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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1/01 01:46:35
Name 그리움 그 뒤
Subject [일반] 사랑일까? 情일까?
오늘 저녁 술약속이 있어서 술자리를 했습니다.
술자리가 예상보다 길어져서 조금 전에 들어왔고 괜히 기분이 울쩍해져서 글을 씁니다.

언제부터인가 술자리를 하게 되면 2차를 가지 않고 1차로 끝내고 집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술자리를 하면 모든 사람이 집에 갈때까지 자리를 지켰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일찍 집에 들어오게 되더군요
얼마전에 우리 직원이 집에 꿀단지가 있냐고 물어봅니다.
그런게 있을리가....

하루를 마치고 집에 와서 부인님과 눈인사를 하고 애들과 포옹을 하지 않으면 뭔가 하루를 끝낸 기분이 들지 않고 찝찝합니다.
어쩌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늦게 집에 들어오게 되고 이미 부인님과 애들이 자고 있어서 눈인사와 포옹을 못하게 되면 불안해집니다.
괜시리 부인님과 애들이 자는 침대 옆에서 알짱거리다 애들이 깨기라도 하면 부인님께 혼나기도 합니다.
혼나도 눈인사와 포옹을 하게 되니 기분은 좋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일부러 깨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아빠가 늦게 와서 술냄새 풍기면서 자는 사람 깨워 뽀뽀하는게 싫다는 몸쪽 깊숙한
돌직구를 당하고나서 더이상 늦게 와서 옆에 알짱거리기가 겁이 납니다.

첫머리에 쓴것처럼 조금 전에 집에 와서 보니 예상대로 부인님과 아이들이 이미 잠들어 있습니다.
아이~~씨... 오늘은 하루를 깔끔하게 마무리 못했네...
찝찝하고 울쩍해져서.... 괜시리 몇 년만에 피지알에 글을 남겨봅니다.

글제목은 애들 옆에는 알짱 못대고 부인님 옆에서 자는 모습 지켜보다가 갑자기 부인님과 지내온 15년이 잠깐 떠오르면서
생각난 말입니다.
부인님!! 사랑일지 정일지 모르겠지만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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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heral Wolf
12/11/01 01:52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저도 글쓰신분 나이에 비슷한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프리템포
12/11/01 01:54
수정 아이콘
연애도 안 해 봤는데 결혼은 무슨 느낌일까요.............??????
그러려니
12/11/01 02:45
수정 아이콘
헐.. 제 얘기가 여기 왜 있나요..
술 한잔 하고 들어와 애들 깨워 인사하는 걸로 아내에게 엄청 혼났었는데..
그래서 저도 이제 못 한다는.. 으헝
12/11/01 09:38
수정 아이콘
아름답네요
그리메
12/11/01 10:25
수정 아이콘
음 부인을 그리 사랑하시다니...전 아직 멀었나봅니다. 크
12/11/01 15:36
수정 아이콘
어릴적.. 늦은 밤 술에 취해 들어오셔서 얼굴을 부비시던 아버지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는 술+음식+담배 냄새에, 까칠한 수염에, 꿀잠을 방해받은 괴로움으로 짜증이 났었는데요..
그리움 그 뒤 님과 같은 기분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너에게힐링을
12/11/01 16:45
수정 아이콘
저도 어릴적 아버지가 늘 술 마시고 들어온 날이면
저와 여동생을 꼭 깨웠습니다. 손에는 늘 여름이나 겨울이나 아이스크림을 사오셨죠.
그렇게 짜증내고 그랬는데 세월이 지나 내가 나이가 먹어가니 그게 그립습니다.
그리움님 너무 행복해 보입니다..
GloomySunday
12/11/01 17:10
수정 아이콘
수욕양이 풍부지하고 자욕양이 친부대라...

나무는 고요하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 때 배웠던 사자성어 인데 15년이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네요.

얼마전 근 몇 년만에 어머님과 함께 잘 수가 있었는데,

손주 관련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자식 낳아 보니 부모님 마음을 알 것 같다 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날씨도 추운데 가슴 한 곳이 아려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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