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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10 18:50:36
Name 로망 프로토스
Subject [일반] 완벽주의자를 꿈꾸시나요?
Q. 본인의 단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완벽주의 성격이라 뭐든지 완벽하게 해내려 하는 결벽증적인 성격이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위의 대화는 실제로 흔하디 흔해빠져 최근에는 면접 시의 답변으로 말하기도, 자기소개서에 쓰기에도 민망한 표현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런 식으로 답변한 분이 실제 면접 시에 지각을 해서 면접관에게 핀잔을 들었던 자료도 봤던 기억이 있네요.)
하지만 저런 식의 틀에 박힌 답변은 차치하고 실제로 우리 사회나 기업은 슈퍼맨 같은 완벽주의자를 바라는 경향이 상당히 큰 것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취직을 하려고 하는 20~30대의 청년들에게는 말입니다.

먼저 학창시절엔 공부를 잘해서 좋은 학점을 따야 합니다. 그 사람의 학점은 그 사람이 학창시절 얼마나 성실했는가를 보여주는
객관적인 지표니까요. 물론 영어는 필수에 제2외국어도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어학연수도 물론이고요.
요새 젊은이들은 자립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당연히 학비나 생활비는 본인이 아르바이트로 벌어야 하겠습니다. 혹은
학자금대출로 사회생활을 빚과 함께 시작하거나요.
물론 틈틈히 자기 몸을 가꾸는 운동도 할 줄 알아야하고 여름에는 수상스키, 겨울에는 보드 등 폼나는 취미 한두개쯤 즐길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IT 시대에 걸맞게 컴퓨터 프로그램도 잘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파워포인트,엑셀 등등.. 아 그리고 요새 젊은이들은 공무원이나
꿈꾸지 젊은이다운 패기가 없다고 하니까 국토순례 혹은 배낭여행 정도는 다녀와야 하고요.
또한 창조적인 젊은이가 되기 위해서 답이 정해져 있는 듯한 창조성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는 능력도 키워야 합니다.(그 놈의
자동차는 도대체 누굴 태워야 하나요? 난 차도 없는데.. 이 말의 뜻을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크크)
개인주의적인 성향에 젊은이가 늘어나고 있으니 봉사활동 등 사회활동에도 열심히 참여했어야 합니다.
사랑은 항상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므로 연애도 열심히 해야 하고 연애 하려면 차 정도는 있어야 하겠죠. 항상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계발에 힘쓰는 인재이어야 하고....  
이외에도 긍정적인 마인드 또는 사교적인 사람이어야 한다 등등..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현재 사회에서는 청년들에게 조금은 가혹하다고 생각될 만큼 높은 기준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요소들이 불필요하다거나 필요 이상이라고는 말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현재 사회에서 필요한 요소들이고
도움이 되는 것들인 것만은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현재 사회는 다양한 경험들을 하지 못하거나 할 수 없는 사람들 혹은
잠시의 방황이나 일탈로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가혹하리만큼 냉정하게 패배자, 낙오자라는 낙인을 찍어버린다는 데 있습니다.
또한, 저런 요소들을 누구나 공평하게 배울 수 있게끔 공평한 기회가 제공되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도 문제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사장의 아들과 당신이 혹은 당신의 아들이 같은 출발선, 같은 조건에서 출발 한다고 자신있게 말 할 수 있으신가요?

`남들은 다 하는데 왜 넌 못해? 여태껏 뭐했어?` 라는 말보다  `그래 못 할 수도 있지`라고 하는 사회는 정말 발전이 없고 비전이 없는
사회일까요?  남들이 하는 걸 나는 못한다고 느꼈을 때 `큰일났다 남보다 뒤쳐졌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초조해하거나 주저앉아
포기해야하는 사회보다  `그래 이제부터 하면되지` 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를 꿈꾸는 것은 정말 발전적이지 않은
생각일까요?

