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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7/03 23:01:56
Name 스테비아
Subject [일반] 군대,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 (부제: 늦은 전역신고)
피지알 10년 눈팅에 간혹 댓글만 남기는 스테비아입니다. 이곳이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입인사나 전역 신고 할 만큼 작은 곳이 아니란 건 알고 있지만, 조금은 특이한 전역이기에 하나쯤 있을 만한 글이지 않을까 싶고, 한편으로 글을 남기고 싶지만 그러지 못한 제 동기들이 있을까 해서요..
저는 6월 30일부로 2년 4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민간인으로 돌아온 예비역 중위입니다.

피지알에 정말 장문의 글, 군생활을 하면서 느낀 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싶지만, 보안상 관련된 문제는 물론이고 간부와 병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있다 보니 잘못 글을 쓰면 광역 어그로를 끌 것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ㅠ.ㅠ
많은 고민 끝에, 지우고 고치고를 반복하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군생활을 시작할 땐 이런저런 걱정이 많이 있었습니다. 처음 가면 아무것도 모르는데 계급장만 단 소위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 때문에 힘들어지는 사람을 없을까? 무시하고 막 대하는 사람은 없을까? 소대장 길들이기라는 말도 있잖아. 잘 해낼 수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죠. 아마 이제 전입가서 제 자리를 대신하는 많은 후배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결론은, 제가 후배들에게 하고 나온 말이 제가 얻은 해답입니다.

"넌 간부다. 계급장을 달고 견장을 찬 간부야. 그거는 사실이지. 그리고 네가 아무것도 모르고 네 밑에 있는 부하들이 너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 이것도 사실이지. 이것만 기억하면 돼. 너는 처음 왔으니까 당연히 잘 모르는 거고, 그 사실에 대해서 부정하지 말고 배우려는 자세로 나가면 돼. 당당하게 배우려는 자세로 나오는 상관에게 함부로 할 수 있는 법은 군대에 없어"

당당하지만 겸손한 자세로 배울 것.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현실을 직시할 것. 이 생각만으로도 저는 많이 앞서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군 상담관님과 함께한 상담 시간에 중대원들끼리 서로 익명으로 칭찬하는 자리에서, 일에 대한 책임감이 매우 투철하던 한 말년 병장이 '할 때 하고 풀 때 푸는 걸 아는 것 같다'는 말을 쓴 걸 알게 됐습니다. 그 뒤로 많이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제 생각보다 빠르게 군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고, 첫 휴가를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도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감사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걱정들 말고도 각오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욕 한 마디 잘 하지 못하고 큰 소리 못 내는 성격입니다. 과연 이 성격으로 부대를 꾸려나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았지만, 저는 제 성격을 유지하면서 좋은 성과를 한번 내 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상황이 어떻든지간에요.
결론은... 저는 성공했지만, 많은 좋은 조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사단 자체가 구타와 가혹행위는 물론이고 '폭언 욕설'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단호한 반응을 보이는 부대였고, 저는 그 중에서도 가장 청정 병영에 가까워야 하는 신병교육대대에 있었습니다. 간부 병 할 것 없이 모두가 이 지침에 맞춰서 살아남기위해 노력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덕분에 원래부터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던 저는 제 방식대로 부대를 이끌어갈 수 있었죠. 저는 아이들(소대원들도 부하들도 조교들도 어색하네요)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폭언 욕설로 훈육을 해 나가면 훨씬 쉽긴 하겠지. 하지만 우리는 같은 또래 사람들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조교의 위치에 있잖아. 나가서 사용할 수 없는 방법으로 해 봐야 우리한테 남는 게 있을까? 어렵더라도 밖에서 쓸 수 있는 방법으로 해 나가야 나가면 뭔가 남는게 있겠지. 그리고, '강한 신병 육성'과 '폭언 욕설 금지' 둘 다 우리 임무야. 하나를 위해서 하나를 포기한다면 반밖에 못 한 거고, 그 포기한 반은 우리한테 엄청난 불이익이 오게 되잖아. 굳이 하나를 택하자면 무사 전역을 위해 두 번째 걸 지켜야겠지."
이런 생각으로 1년을 이야기하다 보니 조금씩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아이들이 많아졌고, 그렇게 저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제가 떠난 자리에는 다시 수많은 문제들이 생길 거고, 가혹행위들도 부활할 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동안에 우리 중대가 이런 군대를 꿈꾸고 실현하고, 모든 면에서 대대에서 가장 인정받는 중대가 됐다는 것 만으로도 시도한 가치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역시 군 이야기는 끝이 없네요....ㅠ.ㅠ 요약하겠습니다. 저는 폭언 욕설 없는 청정 병영을 만들기 위해 마지막 전역 전날까지 노력했습니다. 그렇다고 제 임무를 버린 것도 아닙니다. 뭐 아랫사람이 하는 일이 전부 맘에 들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저는 대대 전 간부와 기간병 중에 저를 싫어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뭐 하나 완벽하게 이룬 건 없지만, 완전해지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진행형'의 자세를 전역때까지 유지했다는 점에서 저 자신에게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부작용은 피폐해진 제 자신입니다(....) 반 년 동안은 좀 힐링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군생활을 보살처럼 했더니...)

