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2/11/29 11:21:55
Name 설탕가루인형형
Subject [일반] 손님 잃은 동네빵집, 주인도 잃었다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21129034639292

다음 메인에서 위의 기사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릴적 우리 동네에는 '아몬드 빵집' 이라는 빵집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가끔 500원짜리를 주시며 옥수수 식빵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셨는데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는 걸렸던 것 같네요.

쫄랑쫄랑 걸어서 빵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구수한 빵 냄새가 저를 반겨줬었습니다.


아몬드 빵집에는 맛있는 빵이 많았습니다.

소보루빵, 소세지빵, 단팥빵, 모카빵 등등...

그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빵은 소라빵이었습니다.

큼지막한 소라모양의 빵의 끝에 붙어있는 종이를 떼면 초코크림이 담겨 있는 소라빵...지금도 좋아하지만 어릴때 먹던 그 맛은 아닌것 같습니다.

식빵을 자르는 기계는 엄청 신기했습니다.

커다란 식빵을 이상한 기계에 넣으면 슥삭슥삭~  식빵이 잘려서 나옵니다.

옥수수 식빵 말고 밤빵도 맛있었는데...엄마랑 동생이 가운데를 주로 파먹었죠. -0-


언젠가부터 크라운베이커리, 뚜레주르,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 빵집만 다니다가 몇달전에 예전 '아몬드 빵집'이 있던 자리에 있는 '팽도르 빵집'을 들어갔습니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들어간 매장안은 휑한 인테리어와 몇종류 안되는 빵 뿐이더군요. 직원도 없이 혼자 계시던 40대 사장님은 별로 할일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도 뭔가를 사볼라고 두세바퀴를 돌았지만 먹고 싶은 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마지못해 두어개를 들고 계산을 하면서 다시는 안오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나왔습니다.

맛, 가격, 서비스로 무장한 대기업 프렌차이즈 제과점으로 대세가 흘러가는걸 억지로 막을 수 있을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EsPoRTSZZang
12/11/29 11:24
수정 아이콘
무한경쟁 시대라고 하지만, 솔직히 빵집은 대기업이 할 사업이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돈이 되긴 되겠죠. 근데 대기업이면 대기업다운 큰 시장에서 경쟁해야지, 약자들 코묻은돈까지 뺏어가려는거 보면 이 나라가 얼마나 대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나라인지 잘 알겠더군요.
12/11/29 11:32
수정 아이콘
빵집 프랜차이즈가 웹상에서는 시끌시끌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비교적 조용합니다.
제 주위에서도 빵집이나 커피 체인점으로 뭐라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못 봤어요.
당장 제 어릴적 기억들을 돌이켜봐도 제발 우리 동네에 크라운 베이커리 하나 들어오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동네 빵집에 있는 빵이라곤 팥빵, 소보루빵, 찰떡, 크림빵, 카스테라, 식빵 등 그저 그런 빵 뿐이었죠.
지금은 흔하게 있는 크로와상 이런건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어쩌다 한번씩 시내에 나가서 프랜차이즈 빵집을 갈 때면 정말 별천지가 따로 없더군요.
동네 빵집에서 볼 수 없는 빵이 가득있었습니다.

물론 수요가 한정되어 있는 일반적인 동네 빵집에서는 많은 종류의 빵을 갖춰놓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머리로는 알고 있더라도 다양한 빵을 먹고 싶은 욕심에 자연스레 발길은 프랜차이즈로 향하지요.
제빵 과정의 위생이나 들어가는 재료들도 일반적인 동네 빵집이 더 우위일거란 생각도 안합니다.
이성당, 성심당 같이 정말 빵을 맛이 굽는 곳이 아닌 이상 흔한 제빵 기술을 보유한 동네 빵집은 더이상 경쟁력이 없습니다.
ComeAgain
12/11/29 11:35
수정 아이콘
대기업 계열에서 어마어마한 자본으로 싸움을 붙이니까 상대가 안 되겠죠.
처음부터 시장에 진입을 하면 안 되는 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대형마트 편의점, 빵집 등 비슷한 문제에서 궁금한 것은,
소비자는 당연히 기분 좋은 소비를 하려고 하는데, 기존의 가게들이 불친절하고 맛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하죠?
소상공인 살리려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나요...

