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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10/06 20:59:25
Name Abrasax_ :D
Subject [일반] (스포일러 X) 소원/프리즈너스/깡철이 후기
잠깐 관련없는 이야기부터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지난 번에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글을 쓰고, 다음에 수혈에 관한 글을 올리겠다고 했는데요.
지금까지 올리지 않아서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습니다. 준비하다가 갑자기 의욕이 사라져서 자료 조사하고 대충 써서 하드에 박아놨습니다.
혼자 영화 보러 다니는 것을 보면 바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기회가 되면 나중에 쓸 생각입니다. 너그럽게 용서해주세요.

<소원>과 <프리즈너스> 두 영화는 연달아 봤는데, 생각보다 긴 시간을 앉아 있는 것은 참 힘들더군요.
무엇보다 어쩌다보니 극장 분위기가 특히 제 옆의 '극장 공유자들'이 별로라서 짜증났습니다.

1. 소원
예민한 소재 탓에 신파극이나 작위적인 감동의 무대가 되거나, 반대로 너무 진지해질까봐 걱정했는데 중용을 잘 지켰다고 평가하고 싶어요.
저는 기대를 전혀 안한 탓인지 몰라도 정말 좋게 봤습니다.

이름값 답게 이준익 감독은 영화(상업 내지는 가족영화)라는 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감독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하신 분이라면 상영 내내 울지도 모릅니다. 저도 계속 눈물이 울컥하더라고요.
부모 역할 배우들의 연기도 뛰어나지만 소원이 역의 이레 양의 연기는 정말 성인 배우들이 부럽지 않을 수준이었습니다.
영화의 또 다른 수혜자(?)는 설경구입니다. 비슷한 역할을 답습해서 비판을 받았지만 <소원>에서는 연기에 대한 충분한 증명을 했습니다.  

문제는 제 옆에 앉은 어린 아들과 엄마였는데요. 엄마가 아들에게 계속 이것저것 중얼거리고, 과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자꾸 나서 집중이 힘들었습니다. 한 마디 하려다가 귀찮아서 놔두고 말았네요.


2. 프리즈너스
관객 중에, 그것도 중앙 쪽에서 별 것도 아닌 장면에서 계속 몹시 큰 소리로 '헉!', '헉! '이러고, 다들 놀랄만한 장면에서는 보란듯이 비명을 질러대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인상을 구겼고, 나올 때 보니까 다들 그분 욕만 하더군요. 제가 통로 쪽을 좋아하는데 상영중에 옆의 커플석에 앉은 외국인들을 보니 몹시 짜증을 내고 있었습니다. 여하튼 그 여성이 <컨저링>을 봤다면 아마 실신해서 구급차가 출동했을 겁니다.