군대의 단점... 아마 무거운 피지알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할 겁니다. 하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군에서 있었던 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다 보니, 정작 제 꿈이나 긍정적인 이야기들에 대해 꺼낼 틈이 없더군요... 많이 봤고 많이 생각했지만, 잊으려 합니다. 받은 상처는 모래에, 받은 은혜는 대리석에 기록하라는 말처럼 좋은 것만 가지고 가고 싶어요. 물론 잘못된 제도는 고치려 노력해야 하겠지만요.

글이 점점 길어지는 관계로 결론을 짓겠습니다.

- 군생활을 시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저는 돈을 받고 복무한 사람이기 때문에, 무보수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러 가는 분들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처지가 못 됩니다. 나라가 불렀기에 그 자리에 선 모든 분들은, 어찌 됐든 저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입니다. 최전방에서 경계근무를 서든 PX를 지키든 모두들 자부심을 가지고 군 생활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간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멋진 군인을 꿈꾸며 군 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할 수 있을까요? 당장 아기 분유값을 벌어야 할 처지든지, 한창 학생일 때라 지출이 많아 그만둘 수 없어서 마지못해 하는 분들도 솔직히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누구도 대신해주기 싫은 위치에서 직업 군인으로 살아가는 분들. 그 분들 또한 제가 감사해야 할 대상입니다. 물론 정말 저 사람은 세금이 아깝다 싶은 사람도 많이 봤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더 많은 것을,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감당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자부심을 가지고 군생활을 해 주시되, 우리 밑에 있는 사람들은 국민들이 맡긴 소중한 자식들이라는 사실 하나만큼은 항상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 민방위, 예비군 선배님들께
예전보다 군생활이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군인들이 행복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신병들을 만나서 상담을 해 보면 다들 하는 이야기가 부정적입니다. '나 같으면 자살한다' 등, 농담삼아 말하지만 조금 생각해보면 끔찍한 말이 많아요. 그 말 믿고 생판 모르는 곳에 떨어진 사람들 중 누군가가 부정적인 선택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3년 동안 군생활을 했지만 모두가 '수고한다. 든든하다'는 말을 한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 3년이 헛된 시간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1년 9개월 남짓한 군생활을 하는 동안 '요즘 군대가 군대야? 캠프지'라는 말만 듣고 믿으며 생활한다면, 그 사람들에게는 그 1년 9개월이 버린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군생활을 먼저 하신 분들께 제가 이래라저래라 할 권한 또한 당연히 없습니다. 하지만, 말 한마디 하는 건 돈 드는 게 아니니 이왕이면 좋은 이야기들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이야기들을 해 줄 수 있을 만큼 앞서서 많은 경험을 하신 분들이니까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를 지키러 가는 자랑스런 젊은이들입니다. 많은 고뇌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우리 아이들에게 '나라를 지킨다'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볼 때마다 응원해주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를 바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지나가는 군인들에게 '수고한다, 고맙다. 힘내라'라는 말을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1년 9개월이 헛된 시간이 아니라고 느끼며 군 복무 할 수 있도록, 그리고 나와서 우리 사회에 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나와서 우리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글이 끝이 안 나네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정말 뭐라 써야 할지 모르겠지만(특히 결론 부분은 덜덜...) 제 마음만큼은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새롭게 세상에 뛰쳐나온 수천의 동기들 건투를 빌며, 읽어주신 보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p. s.
아래 이효리-이상순 글에서 쿠마님 저격 댓글(?) 죄송합니다...
저렇게 대박이 날 줄 몰랐어요... 근데 웃기려고 한 게 아니라 농담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진담이라 그러면 더 안될 것 같고...으헝ㅠ.ㅠ

