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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11 04:43:04
Name 유리별
Subject [일반] 불면증과 싸우다

하던 일을 관두고 직업란에 '백수'라는 단어를 채우게 된 지 약 한 달쯤. 쉴 만큼 쉬고 놀만큼 놀고 잘 만큼 자서, 하루가 엉망진창이 될 때쯤.
스스로도 느끼지 못하게 슬며시 그놈이 찾아왔습니다. 워낙 어릴 때부터 쉽게 잠들지 못하는 예민한 성격 탓에 처음엔 그러려니..했는데,
  누워서 두 시간, 세 시간을 뒤척여도 잠들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몸이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습니다. 눈을 뜨고 있는 게 힘들 만큼 졸려서 침대에 누워 눈을 감으면 갑자기 정신이 마앍고 또렷해지면서 푹 자고 난 직후마냥 잠이 훅 달아나버립니다. 어떻게든 자보려고 해도 잠이 들지 않아 뒤척이다 일어나 뭐 좀 하다보면 또 금세 졸려 미칠 지경이 됩니다. 아.. 농담이라도 함부로 불면증이라 말해서는 안될 만큼 참 무서운 병이구나.. 싶었습니다.
밤새 뒤척이다 지쳐 잠들면 그때부터는 악몽의 시작입니다. 식은땀 뻘뻘 흘리며 뒤척이다 "으아아아악"하며 깨면 두 시간쯤 잔건가. 그때부턴 연달아 악몽을 꾸기 때문에 다시 잠들기도 무섭고, 그렇다고 안자면 몸이 힘들고. 그야말로 불면증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전설의 출현.
  낮에 해를 많이 봐야 잠도 잘 온다기에, 그 좋아하던 카페인도 죄다 끊고 해드는 창가에 강아지랑 나란히 앉아 해 돌아가는 방향으로 엉덩이만 움직이며 일광욕도 해보고, 밖에 돌아다니고 운동도 해야 잠도 잘 온다기에 산책도 나가보고 바람도 쐬어보았지만 벌써 몇 달째 그놈은 거머리마냥 달라붙어 떠나질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냥 포기했습니다. 악몽 때문에 불 끄고 혼자 누워있는 것마저 무서워져서 정말 한때는 어떻게 되는 줄 알았는데, 하룻밤을 꼴딱 새고 그 다다음날 새벽에 간신히 지쳐 쓰러져 잠들었던 후로는 떼어내려고 애쓰는 것 마저 그냥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자꾸 인식하면 더 들러붙을 것 같아 이젠 친구처럼 생각하고 그러려니.. 해야지 했더니 그 미쳐 날뛰던 놈의 저를 향한 집착이 고맙게도 요새는 약간 줄어 든 것 같습니다.
  잠자려 시간 맞춰 누워서 멍하니 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피지알 자게에 글을 쓰는 게 얼마나 무섭고 어렵고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지 깨달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글 쓰는 것이 그리워지더군요. 오늘도 잠은 들지 않고, 슬슬 봄도 오려 하고 있고. 그래서 옛날이야기 좀 더 해볼까 합니다.





아직 내가 다닐 대학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몰랐던 비린내 나는 갓 대학생이 된 아이는, '새터'가 무슨 뜻인 지도 모르고 그저 학교에서 가야 한다고 했다고 짐 똘똘 싸서 쫓아갔습니다. 하필 소집장소가 집에서 두시간거리라, 아직 그만큼의 거리를 혼자 다녀본 적이 없던 아이는 시간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후발대에 간신히 껴서 강원도로 향했습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선생님이라는 어른의 인솔 하에 움직였기에 별 걱정이 없었는데, 대학에 오니 별로 어른 같지 않은 선배들이 이리와라 저리가라 하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뒤늦게 도착해 이제 막 첫 '반성교육'이 시작되기 직전 방에 투입된 아이는 덕분에 모두의 시선을 받아 매우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처음 마시는 술도 무섭고, 처음 만나는 선배도 무섭고, 처음 만나는 동기도 무서웠습니다. 있는 힘껏 얼어있는 아이에게 옆자리 앉은 머리 큰 선배가 조용히 귓속말로 '술 잘 못해?' 하고 물었습니다.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에게 선배는 '먹을 수 있을 만큼 적당히 먹어' 하고는 아이 술잔에 술을 3/4만 따라주는 너그럽고 따뜻한 아량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감히 새터에서)

