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8/06 14:27:43
Name Anabolic_Synthesis
Subject [일반] 인턴 많이들 하시나요?
요즘 학부생들은 인턴에 관심이 많죠? 그래서 제 인턴 얘기나 잠시 해보려 합니다.
약간은 특별하게 인턴을 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밌습니다.
저는 기업이 아니라 연구소에서 인턴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 인턴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방학 때 할 일도 없고 프야매 카드까기 계획이나 야구 경기 볼 계획만 열심히 세우고 있을 무렵, 심심해서 학교 홈페이지를 돌아다니던 중 공지사항을 발견하게 됩니다.

‘2010 하계 인턴십 블라블라’

내용인 즉슨, 국가 연구소 인턴을 ‘선착순’으로 뽑겠다는데, 대신 마감일이 공지를 올린 당일이랍니다. 그 때가 오후 3시였는데, 지원서를 정말 급하게 작성해서 마감시간인 5시에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좀 늦어서 원하던 인턴은 하지 못하고 대신 다른 분야로 가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냥 심심해서 돌아다닌 학교 홈페이지에서 득템을 하게 된거죠!

이제 신청도 완료했으니 당연히 내가 일하게 될 연구소에 대해서 궁금하겠죠? 그래서 홈페이지를 찾아봤는데, 아뿔싸! 주소가 XX타워 3층이라니!!!!
저는 연구소하면 영화나 만화 속에 나오던 맑고 투명한 유리창 가득에 굴뚝 하나 있고, 잔디밭에서 흰 가운을 입고 무엇에 몰두한 채 열심히 돌아다니는 박사들을 상상했는데, 현실은 오피스텔 한 층의 일부를 빌려쓰는 연구소라. 갑자기 김이 확 새더군요.

그래도 뭐, 이왕 시작하는거 문서 작성이나 복사 스킬이라도 늘려오면 성공이지라고 생각하며 담당자님과 E-mail을 주고 받는데 이건 또 뭐랍니까? 연구소가 좁아서 인턴이 일 할 책상이 없다면서 일주일에 화, 목 이틀만 나오랍니다. 그것도 11시 출근으로요.

이 때부터 슬슬 걱정이 되더군요.
‘이게 인턴이 맞는거야? 여기 사이비 연구소 아냐?’ 뭐 대략 이런 생각들이 들면서 결국 인턴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굉장히 정상적이더라고요.

제가 연구하는 분야는 넓게 보면 Gravitational Waves고 좁게 말하면 Compressive Sensing인데 거창하게 말하면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는 세계 20개국 이상이 모인 초대형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하여튼 잡일만 할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꽤나 이론적인 내용들을 많이 알려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책들과도 싸움을 해보고, 학회에도 참석해 세계 석학들과 술자리를 함께하는 영광도 얻어보고요. ^^ (외국인들은 막걸리와 소맥을 좋아하더군요.) 이제 3주정도 남은 것 같은데 벌써 아쉽습니다. 조금 더 남아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싶기도 하고, 부족한 공부도 더 하고 싶은데 말이죠.

제가 살아오면서 소위 ‘운빨’은 아주 좋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참 좋은 인턴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서 마음에 쏙 듭니다. 다만 주 2일 출근 (헉 직장인 분들은 신의 직장이라고 하시겠죠? 크크)에 적은 월급. 그리고 매우 어려운 연구 내용 정도가 단점이 될 수 있겠네요.

다른 분들의 인턴 이야기도 듣고 싶네요. 여러분의 인턴 생활은 어떠하신지(or 어떠하셨는지)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0/08/06 14:35
수정 아이콘
게임회사 인턴 가서 게임만 하다 온 기억이 나네요
항즐이
10/08/06 14:40
수정 아이콘
인턴이라기 보다는.. 교육 벤처 회사에 파트타임으로 방과후에 일하러 다녔었네요.

