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9/20 14:40:08
Name 박진호
Subject [일반] 이상한 예고편 떄문에 망한 최고의 히어로 영화 (수정됨)
여기 피빛 머리칼을 휘날리는 주인공이 있어요.

주인공은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냉혈한이죠.
자신의 삶 모든 것을 이기기 위한 싸움을 위해 걸어요.
가족도, 사랑도, 휴식도 없어요.
성욕은 매춘을 통해 해결해요. 잠은 거의 안자요. 끊임없는 각성제 복용으로 버티죠.

의심이 많고 다른 사람을 절대 믿지 않아요. 자신의 부하를 항상 감시하고, 부하의 감추고 싶은 트라우마도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죠.
부하의 멘탈이 나가건 말건.
불법 도청, 감청도 서슴지 않아요.

모든 것을 자신이 통제하고 상대방보다 앞서나가 있다고 믿으며 어떤 수치스러운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아요.
정의감? 이런거 없어요. 그냥 강한 상대를 이기고 싶은 욕망만이 주인공을 지배해요.

강력한 카리스마에
영화 내내 씬마다 새로운 코스튬으로 나타나
미모를 뿜뿜하는
너무나도 빌런스럽고 매력적인 히어로


그 영화의 예고편 보시죠.







여러분 무엇이 보이시나요.
미국 최대의 권력이라고 각종 영화와 신문에서 들어온 총기협회에서 총기규제법 통과를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정의감과 사명감을 가진 멋진 여성 커리어 우먼이 정치권과 결탁한 총기협회가 주는 각종 핍박과 고난 협박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맞서 싸워 승리하는 감동의 드라마가 예상되지 않나요.

저는 그런 줄 알았어요.
그냥 희대의 시리즈 피날레 망작 다크피닉스를 보다가
(아니 이렇게 나를 두번 고통주려고 최후의 전쟁에서 끝난 걸 리부트 시켰나, 그래 그래도 퍼클과 데퓨패는 건졌잖아.)
제시카 채스테인이 나오길래 예전에 OCN인가에서 하던거 볼까 말까 망설이다 안본게 생각나서
(다크피닉스는 이런 생각을 여유를 충분히 주는 그런 고마운 영화에요.
설마 다음 시리즈도 피닉스로 끝낼지 기대가 되는군요. 3번은 안당한다.)
보게 되었어요.

채스테인이 망작 영화에 왜 출연했는지도 모르는 역을 맡아 고생하는게 불쌍해서 시원하게 솔플한 영화로 보상해주자는 심리였죠.
그래 제시카 누나 뻔한 휴먼 승리 정치드라마여도 좋으니까 마음껏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줘! 감동 준비 되었어.

그런데 말이죠.
이 영화의 장르는 휴먼 드라마나 정치 스릴러가 아니라 미션임파서블 같은 히어로 영화였다는 것이었던 것이에요.
제시카 누나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밑밥 깔고 다해요. 히어로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는 부분도 짧지만 극적으로 보여주고.
하지만 영화는 망했어요.
미국에서도 망하고, 우리나라에서 망하고 (4만명, 파워레인저 비기닝 7만명)

포스터도 이건 아니라고 봐요.

movie-image

문구도 별로에요. 거대한 권력에 맞선 가장 영리한 전쟁. 주인공의 빌런스러운 매력이 안살아요.
'난 이기기 위해선 뭐든지 하지' 이런 느낌의 문구에 썩소를 날려주는 주인공 얼굴을 정면에서 잡는 건 어땠을까.


아니면 차라리 이런 느낌은 어땠을까.

92f0c26258666dd56a07ec4e4bc70b232edf19c5103ff59c4291ba6e7cb129a1


영화 보세요. 두번 보세요.


영화 좀 마저 설명하면,
여기 주인공은 로비스트에요. 미국 로비스트는 수정헌법 제1조 국민이 정부에 대한 청원권을 막을 수 없다는 권리에 보호를 받아 활동하고 있어요.