영화평을 하자면, 관객의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만한 영화입니다.  
나쁜 쪽으로 보자면 조금 지루해요. 러닝타임도 153분으로 길면서 거기에다 군더더기가 붙은 느낌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영화의 분위기와 배우들의 연기는 수준급이고, 최근의 액션 스릴러와는 많이 다른 관점이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할겁니다.
<조디악>과 닮아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저는 높게 평가해도 수작이라고는 못하겠습니다.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3. 깡철이
보지 마세요. 웬만한 영화는 극장에서 보면 그렇게 나쁘지는 않습니다. <숨바꼭질> 같은 경우가 그랬습니다. 다시 보라면 안 보겠지만 극장에서 나름대로 보는 재미가 있었거든요. <깡철이>는 평가조차 아까운 영화입니다. 좋은 배우들로 그따위 영화를 만드는 것도 대단한 능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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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어
13/10/06 21:02
수정 아이콘
숨바꼭질은 정말 최악 영화중에 하나였는데..
깡촐이 고민했는데 고민을 더네요 크
Abrasax_ :D
13/10/06 21:04
수정 아이콘
사람마다 영화 보는 눈은 다릅니다. 그리고 극장에서 보면 재미있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단언컨대 깡철이와는 무관합니다. '객관적으로' 못 만들었습니다. 최악입니다.
알테어
13/10/06 21:06
수정 아이콘
기자 평론 보니 안그래도 욕이 많네요 흐흐
구래도 살짝 고민했는데 내일 그냥 다른영화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13/10/06 21:10
수정 아이콘
숨바꼭질은 처음 30분 정도는 재밌었던 것 같았어요
Abrasax_ :D
13/10/06 22:38
수정 아이콘
뒤로 갈수록 웃겼죠.
13/10/06 21:29
수정 아이콘
주말동안 세영화를 봤는데
깡철이는 올해 봤던 영화중 가장 최악이였고
프리즈너스는 올해 봤던 영화중 최고였네요
소원은 기대를 안하고 봐서 괜찮았고요
The HUSE
13/10/06 21:33
수정 아이콘
프리즈너스 올해 본 영화중 최고였습니다.
끝나고 곰곰히 생각하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긴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장난아니더군요.
2시간30분 영화인지도 모를정도로...
아무튼 강추합니다.
Abrasax_ :D
13/10/06 22:38
수정 아이콘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저한테는 많이 거슬리더라고요.
하지만 프리즈너스 같은 영화 스릴러 팬으로서 사랑합니다.
13/10/06 22:00
수정 아이콘
깡철이는 여기저기 평이 다 혹독하네요.
그럭저럭 전 괜찮게 봤는데..
영화보는 눈이 없는건지
그 전에 본 <히든카드>라는 영화 보고 뭘봐도 재밌을 거 같다고 생각을 해서 그런지..
소원은 저도 잘 봤습니다.
13/10/06 22:07
수정 아이콘
저도 깡철이는 정말.... 아오 내돈..
윤가람
13/10/06 22:10
수정 아이콘
프리즈너스.... 좀 지루했습니다. 확실히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어요. 그런데 뭐랄까, 스토리가 약간 에러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스토리 이전에 영화의 방향성 자체를 잘 못 잡은 것 같기도 하고요. 영화를 보는 내내 이게 상업영화인지 예술영화인지 햇갈릴 정도였던지라.. -.-;;;
Abrasax_ :D
13/10/06 22:39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게 보신 것 같습니다.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알겠는데, 소재도 정말 좋은데.
풀어내는 능력에서 모자라보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화가 늘어지고 결말로 갈수록 오히려 이상해지더군요.
13/10/06 22:31
수정 아이콘
음.. 조디악보다가 졸아서..
프리즈너스는 스킵해야겠네요.. 그라비티만 믿고 갑니다!
Kiling본좌
13/10/06 22:35
수정 아이콘
깡철이가 그럭게 막장이었나요?
그럭저럭 괜찮게 본 난 뭐지 ㅜㅜ
Abrasax_ :D
13/10/06 22:41
수정 아이콘
영화를 잘못 기대한 제 잘못인가 했는데, 포스터에 대놓고 '감성액션'이라고 써있더군요.
드라마 보다 못한 수준의 액션이죠. 감성은 그냥 감성팔이.
13/10/06 22:40
수정 아이콘
깡철이는 유아인 팬이시면 보셔도 됩니다. 여기에 해당 안되시는 분들은 절대 보시면 안됩니다.
2막2장
13/10/06 23:25
수정 아이콘
프리즈너스 볼땐 별 생각없이 봤는데,
충분히 기독교적 상징을 갖춘, 그리고 두 인간의 인생이 회심되는 모습을 그려논 영화로 평하는 사람이 있더군요.
그 두 인물은 당연히 제이크 질렌할과, 휴 잭맨입니다
그 리뷰에 통찰력이 있다고 생각되요.
왠만한 사람은 그 영화를 보고 이렇게 평할 사람이 없을 테니 스포일러는 아니겠죠? 흐흐
윤가람
13/10/06 23:34
수정 아이콘
혹시 그 리뷰가 어디에 올라온 건지 알 수 있을까요?
말씀 하시는 걸 보니 저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서요.. ''/
윤가람
13/10/07 00:15
수정 아이콘
우왕. 감사합니다!
Abrasax_ :D
13/10/07 00:58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리뷰네요.
계속 기도하는 장면이 나와서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의도를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리뷰대로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많은 설정을 넣은 것 같습니다. 긴 러닝타임도 같이 따라온거고요.
2막2장
13/10/07 01:06
수정 아이콘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전자, 즉 기독교적인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다분한 영화로 생각됩니다.
사티레브
13/10/06 23:30
수정 아이콘
소원이나 프리즈너스 평이 좋더라구요
손연재
13/10/06 23:44
수정 아이콘
저는 영화 평가할 때 어지간히 재미없는게 아니면 그냥 그럭저럭이라 생각하는데.. 깡철이는 보는 내내 나가고 싶었습니다. 최악입니다.
Abrasax_ :D
13/10/07 00:59
수정 아이콘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네요.
마지막 부분 보면 쓸데없이 안 끝나잖아요? 그때 오줌 마려워서 분노 게이지 상승했습니다.
13/10/06 23:48
수정 아이콘
프리즈너스
줄거리나 연기력이 좋아서 좀 시간을 줄여서 진행을 빠르게 했다면 정말 최고의 영화였을것 같았는데...
너무 길어서...지루하더군요.
王天君
13/10/07 00:07
수정 아이콘
깡철이 딱 포스터만 봐도 감이 오지 않나요? 흐흐 전 유아인 좋아라하지만 비슷한 패턴의 연기는 그만 좀 보고 싶은 희망사항이 있네요. 그리고 배우들을 그딴식의 쌍팔년도 감성팔이에 소모시키는 짓 좀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프리즈너스는 기대됩니다. 흐흐 소원은 소재 자체가 즐기기 어려운지라 안 볼 예정이네요.
13/10/07 04:02
수정 아이콘
방금 심야로 프리즈너스 보고왔습니다.. 조금씩 지루해지다가 후반부터 엄청 몰입되더라구요.
엔딩씬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여..
구해줬을까요? 아니면 모른척 했을까요??
다반향초
13/10/07 07:21
수정 아이콘
사람들이 그렇게 욕하는 '미스터고'도 재미있게 봤는데
깡철이는 진짜 재미없더군요 ㅠㅠ
Funtastic
13/10/07 08:35
수정 아이콘
별 생각없이 입장했던 프리즈너스 재밌었습니다.

