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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1/05/01 00:21:47
Name I.O.S_Daydream
Subject [일반]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는 캐릭터가 있으신가요?
혹여 글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르시겠다 싶으신 분을 위해 상황을 대충 설명해 드리면...

어떤 사람이 책을 봅니다.
책에 나오는 어떤 인물이 이 독자의 눈에 크게 띕니다.
이 인물에 빠져드는 독자는 그 캐릭터의 모든 것을 흉내내기 시작합니다.
사소한 말투 하나, 사소한 옷차림 하나, 심지어는 그의 행동까지 흉내냅니다.
가장 극단적인 예로 베르테르 효과가 처음 벌어졌던 유럽을 들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작품을 읽고 베르테르의 자살을 모방해서 자살한 사람이 2천 명이나 된다니, 알 만하지요.
(그 사람들 중 일부는 베르테르의 옷차림까지 모방한 후에 자살했을 정도입니다.)

여하간... 누구나 그런 캐릭터가 하나둘쯤은 있는 걸까요?

저 같은 경우는 삶을 심히 충동적으로 사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지,
어떤 것 하나에 흠뻑 빠져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어집니다.
소위 말하는 전문가 뺨치는 수준의(...적고 보니 반 허풍이네요) 덕력(...?)이라던지...
연애고 뭐고 거의 그런 식입니다. 수학과 이중전공 시작한 것도 미적분이 재밌어서 시작한 거였죠-_-;
아, 이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 어험. 어쨌거나.

최근에 두 캐릭터에 빠져서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A> 소년탐정 김전일의 아케치 켄고 경감.

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타입은(남녀노소 불문하고) "능력이 있는" 타입입니다.
어떤 능력이던지 상관없죠. 그게 게임을 잘 하는 능력이건, 말을 잘 하는 능력이건...
뭐든지 감탄할 만한 능력이 있다면 좋아하는 편입니다. 전국시대의 맹상군 타입이랄까요.
그 능력을 동경하고, 또 그 능력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열망이 큰 편입니다.
그래서 소년탐정 김전일을 접하면서 김전일보다는 타카토가, 타카토보다는 아케치가 훨씬 끌렸던 거죠.

소년탐정 김전일을 읽어보지 않으신 분께 대략 설명을 드리자면...
한 마디로 엄친아입니다. 운동이면 운동, 연주면 연주, 게임이면 게임, 본업인 추리면 추리...
못 하는 게 없는(...그래서 현실성 없어보이는) 형사입니다.
이게 보통 잘 하는 게 아니라,
펜싱은 국가대표를 꺾고, 체스는 슈퍼 컴퓨터를 이기는 수준입니다.
바이올린은 숫제 음대생을 경악시킬 수준이구요. 이 외에도 많습니다.
작중 추리력은 김전일보다 조금 못 미치지만 어차피 대단한 건 마찬가지구요.
기본적으로 추리에서 김전일과 두뇌 싸움이 되는 두 명 중 한 명입니다. (나머지 한 명은 타카토 요이치)
집도 굉장한 부자이구요(일단 커피는 죽어도 블루 마운틴에서부터...)

(이런 면모를 보실 분은 1기 38/39권을 보시면 됩니다.)

아, 참고로 이 캐릭터 때문에 넷상에서 - 페북, 싸이 등등 하나도 안 가리고 - 초성체 습관을 단박에 잡았습니다.
(이모티콘은 어떻게 못 하겠더군요;)



B> 케이온의 코토부키 츠무기.

이 경우는 일단 능력도 능력이지만,
성격이라던지 포지션, 또는 인간관계 같은 게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등학교 동창들/선후배들이나 대학교 동기들을 놓고 보았을 때,
저는 어떻게 보면 가운데에 있고, 어떻게 보면 애매한 위치에 있습니다.
두루두루 친한 편이지만 특별히 친한 관계가 없달까요.
방학 때 후배들과 같이 일할 때가 많은데,
저녁에 일과가 끝나고 놀 때가 되면 위치가 애매합니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딱히 티가 나는 편은 아니랄까요.
어떤 모임이 있으면 2차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모임의 1.5군 정도가 적당할까요.
케이온 1기의 츠무기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그런 면을 많이 띄죠. 왕따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였으니까요-_-;

다른 사람과 같이 있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점이 없구요.
공부를 잘 한다는 점이라던지(...아, 물론 전 고등학교 및 대학교 3학년은 패스합니다)
저는 안에만 틀어박혀 있어서 그렇지 절대 돈이 많아서가 아닙니다만, 바깥 물정을 잘 모른다던가...
(...이번에 피아노 학원을 12년 만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가끔가다 보이는 소심한 면도 그렇고...

뭐, 재력 문제는 여전히 패스합니다(...)