p. s. 2
저는 눈시님의 그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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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ohny=Kuma
13/07/03 23:06
수정 아이콘
별 말씀을요. 음악의 길로 낚지 못해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스테비아
13/07/03 23:12
수정 아이콘
사실 피아노는 좀 다룰 줄 알고... ASKY도 쿠마님 따라가고 있어요 흐흐
절름발이이리
13/07/03 23:07
수정 아이콘
눈시 쿠마 군대.. 다들 여자와는 상당히 관계없는 주제들이 이 글에 어우러져 있군요.
좋아요
13/07/03 23:11
수정 아이콘
.......!!!!
스테비아
13/07/03 23:12
수정 아이콘
.......!!!!(2) 자다가 완파당한 눈시님...
산적왕루피
13/07/04 13:40
수정 아이콘
가만히 있던 눈시님은 무슨 죄에요...엉엉..ㅜ.ㅜ
13/07/03 23:07
수정 아이콘
이런 분이 제 상관이셨다면, 제가 군생활 할동안 "우리의 주적은 간부"가 아니었을 듯 합니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스테비아
13/07/03 23:16
수정 아이콘
후보생 때 형들한테 "우리의 주적은 간부" 듣고 "왜요!! 난 아무 잘못도 아직 안했는데 엉엉..."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저 말만은 듣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결국 선임이 해야 할 내리갈굼이 간부->병으로 바로 가는 체제가 되니 어쩔 수 없더군요. 저야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과 각오가 있어서 듣지 않았지만...
이런 부분이 군에서 체계적으로 간부에게 교육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폭언 욕설이라면 "왜"없애야 하는지,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렇다면 "어떻게" 통제해야 하는지를요. 대책을 정하지 않고 수단을 없애버린 결과는 대부분 초급간부들에게 돌아가게 되거든요 ㅠ.ㅠ
아무튼 힘이 되는 글 감사합니다.
포포탄
13/07/03 23:22
수정 아이콘
사병이면 보통 소대장을 두 명 정도 거치게 됩니다.
저같은 경우는 이등병-일병 때는 성격있는 소대장을, 상병-병장때는 유순한 소대장을 만났는데 확실한건 스타일이 처음에는 사람을 휘어잡는 데에 쉬운 방법이지만 결국에는 합리적인 지휘관이 사병들을 지휘하는데에 더 효과있다는 것을 느꼈네요.
첫번째 소대장은 소대원 한명이 잘 못해도 구석에 집합시켜서 얼차려를 주고는 했는데, 나중에는 '피해야지.. 더러워서 해야지..'라는 생각만 들더라구요. k-3를 앞에총자세로 들고 서있던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두번째 소대장은 소대원이 '에이, 호구네.. 쉽네.,.'라고 생각했다가도 명분과 당위성으로 설득시키다보니 나중에는 사병들끼리도 엄한걸로 안갈구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무엇때문에 혼나는지 납득하게 되니 순간 불만은 생길지언정 차차 나아지게 되더라구요.

대부분의 사병들이 계급이라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채로 군에 입대하기 때문에 소대장이라는 사람의 행동이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무척 큰 것 같습니다. 소대장이 어떤 사람이였냐에 따라 앞으로 살아감에 있어서 리더라는 것에 대한 이미지가 설정될테니까요.

스스로 생각하시는 것 보다 더 큰 일을 하고 나오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스테비아
13/07/03 23:32
수정 아이콘
20대 초반의 많은 친구들과 함께하면서 느낀 건, 정말 뭐든 될 수 있는 존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떻게 키우냐에 따라, 누가 키우냐에 따라 성격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는지를요... 전쟁 때 서로가 죽고 죽이던 그 사람들도, 청정 병영 문화에 앞장서 표창을 받은 모범장병도, 서로가 처한 상황이 반대였다면 그 반대로 자랐을 거라 생각합니다.
새로 전입온 소대장들 또한 저처럼 어린 친구들입니다. 리더십에 대한 많은 걸 알고 가진 않았겠죠. 많이 배울 기회는 되겠지만.. 슬픈 건 그 밑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왜 저사람 키우는데 내가 이용되는가' 하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 군이 새로 시작하는 간부들에게 '리더로서의 책임감, 그 막중함'을 느낄 수 있게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펠릭스
13/07/03 23:24
수정 아이콘
타 소대 소대장중에 한명이 진짜 화를 낸 적이 있었는데 진짜 미안해하고 반성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희 소대는 아니었지만 병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있었어요. 갓 임관한 소위였지만 결국 병사들의 마음을 움직였던건 솔선수범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먼저 앞에서 뛰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가게 되더라구요.

