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ID('엑시드'가 아니라 '이엑스아이디')는 올 해 데뷔한 수많은 걸그룹 중 하나 입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매일 밤'의 라디오 라이브 영상입니다.

보다시피 5인조구요. 가창 중심으로 간단히 멤버를 소개하자면- 왼쪽 끝부터

병풍1(서브보컬) - 혜린(20) / 병풍2(서브래퍼) - 정화(18) / 래퍼 - LE(22) / 메인보컬 - 솔지(24) / 보컬1 - 하니(21)

이 팀은 언젠가 인터뷰에서 'EXID만의 차별화된 특징은 무엇인가?'라는 상투적인 질문에 '우리는 걸그룹답지 않게 아주
자유분방하고 털털하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걸그룹답지 않게...'로 시작하는 걸그룹이 한 둘이 아닙니다.

그럼 뭐가 있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먼저, 이 팀은 '신사동 호랭이'가 직접 제작한 걸그룹 입니다.
그런데 이게 SM이 제작한, 혹은 홍승성(큐브 대표)이 제작한 걸그룹과 다르다고 한다면 '이미 여러 아이돌에 히트곡을 준
유명 작곡가가 (최초로) 제작한'이라는 의미일텐데요. 이또한 이트라이브, 용감한 형제가 먼저 냈고 최근에 방시혁의 걸그룹
까지 나와서 딱히 유니크하다고 하기 애매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멤버 교체'를 들 수 있습니다. 사실 멤버 교체(혹은 탈퇴)를 한 팀 또한 꽤 흔해서 차별화(?)하기 쉽지 않은데
이 팀은 한도를 넘어섰습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6명 중 3명이 데뷔 후 2개월 만에 팀을 나갔는데 그 3명이 팀의 메인보컬,
보컬1, 그리고 비주얼 담당이었습니다. 전 메인보컬 '유지'양은 5소녀 못지않게 전설적인 팀인 (씨스타, 시크릿의 메인보컬
효린, 지은과 3인조로 1년간 준비했다는) 'JYP 빅마마'의 마지막 멤버였습니다.

데뷔곡 Whoz That Girl의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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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는 순서대로- 유지(메인보컬, 탈퇴), 하니(보컬2), 해령(커트머리, 탈퇴), 다미(보컬1, 탈퇴) / 래퍼 LE, 댄스 브레이크 정화)

데뷔곡 치고 음원 성적도 꽤 좋았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새로 멤버 2명을 보강해서 지금의 체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을 때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교체라 아는 사람도 드물고- 여러모로 차별화 포인트로 꼽기 힘들겠죠.


제가 생각하는 이 팀의 특성은 바로 래퍼 LE의 존재 입니다.

이 팀의 현 메인보컬 솔지양은 2NB라는 (다비치 같은) 2인조 보컬팀으로 5년간 무명으로 활동하다 팀이 해체되고서
신사동 호랭이의 회사에서 보컬 트레이너로 있다가 발탁된 중고 신인 입니다. (소녀시대 6명과 동갑이고 고3 때 데뷔한 것도
같습니다.) 나머지 멤버들은 몇 년간 연습생을 거쳤구요. 그런데 LE는 연습생 기간 없이 팀 만들어질 때 합류해서
반 년만에 데뷔를 하게 됩니다. 언더에서 활동할 때 신사동 호랭이의 눈에 띄었다가 제의를 받았다고 합니다.

JYP 오디션 영상


Elly & Basick - 벙개송(2009)


언터쳐블 - Jiggy Get Down(2010)


rock with us & 벙개송 LIVE


스타일이 단조로운 감이 있지만 기본기를 갖추고 있으면서 톤이 대단히 매력적인 래퍼입니다. 그리고 창작 능력도 있는게
강점 입니다. 일단 EXID 전곡의 랩메이킹을 했습니다. 이 정도는 (카라의 니콜양을 비롯해서) 여타 걸그룹 래퍼들도 해내곤 하는데
거기다가 본격적으로 작사/작곡도 합니다.

앞서 소개한 EXID의 최신곡 '매일밤'은 LE가 가사 전체를 쓰고 작곡에 참여한 곡으로 여러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습니다.


이 40초 남짓한 랩이 '매일 밤'의 초기 버전의 일부 입니다. 이 곡이 신사동 호랭이의 손을 거쳐서

EXID 미니 앨범에 '전화벨' 이라는 제목으로 들어 갑니다.


그 후에 다시 편곡을 해서 '매일 밤'이라는 제목의 싱글로 발표하고 방송 활동도 합니다.


제가 LE에 처음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이 노래 가사 입니다. 저 방송 영상에 보면 도입부에 'I know this is beauty call'
이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포탈에서 검색해도 다 저렇게 나옵니다. 그런데 진짜 가사는 'booty call' 입니다. 심의 때문이죠.
저는 저 단어를 화요비 노래 덕분에 알고 있었습니다. (제목이 Booty Call인 곡이 있습니다.) 그런데 20대 초반의, 한 걸그룹
멤버가 주체적으로 저런 가사를 써서 곡을 만들었다는게 좀 충격이었습니다.

인터넷 방송 - '그루팝 쇼'에서 가사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 입니다.

(저 뒤에 미성년자인 정화를 감안해서 가사를 다소 수정했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밖에 신사동 호랭이가 만든 몇몇 곡들- '트러블 메이커'의 작사에도 참여했고 최근 나온 주얼리의 타이틀곡 'Look At Me'는
혼자서 작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걸그룹에 소속된 래퍼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가령 징거는 일각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만 어차피 시크릿의
노래들에 랩의 비중은 그닥 크지 않습니다. 반면에 LE에 관심을 가질만한 이유 중 하나는 신사동 호랭이가 EXID 라는 팀에서
LE에게 커다란 역활을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자작곡을 타이틀로 만들어 준 것만 해도 그렇고-

EXID 미니 앨범 티저

이거 말고 멤버 전체가 찍은 티저가 하나 있지만 그게 다 입니다. 단독으로 티저를 찍은건 LE가 유일 합니다.

허각&LE - 그 노래를 틀 때 마다 M/V

이 노래는 신사동 호랭이가 회사 차리고 처음 제작한 곡인데 아직 데뷔 전인 LE를 참여시켰습니다. (뮤비 여주인공이 EXID의 막내
정화 입니다. 말하자면 팀의 사전 홍보를 겸한 프로젝트였죠.)

미니 앨범 타이틀이었던 'I Feel Good'은 LE가 부른 Hook이 중심인 댄스곡 이었습니다.


물론 신사동 호랭이가 테디는 아니고 EXID라는 팀이 자리를 잡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게 오히려 이 언더 출신 래퍼가 속한
걸그룹이 앞으로 어떤 곡을 발표할지 기대를 갖게 합니다.



보너스 영상들

그 노래를 틀 때마다 Full Version

무려 11분짜리 드라마타이즈 뮤비 입니다. 남자 주인공이 유승호.

LE (elly) from EXID - Moment 4 Life (Nicki Minaj)

LE는 라디오 등에서 개인기를 시키면 이 곡의 도입부 래핑을 주로 합니다.

20121020 직캠 EXID 매일 밤 (혜린) @ 녹청자축제

개인적으로 이 팀에서 포텐이 가장 풍부하다고 보는 멤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