우리 학교의 우리 과는, 학교 내 그 어떤 과보다 매우 가열차게 술자리를 달리기로 유명한 과였습니다. 순식간에 10개정도의 게임을 배우고 '쉴 틈이 없어!'를 외치며 랜덤하게 돌아가는 게임 속도는 '저게 지금 취한 놈들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어느 방이든 선배들은 갓 들어온 어여쁘고 귀엽고  멍청한 새내기들을 어떻게든 독하게 훈련시켜야 했습니다. 그래야 다른 방에서 들어오는 어택을 막아낼 수 있고, 다른 방으로 어택 보낼 에이스도 가려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택이 들어오면 노래를 시키고, (멘붕도 시키고) 함께 게임을 해서 막아내야 우리 방의 소주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술이 모자라면 다른 방으로 어택을 나가 노래한번 부르고 (멘탈을 지켜서) 게임에 참여해서 살아남아야 소주 한 병 받아올 수 있습니다. 방마다 규칙을 정해 방문 앞에 큰 대자보로 써서(물론 새내기가 씁니다) 붙여놓는데, 1번은 어느 방이든 다 똑같은 규칙입니다. "쉣은 다른 방에." (쉣은 우리 과 내 은어입니다. 토)(물론.... 다음날 멀쩡한 화장실은 없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게임에서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아이는 겁도 많고, 술도 못 먹고, 어리바리했지만 '게임'만큼은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보드게임카페 가이드 출신이니까요. 게다가 술잔 채울 일이 있으면 옆에서 너그럽고 따뜻한 아량을 베풀어 주시는 머리 큰 선배가 잽싸게 소주병을 빼앗아 잔을 채워주시니 그 약한 주량에도 꽤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머리 큰 선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같은 학번 동기랑 서로 주고받으며 미친 듯이 달리더니 장렬하게 전사하셨거든요. 선배 둘이 팀킬하고 커플로 죽으니 다른 방에서 들어오는 어택을 막을 길이 없었고, 결국 방폭당한 우리 방은 남자시체처리실이 되어 아이는 무사히 여자시체방으로 숨어들어가 잠들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떼어내고 싶을 만큼 아픈 머리와 메스꺼운 속에 혀를 차며 간신히 일어나 방으로 돌아간 아이는, 전날 따뜻한 아량을 베풀다 장렬히 전사했던 머리 큰 선배가 눈 뜨자마자 맥주한잔에 안주로 과자를 씹으며 환히 반겨주는 모습을 보고 기가 질립니다. 그땐 정말 인간이 아닌 사람들처럼 보여 신기하다 못해 사진으로 남겼을 정도니까요. 물론...... 2년 뒤 아이는.. 전날 과음하고 장렬히 전사하고 아침에 일어나 맥주로 해장하는 동기들 안주를 챙겨주는 여유를 보여주게 됩니다. (옆에 앉아 함께 해장하거나 그런 일은 나에게 있을 수가 없어) 그 사진이 머리 큰 선배를 처음으로 찍어 남긴 사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입학한지 일주일쯤 되었을까.
그 머리 큰 선배와 아이는 커플이 되었습니다.

