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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7/14 18:55:40
Name Yesterdays wishes
Subject [일반] 신생아 퇴원기 관련 의료진과 환자의 잘못된 의사소통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https://pgr21.co.kr/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divpage=5&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30300

밑에 신생아 퇴원기 관련 종합병원을 비추한다는 글이 있어 이 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를 풀고 100일 이하의 영아 부모님들께서 아이가 아픈데도 큰병원을 찾지 않는 실수를 하지 않으시도록 '개인적' 의견을 적어 봅니다.


우선 밑에 글의 댓글들을 보면 바쁜 의료진, 저수가 속에 고생하는 의료진을 이해해 달라는 댓글들이 보이는데 이러한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비단 의사들의 태도 문제만은 아닙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환자로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의 이중적인 잣대와 의사, 환자간의 시각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와같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밑에 글을 쓰신 분은 크게 4가지로 대형 병원의 문제를 지적하셨는데 대부분은 의료진에 대해 이중적 잣대를 적용함으로서 발생되는 오해와 편견입니다.

첫째, 의료비가 비싸다는 생각부터 이중적입니다. 5박6일 입원하셔서 다수의 고가 검사를 시행했음에도 환자 부담액은 하루 20만원 꼴입니다.. 변변한 병원도 없어 어린이들이 죽어나가는 나라와 비교하진 않겠습니다. 만에 하나 신생아 패혈증, 뇌수막염, 요로감염, 요로기형 중 하나의 질환으로 아이가 죽을 수 있는 상황을 하루 20만원의 본인 부담금으로 막았다면, 이게 비싼 걸까요? 그리고 그 아이를 위해 투입된 의료 인력이 한두명인가요?

둘째, 의료의 질이 별로다.. 주사 선생님이 못잡을 정도였으면 일반 병원에선 어땠을까요? 정말 질이 떨어져서 못잡은 걸까요? 못잡겠으니 다른 병원 가라는 말이 안나온 것만으로도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다는거 같습니다..

병명을 말 안해준다고 불만을 토로하셨지만 정작 바로 '불안감 조성' 이라는 이야기를 하십니다.. 글을 읽다보면 병명을 몰라서 불안했다가 검사 수치 설명을 듣고 의증에 대해 설명을 들으니 또 그것에 대해 불안했다가 치료에 대해 설명을 들으시고 또 그것때매 불안해 하십니다.

네.. 100일도 안된 아이가 아파서 대형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어떤 설명을 들어야 안심이 될까요? 아이가 안아프다는 이야기가 나올때까지 안심이 안됩니다. 아무리 설명을 잘하고 친절한 의사가 있어도 소용이 없는 겁니다. 병원은 기본적으로 불안할 수밖에 없는 곳인데 병원이 불안감을 조장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불안의 투사입니다..

병원이 사람을 불안하게 만든다는 환자분들은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물론 의료진은 환자의 불안을 줄여줘야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병명을 쉽게 말하길 꺼려하는 겁니다. 오히려 불안감만 조장할 뿐이거든요..

멀리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밑에 글을 쓰신 분께서도 병명이 바뀐다며 불안해 하십니다. 네, 확진전까지 병명은 바뀔 수 있습니다. 괜히 먼저 불필요한 설명을 듣으시고 불안한 마음에 이것 저것 찾아보시면서 더 불안해 지십니다. 병명이 바뀐다며 의료진에 대한 불신까지 쌓입니다.

뇌파 검사를 볼까요? 의료진의 이야기가 바뀌었다는데 이런 경우 발생한 오해는 대개 다음과 같습니다.

뇌파를 보는 전문가 입장에서 다양한 뇌파 중 의학적으로 '중증도' 로 분류되는 뇌파가 발견되었다고 설명합니다. 주치의도 전문가로부터 설명을 듣고 임상적으론 큰 문제가 되지 않을거란 판단을 합니다. 자.. 이제 주치의는 보호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설명합니다. 경미한 이상은 있었으나 걱정할 필요 없으시고 주기적으로 검사 받으세요...

보호자는 생각합니다.. 다른 의사는 설명이 달랐다고.


이런 오해때문에 의사들, 특히 아랫 년차 의사들은 더욱 더 설명을 피합니다. 설명하면 할수록 오해만 쌓이고 불신만 쌓입니다.


