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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10/23 04:44:57
Name cloudy
Subject [일반] 마블영화 관련 게시물을 보고 생겨난 새벽 감성
궁금해졌네요 갑자기
10년, 20년전에도 사람들이 어떠한 이유에서던지간에 스스로 정한 포지션 수호를 위해 강한 공격성을
공공연히 보였었는지... 제 감성은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였던것 같다고 믿고 싶기는 하지만 사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네요.

예를 들어 최근의 PGR 게시물중, 영화인들이 최근의 마블의 영향력에 대해 걱정을 표하는 내용의 글에
대한 반응을 보면 병정개미들이 자기 콜로니를 외부침입자로부터 지켜내려는 듯한 몸짓이 느껴집니다.

의견제시자가 의견을 소통의 틀안에서 제시했다면 그 반대 의견 역시도 소통의 틀 안에서 나와주는 것이
문명화된 사회에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봅니다. 반대의견을 내기 위해 의견제시자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요. 토론/의견 교환의 기본 전제는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인데 이 전제가 무너진다면,
사실 토론/의견 교환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보거든요.
더더군다나.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치/경제/사회적 이슈가 아닌,
마블 영화(영향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일상에 미치는 상대적 impact 차원에서)

토론주제에 대해 갑론을박하는게 재미지지 않나요? 전 사실 그런 토론은 실생활에서도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기회가 있으면 항상 참여하려고 노력하는데 토론에 있어서의
제 나름의 골든룰이 있습니다. 인신공격성 발언이 나오면 그 토론은 종료!(그건 니가 빈칸 빈칸이라서
그래 등등) 위선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서도 속으로는 아닐지라도 외향적으로나마 상대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어딘가에서 언젠가라도 서로 타협(매우 포괄적 의미의) 할 수 있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다 나같이 생각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좋아하고 내 의견엔 다 맞장구쳐주는 세상.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미의 힘의 논리가 적용되는 세상.
둘다 끔찍한 세상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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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핑키
19/10/23 05:13
수정 아이콘
마블 글타래는 저도 봤는데, 그게 뭔가 설득의 영역을 벗어나 있습니다.
재미있는걸 어떻게 설명해요; 사람들이 섹스를 왜 하느냐 묻는거랑 비슷한 것 같은데요, 마블 영화를 대충 섹스로 바꿔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재미있어서 시리즈를 다 보러 간거지 뭔가 고차원적인 토론이나 심상 같은게 있고 없고는 나중의 일이죠.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가치관 같은걸 지키는게 아니라 니꺼나 내꺼나 그냥 흔한 섹스인데 자기들의 섹스는 뭔가 다른듯이 말하니 마찬가지로 섹스해 본 사람 입장에서 콧방귀가 나오는 거고요.
직장안다녀!
19/10/23 07:0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는 해당 글타래를 보지 못해서인지.. 그저 마블 영화의 예술성을 논하는 것이라면 그닥 적절한 비유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식이면 모든것을 전부 뭉뚱그릴 수 있죠. "이연복쉐프의 요리가 맛있대도. 제입맛에는 버거킹이 훨씬 맛나요. 니꺼나 내꺼나 그냥 흔한 음식인데. 요리는 뭔가 다른듯이 말하니 마찬가지로 먹어본 사람 입장에서는 콧방귀가 나오는 거고요." 영화도 나름의 역사와 전통이 있으며 "고차원적인 토론이나 심상"을 기대하며 즐기는 사람도 분명 았으니까요. 저도 마블 참 좋아하고 마블에 대한 공격 태반에 웃기다고 생각합니다만, (언제부터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그런걸 신경들 쓰셨는지? 그래서 마블 영화보다 더 나은 블록버스터가 뭐 얼마나 되는지? 영화계에 미치는 영향 탓을 왜 마블 탓을 하는지?) 그렇다고 영화 전체를 "니꺼나 내꺼나 그냥 흔"한 "섹스" 운운 깡그리 부정하는 것은 해당 문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에게 모욕적일 수 있다 봅니다.
맥핑키
19/10/23 07:42
수정 아이콘
피차일반이면 먼저 딜 넣은쪽이 한 대 맞아야 비기는 겁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 예시가 좀 잘못된 부분이 있는데 영화는 이 영화도 만원 저 영화도 만원이라 꼴리는대로 볼 수 있는데 섹스는 그게 안되네요. 사실상 자유도에서 영화가 압도적이므로 입맛의 영역에선 비교 불가입니다. 그런 자유를 갖고 있는 관객이 선택한 영화를 역사와 전통과 블라블라 하며 '우린 지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하는게 좀 이상한 일이죠. 이런 심리의 기저에는 절반쯤 청개구리가 끼어있다고 봅니다. 올챙이 시절 생각 못하고 자가당착하는 사람도 있고요. 어쩌면 자기들은 '내 영화' 만들려고 열나게 투자자 찾아헤맨 과거를 헤쳐 나왔는데 투자자가 감독 꽂아넣고 교체하는 작태에 빡쳤을지도 모르죠. 발언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내 작품'이란 뉘앙스가 강하게 풍기는데 코미디로 똥빠지게 돈벌어서 어떻게든 영화감독 하려고 바둥거리는 이경규야말로 감독중의 감독인듯;

