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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6/26 20:34:09
Name 뜨거운눈물
Subject [일반] 빨리 멸치 내놔!
제가 사는 동네는 시골입니다 완전 시골은 아니고 반 시골정도? 경기도라서 서울도 가깝고
20분만 걸어가면 대형마트도 있지만 저희동네는 그린벨트 때문에 2층이상 건물을 올리지 못해서
개발이 전혀 안된곳입니다 그래서 논도 있고 밭도 있고 산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동네에는 다른 아파트 도시에서 보기 힘든 도둑고양이가 많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부터 저희집에서 생선과 고기를 먹고 남은 뼈들을 집 주변에 놨두니
황색 고양이 한마리가 저희집 주변을 맴돌더군요 그래서 저희 어머니가 나비라는 이름을 지었죠
그리고는 그 나비는 우리 어머니가 집밖을 나갔다가 들어오면 귀신같이 집 주변에서 어머니 뒤를 쫒으면서
먹을껄 달라고 야옹! 야옹! 한답니다.. 그러면 저희어머니가 멸치 몇개를 주곤 했었죠

그리고 어느날 제가 밖에서 집에서 들어오려고 집밖에서 신발을 벗으려고 신발 끈을 푸는데
갑자기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제앞에 떡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너무 신기해서
어머니가 말한 그 나비라는 고양이라는걸 알고 나비야 이러니깐 저랑 아이컨텍을 하더군요
그리고는 제가 집에 들어가서 운동갈려고 다시 문을 열고 나오는데 다른 고양이라면 문여는 소리에
깜짝 놀래 도망갈텐데 오히려 나비는 놀라지 않고 저를 멀뚱 멀뚱 쳐다보더군요.. 그 모습에 저는
놀랄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기특해서 냉장고에 있는 멸치 몇개를 주고 저는 옆에서 먹는걸 지켜보면서
앉아있는데 다 먹고는 제 주변을 계속 맴돌더니 아예 제 발옆에 붙어서 부비부비
또 꼬리를 저에게 향하면서 온갖 애교를 떨더구요.. 그래서 저도 화답하는 차원에서
나비 머리를 쓰다듬고 나비 허리를 마사지 해줬더니 아예 누워버리더군요
그래서 저는 나비 몸 곳곳을 마사지 해줬습니다.. 아주 좋아라 하더군요
그리고는 저는 운동을 갈려고 나비와 헤어졌죠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오늘 오늘도 운동을 갈려고 집문을 여니 나비가 오랜만에 떡하니
앉아있더군요.. 저는 그냥 당당히 서있는 나비 모습에 좀 놀랐는데 나비는 전혀 안놀래더군요
그래서 아 이놈이 또 배가 고파서 멸치좀 얻어먹으러 왔구나 싶어서 집문을 열어둔채로
냉장고로 향해서 멸치를 찾는데 갑자기 "야옹"소리가 나더군요..  깜짝놀래서 소리나는곳을 보니깐
나비가 우리집 거실까지 걸어왔더군요.. 그래서 제가 나가라고 말을 해도 말을 안듣고 야옹 야옹 거리길레 빨리
멸치를 챙기고 그리고 어묵 한장을 챙겨서 나와 문 밖에서 나비에게 먹을껄 조공했답니다..

아니 어떻게 도둑고양이가 저희 집 거실까지 들어올수 있을까요?

그리고는 나비가 저를 만날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나비가 항상 저에게 이러는거 같습니다 "빨리 멸치 내놔!"
인간인 제가 동물을 조련하는게 아니라 나비가 저를 조련하는 느낌..

어쩔수 없이 다음에도 문밖에 나비가 있다면 저는
나비에게 멸치를 조공하는 호갱님이 될수 밖에 없겠네요

나비야 부탁인데, 가끔 문열때 기다리고 있지마 내가 깜짝 깜짝 놀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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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터기
11/06/26 20:38
수정 아이콘
크크 당돌한 녀석이네요.
요즘 길고양이들은 고양인지 돼지인지 모를 녀석들도 있는데 나비란 이름은 굉장히 날렵할것처럼 들리네요~
비비안
11/06/26 20:39
수정 아이콘
아마...그런고양이들은 사람이 키우다 버린 고양이들일 겁니다.
거대한다람쥐
11/06/26 20:43
수정 아이콘
길고양이들이 돼지 같은건 잘 먹어서 그런게 아니고 고양이한테 염분은 치명적인데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살다보니 몸이 팅팅 붓는거라고 하네요.
11/06/26 20:51
수정 아이콘
계속 먹이를 주시려면 멸치 같은 거 보다도 사료를 사서 주세요. 그게 양이 건강에 좋습니다.
M.Ladder
11/06/26 20:56
수정 아이콘
아아.. 크크크크, 글만 읽어도 너무나 귀엽네요.
나비라는 이름이 워낙 고양이계(?)에서 흔한 이름이고 노랭이도 흔해서 겹치는 우연이겠지만
제가 예전에 살던 동네에서도 나비라는 노랑줄무늬 고양이가 있었거든요.
사람도 엄청 잘따르고, '나비야~' 하고 부르면 나타나기도 하고^^

그 동네도 약간 논밭이 있는 반시골이었는데, 아마 이런 곳에서 고양이들이 약간 사람을 덜 경계하는 건 아닐까 싶어요.
저도 때때로 먹을거랑 물이랑 떠서 집앞에서 나비에게 조공을 하곤 했었는데
어느날부터인가 보이질 않아서 사고난 게 아닐까 걱정을 했더랍니다.
애교 많은 노랭이 나비이야기를 들으니 참 반갑네요.

