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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12/29 19:54:37
Name 민선예
Subject [일반] 지우고 지워도..
제목을 보고 우울한 연애글을 떠올릴지도 모르겠지만, 꼭 그렇지만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올 한해도 엄청 빨리 지나가면서 돌이켜보니 참 시간은 빠르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가면서 일년동안 소소했던
일상을 되짚어보면서 피지알러 여러분들과도 추억을 나누고자 이렇게 무거운 자게버튼을 누르게 되었네요.

제목처럼 올 한해도 전 후회를 지우고 지우려봐도 후회가 계속 남는 일년이었네요.

사랑에 있어서도 3년전 이 맘때 그저 친구로 지내던 여자사람과 있었던 일처럼 올해도 쓰라린 영광아닌 상처(?)와 경험치를
획득하고 말았고, 학업에 있어서도 그냥 그저 그런 평범한 학점, 목표로 했던 토익도 자격증도 완벽하진 않지만 불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닌.. 항상 중간적 입장에서 올해를 돌이켜보면 항상 후회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후회를 하고 마네요.

우선 사랑에 있어서 올해를 회상해보자면 관심있던 후배가 있어서, 관계를 진전중에 주변 사람들이 '야 내가봐도 A가 너 좋아하는거 알고 걔도 너 좋아한다니까?' 라는 말도 안되는 말에 휩쓸려  직구, 변화구,슬라이더 처럼 다양한 구질의 조합이 안되는 저로서는
과감하게 직구승부를 날렸으나, 9회말 2사 투 쓰리에서 만루상황에서 마치 와일드피치 볼은 던진 것처럼 허무하게 또 시원하게 자멸하였고, 차라리 홈런을 맞았다면 어땟을까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이 스쳐지나가기만 하네요.
이렇게 지금은 자학과 동시에 웃을 수 있겠지만, 올해도 역시 직구도 제구가 되야 직구를 던진다는 새삼스런 사실을 깨달은 한해였네요.

둘째로는 학업에 관해서는 전역하면 누구나 나는 장학생이 될거야라는 포부를 가지지만, 복학 후 동기들과 오랜만에 만나고 후배들이랑
친해지고 하다보니 3월초의 마인드가 점점 사라자더니 1학기 종료와 동시 군버프가 해제 되었고 2학기는 폭망의 지름길에서 또 1선발
방어율을 찍지 않을까라는 우려와 함께 학기를 마무리하였고, 성적은 모 그저 웃지요.

셋째로는 토익과 각종 자격증, 뜻은 원대했으나 욕심이 지나쳐서 그런지 토익은 1차적 목표점수 달성에만 성공하고 더 이상 오르지 않아서
낙담을 하였고, 자격증은 한국사검정능력과 유통관리사에 뜻을 품었으나 한국사검정능력시험 하나 취득하는데 성공을 했네요.

일단 저는 목표한것을 다 이루지는 못해서 그런지, 또 2011년 한 해가 후회가 남네요.
후회하지 않기로 매 해마다 다짐은 하지만 이게 참 쉽지는 않네요. 전역했을 때의 마음가짐과 점점 변해가는 모습에서
변절해가고 타협해가는 제 자신을 발견하지만, 전 당당하게 후회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누구처럼 자기자신의 일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고 웃고 생각하기 보다는 후회하면서 반성하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후회하지 않는 사람은 발전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또 후회를 하면서 자기자신을 채찍질 해나가는 모습이
어쩌면 제 자신을 발전시키는 길 일거라고 또 자위를 합니다. 그러면서 또 반대로 후회하지 않는 삶은 살게 된다면,
거만해질 것이라는 제 자신에게 궤변을 던집니다.
아프고 깨지고 데여보고 후회하면서 제 자신도 손톱이 자라는 것처럼 조금씩 자라나겠지요.

마지막으로, 내년에는 딴 것은 후회하더라도 연애와 사랑면에서는 후회하고 싶지 않습니다.
화장지 같이 얇디 얇은 제 마음은 누군가가 솔깃하게 하면 만국기처럼 펄럭펄럭 휘날려서,
또 직구를 날리고 영광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지도 모릅니다.
제발 주위에서 흔드는 친구들의 새치같은 입놀림에 현혹되지 않는 마음가짐을 가지기를 제 마음에게도 부탁합니다.

내년에는 이런 글을 쓰며 후회하지말자고 제 자신에게 다짐합니다.

PS.피지알러 여러분도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후회는 하더라도 조금씩만 후회해요.
그리고 연애와 사랑에 관련해서는 후회하지 마세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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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11/12/29 20:44
수정 아이콘
연애와 사랑에 관련해서는 후회하지 말라는 말에 울컥하네요 ㅠㅠ
성향이 저랑 조금은 비슷하신듯...저도 직구밖에 모르는 파이어볼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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