입학하고 일주일 내내 술판이 벌어져서(물론 낮에) 술 냄새가 가실 날이 없었던 과방은 첫 CC 소식에 옳다구나! 사형식고고!를 외치며 커플을 체포하러 선배들을 풉니다. 그날 머리 큰 선배와 아이는 서로의 무릎에 사이좋게 쉣을 퍼붓고 쓰러졌습니다. 정신을 잃은 아이는 누군지도 모를 동기의 자취방으로 끌려들어가 민폐를 끼칩니다. (그 동기는 결국 과생활을 그만 두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머리 큰 선배는, 아이를 지키려다 결국 피를 토하고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가 위세척을 했다고 합니다. 과내에는 7초 만에 사랑에 빠진 커플로 소문이 돌았고, 전무후무한 미친 사형식의 전설로 남게 되었습니다.

첫사랑이었습니다. 어설프고 미숙하고 실수투성이고, 멍청하고 바보 같고 지랄 맞지만 그래서 더 뜨거울 수 있는 첫사랑. 풋풋하고 달콤하며 쌉싸래해서 삼키고 싶지는 않은데 뱉고 싶지도 않은.  
  
과내 첫 CC인데다 요란하고 전설적인 사형식으로 인기몰이를 한 머리 큰 선배는 2학년 과대, 아이는 1학년 부과대가 되었습니다. 봄기운에 취하고 첫사랑에 미쳐 제정신이 아닌 두 사람은 대학의 로망은 자체휴강임을 외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있는 힘껏 봄을 누리러 서울관광을 다녔고, 덕분에 1학기 성적을 나란히 학고로 장식하게 됩니다. 아마...당시 새내기 성적 중 아이의 성적이 최하였습니다. 덕분에 나름의 전설적인 기록을 남기게 되었죠. 그때의 아이를 만날 수 있다면 쌍싸다귀라도 때려 정신 차리라고 외쳐주고 싶지만... 그래도 그 때 서울의 아름다운 봄을 있는 힘껏 만끽하였으니, 그걸로 만족을 못하겠어.. 못하겠어 젠장.. 한 학기 등록금이 얼만데 미쳐가지고.. 흑흑흑... (그 등록금을 지금 다 갚았으니 말입니다.)






실은 학고를 맞고 2학기를 휴학하게 된 데에는 연애질 말고 좋지 못한.. 매우 기억 속에서 말끔하게 지우고 싶은 안 좋은 사건들이 있었지만,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를 하는데 굳이 씁쓸한 기억을 써넣을 필요는 없겠지 싶어 그냥 꿀꺽 삼켰습니다. 낱낱이 고발하여 나의 억울함을 풀어야 잠이 오려나요. 소주는 맛없고 역하고 다음날 지랄 맞은 숙취가 찾아와서 입에 안 댄 지 2년쯤 되어가는 것 같은데, 어우... 그냥 옛날 떠올리며 키보드 깔짝대는데 어디선가 소주냄새가 나는 것 같습니다... 한 때는 달달 하다고 꼴깍꼴깍 마셔댔던 것 같기도 하던데.. 그건 제가 아니었나봐요. 누군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소주가 제안에 계신 저도 모르는 누군가를 깨운 후로는 무서워서 봉인했습니다. 그래도 새터는 참 그립습니다. 선배가 된 후로는 새터며 엠티가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과생활 접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지금 생각해도 아쉽고 억울합니다.

옛 생각 하다 보니 마음이 참 아릿아릿 합니다. 아마 다시는 오지 않을 날들이라 그리운 것이겠죠. 당시로 돌아갈래? 하고 묻는다면 잠시 머뭇거리다 '이왕 보내주는 거 고딩 때로 보내주면 안되나요.'묻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학교 갈래요..
머리 큰 선배와 아이, 그리고 민트 향 나는 매니저님 이야기는 종종 생각나면 그냥 두서없이 조잘조잘 댈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불면증은 잠이 안 드는 것이지 잠이 안 오는 것은 아니라서.. 졸려 미치겠는데 잠이 안 드는 그 삐- 삐- 삐 스러운 상황은.. 에효.. 하고 크게 한숨한번 쉬고 저는 또 투덜거리며 누우러 가볼까 합니다.