참, 고양이 멸치 주실 때 여유 있으시면 깨끗한 물도 한 잔 떠서 같이 주세요. 길냥이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곳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길에서 살아가는 녀석들이지만 그래도 이런 연(^^)을 맺게 된 녀석이니 좀 더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었으면 좋겠네요~
9th_Avenue
11/06/26 21:06
수정 아이콘
담번에는~ 물도 주세요!! ^^
길냥이들 중에 귀여운 애들이 참 많아요. 저도 집 앞에서 마주치는 길냥이 형제3마리에게 가끔 식량을 조공합니다.
근데 예전에 인터넷에서 봤는데, 위에 분 말씀대로 염분이 많은 음식만 주워먹어서.. 잘 죽는다는 걸 본 뒤로는 일단 깨끗한 물이랑
조공거리를 같이 주게 되네요.
11/06/26 22:42
수정 아이콘
일단...노랑둥이는 흔히 말하는 개냥이가 많습니다. 붙임성 좋고 낮도 잘 안가리죠. 털 가지고윗분들도 말씀하셨지만 기왕 도움 주시는 거면 깨끗한 물 그리고 염분기 없는 음식을 주세요. 염분이 고양이 에게는 좋지 않습니다. 멸치 같은 것은 물에 씻거나 국물내고 건져낸 멸치가 좋고 참치캔도 염분이 많아 끓는 물에 한번데쳐주시고 그러는 것이 좋습니다만 이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것은 역시 사료죠^^; [m]
11/06/26 22:49
수정 아이콘
모바일이라 수정이 안 되네요...; 위에 털 가지고...라는 말 다음에 쓰려던 글은 흔히 말하는 삼색 고양이는 열에 아홉이 암컷입니다. 라는 말을 쓰려고 했었네요^^; 노란 줄무늬 고양이는 대체로 성격이 좋다. 삼색냥이는 거의 여자다. 알면 재밌는 냥이 상식이죠^^? [m]
ReadyMade
11/06/26 22:57
수정 아이콘
정말 예전에 생각해보면 엄마도 삼색이었구. 새끼 중 4마리는 삼색이었는데 모두 암컷, 두마리는 수컷 노랑둥이었어요.
그 때는 안 배워서 몰랐는데 알고보니 Xist 유전자 때문이었죠 그건..
암튼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무 좋아요ㅠ
영원한초보
11/06/26 23:00
수정 아이콘
저도 길고양이 한마리 마당에서 키우고 있는데요.
이놈이 우리집에서 태어난 놈이라 애착이 많이 가요.
애미하고 형제들은 다 사라지고 이놈만 집에 계속 남아있네요.
길고양이는 먹이주는 사람은 알아보고 보채는게 장난 아닙니다. 크크크
자꾸 당하다보면 현혹당하기 쉬워요.
개의눈 미도그
11/06/26 23:15
수정 아이콘
귀여운 냥이네요 흐흐
큰 포대로 된 사료 사서 먹이세요. 저렴한거 지마켓에 있습니다.
멸치처럼 짠거 먹이면 좋지 않습니다.
11/06/27 00:46
수정 아이콘
저희집 앞엔 까만 길냥이가 밤되면 어슬렁어슬렁하는데, 얘네들은 눈만 마주쳐도 지레 겁먹고 도망가버리더라구요.
그리고 책에서 봤는데 '도둑고양이'는 적절한 단어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스타크래프트2
11/06/27 09:00
수정 아이콘
저도 동네 길냥이들에게 3년넘게 매일 저녁 사료 주고 있는데요,
얘들이 길에서 살아서 오래 살지는 못하는지 보이던 애들은 사라지고 새로운 애들이 그 자리를 채우곤 하네요.
언젠가는 추석 때 빈 밥그릇을 가지러 갔더니, 밥그릇에 목이 잘린 죽은 새 한마리가 ...덜덜덜...
나름대로 저 먹으라고 준 선물인 듯 해서 참 기특하면서도 다시 그럴까봐 간혹 무섭기도 합니다.
멸치는 귀찮으시더라도 꼭 삶아서 주시는 게 좋고요, 기왕이면 사료사서 조공하시는게 냥이들 무병장수에 도움이 될 거에요.
유리별
11/06/30 16:57
수정 아이콘
나비라는 이름이 고양이계에 유명한 이유는..
'나비'가 고양이의 고유어이기 때문이랍니다.^^ 우리가 나비라고 부르는 곤충 '나비'는 '蝶'의 우리말이구요.
그래서 고유어사전에 '나비'를 검색하시면 고양이를 부르는 말. 만 나오고 곤충 나비는 나오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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