로비스트 하는 일은 단순하게 설명하면 이래요. 예를들어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어서 통과 시키면 이익을 보는 기업이 생기겠죠. 그 기업은 그 법을 만들기 위해 국회의원을 찾아가요. 돈을 많이 줘요.
그럼 잡혀가죠. 둘다.
하지만 돈을 로비스트한테 줘요. 그럼 로비스트는 그 돈을 가지고 사람을 모아요. 사람들이 후원금을 내게 해요.
국회의원은 그 돈을 받아요. 이러면 합법이에요.

이런 것도 있어요.
기업에게 유리한 국회의원을 뽑고 싶어요. 기업이 국회의원한테 선거자금을 줘요. 막 많이 줘요. 이럼 잡혀가요 둘다.
하지만 로비스트가 어떤 단체를 만들어요. 그 단체에서 국회의원에게 유리한 광고를 막 해요. 지역 케이블 광고를 다사요. 돈이 많이 들겠죠? 괜찮아요. 기업이 여깄다가 돈을 줘요. 막줘요. 많이 막. 이건 헌법으로 보장된 권리라 막을 수 없어요.
이걸 슈퍼팩이라고 해요.

더 알고 싶으시면 이거 한번 보세요. 재밌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lsR3jM94R1E

영화에는 가상의 총기규제법이 등장해요.
총 살 때 신분조회해서 나쁜놈한테는 못팔게 하자 그런 법이에요.
이 법을 통과 시키려면 상원의원 100명중 60명의 동의가 필요해요. (필리버스터 때문에 단순 과반수로는 안돼요. 미국식 국회선진화법?)
총기협회는 로비스트를 통해 총기규제법 반대쪽으로 상원 60명을 꼬셔오라고 하고 돈을 많이 줘요.
제시카 누나는 총기규제법 찬성쪽으로 갔어요. 거기는 돈이 없어요. 지원한 단체가 비영리 총기규제단체에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데 제시카 누나는 피가 끓어요.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이기려고 해요. 비윤리적인 것이라고 할지라도. 
상원 60명을 끌어와서 이기기 위해 노력해요.  
총기를 규제하는게 이나라의 미래와 희생되는 아동, 여성을 위해서 중요하지라는 정의감이라기 보다는.
우와 상대방 최고짱짱 쎈데? 이 쎈 상대를 내가 꼭 이겨야지! 이런 느낌이에요. 
실제로 하는 행동도 정의랑은 관계가 먼 인물이죠.

대충 내용은 처음에 서술했던대로 흥미진진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 몰입도 최상으로 흘러가요.
재미있는 영화라면 빼먹을 수 없는 막판 반전 필수죠.

이만 쓸게요. 글도 알차게 쓴거 같아요.
미국 로비스트, 슈퍼팩 지식이 늘었다.

제시카 누나가 매번 화려한 오피스 룩으로 나오시는데
미스 슬로운
안 볼 이유가 있나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외력과내력
19/09/20 14:49
수정 아이콘
누님 카리스마 쥑이죠. 저도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크크
19/09/20 14:52
수정 아이콘
재밌겠네요. 믿고 한번 봐보겠습니다.
센터내꼬야
19/09/20 14:54
수정 아이콘
미스 슬로운 초반 편집이 정신없어 그렇지 엄청 긴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엄청 잘가고 엄청 재미있는 영화죠.
그냥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요?
마스터충달
19/09/20 14:55
수정 아이콘
이 영화 개띵작입니다. 그리고 슬로운씨 개멋집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합니다. 그 무슨 짓이 정말... 와... 반할 수밖에 없습니다. 로비는 전쟁입니다. 진짜 전쟁입니다.
19/09/20 15:01
수정 아이콘
뭐지 이건? 궁금하다,
꼭 봐야겠네요.
책 읽어주세요
19/09/20 15:05
수정 아이콘
콜보이? 와의 관계를 좀 더 자세히 보여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읍니다.
센터내꼬야
19/09/20 15:52
수정 아이콘
더 있었어도.. 인간적으로 연기를 너무 못합니다.
외국인이 연기 못하는게 보일정도면 현지에서도 그런 이야기 많았을 것 같아요.
19/09/20 15:23
수정 아이콘
오피스룩???? 당장 보러갑니다
류지나
19/09/20 15:23
수정 아이콘
처음 듣는 영환데 매력적인 캐릭터 설명이네요... 이기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한다는 점에서 만화 '원아웃'이 연상되기도 하고.
센터내꼬야
19/09/20 15:51
수정 아이콘
그런 캐릭터는 아닙니다. 감정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쿨한 면모가 있는 정도에요.
Rorschach
19/09/20 15:53
수정 아이콘
제시카 차스테인이 진짜 다 한 영화. 다른게 부족하다는게 아니라 단독 주연으로 길고 긴 대사들 치는거 보고있으면 정말 대단해요.
블루레이로도 샀는데 다운로드판으로도 저장해두고 생각날 때 마다 컴퓨터로 마지막 발언 부분 봤더니 못해도 50번은 본 느낌 크크


