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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14 16:20:00
Name 식별
Subject [일반] 일본인이 불러 대히트했던 북한 노래, 임진강 イムジン河 (수정됨)


イムジン河 水清く とうとうと流る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고
水鳥 自由に むらがり 飛び交うよ
물새들 자유로이 무리지어 날건만
我が祖国 南の地 想いははるか
나의 조국 남녘땅 추억은 저멀리
イムジン河 水清く とうとうと流る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네



北の大地から 南の空へ
북쪽의 대지에서 남쪽의 하늘로
飛び行く鳥よ 自由の使者よ
날아가는 새들이여 자유의 사자여
誰が祖国を 二つに分けてしまったの
누가 조국을 두개로 나누어 놓았던가
誰が祖国を 分けてしまったの
누가 조국을 나누어 놓았던가

イムジン河 空遠く 虹よかかっておくれ
임진강 하늘 저멀리 무지개여 서기를
河よ 想いを伝えておくれ
강이여 추억을 전해주세요
ふるさとを いつまでも忘れはしない
고향은 언제라도 잊을 수 없으니
イムジン河 水清く とうとうと流る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흘러 내리네






1960년대 일본,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ザ・フォーク・クルセダーズ The Folk Crusaders)라는 포크 그룹이 부른 임진강(イムジン河)은 음악이 어떻게 시간을 타고 흘러 강 건너편을 비추는지 보여줍니다.



임진강(イムジン河)은 본래 월북시인 박세영이 작사한 북한의 노래 '림진강'이 원곡으로, 마츠야마 타케시에 의해 번안 및 추가 작사, 가토 카즈히코에 의해 편곡되어 훗날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인기를 끌게됩니다.


마츠야마 타케시가 태어나고 자란 교토에서는 재일 조선인 학생들과 일본인 학생들의 사이가 매우 험악해서 종종 서로 패싸움을 벌이곤 했습니다. 마츠야마는 싸움이 싫어 대신 축구 친선전을 신청하기 위해 조선학교를 방문했는데, 그때 교실에서 들려온 임진강의 선율을 듣게 됩니다.




가사의 뜻도 몰랐지만 마츠야마 타케시는 그 아름다운 멜로디를 잊지 못하다가, 조선인 친구에게 1절 가사만을 얻어 2절과 3절을 새로 작사하고 2년 뒤에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에게 전달하게 됩니다.



イムジン河 水清く とうとうと流る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고
水鳥 自由に むらがり 飛び交うよ
물새들 자유로이 무리지어 날건만
我が祖国 南の地 想いははるか
나의 조국 남녘땅 추억은 저멀리
イムジン河 水清く とうとうと流る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 내리네



본래 박세영의 임진강 2절에는

강 건너 갈밭에선 갈새만 슬피 울고
메마른 들판에선 풀뿌리를 캐건만
협동벌 이삭 바다 물결 우에 춤추니
림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


과 같이 노골적으로 남한에 비해 북한의 체제가 우월하다고 선전하는 내용이 들어있었으나, 마츠야마 타케시의 임진강에선 이런 부분이 사라졌습니다. 대신,



北の大地から 南の空へ
북쪽의 대지에서 남쪽의 하늘로
飛び行く鳥よ 自由の使者よ
날아가는 새들이여 자유의 사자여
誰が祖国を 二つに分けてしまったの
누가 조국을 두개로 나누어 놓았던가
誰が祖国を 分けてしまったの
누가 조국을 나누어 놓았던가

イムジン河 空遠く 虹よかかっておくれ
임진강 하늘 저멀리 무지개여 서기를
河よ 想いを伝えておくれ
강이여 추억을 전해주세요
ふるさとを いつまでも忘れはしない
고향은 언제라도 잊을 수 없으니
イムジン河 水清く とうとうと流る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흘러 내리네



이와 같이 분단의 아픔을 강조하는 내용이 채워졌습니다.





마츠야마 타케시는 훗날 이 때의 기억을 바탕으로 자전적 소설인 『소년 M의 임진강(少年Mのイムジン河)』을 쓰는데, 이것이 또 영화화된 것이 〈박치기!〉입니다.





저는 위 영상 보고 살짝 눈물났습니다.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가 처음으로 임진강을 무대에서 불렀을 땐, 잠깐의 정적 이후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고 합니다.




이후 1968년 2월 경부터 임진강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고, 짙은 서정성과 평화에 대한 메시지로 크게 호평받았습니다. 계속해서 인기를 얻은 임진강은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를 대표하는 인기곡이 되어 tv쇼에 나오는 등 만약 발매가 된다면 틀림없이 히트해 승승장구할 것 같았지만, 무려 13만장이 전국 레코드 가게에 출하되어 진열 이틀만을 남겼을때 조총련측 항의를 받게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조총련 측은,

1. 임진강イムジン河이 본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가곡 림진강臨津江이라는 것을 밝히고, 작사, 작곡자가 모두 멀쩡히 생존해있음에도 작자미상으로 기입한 것과 2 절과 3 절을 멋대로 바꾸고 새로 써 넣은 것을 사과할 것.

2. 아사히, 마이니치, 요미우리 신문사와 일본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사과를 공표할 것.

3. 일본어 가사를 원어에 충실히 하여 개역할 것.