저희 소대장님은 제대 말년이라서 같이 니나노~ 했지요.


주적은 간부라는 말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가 자신의, 혹은 자신이 누리지 말아야 할 특권까지 누리면서 병들을 자기의 종처럼 부려먹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스테비아
13/07/03 23:40
수정 아이콘
그렇죠.. 내가 잘 나서 이 자리에 온 게 아닌데, 선택이 달랐을 뿐인데, 그리고 우리 밑에 있는 병력이 우리보다 못난 사람들이 아닌데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간부와 병 사이는 물론이고, 선임이라는 이유로 후임병들에게 막 대하는 것도 슬프죠...
솔직히 말하자면 간부 중에도 출신별로 그 차이가 큰 것 같아요. 병들을 그저 도구로만 생각하는 사람들... 이야기가 커질 것 같아 함부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특정 출신이 좀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에 일정 계급 이상 진급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장교의 위치에서 진급할 수 있으려면 "군대에 왔으면 열심히 해야지, 얘네들 왜 일 시켜놨는데 안해?"하는 '질문'보다는 "무보수로 온 이들에게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까"를 '생각'하는 간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DragonAttack
13/07/03 23:34
수정 아이콘
전역 축하드립니다. ^^
저도 사단 감찰부에서 근무하면서 두명의 감찰참모를 겪어보았는데... 두번째 참모분은 병사-부사관-장교의 코스를 밟으신 분이라 뭔가 다르긴 하더군요. 간부(중대장)의 병사 가혹행위로 인한 사고 조사시 하신 말씀 중에 '계급은 계급일 뿐이다. 간부와 병사는 역할만 다를 뿐 전쟁이 나면 같이 싸우는 전우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기억에 남더군요... 군생활 하면서 그런 느낌 받은 간부는 정말 흔치 않죠. 간부들이 자신의 진급과 몸 보신만을 생각할게 아니라 더도말고 자신의 계급만큼의 책임감만 보여준다면 주적이 간부라는 소리는 안 나오겠죠?
스테비아
13/07/03 23:4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0^
계급만큼의 책임감. 정말 간단한데도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중대장까지는 할 깜냥이 될 것 같았지만 그 이상은 제 능력 이상이라고 생각해서 일찌감치 군에 뜻을 접었습니다. 흐흐... 제가 통제할 수 있는 범위 이외에서 일이 터져도 다 내 탓이어야 하는 상황이 아무나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지 않더라구요. 그래도 일단 그 자리에 섰다면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죠. 지휘관들을 가까이에서 모신 입장에서 그걸 강요하는 게 정말 잔인한 거란 걸 알고 있지만요... 역시 어려워요 정답은 없네요 ㅡ.ㅜ
캐리어가모함한다
13/07/0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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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는 모든 병사들의 적이죠^^ 하지만 간부들 또한 애환이 있지요...
글을 읽으니 오늘처럼 불볕더위였던 그날, 6월30일...위병소 밖으로 걸어나오던 제 모습이 떠오르는군요. 전역 축하드립니다.
스테비아
13/07/03 23:45
수정 아이콘
전역 전날 폭염주의보 속에서 전역장교 간담회랍시고 축구를 해서 까맣게 그을렸습니다..ㅠ.ㅠ(장마라며!! 장마라며!!)
그래도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전에 나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Rorschach
13/07/04 00:24
수정 아이콘
위관장교들은 사병들과 나이가 가깝기도 하고 그래서 좀 오래 지내다보면 어떤사람인지 대충은 감이 오죠.
전 전투부대가 아니어서 상당히 많은 소위/중위들을 알고지냈습니다. 당직사관을 보통 소위, 중위가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금방 친해(?)지게 되는 그런 부대였죠. 부대에 사병도 60명 정도였던지라 간부들도 사병들을 금방 다 알았고요.

