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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9/01 17:52:54
Name 사업드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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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나도 멀리 여행 좀 가고 싶다.




슬슬 여름휴가 시즌도 다 끝나가는데, 올해 초 태어난 첫째 덕분에 여름휴가도 못 가본 애기아빠 1인입니다.

요즘에는 기회만 되면 다들 해외여행을 많이 갑니다. 가까운 일본, 중국부터 저 멀리 유럽, 미국, 또는 아프리카나 남미까지도.

작년기준 내국인 출국자 수가 2,283만 3000명이라고 하니 거의 중복으로 여러 번 간 사람을 제외하더라도 국민의 1/3은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순수하게 업무나 사업, 유학, 이민등의 목적으로 하는 출국을 제외하고 관광을 위해 여행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 기준으로 크게 나누어 본다면 관광, 쇼핑, 휴양 의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주 간단히 예를 들어 보면

관광형 - 프랑스 파리에서 에펠탑, 베르사유 궁전 등을 둘러보고 샹젤리제 거리를 둘러보는 것.

쇼핑형 - 홍콩 등에서 면세점 쇼핑을 주로 하는 것.

휴양형 -  몰디브의 한 섬에서 바닷가에 누워 칵테일을 마시면서 수영하고 책이나 읽는 것.

각자의 스타일에 따라 어느 것을 중시하느냐가 다를 것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 어느 한 가지만을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를 같이 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관광을 하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쇼핑을 하기도 하고, 처음 며칠은 관광을 하다가 며칠은 휴양을 하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저의 스타일은 극단적 휴양형입니다. 제 여행의 목적은 대개 날씨좋고 경치좋은 바닷가나 호텔 수영장 앞 벤치에 누워 수영이나 하고 아무것도 하지않는 것입니다. 즉, 뭘 하러 가는 게 아니라 뭘 안 하러 갑니다. 물론 제일 중요한 맛집투어만 빼고.

저는 최근까지는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2005년에 처음으로 친구 만나러 상하이에 한 번 가고, 2008년에 대학교에서 졸업여행 명목으로 도쿄에 한 번 간 것. 이후로는 일에 치어 집에도 잘 들어가지 못하다가 2013년에 처음으로 혼자 방콕-파타야에 한 번 가봤는데 거의 배낭여행처럼 지도랑 여행책 하나 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파타야는 기대 이하의 똥물이라 괜히 갔다는 생각만...

2014년에 결혼하면서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가 봤는데, 이 때 휴양형 해외여행의 진수를 맛봤습니다. 섬에 갇혀 아침, 저녁만 먹고 가끔 맛사지 받으면서 수영이나 하고. 썬베드에 누워 환상적인 바다를 보며 하염없이 시간을 보내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때부터 저의 여행은 그냥 휴양을 하러 가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이후로 간 여행도 보라카이 - 푸켓 - 오키나와로 비교적 일관성 있게 휴양지만 골라다녔네요. 하와이에도 가봤지만 학회차 간 거라 교수님만 따라다니느라 아무것도 해 보지 못하고 식사도 한국식당에서만 하다가 혼자 마지막 전날 저녁에 동기랑 월마트에 가서 선물할 용품 산 게 자유시간의 전부였던 슬픈 기억이...

처음에는 자유여행을 어떻게 예약하는 지도 잘 모르다가 한 2년 전부터는 각종 여행사이트들을 섭렵하여 매일같이 가격을 체크하고 어느 호텔에서 특가가 나오는지, 어떻게 비행기를 예약하는게 가장 싸고 빠른지, 블로그에 소개된 리뷰도 읽어보고 심심하면 한 번씩 들러 체크하고 엑셀로 정리하는 게 취미가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저기 검색을 해 보면 세상에는 정말 휴양하러 가기 좋은 곳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가끔은 멀리 유럽이나 미국, 남미의 휴양지로 가 보고 싶긴 한데 문제는 시간이 없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휴일은 충분히 있고, 누가 휴가를 길게 쓴다고 눈치 줄 사람도 없지만 일의 특성상 길게 쓰게 되면 일에 차질이 생겨 스스로 길게 쓸 수가 없습니다. 토요일도 격주로 1시, 4시까지 일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토요일 일이 끝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달려서 저녁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수요일 정도에 돌아오는 것입니다. 푸켓 갈 때 목요일 아침에 돌아오는 스케줄 딱 1번 해봤는데 이 정도도 상당히 후달립니다.