그리고 요즘은 많은 경우 예고편이 본편 감상의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 같습니다. 물론 워낙에 많은 영화들이 나오고 사람들의 시간은 한정되어있으니 어떻게든 어필해야한다는건 알지만요. 시간적 여유가 정말 많거나, 아니면 취미생활을 영화에 몰빵을 해야 가능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영화 많이 보시는 분들은 아예 예고편을 멀리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제가 요즘 그러고 있거든요 크크
개발괴발
19/09/20 15:56
수정 아이콘
지구를 지켜라인줄 알고 뛰어왔는데!
19/09/20 16:06
수정 아이콘
이 영화 기대 안하고 봤다가 만족했던 기억이 나네요
송이버섯
19/09/20 16:25
수정 아이콘
영업에 성공하셨습니다. 주말에 봐야겠어요.
19/09/20 16:43
수정 아이콘
김경식씨!!!
설득당해버렸네요 흐흐
콰트로치즈와퍼
19/09/20 16:47
수정 아이콘
미스 슬로언 네이버에서 무료로 배포할때 받았는데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정말 재밌게 봤죠.
19/09/20 17:07
수정 아이콘
저도 순전히 제시카 차스테인 보려고 봤는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랑 비슷한 느낌을 받았네요. 이 뒤에 찍은 몰리스 게임도 기대하고 봤는데 더럽게 재미없더라고요.
아무거나해주세요
19/09/20 17:33
수정 아이콘
영화에서나 보니 멋있지, 제가 그 당사자였다고 하면..저는 개빡쳤을듯하네요.
NeoLife7
19/09/20 19:04
수정 아이콘
와이프와 4만명 중에 2명을 채웠군요.
이거 진짜 개띵작입니다. 이정도 몰입감 흔치 않아요
정재계 다루는거 보면 하오카 초반부 같은 느낌도 많이 납니다
가진자들의 세계에서 내가 원하는걸 위해서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더라도 마다하지 않고 이뤄내고 마는 초천재 캐릭터라 매력이 철철 넘칩니다
BlackPink
19/09/20 19:18
수정 아이콘
생애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다섯번이나 본 영화인데 망했었군요 정말 굉장한 명작입니다
19/09/20 19:28
수정 아이콘
잘 만든 수작이죠. 관람 추천합니다.

