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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21 11:08:58
Name Mr.prostate
Subject [일반] 현재 진행형의 아청법 사태
월요일 최민희의원이 발의한 아청법 개정안("표현물" 이라는 독소조항을 삭제)이 다시 반려되었습니다.
새누리당 김희정의원 발언에 따르면 관련 국회의원들은 대부분 아청법 개정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하네요.
특히 저 표현물이라는 단어 하나가 일으킬 수 있는 사태를 우려하여 지난 주말부터 논란이 재점화되었고 현재 웹을 중심으로 서명운동과 단체행동이 조직되고 있는 단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아청법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게 형법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준이 너무나도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국가가 나서서 검열을 하지 않더라도 (이미 하고 있지만) 이런 법 조항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표현의 자유가 크게 위축됩니다.
법이 반지름 세 걸음짜리 원을 그리면, 사람은 다섯 걸음 이상으로 물러나기 마련입니다.
(아청법의 경우에는 그 원조차 명확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도저히 법치국가의 법이라고 믿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단속에 걸려 들어간 사람들이 입는 피해가 1이라면 이러한 자발적 위축의 피해는 100을 넘습니다.
그림이 어려보인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잃은 일러스트레이터도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글과 그림을 비롯한 창작물을 삭제하고 있습니다.
그림 하나 인터넷에 올리는 것도 무서워서 벌벌 떨 지경이지요.

저는 아청법 자체가 70년대처럼 검열의 도구로 고안되었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지만 검열의 도구로 사용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봅니다.
동시에 이러한 법의 등장이 음란물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발상에서 비롯되었고 이는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현재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현재 단계에서 막지 못하면 내 자유를 어디까지 포기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아청법 사태가 지니는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알리고 그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쓰여졌습니다.
현재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현재 시행중인 아청법이 지니는 문제점과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11182117185&code=990304
http://lune24.ncity.net/to_change_the_law.html
http://cfree.ncity.net/
http://media.daum.net/society/newsview?newsid=20121120085824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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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는나의빛
12/11/21 11:18
수정 아이콘
똑똑하신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참.. 아청법도 그렇고 이번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편입시키려는 법안도 그렇고..
이쥴레이
12/11/21 11:21
수정 아이콘
국회의원들이 현실과 다른 정치를 하고 있다는거죠.

실정을 몰라요. 이래서 국민을 위한.. 뭐를 하겠습니다.
인간흑인대머리남캐
12/11/21 11:24
수정 아이콘
이공계 한쪽에서 자조섞인 말로 농담삼아 이민이 답이다 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는데 미술계에도 그런 말이 나오려나요
swordfish
12/11/21 11:30
수정 아이콘
이번 사태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 이정도 소수자를 보호하기에는 국회가 너무 같은 생각 같은 계층, 같은 배경을 채워져 있다. (참 이렇게 단결하기도 힘들 겁니다.)
- 언론이 한 목소리니 의원도 한목소리다. (솔직히 이 법에 대해 다 용비어천가를 불렸죠. 이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언론은 아시아 경제가
약간 목소리를 낸 거 외에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한국 사회의 획일 성이 부른 참사죠.
제 시카입니다
12/11/21 11:37
수정 아이콘
이제 좀 제대로 가려나 했는데 반려당했군요..
아주 재미지네요 크크;; [m]
The xian
12/11/21 11:39
수정 아이콘
아청법도 게임 셧다운제도 저에게는 모두 사실상의 검열입니다.
12/11/21 11:40
수정 아이콘
구체적인 기준을 정하기 어렵긴 하죠. 그렇다고 규제를 전혀 안할수도 없는거구요.

과도기의 문제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아청법 이전의 우리나라 문화가 아동성표현에 있어서 그다지 문제 될건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일련의 아동성폭행 사건으로 괜한 불똥이 튄거같아요.