검사가 의미가 있느냐? 물론 의미 없는 것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의사의 미숙함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소위 매뉴얼에 따른 검사가 불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왜 매뉴얼에 따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을까요?

매뉴엘에 나오는 질환을 설명하다보면 보호자의 불안은 더 커집니다. 매뉴얼에 나오는 드물고 중증인 상태가 내아이면 어떻게 하지? 보호자의 마음 속에서 이미 자신의 아이는 희귀병 환자입니다.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상없다네요.. 보호자는 말하겠죠, 병원이 겁만 줘서 억지로 검사시키더라.


심지어 이런 예도 있습니다. 수술 받은 환자에게 실습나온 학생이 문진을 갑니다. 학생임을 밝히고 이런저런 과거력을 확인하고 돌아서면서 혼잣말로 나지막히 중얼 거립니다. "수술은 안해도 될거같은데.."

병원이 뒤집어집니다. 교수님까지 호출되어 내려오네요. 수술 안해도 된다는데 왜 했느냐고... 보상해 내라고.....

정말 수술이 필요없는데 했을까요? 교수와 의료진은 환자의 여러 컨디션을 고려, 심사숙고끝에 결정을 내렸으나 학생의 한마디가 권위있는교수의 수술결정을 잘못된 결정으로 바꿔 버립니다. 환자는 불안하고 의학적으로 고립되어 있기때문에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는 경향이 있습니다.


환자와 보호자는 전문가로서 의사의 객관적 의견을 바라는 동시에 의료의 주체가 자신들이였으면 하는 이중적 태도로 병원에 들어옵니다.

거기서 부터 도저히 좁혀질수 없는 의견차이가 발생합니다. 만성질환의 경우는 그나마 좀 낫습니다. 환자들은 자신의 병에 대한 이해가 있고 주체적 치료가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응급실, 소아의 상황에선 이 의견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집니다.

이렇게 발생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결국 의료진 탓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런 부분을 전적으로 의료진의 환자 이해에 대한 노력 부족이라는 건 너무 자신들의 관점, 다수의 관점만을 강요하는게 아닐까요?

병원은 편한 곳이 아니며 더욱이 대학병원급의 경우 서비스 개념으로만 접근하기엔 불가능한 부분이 많습니다.

의료 소비자의 개념은 중요하지만 병원을 찾는 모두는 소비자이기전에 환자입니다. 소비자로서의 불평, 불만만을 토로하기 이전에 환자로서 의료진에 대한 신뢰를 가져 보시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의료진으로서 환자에게 신뢰를 줘 봐라 라고 하시는 분들이 대다수겠지만 앞서 말씀드리는 바와같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신뢰를 얻는건 환자의 도움 없이 불가능 합니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논쟁인 듯 하네요. 의료진과 환자 모두 서로를 대하는 성숙한 의식이 있었으면 합니다.)



덧, 100일 이전의 신생아가 열이 있다는 건 거의 모든 가능한 원인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네 의원선에선 한계가 있으므로 바로 대형병원으로 가시는걸 추천드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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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김
11/07/14 19:04
수정 아이콘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환자는 동시에 소비자이고..
의사는 의료제공자이지만, 동시에 접객을 해야하는 입장이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종병의 상황과는 다르게,
이런 커뮤니케이션 능력, 극단적으로 얘기해서 환자의 비위를 맞춰주는 스킬이 로컬쪽에서는 아주 중요합니다.
말 그대로 환자들에게 선택권이 있는 상황이라..
한 번 가서 의사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던가, 설명이 서툴다던가 하면 바로 발길을 끊어버리죠.
대면상황에서는 의사가 갑일지 몰라도, 실상 환자는 충분히 소비자의 입장이 몸에 베여있습니다.



똑같은 [의사] 라는 직능을 행함에 있어서
전문의 자격으로 로컬에 개원을 한 의사와, 종병에서 일하는 인턴,레지던트의 현실은 다릅니다.
혹여 종병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라고 하더라도, 소득대비 많은 환자를 보는건 사실입니다.
아래 글에서 나온 수가인상의 불가피성에 대해서도 다르게 적용이 될 수 있고요.

