이 많으니 살살 녹기는 하는데, 그 지방 모양이 좀 문제가 있거든요. 대리석 모양처럼 가늘게 근육 사이에 퍼진 근내지방이 아니라 근육 틈새에 두툼하게 모여 있는 근간지방이라 안타깝게도 지방 맛이 부드럽지가 못합니다... 본문에 썼듯 고기 자체도 살짝 거친 편이고요. 좀 야성적인(?) 맛을 원하신다면 구워서 드셔도 훌륭합니다.
페로몬아돌
18/04/04 15:25
수정 아이콘
수육은 김치맛으로 먹는 저애게 너무 아쉬운 말이군요 크크크 아직 못 먹어봐서 얼마나 녹는지 기대했는데
BibGourmand
18/04/04 15:30
수정 아이콘
'녹는 맛' 자체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크크크. 분명히 녹긴 녹는데 중간에 뭔가 씹혀서 문제지만요.
솜사탕마냥 부드럽게 녹는 부위로는 살치살이 최고입니다. 근데 좀 많이 비싸죠.....
돌돌이지요
18/04/04 15:19
수정 아이콘
안창살, 토시살 정말 맛있죠, 저는 안창을 좀더 선호하는 안창살성애자입니다
BibGourmand
18/04/04 15:26
수정 아이콘
안창과 토시의 차이를 구분하실 수 있다면 프로육식러라 자부하셔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18/04/04 15:30
수정 아이콘
그림34에 턱뼈가 아니고 후두골 같네요
BibGourmand
18/04/04 15:43
수정 아이콘
지적 감사드립니다. 자세히 확인해 봤는데 jugular process of occipital bone으로 돼 있네요. 말씀하신 대로 뒤통수뼈(후두골)로 수정하였습니다.
18/04/04 15:42
수정 아이콘
역시 비오는 날엔 고기죠
현직백수
18/04/04 15:48
수정 아이콘
와우....논문이 피지알에 주기적으로 올라오는군요 ><
18/04/04 16:15
수정 아이콘
공짜로 봐도 되나요 이거...? 덜덜...

제일 좋아하는 시리즈입니다. 좋은 글 감사드려요.
BibGourmand
18/04/04 16:23
수정 아이콘
즐겁게 읽어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외국에 살다보니 시차가 있어서 이어지는 댓글들은 내일 와서 확인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라방백
18/04/04 16:41
수정 아이콘
삼각살이 맛있던데요 삼각살은 어떤 부위에 가까울까요.
BibGourmand
18/04/05 00:5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대분할부위 설도, 그러니까 크게 봐서 뒷다리 넓적다리살입니다. 근육 모양 자체가 삼각형이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진과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www.ekapepia.com/mobile/blog/blogView.do?boardNo=00018048

차렷 자세에서 손이 닿는 넓적다리 근육을 떠올리시면 틀리지 않을 겁니다. 골반뼈에서 뻗어나온 넓다리근막긴장근입니다.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unnuk&logNo=140162714487&parentCategoryNo=&categoryNo=93&viewDate=&isShowPopularPosts=false&from=postView
라방백
18/04/05 05: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친절한 답변 감사합니다. 링크를 보니 구이용으로도 평이 좋은 부위였네요!
김오월
18/04/04 17:10
수정 아이콘
키야... 두고두고 읽으며 뇌 속에 박아넣겠습니다
18/04/04 19:53
수정 아이콘
두고두고 보겠습니다.

저희 부부는 고기를 무지 좋아라 하는데, 저는 부채살에서 나는 향을 싫어하고 아내는 살치살의 향을 싫어하는데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살치살엔 특별한 향을 못 느끼거든요.
BibGourmand
18/04/05 01:10
수정 아이콘
부채살은 비릿한 향이 난다고 싫어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철분 맛이라고 표현해야 하려나요. 레어로 구웠을 때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안창이나 토시같은 내장 근육들도 마찬가지로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살치살은 글쎄요... 독특한 향이라고 할 것이 없는데 어떤 향을 싫어하시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구웠을 때의 향이 싫다고 하시면 진한 지방 향을 싫어하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내분께서 1++ 꽃등심도 안 좋아하신다면 쇠기름 향이 안 맞는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18/04/05 16:01
수정 아이콘
맞아요. 비릿한 맛!
고퀄 글에다가 친절한 답글까지, 정말 감사합니다.
TheLasid
18/04/05 11:14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에요. 그렇지만, 하...가끔씩은 실제로도 좀 먹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제비추리 같은 경우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네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6483 [일반] [7] 지능의 문제다 [105] 마스터충달16678 18/04/05 16678 27
76482 [일반] [WWE] 존 시나를 아낌없이 응원하게 되다 [13] Love.of.Tears.9737 18/04/04 9737 6
76481 [일반] [펌] 전직 소속 기자에게 직접 들은 한경오 내부 분위기.txt [154] 생각의탄생20525 18/04/04 20525 30
76479 [일반] [역사] 로마제국의 연장선으로서의 가톨릭 교회 [18] aurelius8908 18/04/04 8908 6
76478 [일반] 비 오는 날은 상당히 두렵다(반말 주의) [25] 그룬가스트! 참!7675 18/04/04 7675 2
76477 [일반] 고기의 모든 것, 구이학개론 #10 [26] BibGourmand15953 18/04/04 15953 29
76476 [일반]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의 이해 [141] 여왕의심복42555 18/04/04 42555 130
76475 [일반] 쩐의 전쟁, 지방선거 [24] 프리지9823 18/04/04 9823 10
76474 [일반] <사마의 : 최후의 승자> - 공명, 의의동망이란 무엇이냐? [40] 예니치카18543 18/04/04 18543 13
76472 [일반] 정부/지자체 창업지원사업 여성가산점 역차별 논란. 장애인 가산점의 6배 [134] 사악군15795 18/04/04 15795 50
76470 [일반] 미국 캘리포니아 유튜브 본사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 [52] 그룬가스트! 참!14714 18/04/04 14714 0
76468 [일반]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날 것이다? [130] ASPS15814 18/04/04 15814 50
76467 [일반] 인터넷방송 알고보니 유명인이었다면?? [30] 1등급 저지방 우유12017 18/04/04 12017 0
76466 [일반] 대입에서 정시(수능)를 확대한다고 합니다. [142] 펠릭스-30세 무직13384 18/04/04 13384 8
76465 [일반]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유 [375] 정신건강의학20804 18/04/03 20804 41
76464 [일반] 지난 한달간 본 영화들 간단한 리뷰 [13] Espio9201 18/04/03 9201 3
76460 [일반] 레디 플레이어 원, 거장의 녹슬지 않은 돌직구. [60] 삭제됨10861 18/04/03 10861 20
76459 [일반] 여참심 결과를 알려드립니다. (+추가 공지) [31] jjohny=쿠마11381 18/04/03 11381 0
76458 댓글잠금 [일반] 페미니즘 관련 표현에 대해서 논의를 해봤으면 합니다. [379] OrBef19782 18/04/03 19782 0
76457 [일반] 법원, 박근혜씨 국정농단 선고공판 생중계 허용 + 관전 포인트 [36] The xian12369 18/04/03 12369 11
76456 [일반] (노스포) <곤지암>, 기본에 충실한데 딱 기본만 한 호러 [22] 화이트데이7877 18/04/03 7877 1
76455 [일반] [7] "그것참 답답해. 그런 아이가 왜 죽었나 몰라." [21] TheLasid12464 18/04/03 12464 47
76454 [일반]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점들 [25] OrBef14603 18/04/03 14603 1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