봄기운 완연한데 정은이는 미쳐 날뛰고 작년에 없어 고마웠던 황사가 올해는 좀 기승을 부리는군요.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봄 되세요.



-유리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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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별
13/03/11 04:57
수정 아이콘
아.. 혹시 불면증과 싸워 이겼나 졌나가 궁금하셨다던가, 어떻게 불면증을 극복했는가와 같은 정보를 기대하고 들어오신 분이 계시다면 사과드립니다.. 저는 그냥 포기하고 떠오르는 대로 옛날 생각을 쓰며 지쳐 쓰러져 잠들기를 기다리고있는거거든요.. 네. 졌습니다. 불면증에는요.
샤워도 해보고 우유도 마셔보고 상추도 먹어보고 자기 두시간전부터 책이랑 게임도 자제해보았지만... 피지알을 끊을 수는 없었고.. 뭐, 편히 생각하다보면 언젠간 푹 잠들 날이 있겠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눈시BBbr
13/03/11 05:04
수정 아이콘
하고 싶은 거 하다가 (다시 말해 놀다가 --) 밤새게 되는 거랑 자고 싶은데 잠이 안 오는 거랑... 차이가 크긴 하더라구요. 원하지 않는데 혼자 깨어있다는 건 공포죠.
힘내세요 '-'
유리별
13/03/11 17:4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눈시님. 곧 나아지겠죠 뭐...; 에효
가나다라마법사
13/03/11 05:52
수정 아이콘
아침에 해가뜨는걸 보고 잠드는게 너무 무서워요 크크
해뜨기 전에 자야하는데..
기분은 졸린데 막상 누우면 잠이오지 않는건 리얼 호러죠ㅠ
유리별
13/03/11 17:45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나다라마법사님.
불면증이란 말, 우스갯소리로 하면 큰일나겠구나 싶었어요. 정말 수면장애로구나 싶고 병이구나 싶고...
몸이 아주 많이 피곤해도 오히려 잠이 안온다고 하더라구요.^^
괴롭기도 괴롭지만 다섯시쯤 되어가면 마음이 급해지면서 더 피곤해지더라구요. 해뜨는거 보면 왠지.. 눈이 타들어갈 것 같은 느낌이...;;
불량품
13/03/11 05:54
수정 아이콘
글을 읽다보니 제 대학 새내기 시절 첫사랑도 생각나네요 물론 고백한번 못한체 친한친구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있지만요
그때한 행동들은 찌질하고 왜 했지 싶은 기억들도 있지만 그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유리별
13/03/11 17:47
수정 아이콘
대학 새내기 시절 떠올리셨으면 좋겠다 싶어, 저도 열심히 떠올리면서 쓴 글인데 다행입니다.^^
즐거운 기억이시려나요. 기억이란 늘 아름답게 포장되기 마련이어서 저도 지금이야 돌아가고 싶기는 한 데,
그땐 정말 괴로워하고 우울해했었다는 기억도 남긴 남아있어서 오묘한 기분이 들곤 합니다.
역시, 이왕 돌아가려면 고딩때로 돌아가고 싶어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량품님.
라리사리켈메v
13/03/11 09:19
수정 아이콘
글이 참 달달합니다(!?)
유리별
13/03/11 17:48
수정 아이콘
달달한 부분은 다 빼고 서로의 무릎에 쉣한 기억이라던가 나란히 학고를 맞았다던가.. 그런 글만 일부러 골라 썼는걸요!
어쨌든 지금 생각해보면 달달하기도, 씁쓸하기도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리켈메님.
13/03/11 09:20
수정 아이콘
'그날 머리 큰 선배와 아이는 서로의 무릎에 사이좋게 쉣을 퍼붓고 쓰러졌습니다.'

이 구절이 참으로 재미지군요.. ^^

불면증, 저도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인데 괴롭습니다.. 한때는 술의 힘을 빌어 그냥 꼬구라졌었는데

요새는 술을 마셔도 소용이 없네요.. 면역이 생겼나봐요..

