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4/27 17:55:10
Name V.serum
File #1 Thatcher_crop_north.jpg (45.5 KB), Download : 63
Subject [일반] 우리가 거짓말이라고 했잖아!


89년 4월 15일 잉글랜드 힐즈보로 스타디움에는  리버풀FC와 노팅엄포레스트간의 FA컵 준결승전이 열렸고

당일, 경기장 수용 한계치 이상으로 너무나 많이 몰려든 인파에 그만 96명이 경기장에서 압사하고 말았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영국의 축구팀들은 매년 세금을 포함한 막대한 돈을 정부와 영국 경찰에 지불하고

정부와 경찰당국은 경기장 내, 외부와 전반적인 안전 문제에 책임을 지게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경기장 특정 구역에 허용치 이상의 팬들이 입장하는데도 그 어떤 경찰의 통제가 없었으며,

심지어 앞쪽의 사람들이 압력에 시달리는 사고가 발생하기 시작하고도 한참이 지날때까지 뒤로는 팬들이 입장하고 있었습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팬들은 서로를 구원하고자  윗층의 객석에서 아래 구역에 짓눌리고 있는 사람들을 건져 올리기 시작했고, 심지어 펜스를 기어 올라야했지만

한참이 지난 후에야 경찰은 경기를 중단시켰고, 구급차가 급히 경기장에 호출되었으나 , 대기했어야됬을 숫자에는 터무니도 없는 수의 구급차만이 경기장으로 달려왔을 뿐 이었고 경찰 역시 상황을 컨트롤 하기엔 터무니 없이 적은 숫자만 출동했습니다.

팬들은 심폐소생술을 하고, 직접 부상자를 업고 경기장을 빠져 나와야했으며

억지로 펜스를 끊어내고 서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저 생활의 고단함을 잊고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경기를 보러간 94명의 팬이 돌아올 수 없었고 추후에 두명이 더 숨을 거둬

96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당시 영국 집권당이었던  마가랫대처의 보수당은

꽤나 높은 수위의 노동탄압정책을 펼치던 상태였고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장을 찾는 것을 삶의 낙으로 여기던 축구팬들은 노동자 계층의 서민들이 많았는데

자국민을 상대로

'영국인들이 술이나 마시고 축구장에서 놀기나 좋아한다' 라며 훌리거니즘 이라는 이름아래 서슴없이 짓밟고 있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고.

현장에 있떤 축구팬들은 정부와 경찰당국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고 소송을 제기했지만

마가렛대처 정부는 언론과 경찰 고위 간부들을 동원하여

법정에서 가짜 증인, 거짓증언, 조작된 증거를 서슴치않고 동원했고  일간지 등에  일부 팬들이 부상자의 주머니나 뒤지기 바빳다 라는 식의 기사를 냄으로

마치 '니들 잘걸렸어' 라고 얘기하듯이 축구팬들을 아주 쓰레기같은 인간 말종으로 전락시켰으며

해당 사건을 무분별한 축구팬들의 난동이 초래한 사태 로 견론지으려 했습니다.


지금도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에 신문지와 테레비전 뉴스를 장악한 정부의 입김은 자국민에게도 무차별적이으며 오직 자신들의 의도대로 국민들을 컨트롤하려 했고

아침에 일어나 출근길에 신문을 사 읽는 것으로 세상사를 들여다 보던 일반 시민들의 눈에는

모든게 무분별한 축구팬들의 광기가 불러온 참사 로 비춰져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만들었고

그것은 곧 마가렛대처와 그의 보수정권이 원하던 시나리오였습니다.

심지어 영국의 유명 찌라시 더썬은  힐스보로 참사를 가지고

'팬들이 부상자의 주머니를 뒤졌으며 경찰을 폭행했다 이게 진실' 이라는 기사를 전면에 갈겨내어

축구팬들을 저질 인간 말종으로 낙인 찍었습니다.