본인 스스로 괴물이 되어 원조 괴물에 도전하는 스토리입니다.
문제는 그 원조 괴물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깨뜨릴 수 없는 '총기 소지의 자유'.
19/09/20 20:49
수정 아이콘
제시카 채스테인 완전 멋지죠.
고지보딩
19/09/20 21:15
수정 아이콘
저거 명작이죠. 영국작가가 한국에서 외국어강사할때 미국정치드라마를 썼다고 해서 화제(?)가 된 영화인데 폭망해서 맘이 좀 아팠죠
19/09/20 21:30
수정 아이콘
그림은 왜 없죠? 그림 보러 들어왔는데..
덱스터모건
19/09/20 21:52
수정 아이콘
채스테인 연기 하나만으로 볼 가치가 있습니다.
앚원다이스키
19/09/21 02:04
수정 아이콘
제시카 채스테인 좋아하시는 분들은 Molly's Game도 한번 보세요 짱짱잼
19/09/21 08:52
수정 아이콘
이거 진짜 갓띵작!!
유소필위
19/09/21 15:54
수정 아이콘
평가가 되게 좋은데 왜 흥행에 실패한건가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흥행을 못한듯한데.
정말 예고편만으로 그런걸 까요 문득 이유가 궁금해지네요
첸 스톰스타우트
19/09/21 20:54
수정 아이콘
영화 봤는데.. 개인취향에는 정말 잘맞는 영화였습니다만 일반 대중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영화가 좀 불친절하다고 생각되긴 했습니다
전개가 너무 빠르달까요

개인적으로는 구구절절 설명하거나 감정표현으로 시간끄는 걸 안좋아해서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19/10/06 23:13
수정 아이콘
와... 덕분에 인생영화 제대로봤습니다.
제게는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영화였어요. 소중한 리뷰글덕에 영화 정말 잘 보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805 [정치] 북한 ICBM과 철사장 [33] 미사모쯔11104 19/09/21 11104 0
82804 [일반]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중입니다. [35] 아유11883 19/09/21 11883 1
82803 [일반] 안심전환대출 첫 주 11.8만건이 신청되었습니다. [67] 유랑13970 19/09/21 13970 0
82802 [일반] 가족 [4] swear5158 19/09/20 5158 2
82800 [일반] 뒷북이지만 추석때 본 추석 개봉 영화들 [23] 청순래퍼혜니8711 19/09/20 8711 0
82799 [일반] [10] 고향 [8] 아이유_밤편지5651 19/09/20 5651 15
82797 [일반] 이상한 예고편 떄문에 망한 최고의 히어로 영화 [30] 박진호14860 19/09/20 14860 16
82796 [일반] [스포주의] AD ASTRA 보고왔습니다. [18] 중년의 럴커8113 19/09/20 8113 1
82795 [정치] 갤럽 여론조사 '대통령 지지도 취임 후 최저치' [211] 고라파덕18964 19/09/20 18964 0
82794 [일반] 알지 못하는 어떤 사람을 떠올리며 [14] 글곰7599 19/09/20 7599 29
82793 [정치] 조국이 위법하지 않으면 사퇴하지 않아도 되는가 [189] 물멱15735 19/09/20 15735 0
82792 [일반] 통계로 본 일본 내 한국 관광객의 특성 [44] sakura15334 19/09/20 15334 5
82790 [일반] 영화 [예스터데이]를 봤습니다. (스포있습니다!) [13] chamchI9502 19/09/20 9502 1
82789 [일반]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 조언이 필요하네요. [28] 김유라9069 19/09/20 9069 1
82788 [일반] V50 듀얼 디스플레이를 폴더블폰(?) 처럼 사용해보자 [21] 총앤뀨9522 19/09/19 9522 2
82787 [일반] 서울 [7] 밥오멍퉁이8427 19/09/19 8427 36
82784 [일반]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을 찾은 DNA감정 [33] 박진호12990 19/09/19 12990 41
82783 [일반] 오늘 정말 무서웠던 일이 있었습니다. [60] 용자마스터14823 19/09/19 14823 19
82782 [정치] 조국 딸 표창장에 대한 소소한 의견 [100] nuki1214978 19/09/19 14978 2
82781 [일반] 52시간제 어떻게 되어가고 있나 [68] 러브어clock9699 19/09/19 9699 1
82779 [일반] 결혼 후기 겸, 댓글 추첨 결과입니다 [33] 센터내꼬야8489 19/09/19 8489 2
82778 [일반] 학종 vs 수시 vs 정시 [90] 주워니긔7694 19/09/19 7694 13
82777 [일반] 학종에 대한 소심한 응원글 [77] 하아위8303 19/09/19 8303 15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