어쩌다 잠드는 날이면 가차 없이 중간에 깨어나 주시고, 깨어난 상태로 두 시간이 지나가 주시고..

그런데 참 아이러니한 게 점심 먹고 나면 스르르 졸린단 말씀.

잘 아시겠지만 불면증도 결국 심리적인 겁니다.. 지나치게 생각이 많고 염려가 많은 탓이지요.

나아질 겁니다 점점..

잘 보고 가요~ ^^

* 아 그리고 언젠가 다시 소주가 맛날 날이 올 겝니다.. 암 그렇고 말고.
유리별
13/03/11 17:51
수정 아이콘
소주가 맛날 날은 절대 오지 않을겁니다... 봉인이에요. 봉인. 절대 풀면 안되는. 무시무시한.
아마도 취업을 하게 되면 해결이 되지 않을까.. 하고 약간 기대하고 있습니다. 불안한가보죠. 마음은 안그렇게게 먹으려고 하는데, 몸이 그렇게 불안해 하나봅니다. 제일 걱정되는게.. 취업하고 나서 습관적으로 잠을 못자는 거에요... 무서워 무서워
서로의 무릎에 쌍으로 쉣을 퍼붓는 바람에 정말 오래오래 놀림받았었거든요.. 3년이 지나도 가끔 과방에 사형식열렸단 소리가 들려오면 동기들이며 선배들이 하나같이 저 머리 큰 선배네 커플을 떠올리는 바람에 괴로웠었습니다. 좋지 않아 제길.

