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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11 12:55:40
Name Practice
Subject [일반] 스포) 진격의 거인, 이런 점 때문에 아쉬워지신 분은 없나요?
저는 진격의 거인의 초반에는 굉장히 감탄하면서 봤거든요.

인간과는 다른, 전혀 알 수 없는, 어디서 나타났는지조차 모를 미지의 적이 갑작스레 등장해서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올라 버리고, 세계의 주인처럼 행세해왔던 인간은 높은 방벽 안에 갇혀서 숨죽이며 살아가다가 가축처럼 잡아 먹힌다는 설정이, 아무것도 못하고 엄마를 잃어버리는 그 장면이 굉장한 '절망'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인간이 거인으로 변하기도 하고, 아군만 그런 게 아니라 압도적인 위용을 지녔던 적 거인조차 인간이 변한 거였고, 그 모든 걸 뒤에서 조종하는 누군가가 있고... 적이 '무자비한 세계 그 자체'와 '거인'에서 '인간'으로 변해버렸다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상대가 인간과는 전혀 다른 적인 거인이라면 모를까, 상대가 인간이라면 인간이 인간을 이기는 것 따위 불가능하지 않으니만큼 아무래도 초반에 느꼈던 압도적인 '절망'의 느낌이 상당 부분 사라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인간과 인간이 싸우는 만화는 그간 많았으니만큼 처음에 느꼈던 신선함도 상당 부분 사라졌구요.

그렇다고 해도 잘 만들어진 만화이며, 이러한 전개는 장편이라는 구성상 어쩔 수 없었음은 물론 초반부터 다 계획된 이야기라는 점은 알겠어요.

하지만 역시 '잡아먹히는 측에 속한 인간이 절망 속에서 발버둥치며 살아남으려는 이야기'가 '인간이 같은 인간을 상대로 음모를 꾸미고 있는 상황에서, 그 인간을 잡아 족치기 위한 이야기'로 바뀌었다는 느낌이 드는 최근의 전개는 역시, 처음 느꼈던 그 맛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게 되었습니다. 어흥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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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11 12:57
수정 아이콘
저도 그쯔음에서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처음이 멸종위기의 인류생존 서바이벌의 느낌이었다면
(대원들의 비장한 각오라던지)
지금은 그냥 인간 배신자찾기의 느낌으로 바뀌었네요.
아트라스
13/05/11 13:08
수정 아이콘
그점이네요.. 저도 보다가 좀 흥미가 떨어진 면이 있는데 하지만 역시 거인에게서 도망치고 그를 사냥하려는 인간들 이런 내용으로만 꾸미기에는 내용이 단순화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네요. 그렇기에 인간 중 배후 배신자가 있다 이런 설정은 어쩔 수 없었다 싶어요.
13/05/11 13:20
수정 아이콘
다르게 생각하면 떡밥을 잘 던졌다고 봅니다. 초반을 보면 우선 거인부터 등장하고서 그 거인이 등장하기 전의 주인공일행의 상황을 보여주죠. 아직 완결나지 않아 모르겠지만, 거대한 전체 흐름에서도 비슷하다 생각합니다. 우선 거인부터 보여주는 걸로 이목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거대하고 강력한 적의 공격과 이에 맞서는 인류... 는 도리어 너무 소년만화틱해지는 것 같아요.
일각여삼추
13/05/11 13:22
수정 아이콘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려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거인을 단순히 머리나쁜 침략자로만 설정하면 이야기가 단조로워 질 수 있어요.
대한민국질럿
13/05/11 13:28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설정 자체를 의아해하며 봤기에 저는 훈련병들이 거인으로 변하는 장면을 보고서 그제서야 이해가 가기 시작하더군요. 거인이 밖에서 저렇게 날뛰는데 인간이 그리 높고 강력한 벽을 지을수 있었다는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거잖아요? 무언가 전후 사정이 있지 않고서야 ..