여하간 제가 지금까지 접했던 어떤 캐릭터보다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제가 여자였으면 딱 이런 캐릭터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나이 스물 둘에 이런 이야기는 역시, 다소 어린 이야기겠죠. 헤헷.
하지만 묘하게도 일상을 다시 즐겁게 만들어 버린 원동력이 되기도 하더군요.
덕분에 재미있는 꿈이 하나가 더 생겼습니다.
아케치 같은 아버지가 되어서 츠무기 같은 딸을 하나 키우는 것이죠.
제가 츠무기가 될 수는 없겠지만, 아케치를 따라가는 건 아직까진 가능하니 말입니다(...???)



이렇게 자신에게 큰 영향을 끼친 멘토나 모티브가 되는 캐릭터가 있으신지,
또 그 캐릭터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PGR 여러분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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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01 00:29
수정 아이콘
저기 김전일 만화가 1기,2기 이런식으로 나눠지는가요? 님 글보구 나니 갑자기 김전일 다시 보고 싶어서요. 제가 한 30부 정도까진 본것 같은데.. 이후론 못 봤어요.. 혹시 몇권까지 나와있는지 알수 있을까요? 그리고.. 아케치 경감 같은 사람은 현실에선 어렵겠죠? ^^ 그만큼 매력적인 분인것같아요.
스웨트
11/05/01 00:30
수정 아이콘
모티브는 아니고, 동화되던 주인공이
"아이즈"의 이치타카요. 심지어 생일까지 똑같더군요.
괜히 생각하는건 제대로 표현못하고, 울컥하고 삐딱선 타고 나중에 후회하고, 늘상 고민하고..

근데 다른점이 제주변엔 이오리가 없더라구요.. 이즈미도.. 이츠키도..
11/05/01 00:32
수정 아이콘
별로 그런 건 없고, 드라마 <스타일>의 박기자 편집장 스타일은 닮고 싶어 합니다.
일에 대해서 완벽주의고, 당당하고, 빈틈없고, 자기 관리도 확실하고...
11/05/01 00:32
수정 아이콘
전 저랑 닮은 캐릭터보다는 제가 절대 못하는 걸 해내는 캐릭터에게 이입을 억지로 라도 합니다. 이를테면 할렘물 주인공이라던지.
죄짓지마라
11/05/01 00:53
수정 아이콘
근데 정작 수학과가면 미적분은 별로 안하지 않나요?
Angel Di Maria
11/05/01 00:56
수정 아이콘
김태랑 같이 남자 답고,
바쿠 처럼 샤프하고,
나루토 처럼 노력하며 살고,
화려한식탁의 유이 같은 여자 친구를 갖고 싶습니다.
버디홀리
11/05/01 01:01
수정 아이콘
현대 생활 백수에 나오던 고혜성씨와 생김새, 말투, 행동 등등이 닮았다고 옛날 SBS 진짜 가짜에 나가보라고
제수씨가 적극 권유하기도 했었습니다. 파란색 트레이닝 복 사주겠다는 말까지...;;

학교 다닐땐 달려라 하니에 나오던 홍두깨 선생인가? 닮았단 말도 좀 들었고...
Cazellnu
11/05/01 01:35
수정 아이콘
십년넘게 쓰는 아이디 때문에
(다른 성격이나 캐릭터 자체의 모티브는 조금 덜하지만)
인제 카젤느라는 말만 들어도 저같네요
클레멘타인
11/05/01 02:59
수정 아이콘
음.. 이렇게 말을 하면 아시려나... 일본 개그만화 같은데 많이나오는 촛코미 캐릭터들... 그놈들에게 맞추고싶다가 아니라, 원래 성격이 촛코미 캐릭터입니다.-_-; 누군가 개그를 하거나 엉뚱한 행동을하거나 드립을 치면 딴지를 거는 역할이죠.

근데 요새들어서는 제가 똘끼짓을 하고싶어질때가 있더라고요, 이제는 캐릭터성이 조금씩 바뀌어가나봅니다.
슈퍼컴비네이션
11/05/01 03:02
수정 아이콘
전 제가 최고는 못될거라 생각하는데,
조력자로썬 훌륭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모임이나 동아리에서도 항상 조력자...나중엔 제가 다 좌지우지 한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그래서 2인자 캐릭터를 볼때마다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베지터, 홍진호...특히 홍진호는 저랑 게임스타일이 비슷해서 더 감정이입이 됐었죠. 홍진호는 게임할때 성격같은것도 보여서 홍진호가 왜 2등밖에 못하는지도 이해됐었죠.
이름과 숫자
11/05/01 03:25
수정 아이콘
스스로가 일드 '세기말의 시'의 호색 할배, 모모세 나츠오를 닮아 가는 걸 느낍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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