from. 조금 늦어도 괜찮은 세상을 꿈꾸는 느림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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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12/12/10 19:01
수정 아이콘
글을 보니 정말 완벽주의자이시네요. 크크 님이 말씀하신 10가지 이상의 항목들 중에 저에게 해당되는 건 거의 없군요. 그런데도 전 잘 지내고 있고 굳이 퀘스트 깨듯 하고 싶은 생각도 없네요. 남들이 보기에 저는 패배자나 낙오자겠지만 제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짜피 급변하는 세상이라 한치 앞을 볼 수 없고, 인간만사는 새옹지마이기 때문이죠.
세상은 느리게 해서 되는 게 없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고 있고, 개인적으로는 어떤 시스템을 2년 동안 공들여 구축했는데 스마트시대가 갑자기 도래하면서 완전히 대 격변이 일어나 2년을 쌩으로 날려버린 개인적인 기억도 있구요. 그냥 제대로 되는게 없어도 된 척을 최대한 하면서 어찌저찌 넘기는 기술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Tychus Findlay
12/12/10 19:05
수정 아이콘
자기에게 맞는 삶이 있는데
평범한 삶을 살려고 하는데
요구하는게 너무 많죠
어찌하겠습니까
제시하신거 못한다고 내일부터 혀깨물고 죽을수는 없잖아요 ~
켈로그김
12/12/10 19:10
수정 아이콘
완벽하게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정도만을 꿈꿉니다.
레지엔
12/12/10 21:54
수정 아이콘
다분히 중2병(..)에 가까운 논리긴 한데, 결국 윗사람-고용주는 '내가 시킨 일을 군말없이 완벽하게 해내면서 돈도 별로 안바라는 완벽한 사람'을 원하는 거고, 아랫사람-피고용인은 '돈을 벌어야 되는데 대충 해선 힘드니까 최대한 연기하자'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어딘가에서 적절하게 균형점을 잡겠죠. 어차피 사람 마음이라는게 최대한 이기적으로 가는거니까요.
쎌라비
12/12/10 22:43
수정 아이콘
공감하고 갑니다...
12/12/10 23:18
수정 아이콘
1.개인적인 생각은 '취업을 구하고 있는 학생들의 전반적인 수준도 올라갔고, 눈도 높아졌다'입니다.
욕심이 나는 만큼 더 독을 품고 해야 되는 상황이겠죠.. 저는 이 점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2. 저는 '사회나 기업이 완벽주의자를 바란다' 보다는.. 경쟁이 치열할수 밖에 없는 환경탓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규모가 풍선 부풀듯이 커질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청년들의 숫자만큼 좋은 일자리가 실제로 없는 상황인것 같기도합니다.
몇몇기업이 기술이나 시장내에서의 위치가 독보적인 것도 한몫하는 것같구요.

3.실패한 사람에게 다시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점은 백번 동감합니다. 그래서 안철수 전 후보를 많이 응원했었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그런 기회를 다시 주지 못하고 있네요.. 요즘따라 정말 우리사회는 너무 바쁘고 치열하다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12/12/10 23:36
수정 아이콘
피곤한 완벽주의자가 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경력이 부끄럽게 맡은 일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서 항상 자리에 전전긍긍하는 말단일 뿐입니다...

이른바 '윗사람의 심리'가 이해가 되는게, 실제 개발 업체에서 저처럼 발목잡는 사람이 한 명 있으면 전체 팀워크에 문제가 생기고,
개발 일정에도 문제가 생기거든요.

'완성이 언제가 되든간에 완성만 되면 상관없는 업무'라면 모르겠으나, 아니라면...
결국 칼같이 시간 내에 최대한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완벽주의자가 되려는 노력을 할 수 밖에 없겠죠.
그것을 못하면 그런 피말리는 경쟁이 없는 곳을 어떻게든 찾아야 될 것이고요...
바다로
12/12/11 11:59
수정 아이콘
글쎄요.

우리 사회나 기업이 바라는 청년들의 모습이 아니라
어떤걸 가져야 남들이 나를 부러운 눈으로 볼것인가를 신경쓰는 느낌인데요.
수상스키, 보드, 국토순례 뭐 이런항목은 특히 그렇네요.
파워포인트, 엑셀도 필요시 익히는 것이지 미리 준비해둘 것은 아닌 것 같구요.

나이가 들수록
어떤걸 가져야 또는 갖춰야 행복한 삶인가 하는 것보다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삶인가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물론 어떤 목표가 생겼을 때에 도전하는 열정은 나이를 불문하고 꼭 필요한 요소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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