지내보면 어떤사람인지 보이는데, 낮은 확률....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병들이 말도 잘 따르고 뭘 시켜도 불만도 잘 안가져요. 병들 입장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게 '이 사람이 병들을 사람으로 생각하는가'에 대한 부분인데 실제로 병들을 존중해주는 간부들은 당연히 병들에게도 존경받습니다.

하루는 주말에 대부분의 병들이 교회 행사에 참석하고 상병 꺾인 애들과 (저를 포함한) 많은 병장들만 부대에 남아있었을 때가 있는데 갑자기 눈이 오고 눈을 쓸어야 할 상황이 왔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당작사관이었던 중위님이 평소에도 매우 바른 사람이었고 병들도 존중할줄 알았던 사람이었거든요. 거의 병장들 뿐이라서 그랬는지 상당히 미안해하며 눈좀 같이 치우자고 하며 제일 먼저 도구 들고 나가시더군요. 다들 짜증 안내고 농담도 하면서 나름 즐겁게 치웠었습니다.

또 생각나는건, 제가 병장 거의 달 때 쯤 신임 소위로 왔던 두 사람이 있습니다. 공군이라 병장을 9개월을 했으니-_-;; 거의 10개월을 알고 지냈네요.
그런데 둘 다 뭔가 엄청 권위적이었습니다. 당연히 환영받지 못하는 간부였죠. 그런데 지내다보니 전혀 다르더라고요. 한명은 진짜 자기가 뭐라도 된 듯 굴었습니다. 10시 취침이지만 보통 드라마 인기있는거 하면 11시까지 연등을 해 주잖아요. 그거 허락해주면서 왕이 은혜를 내리듯이 너희가 나 때문에 드라마 본다는걸 엄청나게 티내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반면 다른 한 명은 지내다보니 원래 성격이 그런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격이란 것은, 사회에서도 동생들 휘어잡기 좋아하고 말이나 행동 조금 험하고 과격하긴 해도 그냥 친근함의 표현인 것 같은 그런 성격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걸 알고나니까 권위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언행도 대수롭지 않아지고 심지어 장난도 치고 그렇게 지내게 되더군요. 저와 동기들 제대하기 일주일 쯤 전엔 직접 맥주와 안주거리까지 사와서 같이 마셨습니다.

글 보고 간만에 예전생각나서 두서없이 댓글을 막 적었네요;;;
스테비아님 아래의 사병들도 다들 심적으로 편안한 군생활을 했을 것 같습니다. 전역 축하드립니다!
포포탄
13/07/0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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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츤데레는 위대함을 느낍니다?!
스테비아
13/07/0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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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내는 사람 정말 싫어요 ㅡ.ㅜ 그런 사람들 초반에는 윗사람에게 뭔가 있어보이는 듯 보이지만, 실속없는 거 들통나고 나면 영 시원치않더라구요. 그리고 무슨 구걸하듯이 매번 연등신청하고 하면 짜증날 것 같네요.. 저는 그럴듯한 이유 있는 날에는 알아서 당직사령에게 허락받아오고, 사령근무로 바뀐 뒤에는 사관에게 전권을 부여.. 사고만 안 낼 자신 있다면 사관이 알아서 통제하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축하 감사합니다~!
13/07/0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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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군생활이 기억나네요. 앞서 댓글처럼 두명의 소대장을 경험했습니다. 두명의 중대장과 두명의 대대장까지.. 반장은 세번이나 바뀌었었네요. 딱히 문제가 있는 부대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도 자주 바뀌었는지;

소대장 한명은 유순하고 성격 좋은...하지만 규정은 엄격한 사람이었고, 두번째 소대장은 모든게 FM 인 사람이었습니다. 병사들 사이에선 구관이 명관이다 라는 말이 나올 수 밖에 없었죠. 첫번째 소대장은 소대내 절도 사건으로 인해서 인사이동 됐었는데 이걸 후에 엄청나게 후회했죠. 그래도 평소엔 워낙 성격이 좋은 사람이라 애들이 밤새 TV 보고 싶다..뭐 먹고싶다 해도 아 안되는데 하면서도 다 들어주는? 그래서 무른 소대장이란 생각을 애들이 하게됐고...결국 그 사단이 났죠.