물론 제일 좋은 건 대기업이 애시당초 시장진입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지만....
이렇게 시장 진입이 된 상황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비소:D
12/11/29 11:41
수정 아이콘
제가 사는곳 근처에도 동네빵집이 3개나 있습니다만, 한번도 맛에 실망을 안한적이 없네요
제가 맛있는 빵을 먹고싶어서 빠리바게트로 갑니다. 가장 가까운 빵집을 두고.
양도 포장도 맛도 전혀 소비자에 맞춰져있지않아요.
괜찮은 빵집은 근처 뚜레주르 빠리바게트를 망하게 합니다.
12/11/29 11:42
수정 아이콘
참 어려운 문제죠. 당장 제 생활에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치킨-_-; 만 보더라도,
지금이야 시장 통닭에 대한 그리움을 얘기하지만 사실 지금 치킨들과 비교하자면 참 맛이 없었거든요.
닭도 어디서 가져왔는지 알 수 없는 거 쓰고, 하물며 시장바닥의 위생은 말할 필요도 없겠죠. -_-

분명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진입하면서 먹거리의 맛이나 품질이 몇 단계 상향 평준화되는 건 사실입니다.
대량생산이 이뤄지면서 가격도 어느정도 유지가 가능하고, 소비자의 만족도 올라가고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소상공인들이 도무지 경쟁이 안된다는건데... 대체 양 자를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지,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게 있을지.
동네 빵집에서 시장 치킨까지. 참 어렵습니다.
켈로그김
12/11/29 11:44
수정 아이콘
사실.. 빵집뿐만 아니라, 해장국도 프렌차이즈가..
정말 슬픈건, 프렌차이즈 해장국보다 맛있는 집이 별로 없다는거..;;
하심군
12/11/29 11:45
수정 아이콘
저도 주인이 노력하는 빵집은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제가 사는곳엔 딱 그런 빵집이 있어요. 빵만 열심히 굽는다고 노력하는 빵집이 아닙니다.
12/11/29 11:47
수정 아이콘
식구들이 다 빵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밥대신 다같이 빵을 먹는데 저는 취향이 싸구려(?)라 그런지 동네빵집 빵이 더 낫더라구요. 집 주변 동네 빵집은 다 문닫아서 어쩔 수 없이 프렌차이즈 빵집을 가는데 비싸기만 엄청 비싸고 먹을만한 빵은 없어서 맨날 비슷한 것만 집어 옵니다.
12/11/29 11:50
수정 아이콘
너무 냉정한 소리일지 몰라도, 최소한 경쟁력이 있다면 생존하리라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문을 닫는 가게들의 경우에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그냥 경쟁이 시작되면 장사가 어렵겠구나 싶었던 곳도 있었고요.
하심군
12/11/29 11:58
수정 아이콘
최근에 비프랜차이즈 유명빵집이 줄줄이 문을 닫는 사태덕분에 이런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그쪽은 목이 지나치게 좋아서 문제인 케이스죠. 아무리 빵이 맛있어도 비싸면 어쨌든 사는 사람이 줄어들고 그러다보니 임대료 낼 돈이 없고 결국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아니면 그냥 말라죽는 악순환...결국 경제가 살아나야 이런분들도 살아 남는건데 이야기는 깔대기처럼 경제불황으로 모여듭니다.
스카야
12/11/29 12:13
수정 아이콘
파업하고 비슷한 거죠
노동자의 권리를 자신의 권리와 대입하여
이해할 수 있다면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것이고 ..

아니면 뭐 어쩔 수 없죠.

비교적 진보적인 피지알에서도 노력하면 다 된다. 열정이 부족하다. (비난하는 게 아닙니다. 그냥 생각의 차이죠) 이런 의견이 많이 보이는 걸 보면

복지 , 분배는 우리 세대때는 바라기가 어렵겠네요.
12/11/29 12:13
수정 아이콘
최근 로터리에 뚜레주르가 오픈한다고 하더니 거진 2주만에 뚝딱뚝딱 지어내서 정말 놀랐네요... 그 대기업의 저력이란. 그나저나 대전시민으로서 성심당은 자랑입니다 ^^ 특히 팥빙수는 와따에요. 아파트상가에 있던 김성모과자점도 되게 좋았던거로 기억합니다. 이제 3대 베이커리로 불린다던데.
12/11/29 12:18
수정 아이콘
성심당의 다른 빵들도 맛있었지만 진짜 튀소는...아, 또 먹고 싶네요. 흐흐.
낭만토스
12/11/29 12:15
수정 아이콘
빵집 뿐이 아니라 대기업과 영세상인의 구도죠
대형마트, 재래시장 혹은 소매상의 대립도 그렇고요
커피 빵 등등 모두 다 말이죠