그러다 보니 갈 수 있는 곳이 정해져 있습니다. 따뜻한 날씨에 바닷가를 보며 휴양을 해야 하는데, 거리가 짧고 비행기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하다보니 직항 아니면 힘듭니다. 거기에 10시간 이상 걸리는 미국이나 유럽은 제끼고 (무조건 환승에 만 하루가 걸리는 아프리카나 남미는 아예 논외) 와이프랑도 스케줄을 맞춰야 하다보니 결국 갈 곳은 아시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특히 동남아는 워낙 물가도 싸고, 일년 내내 날씨도 따뜻하고 관광에 특화되어 있다 보니 넓고 경치좋은 고급 리조트도 발달돼 있고 적당히 짧게 쉬다 오기에 아주 최적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비행기가 저녁에 출발하여 한밤중에 도착하고 한국으로 올 때는 밤에 출발해서 새벽이나 아침에 인천에 도착하다 보니 체크인 체크아웃시간이 안 맞아 하루를 쓸데없이 더 예약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레이트 체크아웃을 해도 시간이 붕 뜨고, 미리 체크아웃하고 투어 같은 걸 하다가 공항에 가는 방법도 있지만 올 때는 그냥 피곤해 지는 게 싫어서...)
다낭 같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도대체 동남아로 가는 직항편들은 왜 이렇게 시간대가 하나같이 거지같은 건지...

그래서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지면서 직핳으로 갈 수 있는 다른 좋은 곳들은 없나 몇 달 동안 열심히 검색했는데 생각보다 조건이 맞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참고로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직항으로 갈 수 있는 소위 '휴양지'를 알아봤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공항에서 차로만 이동해서 바로 호텔이나 리조트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하고, 보트나 경비행기를 이용해서 다시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곳은 제외했습니다. (보라카이라든지...)


2시간대

일본 - 오키나와


4시간대

중국 - 싼야

필리핀 - 세부, 보홀

베트남 - 다낭

미국 - 괌, 사이판


5시간대

베트남 - 나트랑

팔라우 - 코로르


6시간대

태국 - 푸켓

말레이시아 - 코타키나발루

싱가포르 - 싱가포르


7시간대

인도네시아 - 발리


9시간대

미국 - 하와이

UAE - 두바이

카타르 - 도하


10시간대

피지 - 나디


11시간대

이스라엘 - 텔아비브


12시간대

스페인 - 바르셀로나

(두바이, 도하, 텔아비브, 바르셀로나 등은 정말 아주 소수의 호텔이나 리조트만 제 기준 '휴양'에 부합하더군요.)


뭐 빠뜨린 곳들이 있겠습니다만, 거기에 비행기 스케줄, 물가, 치안 등등을 고려하면 매번 갈 수 있는 곳들이 몇 군데 없습니다. (발리가 거의 마지노선)

제 꿈은 언젠가는 길게 휴가를 써서 모리셔스나 칸쿤, 세이셸, 안탈리아, 보라보라 섬 같은 곳에서 따뜻한 태양을 쬐며 늘어져 있는 건데 그 언젠가가 올 지 잘 모르겠습니다. 좀 더 여유가 된다면  아프리카 세렝게티에 한 번 가 보고 싶네요.

이렇게 오늘도 여기저기 알아보며 여행가는 상상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 태어난 첫때 녀석 덕분에 당분간 해외여행은 뭐 상상속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좀 더 크면 한 번 데리고 다녀올까 와이프랑 함께 쓸데없이 즐거운 고민만 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저도 그랬지만 일에 치어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여행도 힘드신 분들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할까봐 좀 조심스럽지만 그냥 저도 한 번 길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서 주저리주저리 적어 봤습니다.