4. 원곡의 작사 작곡자 이름을 명시할 것.
등을 요구해 왔습니다. 그때까지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와 마츠야마 타케시는 임진강을 본래 작사 작곡가가 따로 없는 민요 정도로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위 영상에서도 나오는 부분인데, 북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또한 북한 노래가 일본에서 유명해지는 것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기에 여러모로 노래를 제대로 발매하기가 껄끄러워진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에 일본 정부가 도시바 레코드에 압력을 가했고, 도시바 입장에서도 국교 정상화 이후 한국 전자제품 시장을 개척해야할 필요성에 의해 이를 승낙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도시바 레코드는 비록 북한이 당시 베른 조약에 가입해있진 않았지만 여러가지의 사회적 여파와 압력 등을 고려했을 때 발매 중지라는 결정을 내릴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이후 일본은 안보투쟁, 월남전 반대투쟁 등의 시기를 겪게 되는데, 임진강은 학생운동권에선 큰 인기를 끌었지만 양지에서는 여전히 금지곡 취급을 받아서 자연히 시간을 따라 흘러가버리게 되었습니다.



북한에서는 남녘을 그리워한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금지곡, 대한민국에서는 북한 노래니까 금지곡, 일본에서도 그렇게 금지곡이 되어 임진강은 그렇게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금지된 명곡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후 한일 양국에서는 90년대가 되고나서야 해금되었다고 합니다.




日本が東西に分断される感じか。。もう片方には知り合いや大切な人が居て、会えない。そらやりきれんわ
일본이 동서로 분단되는 느낌인가..  건너편에 아는 사람이나 소중한 사람이 사는데, 만날 수 없어. 하늘이 야속할거야

私は日本人だけど、この曲を聴くとなぜか涙が出てくる。なぜなんだろう。それは、故郷を思う気持ちはどこの国の人も同じだと言う事だと思う。それから、、やっぱり曲が素晴らしすぎる。私は誰が何と言っても、この曲は大好きです。저는 일본인입니다만, 이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나옵니다. 왜그럴까요. 아마 고향을 생각하는 기분은 어느 나라 사람이건 같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역시 노래가 너무 멋져. 저는 누가 뭐래도 이 노래를 매우 좋아합니다.


한국의 분단을 아파하는 일본인들의 유튜브 댓글이 인상깊습니다.


옛 송宋나라의 소식蘇軾은 귀양살이를 할 때, 하남성 겹현(郟縣)에 있는 아미산(峨眉山)이 고향인 촉(蜀)의 아미산과 닮았다 하여 '작은 아미산'이라 이름 붙이고 마음을 달랬다고 합니다.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의 임진강イムジン河이 노래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의 의미를 갖지 않을까요. 노래의 이름은 임진강이지만 그것이 진심으로 의미하는 바는 북한의 림진강도, 일본의 イムジン河도 아닐 것입니다. 고향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모든 사람들의 가슴속에 흐르는 임진강, 꿈에서밖에 닿지 못하는 강의 건너편을 노래로써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분단과 이산이라는 고통의 무게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저도, 일본에서 나고 자라 한번도 반도의 땅을 밟아보지 못한 재일교포도, 그리고 일본인들도 똑같이 임진강을 듣고 눈물 흘립니다. 노래는 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것입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불러선 안 될 노래는 없는 거야!" 라는 〈박치기!〉의 대사처럼 그 누구도, 그 어떤 이유도 가슴 속에 있는 강 건너편에 대한 소망을 짓밟지 못합니다.



그것이 아무리 사회와 국가와 이념이라는 이름 아래 공중共衆에선 금지되더라도 사람들은 끝끝내 가슴 속에서 지우지 못합니다. 더 포크 크루세이더즈의 세 가수가 노래한 임진강이 34년이라는 세월을 뚫고서 다시 부활했듯, 임진강을 노래하고, 임진강을 들으며 위로받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강물은 흘러 흘러 계속해서 흐르고, 마침내 건너편에 무지개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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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5/14 17:02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마지막에 '이랑'이라는 분의 노래가 저는 가장 좋네요.
호머심슨
21/05/14 20:21
수정 아이콘
우와 흥미롭군요
한뫼소
21/05/14 21:01
수정 아이콘
이거 재일 지인들은 다 부를줄 알더라구요. 노래방에서 들을때 참 신기한 기분이었습니다.
21/05/14 21:31
수정 아이콘
와,,,그렇군요
LowTemplar
21/05/14 21:06
수정 아이콘
마지막 영상의 이랑님이 임진강을 새 앨범에 넣으려다 따로 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올해 내로 싱글로 내신다고 하더라고요.
21/05/14 21:34
수정 아이콘
처음 안 사실이네요 그렇군요
及時雨
21/05/14 23:16
수정 아이콘
와 저도 똑같은 글 썼는데 벌써 4년 전이네요.
참 좋은 노래입니다.
https://pgr21.co.kr/freedom/71299
21/05/15 16:43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우연히 영화보다가 알게돼서
http://www.tapthepop.net/song/19876
http://www.tapthepop.net/song/19928
혼자 이런 일본 사이트 열심히 찾아보면서 글쓰던 도중에 님께서 미리 쓰셨던 저 글을 발견해서 아 이거 엎어야하나 생각했었는데,,, 제가 쓴 글도 읽어주시니까 신기한 기분입니다,,, 구독박고 괴담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돼지목살
21/05/15 07:58
수정 아이콘
박치기 라고 하는 일본 영화가 있습니다. 이 곡이 주데느소재 중 하나입니다. 전 그 영화로 이 곡을 처음 접했는데 이런 사연들은 처음 알았네요. 영화도 시간 되시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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