확실히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맛도, 가격도 훨씬 좋은데
그렇다고 영세상인은 다 죽어라! 경쟁에서 떨어지면 어쩔수 없는거지! 할수도 없는거고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라이언JS
12/11/29 12:33
수정 아이콘
설탕가루인형형님이 그리워할까봐 sbs espn에서 프리미어리그 중계할때마다 노래를 틀어주고 있지요..

아몬드빵~

..죄송해요..ㅠㅠ
12/11/29 12:33
수정 아이콘
프렌차이즈와 영세상의 싸움..에 대해서 우리가 포지셔닝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의 프렌차이즈가 기업화 되어있지만, 매장 자체는 영세상인과 비슷한 사람이 연다는 점입니다. 파리바게뜨의 주인도 동네빵집의 주인도 소득수준차이가 엄청나진 않을거에요(대기업과 영세상의 격차만큼). 그리고 사실 파리바게트 연합(SPC그룹) 자체가 이러한 프렌차이즈 기업연합으로 여타 더 큰 기업체에게 경쟁력을 갖기위한 프렌차이즈 연합회기도 하고요.. 그러다보니 이게 대형마트 직영점의 영세상권 침범처럼 명백한 자본논리가 아니게 됩니다. 파리바게뜨를 연 사람은 동네빵집주인보다 기술은 없지만 좀 더 돈을 내고 매달 수익의 일정이상을 가입료등으로 내는 대신 빵집을 운영하는거죠..


워낙 땅도 좁고 사람도 없으니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되어갑니다. 프렌차이즈가 이렇게 잘 되있는 나라도 많지 않죠.. 우리나라 프렌차이즈는 진짜 퀄리티 자체도 상당히 높게 잡혀있기도하구요..
12/11/29 12:35
수정 아이콘
돈되는거면 닥치는대로 뻗는 대기업의 행태가 문제죠. 헤비급이랑 플라이급 붙여 놓으면 게임이 되겠습니까
대기업 규제가 필요한데 검사가 대기업에서 장학금받는 나라에서 바랄 걸 바래야죠.
혹 대기업이 문어발식으로 경영하다 삐끗해서 부도날 것 같으면 국가가 세금으로 매꿔주는 나라입니다.
저글링아빠
12/11/29 13:05
수정 아이콘
이게 진리의 케바케인게..
저희 동네의 경우 대기업이라 하기도 소상공인이라 하기도 뭐한 이미 규모와 명성이 상당한 전문 빵집(나폴레옹, 김영모, 신명제과를 위시한 여러 빵집들)과 소상공인임이 분명한 여기서 언급해봐야 대부분 이름 모르실 빵집들이 많은데, 어느 한군데도 빠리바게뜨나 뚜레쥬르(역시 동네에 있습니다)보다 가격대비 맛에서 못한 곳이 없습니다. (대기업 빵집에서도 또 체급이 아예 다른 달로와요급도 넣어주면 얘기가 또 달라지긴 합니다만.. 쩝..)