그리고 여행갈 때 언제가 가장 좋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저는 차를 타고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에서 와이프랑 둘이 가서 뭐 할지 이것저것 얘기할 때가 가장 기대되고 즐겁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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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2장
17/09/01 17:55
수정 아이콘
저랑 취향이 정확히 일치하는 군요
17/09/01 18:05
수정 아이콘
저도 휴양이 좋습니다. 상황도 비슷하네요. (돌 미만 아가) + 아내랑 전부터 스쿠버를 좋아했어서 팔라우가 엄청 가 보고 싶더라고요. 너무 멀리는 싫고 동남아에 가본적이 없어서 아가 데리고 갈 수 있는 동남아 휴양지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흐흐. 내년 2월쯤 갈 계획입니다.
질문만 하기는 좀 그래서.. 혹시 칸쿤 가실 생각 있으신 분들 중 수상(수중) 액티비티 좋아하시면 코즈멜 강추입니다. 수중환경도 예쁘고 생물들도 다양하고 칸쿤에 비해서 잔잔한 바다라서 더 좋더라구요.
벨라도타
17/09/01 18:08
수정 아이콘
추천합니다.
저하고 약간 비슷하신 것 같네요. 저도 휴양형인데, 최근엔 미식형(?)으로 다니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조언을 드리자면 휴양형은 사실 어디를 가느냐 보단 어느 호텔을 가느냐 인 것 같습니다.
도시 한복판을 가더라도 호텔만 잘 고르면 휴양이 되더라고요. 물론 그에 상응하는 숙박비는 각오 하셔야 합니다. 흐흐...
아린어린이
17/09/01 18:48
수정 아이콘
이거레알입니다.
그래서 매년 방콕에 가는데 이해를 잘 못받아요.^^;;
방콕만큼 많은 호텔이 싸게 모여있는데가 없는데.....
새강이
17/09/01 18:17
수정 아이콘
추천드립니다 또 여행가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요새는 호캉스라고 유행하는 거 같던데 그래도 공항 가서 비행기타는 거 기다리는 맛이 정말 크네요
여기좀
17/09/01 19:51
수정 아이콘
국적기는 찾아보면 적당한 출발 도착 시간이 있습니다.
다만 티켓가격이 비싸죠
lcc는 시간대가 저녁출발, 새벽도착이 대부분이죠
lcc타고 어중간한 시간에 붕 떠서 하루나 이틀 더 호텔을 예약하는 비용 생각하면
국적기도 좋은 선택이 될수 있습니다 다만 이건 항공권 가격 생각하면 동남아 한정이죠
저도 멀리 가고 싶은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닭장같은 이코노미에 10시간 넘게 가는게 너무 힘들어요
방콕까지 6시간도 죽는줄 알았습니다.
블루시안
17/09/01 19:56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그래서 애기가 없을 때 다녀와야한다는!
이상한화요일
17/09/01 22:31
수정 아이콘
저도 여행 좋아하는데 역시 만만한 건 동남아 쪽인 것 같습니다.
전 밤비행기가 싫어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보다 그 나라 항공-타이항공, 베트남항공- 같은 걸 타는데 경유를 할 때도 있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를 데리고 하는 여행은 최소 30개월 이후를 추천드리고요.
돌 아기와의 여행은 서로에게 고행이고 두 돌이면 그나마 좀 낫지만 역시 기저귀와 식사의 압박이 느껴집니다.
30개월~세 돌쯤 되니 기저귀도 떼고 말귀도 알아들어서 좀 편하더군요. 저도 여행 가고 싶습니다~!
야릇한아이
17/09/01 23:56
수정 아이콘
10cm의 아프리카 청춘이다를 bgm으로 깔고 읽어야 하는 글이군요 !!
17/09/02 01:53
수정 아이콘
애기가 이미 태어났으면 힘들지만 둘이 있을때보다는 하나 있을때가 조금 더 낫고, 애가 돌아다니기 시작할 때보다 누워있을 때가 낫고, 점점 어디 가서 휴양한다는건 더 힘들어집니다. 지금 떠나세요! 당장! 크크
NeverEverGiveUP
17/09/02 05:59
수정 아이콘
외국생활을 오래 한지라 이제는 여행을 가도 친구 만나러 가는게 아니면 오히려 국내가 더 끌리더라구요.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는 휴양이나 힐링으로 성향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
언제가는 다시 한번 미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
둥실둥실두둥실
17/09/02 07:59
수정 아이콘
저랑 취향이 정확히 일치하는 군요(2) 정확히 말하면 저희 부부랑...
아이 24개월 되기 전에 한 번 나가셔야죠.
아기때가 데리고 다니기 쉬운 부분도 있긴 합니다. 저희집 애는 여행하기 좋을만큼 자랐는데 비행기 공포증이라 모든 해외여행을 보이코트 중이어서 저 좋은 휴양지들이 그림의 떡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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