결론은.. 이력서에 쓰지도 못했습니다. -_-;;
10/08/06 14:48
수정 아이콘
저도 인턴 비스무리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나름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회사의 직장생활이 처음이라 그런지 다니면서 많은것 경험하고 느끼고 배우고 있다는거에 큰 의의를 두고 있네요.
게다가 주5일(앗 그러고보니 오늘은 즐거운 금퇴), 6시칼퇴근, 개인pc에 알맞은 업무량(내용)까지...늘 감사하고 있습니다.크크
10/08/06 14:56
수정 아이콘
인턴은 아니고, 파트타임으로 2주간 축구협회에서 일을 좀 했는데,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분들은 체력이 좋다는 것을 느꼇네요.. 전 계속 졸았는데 말이죠 크크
한번더 가서 해보고 싶습니다. 가끔 단기 인턴이나 뽑는걸로 알고있는데...
노려봐야죠.
10/08/06 14:56
수정 아이콘
요즘 그룹사에 파견나와 있는데 마침 제 앞자리가 인턴들이더군요.
처음에는 와서 홈페이지를 보며 동종업계 타사의 홈페이지와 비교해서 개선점을 모색하는 일을 하더니
최근에는 업무상 필요한 문서들을 열심히 출력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면서 회사 분위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업무적으로는 전혀 배워가는게 없겠구나 싶네요.
공무원욕하지
10/08/06 14:57
수정 아이콘
기업인턴은 아니고 행정인턴이 제 옆에서 근무를 했는데

일을 줘야하나 말아야 하나 참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10/08/06 15:04
수정 아이콘
PGR에도 SK그룹 이번에 인턴 하시는 분 계시나요?? 전 지금 C&C에서 인턴 근무중이랍니다. 정말 실전에 투입되서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개발을 하다보니 배울것도 많고 정말 바쁘게 재밌게 일하고 있네요. 문제는 기본적인 개발업무 외에도 각종 과제들도 많아서(인턴이다보니 평가차원에서) 그게 힘듬..
미친스머프
10/08/06 15:27
수정 아이콘
지금 밀라노에서 인턴끝나고 한국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네요...
인턴... 자기 하기 나름이라 생각합니다...;;;
빵꾸똥꾸해리
10/08/06 15:51
수정 아이콘
저는 대학시절 CJ그룹에서 인턴했었는데요. 영업팀으로요.
하루 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너무나 눈에 들어오더군요.
저도 운좋게 단순 복사나 워드작업이 아닌 실제 영업사원 선배들과 같이 다니면서 업무도 배워보고 했었거든요~
어린나이에 사회경험 쌓는데는 좋았던거 같습니다.
대학생이시면 꼭 해보시기 권유해요. 그래야 직장인이 체질에 맞는지 아닌지 알고 아니면 딴거 알아봐야죠 흐흐
The HUSE
10/08/06 16:02
수정 아이콘
요즘 회사에 새로운 얼굴들 (특히 어여쁜 처자들. ^^;;) 이 많이 보이길래,
후배에게 물어보니, 인턴들이라고 하더군요.

회사일에 찌든 우리들에게서 볼 수 없는 밝은 미소를 보니까 기분이 좋더군요.
다만, 그들도 몇년 후엔 주변 사람들 처럼 찌들겠죠. ^^;;

p.s : 근데 왜 우리 부서는 맨날 남자만 오는 거냐고...ㅡㅡ^
부엉이
10/08/06 16:42
수정 아이콘
후배를 등쳐먹는 구조라 매우싫어합니다 실제로도 피했구요 뭐실습이라는미명하에 국내에서알아주는 곳들을돌아다니기는 했지만
10/08/06 17:47
수정 아이콘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미리 인턴경험을 쌓아두는 건 분명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무원 준비하다 때려치고 얼마 뒤 얼떨결에 백화점 사무직 인턴으로 채용되어 서비스관리팀에서 근무를 했었는데,
인턴 후 공채 지원때 이 경력 덕택에 은행 등 서비스업 회사의 서류전형은 거의 다 통과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은행의 경우 아무래도 데스크 생활부터 시작하다보니 그런 경험을 높이 산다고 하더군요.
뭐 몇년 지난 지금은 결국 다른 회사를 다니고는 있지만-_-a
가서 무엇을 배우느냐를 떠나서, 커리어 측면에서는 분명히 안 하는 것보다야 훨씬 낫습니다. :)
리오스
10/08/06 18:16
수정 아이콘
네 저도 kt 에서 현재 인턴중인데, 업무를 하나 맡아서 세미나를 진행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부장님께서 직접 주신 일이고, 팀 프로젝트와도 연관된 업무라, 만족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좀 길어서 그렇지 -_-;;
10/08/06 21:19
수정 아이콘
요즘 인턴들 회사에 들어와서 멋진 세미정장입고 다니던데 (제조라 사람들 죄다 공대생 옷차림임) 눈이 즐거워서 좋아요.
남친이 인턴 2명 데리고 다니며 하루하루 스케줄 짜주고 하던데, 여자애 하나 끼어있어서 내 눈이 즐거운만큼 남친 눈도 즐거울까 걱정이긴 하지만서두요. 하하. (쿨해야함)