꼭 뭐하나 이슈되면 우르르 난리치고 좀 있음 밍숭맹숭하고...뭐 그러겠죠.
swordfish
12/11/21 11:46
수정 아이콘
그런데 애니메이션 하청 회사 직원들 불쌍해서 어쩌죠.
이런 미친 법 때문에 괜히 직장 잃고 실업자 되게 생겼는데...
12/11/21 11:50
수정 아이콘
의원들은 결국 계층의 의견을 반영하는 건데. 이런 서브컬쳐를 주로 향유하는 20-30대 특히 남성계층을 반영하는 의원들이 없다 보니 현재의 정치적 스탠스에 무관한 이런 말 그대로 '보수적'인 법안에 같이 손드나 봅니다. 과거 진보신당의 일부에만 있었었지요. 반값등록금이나 이런 이슈들은 사실 기성세대들이 옛다 하고 던져주는 떡밥에 불과하고, 사실 기성세대를 위한 법률인거죠...군문제 나 청년실업등 이 문제와 궤를 같이하는 연령층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세력이 아쉽네요.
The xian
12/11/21 12:01
수정 아이콘
뭐.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표를 주지 않는 유권자를 두려워하는 정치인은 없습니다.
Mr.prostate
12/11/21 12:11
수정 아이콘
현재 발의된 개정안 중에는 표현물도 신고포상제의 대상으로 삼자는 법안도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발의한 의원이 문대성 의원 등... 허 참...
Practice
12/11/21 12:30
수정 아이콘
젠장, 좀 창작물만이라도 내버려뒀으면 좋겠네요. 사람의 입장은 가지가지인데, 저는 덕후니까 '어려 보이는 여자'가 출연하는 야동은 안 봐도 괜찮지만 '가상의 등장 인물'이 나오는 애니나 만화는 봐야 한단 말입니다. 우리나라 만화가들, 일러스트레이터들 다 밥줄 끊기고 나면 일본에서 알음알음 들여오는 남의 나라 작품만 봐야 하지 않습니까.
물만난고기
12/11/21 12:34
수정 아이콘
최민희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고유경이라는 사람의 말이 인상적이더군요.
"실제 아동이 나오지 않고 그 이미지뿐이더라도 아동을 성적대상화 하는 것은 범죄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특정 성적패티쉬는 범죄라 말이지요.
특정사상은 그 생각만으로도 불경한 죄라는 발상인데 그 생각을 도덕적으로 규탄할 수 있을지언정 과연 법으로 강제하는게 옳을까요?
12/11/21 13:05
수정 아이콘
아동의 기준이 무엇인가요?
겉모습인가요. 그러면 아동과 유사한 성인은 영원한 아동이겠군요.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 아동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죠.
그리고 <이미지를 보고 성적대상화하는 대상을 실제 아동으로 본다. 그리고 그것을 범죄로 생각한다.>라는 발상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생각하는 대상을 고정시켜 형상화하고 그것을 법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군대에서 구타 및 가혹행위를 당해 순간적으로 선임을 죽이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시다. 위에서 언급한 발상대로라면 그 사람은 살인관련 범죄로 잡아가야 되겠군요.
12/11/21 12:56
수정 아이콘
이대로 입법이 된다면 헌법소원이나, 위헌법률심판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최종적으로 결정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헌법소원심판청구나,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들어갈 법한 법률 같고, 딱히 심판청구에 문제가 있을 것 같지도 않네요.)
물론 최선은 이런 엉터리 법률이 입법되지 않는 것 자체가 최선이겠습니다만...

실제 위헌 결정이 될지 어떨지는 장담할 수 없겠습니다만, 위헌결정의 가능성은 낮지 않다고 봅니다.
jagddoga
12/11/21 12:59
수정 아이콘
게다가 네이버 귤라임 사태같은게 있다 보니 반대쪽에서도 역공을 펼치기가 쉽지 않죠.
김연아
12/11/21 13:47
수정 아이콘
혹시 우리나라 헌법에는 표현의 자유가 없나요??????????????????????

이런 뉴스가 나오면 드는 의문이 내가 헌법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혹시 진짜 사실은 헌법에 표현의 자유가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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