환자(소비자) 입장에서는 다 같은 [의사] 라고 인식이 되는 것이 괴리감의 한 원인이 아닐까 합니다.
의원급의 서비스 태도를 종합병원 응급실에서 찾으려다 보니 의사분들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 밖에요..

제 개인의 일이라면,
'그래 내가 개원한 선배들만큼 능숙해져야겠군!' 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건 개인의 노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불만은 아니기 때문에,
대형병원을 찾는 환자분들께서는 동네 의원처럼 친절하거나 능숙하게 설명하지 못함을 양해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 아.. 그리고 혹시나 제 리플이 본문과 별 상관이 없는건지 모르겠네요.. 첫플이 뻘플이라 죄송;
나두미키
11/07/14 19:31
수정 아이콘
설명 감사드립니다. 글 올리고 난 후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되더군요..

음 금액 경우에는 비싸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왜 이것 밖에 안나왔지? 라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전체금액 및 환자부담금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적게 나왔고, 지금의 의료보험이 참 괜찮다 라는 생각을 했을 뿐입니다. 말씀대로 하루 부담금이 20인데, 실제로 2인실을 썼기 때문에 만약 기본 병실 사용했다면 거의 나오지 않았겠죠.
그리고 남은 부분은 전체적으로 신뢰에 대한 부분인데, 응급실에서의 나쁜 기억 때문에 처음부터 약간 안좋은 시각으로 바라본 것은 아랫글에서도 인정했습니다. 이부분은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꾸 바뀌어 가는 병명과 그에 따른 조사, 그리고 병명과 조사에 대해서 정보를 의사로 부터 얻지 못하고 개인이 검색으로 알아야 하는 것은 여전히 아니다 라는 생각은 듭니다.
어쨌거나 좋은 경험했고 두 글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가 아프지 않다는 사실이 다행이네요
11/07/14 19:36
수정 아이콘
상당부분 공감합니다만... 관련글은 리플로 해주심이 새로운 논쟁 불판 생성을 막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장문의 포스트성 리플은 개인블로그에 열리고 엮인글로 하게 될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어른폰]
yangjyess
11/07/14 19:46
수정 아이콘
진료 시간에 대한 리플을 읽고 .. 환자분들이 오래 기다려서 짧은시간 진료한다고 불만제기를 많이 하시죠.. 하지만 충분한 진료시간은 그 [오래 기다린다]는 부분을 몇갑절 늘릴수 있다는 점은 생각을 못하십니다.. [기다리기 힘드니 빨리 진료보게 해주세요][환자1명당 진료시간 줄여주세요]와 같은 요구인데 정작 자신이 진료볼때는 자신은 다른환자와 달리 특별대우 받기를 원합니다..

불필요한 검사 관련해서.. 의료진은 어차피 검사 안해서 병 못찾아도 비난받고 검사 많이하면 돈에 환장한 놈들이라고 비난받습니다
그냥 소신껏 진료하시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되네요.
칠삼은이십일
11/07/14 19:51
수정 아이콘
덧, 100일 이전의 신생아가 열이 있다는 건 거의 모든 가능한 원인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네 의원선에선 한계가 있으므로 바로 대형병원으로 가시는걸 추천드리네요.. 2

이 부분에 추천합니다. 100일 이전의 신생아가 원인불명의 열이 있는데 능숙하고 여유로운 설명을 듣기 위해 동네의원에 가는걸 추천하는 것은 위험한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의견을 듣고 신생아 가 열이 있을 때 동네의원에 갔는데 그 신생아가 감별해내기 어려운 병이였다면 결국 종합병원을 가야합니다. 그 시간동안 병은 어떻게 진행될지도 모르는 것이고요

종합병원만큼 메뉴얼로 모든 검사를 할 수 있는 곳 찾기 힘듭니다. 메뉴얼 대로 검사할 수 있고
그 과정 속에 예외가 있거나 이상이 있을 경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경험많은 교수들이 있기에 종합병원을 선택해서 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메뉴얼 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논문과 토론이 벌어졌고, 그 메뉴얼을 어느정도 이해시키는 것이 의대 교육입니다..
하심군
11/07/14 19:53
수정 아이콘
그런 의미에서 하우스는 이런상황에서 정말 도움되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m]
김연아이유
11/07/14 20:19
수정 아이콘
저는 글말미에 쓰신대로 백일미만의 신생아가 열이 있다고 가능한 검사를 다 시행해야한다는것에 반대입니다.