저도 점심을 먹고나면 정말 졸려져요.
그때는 누우면 잠도 잘들더라구요. 심리적인 것이 맞겠죠? 어서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k' 아저씨~
13/03/11 18:13
수정 아이콘
나 아저씨 아님요~
유리별
13/03/11 23:42
수정 아이콘
하긴 k'님...
몽키.D.루피
13/03/11 09:28
수정 아이콘
불면증 있다 그러면 그거 하루 밤새고 다음날 저녁에 자면 되는 거 아냐? 라든가 불면증이 아니라 생활패턴, 밤낮이 바뀐 거 아냐? 라든가 하는 반응은 좀 짜증나죠. 불면증이라고 무조건 잠을 못자는 게 아니라 수면 자체가 불규칙적이고 깊지 못하다는 겁니다. 정확히 말하면 수면장애죠. 불면증은 그냥 달고 살아야 되는 거 같습니다.
유리별
13/03/11 17:53
수정 아이콘
안돼!!! 달고 살다뇨 그러지 마세요 루피님..안돼 나는 푹 자고 싶어 나는 편안히 딥슬립을 하고싶다구요T^T
저도 그래서 하루 밤 새고 그날 저녁 또 잠이 안와 깔끔하게 다섯시까지 꼴딱 샌 후 다음날 아침 일찍 잠들어서도 악몽에 시달린 기억이 있어서
밤낮이 바뀌었다는 말 들으면 정말 서운해집니다. 아침에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밤새 시달리다 아침에 딱 잠든지 두시간 쯤 되었을때가 그나마 가장 깊은 잠을 자고 있을 때라 잘 일어나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루피님.T^T
왜저러냐진짜..
13/03/11 11:05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3학년부터니까 한 10년됐네요 불면증이랑 싸운것두...
글 읽다가 제가 쓴건가 싶게 증세나 대처가 비슷하네요ㅜ 괴롭죠. 하루밤새고 다음날 지쳐자구 일주일에 3일밤새고 4일자는식으로도 지내보고 수면제랑 술에도 의지해보고. 별 방법을 다써봐두 누웠을때 또렸해지는 머릿속이 느껴지면 눈물이핑돌고. 지옥입니다지옥...
유리별
13/03/11 17:55
수정 아이콘
아, 그러고보니 얼마 전 제가 막걸리에 극히 약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었습니다. 막걸리 먹으니까 그래도 두시간 쯤 지나니 잠이 푹 들더라구요!
오랜만에 푹 잔 기분이 들어서 정말 얼마나 개운했는 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한잔, 두잔 마시는 술이 얼마나 무섭게 저를 덮쳐올 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술은 되도록이면 조심히 먹으려구요. 안그래도 잘 먹지도 못하니까, 이왕 먹는거 맛있는 걸로 먹어야.... 응? 뭔가 새고있다 말이;;;
닉네임이.. 정말 저한테 해주시는 말씀같아 뭔가 뜨끔해요.....
혼자가 아니었군요.. 흑흑흑 감사해요 왜저러냐진짜.. 님..
13/03/11 11:57
수정 아이콘
과생활을 그만뒀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제 경우는 원치않은 주야교대근무로 수면제를 달고 살던 시절이 있었죠.
유리별
13/03/11 17:58
수정 아이콘
수면제까지 손대면 진짜 돌이킬 수 없어질 것 같아서 일단은 애쓰고 있습니다.
과생활..뭐.. 다들 아시다시피 CC가 깨지면 어느 한 사람이 과를 떠나는 것이 보통이기에...... 라기보다
일단 제가 너무 괴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바람에 과생활에 정이 똑 떨어져버린 이유가 가장 컸지만요.^^ 후에 저는 과생활을 깔끔히 그만뒀었어요.
그리고 완벽한 아웃사이더로 학교를 졸업하게 되어 대학에서 남긴 친구가 간신히 연락하고 지내는 몇몇밖에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시절 좀 더 과생활이며 동아리생활을 가열차게 달리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사람도 좀 남기고, 추억도 좀 남기고, 주량도 좀 늘리고 할 것을..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선비님.
13/03/1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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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시절 떠오르네요. 추천 누르고 가요.
유리별
13/03/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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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 글을 읽으면서 대학 새내기시절을 떠올려주시면 좋겠다.. 하면서 썼는데, 다행입니다. 다행이에요..
스물의 봄날은 아마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까 싶습니다. 첫 연애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학고까지 맞아가며 해서 그런지, 교정에 피어있는 벚꽃이며 불어오던 바람, 그리고 정말.. 정말..정말 지랄맞게 높은 길도.. 눈감고 천천히 떠올려보면 세세하게 기억이 다 나네요. 그 때 서울을 돌아다니며 아 _ 서울은 외국인들이 한국와서 가장 많이 돌아다니는 관광도시로구나..하는 걸 느꼈었습니다. 서울 시내에 1급수가 흘러서 도롱뇽이 산다는 거기도 다녀왔었으니까요. 그러고보니 그 이후로는 매번 가던 곳만 가게 되었네요..
아마 그녀는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을겁니다.^^ Utopia님도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추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13/03/11 16:08
수정 아이콘
저도 씨씨땜에 학고를 맞은 기억이 있네요
유리별
13/03/11 18:05
수정 아이콘
다들 가슴 속에 첫사랑이 살고 있기 마련입니다!
학고맞은 기억은 저에겐 힘든 기억이었지만 결국 2학기를 휴학하고 1년 성적을 밀어버려서 동기들 후배받을때 후배들이랑 같이 1학년 또 했다는 건 안자랑....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기를 바랍니다. orca님.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3/03/11 18:01
수정 아이콘
역시 수면에는 나이트캡이 최고지요.
좋은 나이트캡 한 잔이면 알콜에서 오는 것과는 또다른 화학작용이 일어나는 듯,
그 어떤 좋은 기운이 몸을 편안하게 이완시켜주는 것 같아요.
유리별
13/03/11 18:07
수정 아이콘
나는 나이트캡이 뭔지 몰라염...'-' 우후후후
민애님 말씀이라면 술이겠지 그건? 후후후후...
뭔가 굉장히 편안한 술일 것 같은데. 언제 기회되면 한 잔 마셔봐야겠어요.
읽어줘서 감사해요 민애언니~
천진희
13/03/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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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산 뒤부터 잠을 못 자겠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재밌는 웹툰이 많더라구요...ㅠ
유리별
13/03/11 18:55
수정 아이콘
저도 좀 심각하다 싶을 만큼 스마트폰에서 손을 못떼고있습니다. 잠안오면 뒹굴뒹굴하다 폰을 존에 잡곤 하는데, 어느순간 졸려 미치겠는데 잠을 참아가며 빛나는 액정을 쳐다보고있는 저를 발견하기도 해요.. 그것도 자제해보려고 요새는 종종 폰을 놓고다녀보기도 하는데, 저는 일단 피쟐을 끊지않으면 뭐가 안될듯 싶습니다.
조심하세요 천진희님^^
13/03/11 19:52
수정 아이콘
저도 지금 그냥 수면제 먹어볼까하고 생각중인 단계입니다.
이 불면증때문에 갑작스러운 어지러움증때문에 병원도가보고..
너무 놀래서 뇌출혈이라도 생겼나 싶을정도로 너무 어지럽고 구토증상이나서
병원갔더니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달팽이관에 무슨 발작같은게 일어나서
그렇다는군요 의사선생님께서 하시는말씀이 잠 못잔 사람은 처음 걸어들어올때
얼굴 만봐도 안다고 하시면서 일단 일주일 약먹어보고 안되면 검사받기로 하고
일주일간 약먹었더니 잠도 잘오고 말짱해지더군요.
근데 일주일 후부터는 여전히 잠을 못들고 있습니다.
유리별
13/03/11 23:36
수정 아이콘
저..저도 메니에르님이 귀에 살고계신...
무서운 분이세요.. 조금만 피곤해도 갑자기 우왕 얘가 피곤한가봐~ 하면서 살아나시는 분이시라서요.
여튼 피곤하면 좋지않아요. 잠못드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그나저나 저도 서폿으로만 달리고있어요.. 매라신께서 하신 말씀 저의 모토로 삼고 꾸준히 하고있습니다. 원딜이 맘에안들면 걍 킬도 먹고 cs도 먹고... 후후 근데 캐리는 안되더라구요....