우리나라 자영업이 어떤 기술과 플랜을 가지고 한다기보다는 경쟁에서 밀려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자체로서 경쟁력을 지닌 경우가 상당히 드뭅니다.
그렇다고 이걸 경쟁의 패배자로 밟아버릴거냐 하는 건 또 다른 문제라, 미묘하죠.
여러 원인과 결과가 얽혀있어 한 번에 해결하긴 어려운 문제라고 봅니다만,
근본적으로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는 접근하지 않는게 기본적으로는 옳지 않나 봅니다. 그렇지 않다면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가지고 다양성을 획득할 기회조차 사라지겠죠.
불쌍한오빠
12/11/29 13:10
수정 아이콘
저희 동네는 참 괜찮은 빵집이 있었어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경영하시는 가게였는데 가격이 굉장히 저렴했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특히나 빵 굽는 시간에 가면 바로 구운 빵을 먹을수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맛있더군요
근데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고 급격히 무너졌어요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있었는데도 몇개월 못 버텼습니다
지금의 문제는 망할가게가 망해서 문제가 아니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데도 자본에 밀려 망해가는 곳들이 많다는게 문제겠죠
12/11/29 13:11
수정 아이콘
대기업들이 프랜차이즈 빵집 사업을 펼치는걸 좋아하지는 않습니다만, 동네 빵집들이 그에 밀리는 이유는 이미 댓글중에 나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맛과 가격에서 큰 차이가 없고, 종류는 프랜차이즈쪽이 많습니다. 오히려 맛이나 가격에서 동네빵집이 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동네나 이태원, 홍대쪽에서는 오히려 특화된 지역 빵집들에게 프랜차이즈 빵집들이 맥을 못추고 있습니다.
또, 이런 가게들은 거의가 단일점포인건 물론이고 그 매장의 규모조차 그닥 크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그 가게들은 가격에 큰 메리트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더 비싼 경우도 많습니다),
종류와 맛으로 승부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도 아닌 100%인데 장사들 잘되죠.
프랜차이즈 가게들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맛이 특이 (먹어보지 못한) 하거나 뛰어난 경우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중소도시의 재래시장에 있는 빵집들은 근처에 프랜차이즈가 있어도 어지간히 장사들이 된다고 합니다.
크림빵, 곰보빵, 피자빵, 식빵같은 아주 기본적인 빵들을 동네 빵집들의 1/2 정도 가격에 팔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최소한 가격이라는 한가지 측면에서는 확실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동네빵집들이 살아남으려면...뭐 한가지는 프랜차이즈보다 나아야죠.
대기업들이 이런 사업에까지 손대는게 맘에는 들지 않습니다만, 동네빵집들이 상대적으로 안일한게 있던것도 사실로 보입니다.
실제, 살아남아서 프랜차이즈들 밀어내고 있는 빵집들이 엄연히 있는것도 현실이니까요.
루크레티아
12/11/29 13:16
수정 아이콘
원래 밀가루 장사가 남는 장사라서 경쟁력 없는 동네 빵집들이 꿀을 빨긴 했었죠. 대충 식빵에 소보루, 슈크림, 팥빵만 있어도 되는 시기였으니까요.
저글링아빠
12/11/29 13:23
수정 아이콘
사실 식빵에 소보루, 슈크림, 팥빵 중 하나나 두개만 확실하게 잘해도 지금도 장사는 됩니다.
그런데 얘들이 대충 만들려면 아무나 막 만들지만 잘하려고들면 기술도 기술이지만 재료비가 생각보다 확 올라가서 수지 맞추기가..
그러다보니 이것조차 안되는게 지금 문제라면 문제죠..
12/11/29 13:27
수정 아이콘
우리동네에 파리바게트가 버스정류장마다 있는것 같은데 역근처 파리바게트가 제일 맜있어서 여기만 사람이 몰립니다. 파리바게트도 제빵사에 따라서 맛이 틀려요. 취급하는 빵종류도 다르구요.
EsPoRTSZZang
12/11/29 13:51
수정 아이콘
사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맛없는 동네빵집은 프렌차이즈 빵집에 밀릴만하다 이런 시각도 있긴한데, 시장 내에서 경쟁은 소상인들끼리 하는거지 대기업이 들어와서 하는건 아닌거 같습니다.
서비스도 개판이고 맛도없는 빵집이 동네에 딱 하나 있다면 자연히 경쟁빵집이 생기는거거든요. 근데 그 자리를 대형자본이 빼앗는건 절대 아니죠.
대형자본은 그들 자본 규모에 걸맞는 시장에서 싸워야지 지금 모습은 초등학생 싸움에 조폭들이 끼어드는 형국이라...
미하라
12/11/29 13:57
수정 아이콘
사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등장이 꼭 단점만 존재하는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등장으로 제빵 직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예전보다 크게 향상되었으니까요.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동네 빵집에서는 4대 보험도 안되고 쉬는 날도 없이 비교적 박봉에 일하던 분들이 프랜차이즈 빵집에서는 더 많은 임금에 4대보험에 휴일도 보장되어 있는 환경에서 일을 합니다. 물론 이게 가능한건 애초에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비싸게 원재료를 받는만큼 인건비는 본사에서 절감해주기 때문이긴 하지만요.