물론 제가 의료전문가는 아니지만, 아기열오르는건 솔직히 부모들이 흔히 경험하는일입니다. , 열 한번도 안오르고 백일동안 무사히 키운 아기들은 솔직히 그리 많지는 않을 겁니다. 아무리 조심하고 주의해도 피해갈수가 없어요. 그럴때마다 큰병원가서 온갖 검사를 받아야한다면 솔직히 정말 끔찍한 일일겁니다.

병원에 갈지 말아야할지 1차적인 판단을 내리는것은 부모이기때문에 기본적인 판단은 할수있도록 공부는 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막상 상황닥치면 정말 머리가 하얘지고 오만가지 별 생각이 다들기 때문에.. 참 어렵긴 합니다만..
열이 오른다고 무조건 병원에 가야한는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엄마들이 기본적으로 숙지해야할 매뉴얼을 알려주시는게 훨씬 도움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한건 열오른다고 무조건 응급실로 고고씽~ 은 의사들조차 일반인에게 권장하는 매뉴얼은 아닐겁니다. 적어도 제가 의사들에게 조언듣거나, 육아공부한바로는 그렇습니다.

제아기의 경우 다행히 아플때 낮인 경우가 있었는데, 종합병원 소아과 예약 접수하려고 전화한적이 있습니다. 지금 38도 가까이 열이 오르고 있다고요.. 몇가지 물어보더니, 오지말라고 하더군요. 아기가 태어난지 너무 얼마 안되었기때문에 병원에서 할수있는 처치가 사실 별로없고, 아기에게 정말 큰 스트레스가 될것이기때문에 안오는게 나을수도 있다고 말해주더군요. 아무튼 그때는 운좋게 무사히 지나가긴 했습니다만... 물론 그때 더 악화되었다면 저도 응급실로 달렸을지도 모르죠..

아무튼, 제가 말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점은 종합병원에서도 응급실과 일반진료는 상당히 다르다는점이구요..
일반진료받는건 권장하지만, 응급실이용은 특히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환자를 다루는 근본적인 방침이 좀 다릅니다.

물론 병원 응급실에서 일을 잘못처리한다거나 과도한 진료를 한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응급실의 특성상 어쩔수 없다고 생각하며 그 곳에서는 가능한한 최선의 조치를 취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환자입장에서 응급실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용할필요가 있습니다.

주변의 의사가 해준 조언도 그러하며 섣부른 응급실이용때문에 더 사태가 악화(되었다고 환자분이 생각)하는 몇가지 사례들 생각해보면,
응급실은 정말 큰사고 아닌다음에는 가급적 이용하지 않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노파심에 한번더 강조하지만,
큰병원에 가지말라거나, 의사에게 보이지 말란 뜻이 절대 아닙니다. 이상이 생기면 확실히 큰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것은 중요합니다.
저도 정말 아기업고 수도 없이 많은 병원 다녔습니다.
다만 병원응급실에 들어가는것은 정말 신중해야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11/07/14 21:22
수정 아이콘
종합병원일수록 어느정도 권위의식에 쌓여 있죠.
의료 질의 문제라기 보다는 의사들의 의식 문제 같았습니다.
서비스 따위는 저 멀리 날려버리는...
큰 수술 아니라면 종합병원은 비추에요.
11/07/14 22:21
수정 아이콘
그냥 우리나라도 외국처럼 의료보험비 엄청나게 올려버리고 의사들 잔뜩 고용하죠. 그러면 종합병원에도 인턴, 레지들이 잠 못자고 근무할 정도로 여유가 없진 않을테고, 서비스도 충실히, 환자분 기쁘게 제공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근데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걸 반대하고 있는거 아닌가요. 까놓고 말해서, 세계 선진국들 중에서 가장 낮은 의료보험비를 내는 나라에서 저런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는건 도둑놈 심보 아닌가요. 우리나라만큼 의료계 가격대비 서비스 좋은 나라가 세상에 어디 있나요. 과장 하나도 안보태고, 세계 어디를 가도 그런 나라 없습니다. 우리나라 의료인들은, -일반인들과의 인식과는 전혀 다르게도- 상대적으로 낮은 페이에 대해 월등히 뛰어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고생하고 있구요.