두번째 소대장은 모든게 FM 이라 하더라도 평소엔 문제가 안됐는데...무슨 사소한 일만 생겨도 지나치게 일을 키운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도 있는 일을 바로바로 보고하고..영창보내고 등등. 아마 간부사관 출신이라 진급에 불이익이 있을거다란 생각에 강박적으로 자기 경력관리 하기 시작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중대장은 첫번째 중대장은 전역을 앞둔 분이라 그냥 좋은게 좋은거...식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고 두번째 중대장분도 진급이 물건너가신 분이어서 그런지 대충대충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나마 새로오신 분은 나이가 비교적 젊으셔서 잘 어울릴려고 했다는 것 정도..? 동기들 진급에 무척 관심이 많으셨던 분으로 기억합니다. 저희 소대장도 간부사관 출신이라 두분이서 엄청 잘 어울리셨었죠.

대대장분도 뭐..두분 다 진급과는 연이 없으신 분인데 짬이 워낙 되셔서 인근 타부대 대대장분들보다 몇년 선배셔서 각종 행사나 축구로 연병장 쓰거나 할 때 좀 편했던 기억이.......

다 지나놓고 이야기긴 합니다만 간부들 보면서 가장 속상했던 게 바로 초과근무 수당이었습니다. 사실 글쓴이 분도 아마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만...부사관 장교 할것 없이 적어도 제가 경험한 육군만큼은 이 초과근무 수당을 날로먹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죠. (뭐 제 부대만 그랬을 수도 있지만 친구들과 얘기하면 100% 자기네 부대도 그랬다 하니까요) 5시에 칼퇴근 하면서 행정병이나 당직병한테 초과근무 찍어두고 밤 8시나 9시쯤에 퇴근 찍어놓으라 하고... 뭐 몇몇 부사관들은 병들과 친해지니까 그걸로 PX 쏘기도 하고 했지만 대부분은 그냥 본인이 가져가는 수당이었죠.

그거 말고도 뭐...군용 보급품 같은거 개인 승용차에 실어가지고 나가는 것도 몇번 봤었고.. (어차피 쓰지도 않는 비누나 남아도는 구두약 같은거..구두솔 때론 건빵 같은 것들이었긴 하지만요) 당시엔 딱히 부정이다 부패다 라고 생각은 안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런 걸로 다 부수입 벌어 쓰는구나 싶어서 답답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뭐 그러네요. 스테비아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전역하신지 얼마 안되셔서 언급하기 껄끄러우실 수도 있겠지만 며칠 되셨잖아요? 이제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민간인이십니다 크크
스테비아
13/07/04 01:32
수정 아이콘
일단 초과근무는 제가 있던 부대의 경우는 초과근무 시간 사이에 위병소 통과 기록이 있으면 6개월 초과근무 정지를 시켜버렸습니다. 상급부대 감찰설문에서도 초과근무 대신 꺼 달라는 간부는 바로바로 색출해서 불이익을 가해서 상상조차 못했어요. 결국 숙영지에서 숙영하게 되면 컴퓨터를 쓸 수 없으니 행정반에 남은 간부들끼리 서로 막 꺼주고(...) 하긴 했는데..
초과근무제도를 악용하는 사람이 있어서 하루 4시간 이상은 인정이 안되는데요. (당직근무도 인정안됩니다.) 결국 야간사격이나 행군 등 4시간을 넘어버리는 근무도 4시간밖에 찍지 못해서 울분을 토하는 간부들이 많습니다;; 신병교육대 특성상 몸이 고되고 힘든 건 없는데 근무시간은 가입소 끼고 하면 주당 90시간을 넘어가서.. 저희는 진짜로 출퇴근 할 때만 성실하게 찍어도 채우고도 남았어요.
군용 보급품은 비누나 치약, 칫솔이 세탁정비실에 마구 쌓여 있다가 훈련병들이 들어오면 필요한대로 나눠줘버리는것으로 봐서 빼돌리지는 않는 것 같지만, 제가 볼 수 없는 부분에서 비리가 있을지도.... 아무튼 그런 건 제 눈에 보였으면 그 사람 군생활 끝냈을겁니다. 흐흐
13/07/04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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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전역 축하드립니다. 저는 부대 문을 나서면서 기쁘면서 시원섭섭하고 불안하고 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는데, 기분이 어떠실지 모르겠네요.
제가 복무하던 곳에서는 두 분의 직속상관과 함께 일하며 2년을 보냈는데(소대장급 초급 지휘관이 없는 부대라 계급은 모두 소령이었습니다), 다행히 두 분 모두 합리적이면서도 자신이 지휘하는 병사들을 적절하게 쥐었다 풀었다 할 줄 알았던 분들이라 나름대로 편하게 일과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좋을 수는 없었지만, 다른 부서에서 다른 장교나 군무원들과 함께 일했던 동기들이 그야말로 주적을 대하듯이 별의별 험담을 쏟아낼 때 저는 그다지 할 말이 없었지요 흐흐흐흐