영화 자체는 조금 길고 개연성도 갈수록 떨어졌는데, 배우들 연기력이 정말 좋더라구요.
녹용젤리
13/10/07 09:13
수정 아이콘
깡철이 = 해바라기+완득이 = 해바득이....

프리즈너스는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보고난후에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기보단 이야기를 좀더 조여줬으면 죽여주는게 나왔겠다 싶은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PoeticWolf
13/10/07 09:50
수정 아이콘
본문과 댓글들 보니.. 깡철이가 궁금해지네요 크크
요 근래(?) 최악의 영화는 철가방 우수씨였는데, 그걸 능가할 수 있을지...
13/10/07 10:54
수정 아이콘
어제 소원 보고 왔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울어라 류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데...
생각보다 담담하게 오버하지 않게 영화를 만들어서 그런지 더 울컥하게 되더라고요
2시간여의 러닝타임 중에 반정도는 울었던 것 같습니다...혹시나 해서 휴지랑 물수건을 준비해갔는데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소원이역을 맡은 어린배우의 연기는 어찌그리 차분한지 그 차분함에 오히려 제가 미안해질 정도였고
설경구는 최근 필모 중에 간만에 '아 연기 잘하는 배우였지...' 란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이번주에 극장 생각 있으신 분은 소원 추천합니다~ 커플관람, 가족관람 모두 좋을 듯 합니다.
저도 영화보고 와서 바로 어무니에게 추천했네요
Abrasax_ :D
13/10/07 12:32
수정 아이콘
저와 비슷하게 감상하셨네요.
담담하고 오버하지 않게 영화를 만들었다는 부분에 크게 동의합니다.
뽀로로
13/10/07 12:30
수정 아이콘
프리즈너스 너무 괜찮더라구요
러닝타임이 꽤 길었는데 지루하지도 않고 볼만했습니다.
특히 연기가 ....
깡철이는 그냥 뭐.. 보통의 관객수를 노리고 만든 한국영화인것같아요.
이야기는 너무 뻔하고 ....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전개와 결말.
그럼에도 봤던것은 배우들의 명품연기 때문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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