그런데 그에 대해 서비스가 쳐진다고 더 좋은 서비스를 내놓으라 그러면 의료업계 사람들은 열받죠. 그리고 결국 수가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죠.

진짜 인터넷에서 한번씩 '닥치고 의사놈들 나쁜놈들, 돈 많이 받아 쳐먹으면서 불친절하기만 하더라' 이런 식으로 글 쓴거 보면 짜증밖에 안납니다.
세상의빛
11/07/14 22:26
수정 아이콘
100일 미만의 아기는 그 이상의 아기와 다릅니다.
100일 미만 아기는 엄마에게서 물려받고 초유를 통해 흡수하는 항체가 있어서
소아에게 흔한 바이러스성 발열이 거의 없습니다.
이 때 흔한 3대 원인이 신생아 패혈증,뇌수막염,요로감염이고
이 질환들 모두 세균에 의한 것입니다.
또한 적절한 치료가 빨리 들어가지 않으면 아기의 예후가 매우 안 좋아지죠
물론 이것들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가이드 라인에 보면
아기가 의사가 진찰했을 때 toxic해보이느냐 여부를 먼저 판단하라고 되어 있는데
이거 판단하기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괜찮아 보이던 아기가 열이 나서 왔는데 뇌수막염이 나왔던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 검사를 다 하죠.
동네 병원이면 대학병원 가보라고 하는 것이구요.

의사가 다짜고짜 입원하자고 할 때 황당해하는 보호자 분들이 한 두분이 아니었죠.
이런 사실을 설명해드릴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아쉬운 현실입니다.
아니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생각하니 짜증이 밀려오네요.

'나두미키'님 아기가 아프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아기가 아프면 의사도 아픕니다.
11/07/14 22:38
수정 아이콘
개원의의 문제도 아니면서 왜 3차의료기관의 서비스문제의 수가가 등장하나요?
수가가 높아지면 수련병원에서 고생하시는 인턴,레지들이 편해지나요? 그래서 서비스질이 높아진다구요?
적자난다는 3차의료기관들은 열심히 적립금 쌓아서 병상수 늘리는 건물만 잘 짓습니다.

공적보험 특성이 강한 현 보험체계(= 낮은 수가?)로 인해 접근성이 뛰어날 뿐 월등히 뛰어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아니죠.
현재 사보험이 활성화된 상태에서 국민 개개인이 지불하는 의료관련지출도 다른 나라 못지 않습니다.
서비스는 그에 못미치구요.
마이너리티
11/07/14 23:34
수정 아이콘
의료계 이야기 나오면 느끼는 건데, 병원도 다 영업이잖아요?

보통 영업을 하는 기업들은 적자가 생긴다면 임금동결이나 삭감 등 원가 절감도 고려하곤 하는데

의료계는 그런 건 생각 없고

무조건 '돈을 더주라~ 그러면 우리가 더 편할것이고, 우리가 더 편해지면 너희들도 잘 봐주겠다'라는 식이군요.'

의사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높아서 환자수 만큼 의사 수를 못 늘릴거 같으면

병원에 더 많은 돈을 줘라라는 것 말고도

의사에 지급되는 인건비를 줄이고 그 만큼 의사를 더 충원하는 방법도 있을텐데요..