그러나,


희생자 가족들과 당시 경기장에 있었던 팬들 그리고 리버풀 구단은 가만히 있지 않았고

힐스보로참사 진상규명위원회 를 조직하여 증거를 수집하고 증언과 증인들을 모왔으며 끈임없이 이 참사에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기위해 힘썻고

그 노력으로 인해 점차 이 참사의 진실이 무엇인지 유럽 전역과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전해졌으며

2012년이 되어서야, 당시 정부를 위해 거짓증언을 한 이의 양심선언, 당시 경찰의 증언, 정부에 의해 조작된 증거들과 BBC의 당시 영상에 대한 본석 등의 노력이 한데 모와지면서

참사 23년만에 영국의 집권당인 보수당 총수 데이빗캐머론 영국 총리가 공식 사과했으며

어제, 89년 참사가 있은지 27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1.팬들은 잘못이없이 살해당했으며 그들을 비난할 수 없고

2. 경찰의 준결승전 대비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으며

3. 관중의 증가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매우 느렸고 전혀 조직적이지 못했으며

4. 그들의 실수가 관중의 과다 출입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고

5. 관람석의 수용 능력조차 제대로 파악되어 있지 않았으며

6. 임시철책의 배치 등의 안전장치가  전혀 규정에 미치지 못했고

7. 앰뷸런스 관계자는 문제의 규모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으며 이로인해 대응이 늦어졌고 사망자가 늘었으며

8. 경찰의 소통 협력 통솔은 현저히 미흡했음

'팬들의 과실이 없고 경찰의 과실치사가 불러온 참사'로  영국 법원 배심원 평결이 났습니다.


27년,

이 참사의 진실이 규명되고, 희생자와 가족들을 포함한 축구팬들이 오명을 벗기까지 .. 그 긴세월이 걸렸습니다.

영국 정부와 찌라시의 거짓말에

WE TOLD YOU THEY LIED, '우리가 거짓말이라고 했잖아!' 라고 외쳐온 리버풀 팬들과

한없는 지지를 보내준 전세계의 축구팬들이  정의를 구현해 냈습니다.

법원의 평결이 나고,  영국 전역의 모든 언론은 헤드라인에

당시 말도안되는 거짓 기사로 자국민을 쓰레기로 몰아넣은 더썬지를  규탄하는 보도와 평결 내용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리버풀을 응원하는 한명의 팬으로써, 축구를 사랑하는 한명의 축구팬으로써

너무나 감격스러운 하루였네요....


-------
저는 그렇습니다,

제가 축구 팬이기 떄문에, 제가 리버풀 FC의 서포터이기 떄문에

2년전 우리나라에 있었떤 참사가 참 무겁게 다가옵니다.

뒤죽박죽 앞뒤가 맞지않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고 배는 물속에 가라앉았으며 우리 아이들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 참사가 20여년 전이 아닌 2년전에 있었기에

우리는 이미 정부의 거짓말이 거짓말임을 알수 있고, 저들이 뭔가 숨기고있는걸 느끼며 책임자들의 잘못을 숨기고 있는것 을 알 수 있었겠지요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누구의 잘못인지 왜 이런일이 벌어진건지 제대로된 진실, THE TRUTH 가 승리할때까지

절대로 포기할수 없습니다.

언제고 꼭 이 말을 PGR에 하고싶었는데..

어제 공식적인 평결이 나 기쁘고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WE TOLD YOU THEY LIED,
WE TOLD YOU THEY LIED,
WE TOLD YOU THEY LIED,



JUSTICE FOR THE 96, AND 0416...

JUSTICE and the TRUTH.