거의 만날 일은 없었지만 당시 최고 지휘관이었던 대령님도 기억이 나네요. 외부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는 우선 내부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소소한 부분이지만 병사 복지나 편의사항에 신경을 쓰던 분이라 전반적으로 평이 좋았습니다. 지금쯤이면 별을 달거나 전역을 하셨을 것 같은데,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스테비아
13/07/04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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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 문을 나서면서 "퇴영 말고 전역으로 적어줘!" 했던 기억이 나네요. 크크
영관급 장교 되면 확실히 이상한 사람들은 많이 걸러지는 것 같아요. 가끔 이 사람이 왜 별을 못 다나 싶은 짬대령님들도 많이 봤구요. 당시 대령님은 밑에 병력이 많지 않았다면 아마 전역 전에 보내는 한직이었을 것 같네요. 근무지 조회에 장성급은 나오지 않으니 현역분들에게 물어봐도 모를테구요....쩝;;
내맘이야
13/07/04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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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 생활 하면서 세명의 소대장을 경험했습니다. 마지막 소대장은 제가 말년 때 와서 제대로 못 보고 따지고 보면 두 명의 소대장을 경험한 거나 다름없지만요. 첫번째 소대장님은 일이등병때, 두번째 소대장님은 상병장때, 그리고 전역할 때쯤 돼서 마지막 소대장을 겪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첫번째 소대장님이 제일 좋았습니다. 삼사관 출신에 덩치도 엄청 크시고 그야말로 상남자여서 첨에 자대 왔을 땐 무서웠는데 아니더군요. 쿨하고 활발한 성격으로 할땐 하고 놀땐 놀자! 이런 스타일이었습니다. 유머러스한 부분도 있어서 소대끼리 모여 간담회 같은 것도 할 때 재밌었습니다. 오히려 간담회가 없을 땐 간담회가 기다려질 정도로 전 첫번째 소대장님이 맘에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장기복무신청을 위해 갑자기 소대를 떠나시고 두번째 소대장님이 오셨죠.

근데 첫번째 소대장님이 갑작스럽게 떠나신 터라 공백이 생기고, 그 자리를 임시로 다른 소대 부소대장이었던 하사가 소대장이 됐는데 정말 지옥이었습니다. 그 하사로 말씀드리자면 한마디로 싸이코였습니다. 제가 전역할 때쯤 중사(진)이 되었지만 하사치곤 나이가 많아서 만년 하사였구요. 처음엔 싸이코인줄 몰랐습니다. 겉보기엔 호리호리하고 큰 키에 나름 잘생기기까지 했고 평소에 쿨하게 웃으면서 대화하길래 좋은 간부구나 생각했죠. 근데 아니더라구요. 선임분들 얘기를 들어보니 이등병과 병장을 싫어했습니다. 이등병은 아무것도 모르니 작업할 때 도움이 안 되고, 병장은 숨어서 버로우를 타는 등의 행동을 보여서 싫어했습니다. 특히 싸이코 기질은 예상치 못한 때에 갑자기 튀어나오니 고참들도 예측하기 힘들어 같이 작업나가길 꺼려했죠. 언제 나올지 모르는 싸이코스런 모습을 보지 않기 위해선 비위를 맞춰야 했으니까요. 보통 대답을 안한다거나 하는 식의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다 싶으면 폭언과 욕설을 동반한 엄청난 사자후를 내뿜었습니다. 엎드려!!!를 외치죠. 그리고 빡쳤을때 하얗던 얼굴이 빨개지고 희한하게 변하는 특유의 목소리 톤은 이등병이었을때의 저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전역할때 까지 트라우마로 남았죠. 그런데 이런 사람이 소대장이 되었으니 상병이었지만 하루하루를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소대에 한 사람이라도 조그만 사고를 쳤다하면 일단 소대 전체가 집합해서 얼차려를 주고 플러스 알파로 분대장들은 추가 얼차려를 받아야 했지요. 지금 생각해도 소름 끼치네요. 알고보니 병사시절부터 이 부대에서 복무했다고 하니 짬으로 치면 우리 중대 서열 1위였습니다. 그래서 중대장도 함부로 못 대했죠...