그건 안되겠죠? ? 의사한테 돈 적게 주면 의료의 질이 떨어진다고들 하니까요.
11/07/14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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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부터 의사국가고시에는 실기시험이 추가되었습니다. 그 채점항목중에 가장높은 비율을차지하고 있는것이 '의사환자관계'입니다 덕분에 저희들은 낫부 끄럽게도 '오느라 힘들진않으셨어요?' 로 시작해 개방형질문하기 공감표시하기 등도 연습합니다
. 시험을 위해 습득한 태도가 현실에서 얼마나 반영될지는 몰라도 의사들은 단순한 치료를넘어서 다른부분들에도 힘을쏟아야한다는 것을 인지하고, 노력하고있다는거죠. 의사는 잘하고있는데 환자들은 왜 불만이냐는 말을 하고싶은것은 아닙니다. 단지 의사들도 노력하고있으니 환자분들이 의료현실을 감안하여 생각해주십사 하는 바람입니다
레지엔
11/07/15 05:36
수정 아이콘
솔직히 말해서 이미 의료수가 문제는 대화를 통한 합의점은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의사는 고소득 직종이며, 면허방어가 되는 직종이고, 환자라는 특성상 좋은 이미지를 가지기 어려운 집단입니다. 요구되는 도덕성(이라고 쓰고 돈에 초연한다라고 읽는게 맞겠습니다만)도 높고요.
그냥, 먹고 살기힘들면 의사도 파업하면 됩니다. 목숨가지고 장난친다고요? 글쎄요, 의사가 성직자도 아니고 돈 더 받으려 할 수 있는거죠. 그건 지극히 당연한 욕심이라. 할만하다 싶으면 올려달라 할 거고 절박하면 남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어질 겁니다. 절박한 상황까지 안 몰고 가기를 바라는데, 양쪽이 느끼는 절박한 상황에 대한 개념이 다르니 충돌은 불가피할 겁니다. 차라리 저는 좀 더 일찍 광범위하게 충돌이 벌어지는게 낫다고 봅니다.
Yesterdays wishes
11/07/15 07:57
수정 아이콘
우려했던데로 댓글이 돈 얘기로 흐르는듯하여 씁슬하네요... 제가 본문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바는 환자분들이 의사에 대해 정보를 요구할땐 전문가로써 신뢰할 수있는 유일한 직종인 의사가 설명을 해주지 않으면 누굴 믿겠냐는 태도에서 정작 필요한 설명을 받으면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서비스 제공자로서 근본적으로 장사하는 사람의 말을 어떻게 믿느냐 하면서 각자의 루트로 정보를 수집하고 어떻게든 의사의 말을 믿지 않으려 하는 이중적 태도에 대해 말해보려했는데....

그리고 환자분들이 근본적으로 이런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는건 그들이 아프기때문이라는 것. 의료인들도 이런 부분은 근본적으로 감수할 부분이라는 것인데 계속 수가때문에 적절한 설명이 어렵다...는 건 좀 아닌것 같습니다.. 마치 돈 핑계대는 것 같고 환자와의 불신의 골만 깊어질 따름입니다..

애초에 본문에서 쓴 것처럼 이미불안한 환자는 아무리 좋은 의사 양질의 진료를 받아도 불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부분에 대한 기대를 줄이고 적절한 대처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고 환자분들도 서비스 제공자 이기전에 전문가로서 의사들에 대한 신뢰를 더 갖어 보는게 어떨까 싶네요..

그 어떤 양질의 진료도 의료진에 대한 신뢰 없인 이뤄질 수 없습니다..