정작 동네 빵집의 서비스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욕을 하지만 애초에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비하면 택도 없는 근무환경에서 빵을 굽는 영세가게 노동자들에게 프랜차이즈 빵집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기 어려운건 어찌 보면 당연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동네 음식점이랑 레스토랑에서 제공받는 서비스의 질은 차원이 다른데 사실 따지고 보면 이것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자체가 애초에 비교할수 없는 수준이거든요.

맛으로 승부해라. 질로 승부해라. 말로는 참 쉬운 이야기이긴 합니다. 소비자 입장인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는데 영세가게 빵집 운영하는 분들도 그런 생각 한번도 안해보지는 않았을걸요. 하지만 결국 맛있는 빵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기술자를 찾아야하고 능력있는 기술자는 당연히 그에 걸맞는 대우를 원합니다. 능력있는 기술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능력있으니 프랜차이즈 회사에 가서 일하면 자기 능력에 걸맞는 대우 받으면서 일할수 있는데 문제는 영세가게 빵집에서 그런 기술자에게 그만한 대우를 해줄만한 여력이 있냐는거죠. 그부분부터 일단 프랜차이즈 상점과 동네 상점은 경쟁이 어렵다고 봐요.
부평의K
12/11/29 14:17
수정 아이콘
동네에 다행히 맛좋은 빵집이 하나 있습니다. 오래도 되었지만 일단 기본빵이 맛이 확실해요.

서울에서 빵 좋아하시는 선배도 가끔 저희동네 오실 일 있으면 오셔서 꼭 사가십니다.

인천 서구 신현동/가정동 근처 사시는 분들은 아실지도...
샤르미에티미
12/11/29 14:29
수정 아이콘
프랜차이즈가 기본은 해준다는 게 메리트죠. 자본력을 기술력으로 뒤집기는 쉽지 않을 일이고요. 프랜차이즈라고
기술력이 부족할 이유도 전혀 없지요. 그럼에도 살아남는 가게들이 있으니 살아갈 수는 있다고 봐야할 것 같네요.
빵집도 빵집인데 지금 상태를 보면 이번엔 뭐가 대기업의 표적이 되어 영세상인 몰아낼 지 걱정도 됩니다.
심심합니다
12/11/29 14:40
수정 아이콘
이게 진짜 문제는 프랜차이즈가 꼭 동네빵집보다 더 맛이 있는게 아니라는거죠. (그런경우에 밀리는거야 어쩔수 없지만요. ) 딱히 맛이나 가격이 차이가 안나도 프랜차이즈가 들어오면 동네 빵집이 밀리더군요.
아무래도 cf 도 때려주고 해서 그런건지 왠지 대기업이 한다고 하면 더 믿음을 가지는거 같습니다. 평소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기업 싫어하는거에 비하면 참 신기하죠. 결국 영세상인들이 죽으면 서민들이 다같이 죽는건데 말이죠.
12/11/29 15:15
수정 아이콘
잡설이지만 근데 위에서 언급들하신 리치몬드나 나폴레옹 성심당등 대기업라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잘나가는 빵집들은 가격이 엄청나게 비싸지 않나요?

대전에 사는터라 개인적으로도 성심당 빵을 좋아하긴 합니다 일반빵집에 없는빵도 많고요. 헌데 가격이 너무비싸더군요..

예전에 홍대한번 놀러갔을때 리치몬드란데가 그렇게 유명하다며? 해서 가봤는데 가격보고 기겁하고 나온적이 있습니다.

결국 그런곳은 소수의 장인?이 그들만의 특화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높은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을수있는 소수의 예라고 생각합니다.
낭만토스
12/11/29 15:20
수정 아이콘
주변에 제빵 하는 지인도 아티제 블랑제리 들어가서 제빵배우고 일하고 있더군요
4대보험도 되고 급여도 어느정도는 주고 말이죠

참 어려운 문제네요
루키즈
12/11/29 15:34
수정 아이콘
제가 중학교때 이 동네로 이사오고나서 몇달뒤에 파리바게트가 망했습니다.
그리고 3년전에 들어왔던 뚜레주르가 작년에 망했습니다.
또, 뚜레주르가 망할때 맞은편에 파리바게트가 또 들어왔습니다.
저희동네는 프렌차이즈 빵의 헬게이트인가봅니다.
롯데리아도 한번 망했다가 다시 크게 들어왔는데 손님이 없는게 함정..
12/11/29 15:37
수정 아이콘
프렌차이즈중에 껴서 선전하고 있는 소수의 빵집을 예로 드는건 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환경이나 조건에 상관없이 노력해서 성공하는 소수는 어느 곳에나 있기 마련이거든요.

