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왕국 2>의 장점을 말하자면 여전히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뛰어난 영상미에 있습니다. 다만 이 영상미라는 게 조금은 다른 뉘앙스로 작용할 거 같네요. 전작에서 제가 제일 좋아했던 장면은 를 부르면서 얼음성이 지어지는 장면이었거든요. 이 장면이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에서 기대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이번 영화의 영상미는 역동성과 실사 같은 그래픽에서 오는 것 같아요. 마법을 쓰는데에 거리낌이 없고 군데 군데 다양한 방식으로 역동적인 장면들을 만들어 내거든요.


또 이번에는 캐릭터의 매력도 살아있는데, 개인적으로 각 캐릭터들을 따로따로 분리시켜 진행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전작이 엘사와 안나(+크리스토프) 였다면 이번에는 중간에 각자 따로따로 움직이면서 뮤지컬 넘버를 하나씩 부여 받았어요. 전작의 캐릭터성을 이어받으면서 여전히 캐릭터들의 재미도 남겨놓은것 같습니다.


아쉬웠던 점을 뽑자면 서사의 문제일 것 같은데요. 드디어 크리스토프가 솔로 넘버를 받았는데 정작 굳이 받아야했을지는 약간 아쉽습니다. (약간 90년대 삘 나는 뮤비는 재밌었지만요.) 왜냐면 후반 클라이맥스가 조금은 짧다 싶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최근 디즈니 스타일 그대로 '악역 없는 이야기'다 보니 고난과 역경의 측면에서 약간 후다닥 지나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후반부 장면도 비슷하게 지나치게 급하게 전개되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야기의 방향성에 있어서 이번 2편은 크게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전작의 경우 '사랑'을 주제로 내세우면서 우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하면 떠오르는 부분을 크게 비틀어 버린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연인 간의 사랑이 아닌 자매애) 이번에는 진실을 마주하라. 라는 꽤 관습적인 모험영화로 살짝 바뀐 느낌이 다분했습니다. 최근 디즈니에서 볼 수 있던 전복적 재미는 조금 덜한 측면이 있어요.


막 이런 저런 이야기를 써놨는데, 저는 즐거웠습니다. 아이맥스관으로 관람했는데 확실히 시각적 효과와 음악들은 여전히 즐거웠고, 올라프와 (아마도 노리고 집어넣었을) 불의 정령도 다 귀여웠고, 이야기는 깔끔했어요. 막 렛잇고 만큼 회자될만한 넘버는 없지만 반대로 전반적으로 준수한 퀄리티의 넘버들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막 기대치를 엄청 높여서 갈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저는 이정도면 좋지 않았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