개인적으로는 벽안에 있던 거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13/05/11 13:29
수정 아이콘
장편은 이야기가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에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에 흐름이 끊겨서 마음에 안드는 점이 있더라도 나중에 한꺼번에 보면 또 괜찮더라고요. 이점은 무협에서 군림천하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초반부 느낌을 끝까지 살리는 건 아무래도 이야기 흐름상 힘들다고 봅니다. 사신이란 작품이 그러한데, 진격의 거인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는 다른 느낌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죠. 아직까지는 초반에 비해 미흡하지만 그래도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게 중론인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괜찮았아도 용두사미의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있기에 그러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arth-200
13/05/11 13:36
수정 아이콘
장르는 다르지만 이제 끝이 보이는 간츠도 흥미롭습니다. 연재가 길어지면서 소재의 참신함은 죽었지만 스케일로 압도하는게 정말 좋더군요.
Rideontime
13/05/11 15:21
수정 아이콘
아아 간츠..간츠도 어떻게 보면 진격의거인과 마찬가지로 간츠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점차 흥미가 떨어져가더군요. 결말을 어떻게 맺을 지 모르겠지만 천수관음 미션까지는 제 마음속 부동의 원탑만화였습니다.
로랑보두앵
13/05/11 16:15
수정 아이콘
아 천수관음미션까지는 정말 황당무개하면서도 신선함의 몰입도가 극이었는데말이지요 크크
王天君
13/05/11 17:58
수정 아이콘
저도 간츠가 이야기 풀어나가는 방식이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별거 아닌 비밀이나 사건의 기원을 괜히 찾아 헤매느니, 그냥 이건 이런 거라고 치자~ 하고 곧바로 전쟁으로 고고씽. 워낙에 전투가 극렬해서 다른 걸 신경 쓸 틈이 없게 만들어버리죠.
소드마스터 야마토의 좋은 예....
forgotteness
13/05/11 13:42
수정 아이콘
작가가 생각 없이 만화 그리는게 아니라면...
만화를 통해서 현 시대에 대한 비판의식은 깔고 가는거죠...

작가마다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소재가 다를뿐이구요...
결국 제일 무서운게 인간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겠죠...

무지막지한 거인을 뒤에서 조정하는게 인간이라는 설정이 다른 의미로 더 절망적입니다...
김미영팀장
13/05/11 13:44
수정 아이콘
러브크래프트 취향이시군요. 저도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를 좋아합니다만 단편 시리즈물 정도가 아니면
이게 마무리가 참 어려워요.
진격의 거인이 아무리 러브크래프트 식 전개를 끌고나간다 쳐도...
똑똑한 거인 혹은 그 이상의 지적 존재나 배후세력(신?)은 엔딩 혹은 떡밥 회수를 위해서 반드시 등장을 해야죠.
그러면 그 적을 물리치기위해선 소년만화 식 수련이나 특수무기, 혹은 강한 동료가 등장을 해야하는데
그렇게 되는 순간부터 긴장감이 풀리게 되고 욕을 먹을 수 밖에 없죠.
절망으로 시작한 베르세르크도 (그림은 안까여도) 초반이 좋았다
지금은 긴장감이 없다.. 파티 놀이 한다고 욕먹고 있는걸 보면 당연하다고 봅니다.

내일 애니 6화에 그장면이 나올지 기대합니다.
13/05/11 13:52
수정 아이콘
오오 러브크래프트 올드갓!