김연아와 박태환이 있다고, 피겨, 수영선수들에 대한 열악한 환경을 그대로 둬도 괜찮은 문제는 아니거든요.

뭐 스크린쿼터제를 축소하고, 오히려 경쟁력을 키운 국내영화계가 그 반례가 될수도 있겠지만, 정말 쉬운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돈의 논리안에서 소상공민이 경쟁력을 잃을수 밖에 없는 건, 원론적으로는 납세체계 혹은 적절한 보호조치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된장찌개
12/11/29 19:14
수정 아이콘
저는 프랜차이즈와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동네빵집이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빵집 근처에 브래드앤코와 파리바게트같은 프랜차이즈 2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맞장떠서 살아계신
제과명장 5호 서정웅 코른베르그 제과점 같은 얘기를 하려는건 아닙니다. 들여다보면 동네 빵집이 살아남을 수 있기위한
요구조건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겁니다.

9명의 명장과 그 밖의 나폴레옹 같은 유명한 제과점들을 제외하고,
동네마다 프랜차이즈 밀리지 않으면서, 살아남은 빵집 한 두군데 있을 겁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분들이 과연 제과업계에서 소수에 속하는 능력자들 일까요?
작고 허름하고, 제과점이 아니라 공장같은 곳에서 식빵만 팔고도 장사가 잘 되는 빵집도 있습니다만, 이건 특수능력이 있다기보다.

1. 다른 곳에서는 맛 볼수 없는 유니크한 빵, 여러 요인으로 만들기 어려운 빵을 내놓지 못 해도 기본빵들만 잘만들어도
일단 선방 합니다. 제과명장 투어를 떠났을때 느낀건데, 기본빵 부터 다르더군요. (저는 팥빵,소보루를 비교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인지도가 낮으면서, 동네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빵집들을 가보았습니다.
빵 종류가 프랜차이즈 보다 적지만, 역시 기본빵들이 프랜차이즈 보다 맛있었습니다. 동네빵집은 동네 사람들이 잘 알기 때문에 알아서 오더군요.

2. 그런데 그 기본빵들이 특출나게 맛있어야 하느냐....
동네빵집이 프랜차이즈와 진검승부를 하는건 어렵지만 의외로 어렵지 않은 부분도 있습니다. 프랜차이즈르 이기는건
실력이 일정 수준만 넘으면 가능합니다. (그렇게 하고도 다른 요인들 때문에 힘든건 사실이지만요.)
(저는 못 느끼겠지만) 프랜차이즈도 지점마다 맛이 다르다고 하지만, 프랜차이즈는 자격증시험 합격기준처럼
100점 만점에 60짜리 입니다. 거의 일률적이죠. 명장들 처럼 90점 이상이 아니더라도, 동네에서 사람들에게 70점만 맞아도
동네사람들이 알아서 옵니다.

저희 근처만 해도 몇 년째 안 망하고,파리크라상과 맞짱뜨고 있는 조그만한 동네빵집과 바로 옆에 빠리바게트가 있어도
전혀 무서워 하지 않는 빵집이 있습니다. (그 빵집이 올해 제과명장 9호가 되긴 했습니다만. -.-)
결론은 형편없는 불친절, 불결한 위생이 없고, 실력은 70점만 되도 방어는 할 수 있다.더군요.
Abrasax_ :D
12/11/29 19:42
수정 아이콘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네요. 확실히 대기업이 끼어들 자리는 아닌 것 같지 말입니다.
미메시스
12/11/29 20:42
수정 아이콘
어려운 문제네요.
개인적으론 대기업 영세상인 각각 어울리는 업종이 있다는게 애매하다고 생각해서 말이죠.