덧, 이와같은 환자의사간의 불신은 의학 자체에 대한 특수성이 가장 크지만 2차적으로 언론과 정부의 의료비 감축을 위한 이간질?이 크게 한몫 한거 같아 마음이 불편하네요.. 의료인들은 제도탓 이전에 환자에 대한 신뢰극복을 위해 좀더 노력해야 할것입니다..
Dornfelder
11/07/15 09:56
수정 아이콘
수가 현실화가 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수가 제도 하에서는 어떠한 개선도 불가능합니다. 현 상황에서는 종합병원의 의료행위라는 것이 그야말로 병원의 의료 인력을 쥐어짜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수가가 현실화되어도 더 큰 이익을 위해 의료 인력에 대한 쥐어짜기가 계속될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개선의 여지는 생길 수 있습니다. 수가 현실화와 동시에 노동 시간 감축과 같은 의료 인력에 대한 규제 또한 이루어져야겠죠. 수가 현실화는 의료 현실 개선의 충분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필요조건임은 확실한 것이죠.
전딩크
11/07/15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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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신분은 정보량의 비대칭으로 인한 의사/환자및 보호자 간의 오해 등등을 이야기하고싶으신거 같은데... 댓글이 의료제도 개선으로 이끌고 있군요^^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지만, 의료제도 문제는 우리나라의 특수한 문제인거 같고....의료인과 비의료인 간의 갈등문제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되진 않은 근본적인 문제일거 같습니다.
의사소통문제는 결국 의료진이 좀더 열심히 하는수밖에없겠죠. 저는 지금은 2차급병원에서 비교적 한직인 편이라, 설명할 시간이 충분합니다만, 이전에 인턴/레지던트때 생각하면.. 아~ 숨이 차오른다..... 안타까운건, 의사생활의 시작이 엄청나게 바쁜 구조속에서 시작되게 되니까, 그 패턴에 익숙해져 버리는 부분이 있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뒤에 기다리는 환자 없으면 무조건! 설명을 길게 충분히 여유있게 하려고 노력합니다.가끔은 '이 의사는 왜 이리 말이많어...'라는 생각을 하시며 얼굴이 묘해지는 환자/보호자분도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갈등의 제 나름대로의 허접한 해소방안입니다.
다만.....
이게, 수익이 중요한 요인이 되면 모든게 엉클어져 버리게 됩니다. 가까이는 개업한 친구/선후배님들 보면 여실히 드러납니다.
개업을 하면-자기 사업장을 차리는 거죠. 자본을 가지고, 자기 장사(?)를 시작하는겁니다.-
건물 빌려서 임대료, 의료기구 빌려서/사서 이자 등등, 간호사 등의 직원들 월급. 모두를 제가 직접 해결해야하는 사업장의 주체가 됩니다.물론 본인도 수익을 가져가야 하고요. 그래서, 수익을 내려고 발버둥(^^;;; 그래야만 수익을 낼수 있는 현실입니다)을 치죠.
한 친구는 하루 100명을 넘게 환자를 보면서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을 합니다. 밥은 점심에 5분안에 해치우고... 날마다 피곤해 죽을라고 하더군요...몇일전에는 환자가 너무 말이 많아서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생각에, 쫒아내다시피 말을 끊고 보내서 하루종일 우울해하더군요....(많은 의사들이 이런 생각 한다는거 알아주세요~)
이렇게 해서 그럭저럭 괜찮은 수익을 올리면서 의원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구조속에서 저처럼 설명하고 했다가는 망하기 십상이죠^^(저는 길게 설명해야 할 필요 있는경우 가끔은 2~30분까지도....에고 목아.....)
위에, 그리고 전에 신생아 종합병원 방문기 등에서 많은 의사분들이 수가문제, 의료제도 등을 계속 이야기하시는 이유는....저도 마찬가지이고, 누구든, 결국 수익을 올려야만 하는 위치에 있어야만 하는 의사의 입장때문입니다. 환자 및 보호자는 충분한 시간과 설명, 그리고 충분한 기자재를 요구합니다..(소위 큰병원선호현상) 즉 시간과 돈을. 국가는 부족한 의료보험재정을 유지하기 위해 의사가 진료를 최소화 하길 원합니다.(근데, 그걸로 부족하니까 벌금을 걷어갑니다. 많이 걷어갈땐 의사 본인은 적자로 만들어버릴만큼-이걸 삭감이라고 합니다. 의사가 완전히 그릇된 진료를 했고, 의사 본인의 이익만을 위한 진료를 했다면 삭감당하는게 당연하겠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수에 있어서 삭감은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이 기록되면 일정부분을 그냥~ 삭감합니다. 한 친구는 심사평가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선생님 xx라는 검사를 많이 하셨네요. oo 수 이상하신건 삭감입니다~ 환자 상태 이런거 안봅니다~'흐흐.... 이야기가 좀 걷돌았나요..)
수익을 올려야 하는 의사와, 수익을 올리기 어려운 환자/보호자와의 관계, 의사의 의료행위를 억제하는(합당치않게)제도의 문제때문에 의사는 궁지에 몰리는 형국입니다...
이야기가 빙 돌았습니다. 결국, 의료/비의료인의 정보비대칭의 해결은 의사의 충분한 설명이 중요한 해결책인데, 현 제도가 충분한 설명을 못하게 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대부분 의사는 이 사실을 알고 이런 자리에서 이야기하지만.... 의료인이 아니신분들, 이 이야기가 공감이 되시나요???? 이또한 정보비대칭에서 오는 '오해'인거 같네요^^. 좋은 날이 오길 바라며 마칩니다~
(틈틈이 글을 쓰다보니 이야기가 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번은 중간에서 백스페이스 잘못눌러서 날려먹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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