와서 하는건 선배들 따라다니며 차마시고 이야기 70%, 미니멀한 업무 구경하기 10%, 조별활동 20% 수준? (전 지켜보기만 해서 확실히는 몰라요)
근데 바로 입사랑 연결되는거라서 완전 긴장하며 살아가고 있다죠.
저 파릇한 아이들이 입사하고나선 공대생화되어서 하얗고 생기있는 얼굴도 까맣게 어두워진다는걸 생각하면 좀 슬프긴 하지만 그네들 생기있는 눈에서 보이는 한없이 착해보이는 열정(?)이 참 이뻐보여요.
나유타
10/08/07 00:34
수정 아이콘
저희도 올해 인턴이 왔습니다. 일단 일을 시키곤 있는데 인턴분들께는 죄송(?)합니다만 실제로 도움이 될리도 만무하고요 ^^; 그래도 좋은 경험 쌓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일을 좀더 만들어서 시키는 성격이 강한지라 삽질 중입니다.
그래도 저희는 진심어린 조언을 합니다.
우리 : 학교 돌아가면 현실에 안존하지 말구요. 공부 더 열심히 해서.
인턴 : 넵
우리 : 공사가요
인턴 :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4043 [일반] 피지알과 정치 [27] 모모리4066 10/08/06 4066 0
24042 [일반] 인턴 많이들 하시나요? [21] Anabolic_Synthesis4872 10/08/06 4872 0
24041 [일반] Blood Diamond [38] 박루미4747 10/08/06 4747 6
24040 [일반] 본격 추억돋는 6년전의 PGR21 [15] 뉴[SuhmT]5021 10/08/06 5021 0
24039 [일반] [야구]내년에도 재계약 할만한 용병이 누가 있을까요? [59] 핸드레이크4908 10/08/06 4908 0
24038 [일반] 로이스터 감독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103] 뼈기혁6015 10/08/06 6015 0
24037 [일반] 나쁜남자가 끝났네요(스포 유) [17] Leeka6342 10/08/06 6342 0
24036 [일반] 켁 이런 황당한 일이 또 있네요. [11] 성야무인Ver 0.005642 10/08/06 5642 0
24035 [일반] 이 세상에서 제일 만만한게 편의점 알바 [54] 가인이9274 10/08/06 9274 1
24034 [일반] 한국 남자 탁구의 미래 대우증권의 정영식 선수. (정영식 선수 이야기) 김스크3081 10/08/06 3081 0
24033 [일반] 퇴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23] Who am I?5464 10/08/06 5464 0
24032 [일반] 잔인한 게임 [8] Agnosia4441 10/08/06 4441 0
24031 [일반] 앞으로 타블로 관련글을 올리지 않으면 안될까요?? [28] 성야무인Ver 0.004892 10/08/06 4892 0
24030 [일반] 나의 피지알을 지켜줘. [10] 해피3815 10/08/06 3815 2
24029 [일반] [푸념] 장거리연애.. 어찌해야 할까요 [19] 영원불멸헬륨5482 10/08/06 5482 0
24028 [일반] 아이고 또 타블로 이야기네요. [65] 아기천사실바6727 10/08/06 6727 0
24027 [일반] 지나간 시간에 대한 지나친 미화? 하지만 그립습니다. [14] 루크레티아3566 10/08/06 3566 0
24026 [일반] # 본격 평범한 대학생 600만원 들고 6개월 유럽여행 계획하고 있는 이야기 - 지금 갑니다. [18] 한듣보3186 10/08/06 3186 0
24024 [일반] 캐치볼 모임에서 모자를 하나 만들려고 합니다. 이번 글은 많이 좀 봐주세요.... [28] 버디홀리3166 10/08/06 3166 0
24023 [일반] 최고모에토너먼트가 진행중입니다. [7] 信主SUNNY2998 10/08/06 2998 0
24022 [일반] 애니 음악 소개(스포 가득) [7] 가츠793344 10/08/06 3344 0
24021 [일반] [다큐] 남자와 여자의 차이, 남자에게 여자친구가 필요한 이유 [14] 예루리6380 10/08/06 6380 2
24019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8/5(목) 리뷰 & 8/6(금) 프리뷰 [62] 멀면 벙커링3523 10/08/05 352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