예를들어 김치나 비빔밥 같은 음식들이 세계각국에 수출이 가능하게 된 것도
대기업의 시스템이 기여를 했다고 보거든요.
cj 같은 대기업이 애초에 김치를 만들지 못하게 막아버렸다면,
골목상인들 만으로 세계 각국에 김치를 수출해 널리 알려질 수 있었을까요 ?

빵도 지금이야 골목상인에 어울리는 음식같지만
파리크라상 같은델 가보면 꽤 고급스럽게 만들수 있거든요. 이런건 영세상인으론 기획 불가능하죠.

제가 생각하기엔 전부 뭉뚱그려서 대기업은 무조건 빵 만들지마. 이러기 보단 역활 분담을 했으면 합니다.
시장자체의 파이를 키우는건 확실히 대기업이 잘하거든요.
그리고 골목상권을 지키기 힘들다면 대기업의 진출을 허용하되 이익을 사회환원할 수 있게 연구해야 하고요

물론 둘 다 어려운 일이라는건 압니다만
이대로 무조건 골목상권 지키는것도 정답은 아닌것 같아요.
설사 대기업 진출을 봉쇄한다 해도 신자유주의 흐름상 언젠가 외국기업이 와서 먹어버릴테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0755 [일반] 휴전과 고지전 - 1. 휴전회담 시작 [3] 눈시BBbr9247 12/11/30 9247 0
40754 [일반] 직장 내에서 가장 얄미운 좀도둑 유형 Top7 [8] 김치찌개6013 12/11/30 6013 0
40753 [일반] 일본 어느 사이트에서 한 중성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 설문조사 [19] 김치찌개6296 12/11/30 6296 0
40752 [일반] 구글맵에서 발견한 기묘한 사진들 [4] 김치찌개5705 12/11/30 5705 0
40751 [일반] 지금 (술과 함께) 듣는 노래들 [3] 눈시BBbr4497 12/11/29 4497 0
40750 [일반] 인포그래픽스. [5] 3976 12/11/29 3976 0
40749 [일반] 링컨 대통령은 어떻게 암살되었나? [6] Neandertal6597 12/11/29 6597 0
40748 [일반] 무한도전 달력이 오는 30일부터 예약판매됩니다. [14] AC/DC4520 12/11/29 4520 0
40746 [일반] 첫 MP3의 애니송들 - 마지막 [10] 말랑5320 12/11/29 5320 0
40745 [일반] 10년 넘게 키우던 개를 떠나보냈네요. [33] 선류4349 12/11/29 4349 0
40744 [일반] 게임의 법칙 :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축구 그리고 [10] bachistar4257 12/11/29 4257 13
40743 [일반] 스타쉽플래닛/지구를사랑하면행복하라/빅스타의 MV와 신혜성/NELL의 티저가 공개되었습니다. [5] 효연짱팬세우실3373 12/11/29 3373 0
40742 [일반] 박찬호 선수 현역 은퇴결정 [66] 삭제됨6755 12/11/29 6755 0
40741 [일반] 2012 MelOn Music Awards TOP10 선정완료 및 2차 투표 부문별 후보 공개~! [20] CrazY_BoY4250 12/11/29 4250 0
40740 [일반] 위풍 ④ 공포, 遼來來 [8] 후추통10195 12/11/29 10195 0
40739 [일반]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의 막장성에 대해서... [98] 미스터H8955 12/11/29 8955 0
40738 [일반] [야구] 한화 이글스 - NC 다이노스 전력비교 [61] 삭제됨5102 12/11/29 5102 0
40737 [일반] 손님 잃은 동네빵집, 주인도 잃었다 [56] 설탕가루인형형7376 12/11/29 7376 0
40736 [일반] [K리그] 이겼다. 그리고 생존했다. [11] lovewhiteyou3933 12/11/29 3933 0
40735 [일반] 전쟁 속의 한국 - 완. 그 때 그 사람들 [10] 눈시BBbr5237 12/11/29 5237 0
40734 [일반] 과연 두산은 김승회를 풀어야했을까? [42] 미하라4294 12/11/29 4294 0
40733 [일반] [재미]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18] 시크릿전효성3479 12/11/29 3479 0
40732 [일반] 미국 어린이 애니의 폭력성 [12] 인간흑인대머리남캐6049 12/11/29 604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