수면제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둡시다. 조금더 노력해보아요 우리... 힘내세요 MadLife님.
제레인트
13/03/11 21:10
수정 아이콘
달달하고 귀엽고(?) 그런 시기의 글이네요. 졸업하고, 아니 뭐든지 떠나고 나면 그때가 더 그립나봅니다. 추억후보정이라고 하던가요. 저도 요즘 신입생때가 그리워요..
오늘은, 아니 앞으로도 좋은 꿈 꾸는 밤이 계속되시길.
유리별
13/03/11 23:41
수정 아이콘
제가 좋아해서 한 열번쯤 읽은 소설에도 제레인트라는 인물이 나오는데.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지금이야 저 나이 어린이들보면 한없이 애기같고 귀엽고 하죠. 개강해서 이제 막 학교다니기 시작하는 새내기들 보면 풋풋하니 막 비린내도 나는 것 같고 부럽기도 하고 복잡미묘해집니다. 그리워요. 한없이 돌아가고싶어요. 그럼 절대 연애는 안했을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레인트님. 매일밤 따뜻하고 포근하고 편안한 잠자리 되시길 바랍니다.
choryuhyang
13/03/12 02:01
수정 아이콘
반가우면 안되는데.. 저도 불면증 시달리고 있어요!! 재작년 가을쯤부터 시작되었던거 같네요..ㅠㅠ 현재진행형이에요!!

정말 못 쉰채 하루를 시작해야 한다는 공포는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거같아요..

일병시절 들었던 insomnia라는 노래를 지금까지도, 매일밤 떠올릴 줄은 몰랐네요 ㅠ ㅠ 전 예비역 3년차인데..

서로 불면증 떨쳐내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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