저도 동의합니다. 꿈도 희망도 없는 작품은 그 나름대로, 소년 취향의 작품도 또 그 나름대로 쓰임새가 있는 거지요. 크툴후 이야기인 척 하더니 수퍼맨이었어! 라고 슬퍼하시는 것은 어느 정도 공감은 가지만, 뭐 수퍼맨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만화라고 인정하고 보면 또 나름대로 괜찮습니다.
StarLife
13/05/11 13:50
수정 아이콘
인간 대 거인이 표면에 드러나는 대결 구도라면 실제로는 인간 대 인간이 될 듯 한 느낌이 와요
13/05/11 14:01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는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의 수준에 비해 작가가 이야기 구성하는 힘이 좀 딸린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적하신 문제야 사실 연출과 구성으로 커버하면 오히려 호평받을 여지도 있는 부분들이거든요. 다만 소재의 특성상 잘 하기 많이 어렵다는 문제가 장기 연재에서 드러난거겠죠. 그래도 그 원피스조차 비슷한 문제가 있으니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큰 문제라고 보는 건 전개가 느슨해지기 시작한 시점부터 다음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별 기대가 안 된다는 점인 것 같네요. 사실 이건 연재물에 있어서 치명적인 결격 사항이죠. 연재물은 그 호흡의 특성상 클라이막스로 단번에 치고 올라가는게 쉽지 않으니 떡밥을 찬찬히 풀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순전히 작가 내공의 문제라서... 떡밥 회수가 되기 시작하면 다시 텐션이 올라가지 않을까 기대는 하고 있긴 합니다만.
13/05/11 14:18
수정 아이콘
저는 진격의 거인의 큰 재미가 다른것보다 기존 소설/영화/만화 등에서 쓰이던 연출방식에 있어서 '긍정적 주변 도구가 긍정적 상황으로 이어지는 암시' 를 극단적인 부정적 상황 (등장인물의 죽음) 으로 '반대로'쓰는걸 주저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그 갭 때문에 많이 재밌어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그런 방식은 질리고 구성은 희미해져서 슬슬 뭔가 하나씩 잡아가야하지 않을까.. 뭐 작가가 알아서 하실일이지만..
영원한초보
13/05/11 14:37
수정 아이콘
진격 거인하고 상관없은 없지만 디스토피아 이야기 나와서 질문드리는데요
만화 찾아본지가 너무 오래되서 예전에 보던 만화 중에 궁금한게 있는데
드래곤 헤드는 완결이 된건지 블레임은 그냥 그렇게 끝낸건지 작가 후속작 안쓰는지
王天君
13/05/11 17:59
수정 아이콘
드래곤헤드는 완결. 블레임은 작가가 그렇게 끝냈습니다. 최근들어 신작 하나 그리고 있던데 이것도 아주 광대한 우주에서 이상한 촉수 덩어리랑 싸우는 거더군요.
채넨들럴봉
13/05/11 14:43
수정 아이콘
거인의 정체가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질듯
물만난고기
13/05/11 15:22
수정 아이콘
이제 45화까지 나왔나요?
그 정도 왔으면 처음보다 극을 이끄는 힘이 떨어질 수도 있겠죠.
떡밥을 여러개 던져놨는데 그 떡밥을 회수하는 과정을 좀더 지켜본 후에 평가해도 늦지 않을 것 같네요.
레몬커피
13/05/11 15:44
수정 아이콘
저는 초반 보면서 거인의 설정이 꽤나 흥미로워서 뒷배경을 무엇으로 설명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는데 현재까지는 개인적으로는 나쁘지않은
전개라고 생각합니다. 앨런의 거인화와 과거 아버지와 회상장면도 연계지어서 대충 설명이 가능해질거같고.
로랑보두앵
13/05/11 16:15
수정 아이콘
전 일단 스토리는 접어두고서라도 아무리봐도 작가의 장면 장면을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 신선하고 흡입력 있는 것 같습니다.

첫화에 시작부터 등장하는 압도적인 거인의 모습이나, 최근화에서 라이너랑 베르톨트가 너무도 담담하게 자신들이 거인임을 밝히는 장면이며..

올해들어 이렇게 몰입되고 기대되는 만화는 이만한게 없는거 같습니다.
갓영호
13/05/11 17:04
수정 아이콘
저도 진격의 거인 얘기가 하도 많이 보이길래 오늘 처음으로 1권부터 끝까지 봤는데 정말 수작이더군요. 떡밥들이 상당하던데 앞으로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王天君
13/05/11 17:58
수정 아이콘
저도 글쓴님과 비슷한 생각입니다. 그 미지에서 오는 공포감이나 절망감이 좋았는데, 이제는 이야기에서 너무 인간적인 냄새가 나니 좀 몰입도가 떨어지더군요.
어느멋진날
13/05/11 18:10
수정 아이콘
이렇게 떡밥 벌려놓고 제대로 회수되는걸 오히려 못봤습니다.. 저도 요새 전개 보면 불안불안하더군요.
푸른화병
13/05/11 21:02
수정 아이콘
저는 중간에 주인공이 장군(?)과 말하는 것이 실마리 같은데 과거 인간끼리 반목하고 .싸울때 누군가가 인류의 적이 나타나면 서로 힘을 합치지 않을까 라는 내용의 대사가 있습디. 종교 지도자들이 먼저 거인을 기초로한 커다란 성을 만들어 놓고 거인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王天君
13/05/11 21:44
수정 아이콘
그런데 종교는 5년전 거인에 의해 벽이 뚫렸을 때 갑자기 신흥세력으로 부상했다고 나와서...
정시레
13/05/12 00:00
수정 아이콘
대중적 세력이 작았다가 커진것아닐까요? 종교가 벽의 정체를 이미 알고 지금까지 숨기고 있었던거보면 푸른화병님 가설도 일리가 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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