그럼에도 다른 고참이나 후임들은 또 나름 좋아했던 점이 그렇게 비위 맞추는 것만 빼면 정말 완벽했습니다. TV연등도 자주 시켜주고 평상시엔 한없이 쿨한 그런 모습이었죠. 하지만 저는 별로였습니다. 두번째 소대장님은 정말 그런 쪽으로 경력이 화려해서 이것 말고도 많은데 더 이상은 차마 못 쓰겠네요. 그렇게 사병들을 막대해도(!) 큰 처벌 없이 넘어가는 게 진짜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세번째 소대장님은 제가 전역할 때쯤 와서 전혀 모르겠습니다만, 말년휴가 복귀해서 후임말을 들어보니 차라리 두번째 소대장이 낫다고 하소연을 하더라구요. 삼사관 출신이라 그런지 소대원들을 빡세게 굴리는 모양이더라구요. 전 "그래?그렇구나" 하고 전역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첫번째 소대장님이 제일 좋았네요. 우연히라도 보고싶은 그런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진짜 한번 뵙고 싶어지네요.크크
스테비아
13/07/04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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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권이 중대장님한테 있기 때문에 아무리 짬하사라고 해도 그 서열 때문에 함부로 못 대하진 않았을 겁니다.
아마 귀찮았겠죠... 뭐라하자니 싸이코여서 알아듣지도 않고, 내버려둬도 부대는 오히려 잘 돌아가니까요. 정식 소대장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해도 상급부대에서 처벌이 애매하기도 하구요. 이외에도 내버려 둘 이유는 정말 많습니다. 이런 부분이 내리갈굼을 없애기 힘든 이유 ㅠ.ㅠ
첫 번째 소대장님 성함 기억하시면 현역 군인들에게 근무지 조회 요청해보세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13/07/0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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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드립니다^^ 제 군생활 하던시절이 떠오르는군요.. 참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저는 포병부대 출신이라 소위하면 전포대장이었는데.. 두분 계셨는데

첫번째 분은 나름 정감있고 일도 잘하셨는데 하필 자살사고 나는바람에 타부대로 전출가셨고..
(XX아~ 잘지내냐? 하던 모습이 눈에선한테 어떻게 지내실런지..)

두번째는 어리버리하고(임관한지 얼마안되서 어지간한 상~병장보다도 모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너무 원칙위주로만 할려고 해서 약간 피곤했던 경향이 있긴했는데 나름 열심히 하려고 하는 모습이 참맘에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아 그리고 지난 4월말에 제가 근무하던 부대로 예비군 훈련을 갔는데요..

거기서 간부분들중에 제가 아는분을 두명 봤네요. 두분다 당시 중사였는데 지금보니 상사이던..

오랜만에 보니 반가웠고 진심을 담아 "잘살고 잘지내라~" 말씀해주셔서 너무 고마웠어요.

스테비아님도 복무당시 알고 지내던님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반갑잖아요~

아그리고 장교전역도 예비군은 받죠? 훈련떄보니 중위 예비군 오신분 있떤데.. 예비군 월드에 오신걸 축하드립니다!!
스테비아
13/07/04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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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모두와 친하게 지냈는데도 부사관분들 만나면 뻘쭘할 것 같아요 ㅠㅠ 저야 낮춰 들어가겠지만 그쪽에서 어려워하면...;;
요즘 추세가 복무한 부대에서 예비군훈련 받던데...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흐흐
바람모리
13/07/0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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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GOP에서 소대장이 소대장실로 불러서 1:1면담을 했었죠.
별건 아니고 선임급수병이 전역하면서 날 부사수로 선택했다고 할거냐고 묻는데
복장이 아주 쇼킹했습니다.
날이 더우니 혼자있는 소대장실에서 팬티바람으로 있는건 이해한다쳐도..
뒷부분이 망사더군요.....
남들한테 보여주는건 처음만 힘들었는 모양인지
그뒤로는 그렇게 온막사를 돌아다니더라는..
스테비아
13/07/0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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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할 복장은 아니지만... 더위 땜에 이해는 갈 것 같고... 보기 흉할 것 같아요 크크 '나는 되고 너넨 안 돼'만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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