실상 마블'만' 보는 사람들은 한대 친 상대에게 별 관심없죠. 이 영화 저 영화 다 보고, 쓴소리한 사람들이 연출하고 출연한 영화도 다 본 사람들이 상대에게 관심을 갖고 '저건 뭔 소리야?' 하는 겁니다. 솔직히 별 차이 없죠; 잘 만든건 잘 만든거고 재미있는건 재미있는거고 똥은 똥이고...
VictoryFood
19/10/23 07:45
수정 아이콘
영화가 다른 엔터 매체보다 특별히 대단할 건 없다고 봅니다.
그냥 한번 찍어서 여러번 돌려볼 수 있다보니까 돈을 많이 들일 수 있는거죠.
영화에 들어가는 돈을 다른 매체에 넣으면 영화보다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뭐 들인 돈을 뽑지는 못하겠지만요.
결국 자본이 몰리다보니 극장, 장비, 인재 등의 인프라도 올라가는 건데 마블은 싫지만 인프라는 좋다 하는 것도 웃기는 일이구요.
시린비
19/10/23 07:59
수정 아이콘
히어로물도 장르일 뿐인데 결국 누구말대로 서부극처럼 나중엔 사그라들지언정
장르내에서 훌륭한걸 뽑아내는 감독도 있고 장르공식에 매몰되어 망하는 감독도 있고
마블이야 원작이 있으니까 한계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재료로도 다양한걸 뽑아낼 수 있다고 보기에
거기 쓰여진 사람들의 말들처럼 마구 쳐내야 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서부극이라고 명작이 없었던것도 아닐테고
전 미스테리소설 좋아하는데 미스테리 내에서도 장르가 다양하고 다루는 것도 다양하고 명작도 충분할정도로 있고
뭐 장르에 대한 편견이라는건 언제나 있어왔지만서도 그를 향유하는 사람들은 늘 그에대해 반발해온 듯하니
저글이나 반응이나 그리 특별한건 아닌듯.
맥핑키
19/10/23 08:08
수정 아이콘
제일 이상한건 지금이 사실 장르적 다양성으로 생각해보면 역대 가장 다양한 영화가 오만가지 플랫폼으로 나오고 있는 시대일겁니다.
그런데 마치 마블을 위시한 히어로 무비들이 영화판을 모조리 집어삼킨 것 처럼 말하는게 의아해요. 영화제 상은 지들이 죄다 품빠이하면서 관객이 별로 안들어오는게 빡쳤나봄
시린비
19/10/23 08:12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 사람들이 저 사람들이 히어로 장르에 대한 편견이 있는거 아닌가 싶은거고
그런의미에서 장르 팬들이 화를 내는 것 같고
뭐 이래저래 옛날부터 있어왔던 일 같아요

순문학이 장르문학도 문학이냐, 인생에 대한 탐구가 모자라다.. 고 하면
수많은 양산형 소설들을 떠올리며 음 맞는말이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발할 장르팬들도 있는것처럼..
별바다
19/10/23 08:59
수정 아이콘
영화의 엔터테인먼트적 측면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서
갠적으로는 그냥 딱 봐서 재밌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서사의 완결성 세밀한 인물묘사 완벽한 기승전결 등 영화가 지닐 수 있는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도 중요하겠지만
단순하게 말초적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쉬운 영화들이 접근성도 낮고 원초적인 차원의 재미를 더 느끼기 쉽잖아요
평생을 영화계의 대부로 인정받던 거장들이야 보다 고차원적인 '영화'만을 인정할지 모르고 사실 그분들은 그럴 법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일반인 입장에서는 마블 이제 한물갔니 내리막이니 해도 재밌게 잘 뽑으면 그냥 보러 가는 거죠
앵글로색슨족
19/10/23 09:25
수정 아이콘
마블도 이제 영화말고 드라마로도 제작한다고 하니
1년에 3번정도 내놓는게 뭐가 그렇게 큰 문제인지 모르겠네요
19/10/23 11:38
수정 아이콘
선딜을 넣었으면 반대로 후딜을 맞을 각오도 하는게 당연한건데..
그 당연한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논쟁이라는 것에는 어울리지 않는 그저 내 생각을 알리는 것만이 중요한 자기중심적인 사람일뿐인거죠..

제대로된 선딜을 넣었는데 이상한 후딜로만 얻어 맞는 경우도 있고 그런 건 억울할 수도 있는데..
그것도 아니라 제대로된 선딜도 못넣고 제대로된 후딜에는 방어도 못하는 주제에 그와중에 이상한 후딜만 골라서
난 억울해.. 하면서 소위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이기적인 자들은 어느 분야에서든 흔히 보이는 모습입니다..
피지알만 봐도 소위 어그로들의 흔한 행태이죠..

마블이야기도 똑같아요..
저도 소위 다양성이라는 걸 중요시하는 사람이지만
몇몇 영화인들은 그 포지션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제대로된 딜을 넣지 못한 거에요..
퀀텀리프
19/10/23 12:44
수정 아이콘
히어로물이야 유구한 역사가 있죠. 그런데 판이 너무 커져버리니까 관계자들이 비판하기 시작하는 것 같고요.
서부극, 홍콩물, 첩보물, 애니메이션, 로코물, 좀비물, 공포물, 판타지물.. (물 시리즈 ?) 요즘은 다양하네요.
최근에 본 스타트랙 디스커버리는 스페이스오페라류이긴한데 스토리가 심오하더군요.
스카이림, 인디펜던스데이, 스타워즈 처럼 SO나 SF만으로는 잘 안 먹혀들죠.
마블은 "히어로가 짱"을 넘어서 스토리라인에 공을 들이는게 보입니다.
우리아들뭐하니
19/10/23 14:16
수정 아이콘
예전 조폭물 범람이랑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유행이고 식상해지면 알아서 인기가 줄어들겠죠.
비밀정원
19/10/23 14:50
수정 아이콘
외려 비판한 영화관계자들 중 일부가 (비유하자면) 조폭물 범람시대에 밥그릇을 만들었거나 밥수저를 올려놓은 분들이라 할 수 있겠고,
지금 마블영화는 해운대부터 그것만이 내 세상까지의 jk필름영화 정도라고 할 수 있겠죠. 굳이 국산영화로 비유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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