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전쯤에 수술하다가 가버렸어요
없는 형편에 제대로 해주지도 못했는데...
진작에 병원에 데려갔으면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였는데
일을 크게 만들어서 결국 이꼴을 보고 마네요.

집에서 불안에 떨면서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화가 오더라구요.
그런데 결국 선생님 첫마디가 '안좋은 얘기를 드려야 될 것 같다' 였습니다.
숨을 쉬지 않더니 결국 심장이 멈추었다라는 통보를 받고 병원으로 갔어요.
날이 추워서 손이 덜덜 떨리더라구요.
그때까지는 실감도 안나고 해서
나름 담담한 심정으로
그냥 어떻게 되었나 빨리 보러가야지 이 생각 뿐이었지요.
그렇게 병원 도착해서 일단 경위에 대해서 설명을듣고
한번 보겠다고 해서 들어가서 보는데
정말 억장이 무너진다는 표현이 이럴 때 쓰는 거구나... 하고 알게 되었어요.
울음 꾹 참는데 잘 안되더라구요.
입벌린채로 핏기없는 혓바닥 축 늘어뜨리고선
눈 뜬채로 시퍼런 눈동자가 보이는데
정말 힘들더라구요.
다시 선생님이랑 처리문제하고 입원비 환불에 대해서 얘기 나누고
처리는 단체 화장 시키기로 얘기 하고선
결제 했던 금액에서 화장비 제하고 나머진 환불 받았습니다
한번 더 볼 수 없냐고 여쭈어보고 다시 들어가봤는데 이미 꽁꽁 싸여서 테이핑이 되어 있더라구요.
다시 열기도 그래서 그냥 한번 만져보시라고 해서 몇번 어루만지다가 힘들어서 그냥 나왔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보니깐 내 손으로 묻어주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법에 어긋난 일이긴 한데 뒷산에 대충 후미진데다가 묻어주면 되지 않을까 하고요
다시 병원에 전화 했죠. 죄송하지만 제가 데려가서 처리할 수 있겠냐고
그래서 다시 병원으로 가는 길에
아버지께 전화해서 내가 직접 묻어 주려고 다시 받으러 간다고 말씀 드렸더니
그냥 화장 시키는 편이 마음이나 몸이나 편할거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금새 다시 전화해서 화장하는걸로 하겠다고 얘기 하고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네요.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까 그냥 죽은 놈이라도
얼굴 한번 더 보고 싶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힘드네요...
애 상태가 안좋아지면서 대충 머리에는 그려봤던 상황인데
생각하곤 완전 딴판입니다.

친동생처럼 키우던 녀석인데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항상 잘 때 베개 한쪽 베고서 꼭 붙어서 잤었는데...
오늘 밤 힘들겠네요.
아직 죽음에 대해서 실감이 안나는 나이라서 그러겠죠.
일찍 배웠다고 생각하렵니다

다시는 개 못키울 것 같습니다 너무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