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머리가 어질거리는군요.,
안그래도 조울증 진단받아서 약까지 먹고 있는데 비상시 먹으라고 준 신경안정제까지 추가 복용했습니다.

전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러 갑니다.
딴건 아니고 몸이 90kg에 육박하는데 키는 작고제가 내려다봐도 배가 보여서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집에서도 운동 돈 지원해줄테니 빼라고도 했고...

여튼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오늘 운동을 하러 가던 도중 길에서 왠 본적도 없는 여자가 갑자기 길을 막더니만
"어머 XXX지?"
라고 부르는겁니다.
처음들어보는 이름에 본적도 없고 제이름도 아니기에 사람 잘못봤다고 하고 건드리지 않게 옆으로 비켜서려는데 길을 막다가 무려 제 팔을 잡더군요.

안그래도 사람만나는거 대단히 꺼리는 성격에 모르는 여자가 붙으니 상당히 무서워서
"난 그사람이 아니다 내 이름은 DDD이다 사람 잘못본거 같으니 비켜달라."
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그렇게 말해놓고 지나가려는데 여전히 절 붙잡더니
"아 DDD였죠? XXX랑 친구고 그사람 통해서 아는데 카톡좀 보여주세요. 그사람 꼭 만나야되요."
이러는 겁니다.

여기서 아차 싶었죠.
내이름을 불어서 내 핸드폰 챙겨서 뭔짓이든 할 인간이다.
난 롯됐구나...

전 필사적으로 난 친구도 없거니와(진짜 없습니다. 핸드폰에 저장된건 가족과 선생님 그리고 인터넷으로 가끔 연락하는 지인밖에 없으니까요.) 그 XXX란 사람 이름도 모른다 핸드폰도 안가져왔으니 비켜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하는말.
"그럼 가방이랑 주머니 털어서 보여주세요. 없으시니까 확인할게요."

네... 아주 미친 인간이었습니다.
잘못걸린거죠.
전 필사적으로 대체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고 처음에 이름도 잘못부르고서는 말도 바꿔서 날 아느냐고 하니까 그 XXX통해서 안다. 들어봤다고 우기더군요.
거기에 XXX랑 어제 저기서 산책하는걸 봤다고 우기더군요.
참고로 전 어제 정신병원에서 받은 신경안정제와 수면제에 취한 상태로 늦게까지 잠에서 못깨다가 그날 종일 잠을 잤으니 나간 일이 없는데 우기니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그래서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바로 핸드폰 꺼내들고 경찰에 연락해 왠 모르는 여자가 핸드폰을 뺏으려 하고 난 알지도 못하는 인간을 알아야 겠다며 카톡을 확인해달라고하니 빨리 와달라고 바로 전화를 때리니 바로 도주를 했습니다.

오늘 일이 다 지나고 나서 바로 공포스러운 생각이 났습니다.
그 여자 내 이름을 알아버렸으니 어디선가 성추행 글을 올려서 날 모함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말이죠.
덕분에 경찰한테 다시 전화해서 내가 전화한 기록 남아있느냐고 확인에 확인을 해서 당시 신고는 저장됐으니 괜찮다 다음에 혹시 다시 나타나면 다시 전화해달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래도 마음이 안놓여서 지금 이번달에 했던 모든 일들에 대한 내 시간표와 어디에 갔었는지를 다시 확인하고 기록 찾고 있는 중입니다.

요즘 성추행은 유죄추정이라 가해자가 무죄를 입증하지 않으면 안되는데다가 만일 입증 못하면 전 무조건 빨간줄 그어지고 설령 입증해도 영원히 성추행을 했다는 꼬리표가 달리게 되니까요.
덕분에 오늘 불안하면 먹으라던 추가 신경안정제를 먹고는 오늘 종일 잤다가 일어나니 벌써 저녁이 됐습니다.

앞으로는 정말 어딜 가든 뭔 행동을 하던 기록이 남겨야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아니면 어쩌면 이전에 있었던 성추행 누명 사건에 저까지 덤터기로 들어가 영원히 생매장되는건 아닌지 더 공포스럽기도 하군요.
알리바이 입증용 증거는 거의 다 모았지만 여자쪽은 말이 바뀌어도 되고 남자는 증거를 제시해도 유죄추정이라 모든 증언들이 여자한테 흘러가서 말도 바꾸게 한다는데 진짜 무서워 죽을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