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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1/09 17:59:39
Name 늘푸른솔솔솔솔
Subject [일반] 51. 청계천 8가
동지여 그대가 보낸 오늘 하루가 어제 내가 그토록 살고 싶었던 내일
동지여 그대가 보낸 오늘 하루가 내가 그토록 투쟁하고 싶었던 내일

이라는 가사의 '열사의 전사에게' 를 작곡한 김성민씨가 꽃다지를 그만두고 결성한 천지인의 노래입니다.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곡으로 내용상으로는 투쟁가, 형식적으로는 통기타 반주의 비중이 컸던 기존의 민중가요와는 달리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전달하지 았았다는 점에서, 또 락의 형식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민중가요의 정체성 중 '사람들의 삶을 노래하는 희망의 노래' 이라는 개념이 처음 시작된게 이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군사정권이 끝남으로 인해 사람들의 투쟁 대상 또는 꺼리가 다양화 되었다는 것이 큰 이유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아무튼 제가 고등학교 시절 풍물을 배웠던 모 대학의 노래패에서는 '지나치게 감성적이다', '풀세션 다 갖추고 노래할거냐' 등의 이유로

아예 부르지 않았던 기억도 나네요.

저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좋아하는 곡입니다만...


천지인 이후로 메이데이라던가 이스크라 같은 그룹들이 민중가요에서 주목을 받기도 하였고, 꽃다지도 몇 집인가부터는 분위기가 확

바뀌는등 민중가요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이 바로 천지인입니다.

그리고 그 천지인의 노래중 민중가요를 잘 모르거나 싫어하시는 분들 중에도 이 노래만큼은 아는 분들이 제법 될 정도로

가장 알려진 노래이구요.






청계천 8가 -김성민 글,가락-

파란 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물 샐 틈 없는 인파로 가득찬
땅 냄새 가득찬 거리여
어느새 정든 추억의 거리여

어느 핏발 서린 리어카꾼의 험상궂은 욕설도
어느 맹인 부부 가수의 노래도
희미한 백열등 밑으로
어느새 물든 노을의 거리여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덮쳐오는 가난의 풍경
술렁이던, 한낮의 뜨겁던 흔적도 어느새 텅 빈 거리여

칠흙 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아래는 1993년인가에 나온 처음 버전이 아닌 어쿠스틱 버전입니다. 개인적으로 어쿠스틱 버전을 더 좋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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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티라노
13/01/09 18:04
수정 아이콘
내고향 청계8가를 노래한 곡이 있었다는걸 처음 알게됬군요
청계천은 이젠 사라진 곳일뿐.....
Cazellnu
13/01/09 18:20
수정 아이콘
오히려 이런 진보를 노래하는 곳에서 아이러니 하게도
변화에 대해서 유독히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것도 지금생각해보면 웃기기도 하구요.

세월이 바뀐건지 뭔지 아무튼
천지인이라면 저때는 거의 아이돌급으로 추앙받았습니다.
기존의 페러다임에서 벗어나서 락스타일로 들어간게
한세대 지난 민가에서 쟁가아니면 모두 버려라는 고리타분함을 하나 벗겨낸 것으로도 받아들여졌구요
Darwin4078
13/01/09 18:50
수정 아이콘
마음이 허전해질때 부르곤 했던 청계천8가를 이렇게 보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학생회 활동 때문에 민가는 필수적으로 배워야 했는데, 정말 동지가, 단결투쟁가 같은 노래들은 멜로디나 가사나 너무 촌스러워서 싫었는데,
천지인 노래들은 좋았습니다.

청계천8가나 민들레의 합창, 그날이 오면 같은 노래들은 지금 들어도 서정적이고 좋은 노래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단결투쟁가, 동지가 등이 입에는 훨씬 익숙한 불편한 진실..ㅠㅠ
맥주귀신
13/01/09 19:09
수정 아이콘
이야...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다시한번말해봐
13/01/09 19:25
수정 아이콘
민가동아리 정기공연때 이 노래를 동기하나와 선배한명이 통기타반주로만 했었는데...크. 그때생각나네요;
13/01/09 19:54
수정 아이콘
청계천 8가, 열사가 전사에게, 청소부 김씨 그를 만날때 몽땅 MP3로 가지고 있네요. 올만에 함 들어봐야징.
구밀복검
13/01/09 20:45
수정 아이콘
청소부 김씨도 좋죠 흐흐.
기억에 남는 민가라면 장산곶매와 인터내셔널가.
9th_Avenue
13/01/09 22:07
수정 아이콘
아.. 이 노래 정말 오랜만에 듣네요.
13/01/09 23:13
수정 아이콘
제가 살고있는 곳이군요 청계천 8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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