You'll Never Walk Alone..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FastVulture
16/04/27 18:00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6/04/27 18:05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tannenbaum
16/04/27 18:20
수정 아이콘
THEY LIED.
Jedi Woon
16/04/27 18:28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는 20년, 30년 지나서 거짓말임을 밝혀도
누군가가 부정하고 왜곡이다고 반발하죠.
심지어 두개의 판결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연필깎이
16/04/27 19:0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6/04/27 19:25
수정 아이콘
You'll Never Walk Alone.. (2)

다른 말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윤하아리
16/04/27 19:53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16/04/27 20:00
수정 아이콘
참사가 있었다는 것만 알았지 그런 더러운 뒷배경이 있었다는걸 처음 알았네요.
지금이라도 진실이 밝혀져서 정말 다행입니다.
멀면 벙커링
16/04/27 20:02
수정 아이콘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마가렛 대처에게 저런 더러운 이면이 있었네요.
이인제
16/04/27 20:05
수정 아이콘
영국의 진보진영에게 있어서 대처는 거의 우리가 전두환 보는 급의 악질적인 정치인이죠. 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 미움받는 이상으로 미움받고, 저번에 사망했을때 축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피식인
16/04/27 20:15
수정 아이콘
마가렛 대처 증오하는 영국인이 수두룩하죠..
스타로드
16/04/27 22:24
수정 아이콘
알면 알수록 악질이에요.
루크레티아
16/04/28 09:57
수정 아이콘
철의 여인이라는게 중의적인 뜻이죠.
신용운
16/04/28 12:59
수정 아이콘
영화와 뮤지컬로 유명한 빌리 엘리어트에서도 작중 직간접적으로 대처수상을 깠죠.
돌고래씨
16/04/27 20:05
수정 아이콘
이렇게 세세하게 몰랐었는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꼭 진실이 밝혀지고 관계자들이 사과하는 날이 오길
16/04/27 20:11
수정 아이콘
대처가 죽었을 때 환호하던 영국민중

그런 대처를 가장 존경한다는 한 대통령
간디가
16/04/27 20:27
수정 아이콘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빌리 엘리어트
아무로나미에
16/04/27 21:09
수정 아이콘
대처를 좋아하니 빌리엘리어트를 보며 기뻐했겠군요. 우리나라 서민도 저정도는 만들어야겠!!면서
데로롱
16/04/27 20:18
수정 아이콘
TRUTH AND JUSTICE!
마스터충달
16/04/27 20:31
수정 아이콘
WE KNOW THEY LIED... BUT...
창조신
16/04/27 20:41
수정 아이콘
진실이 밝혀지고 더썬의 반응은 어땟나요?
16/04/27 21:19
수정 아이콘
관련 기사 없이 쌩까고 넘어갔습니다....
zelgadiss
16/04/27 20:59
수정 아이콘
You'll Never Walk Alone..
난이미살쪄있다
16/04/27 21:0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 진실이 명료하게 밝혀질수 있는 날이 오길 기원합니다.
열역학제2법칙
16/04/27 21:11
수정 아이콘
영국같은 선진국에서도 진실을 밝히는데 근 30년이 걸렸는데...
하리잔
16/04/27 22:48
수정 아이콘
그래서 한분이 대처를 롤모델이라고 하죠.
16/04/27 23:18
수정 아이콘
의혹을 제기하면 음모론자 취급받는게 현실이죠. 빡칩니다.
16/04/27 23:41
수정 아이콘
리버풀팬은 아니지만 축하드리고 판결을 환영합니다. YNWA!
16/04/27 23:4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물탄폭설
16/04/28 00:23
수정 아이콘
뭐 당장 세월호 천안함 등등
조금만 의혹을 가지고 혹은 부정적 언사를
피력만해도 반정부주의자 빨갱이로 몰아갔고
지금도 몰아가고 있죠
천안함때 피지알에서 조금만 정부발표에
의문을 표시해도 바로 일단의 회원들이 반정부주의자로
혹은 불온사상을 지닌 인물로 몰아가기가 일삼았고
거기에 덩달아 동조하던 사람들
지금보면 다 고용되 키를 두들기며 여론몰이 하던
알바나 정직원이었을듯 한데 이게 여전히 현재진행형이고
지금도 뭐만 말하면 음모론이다 해대니
혹세무민이 별거없다는 생각입니다
흑마법사
16/04/28 01:5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더선이 얼마나 쓰레기같은 매체인지 알려졌으면 좋겠네요. 저도 어린 시절 마가렛 대처가 철의 여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배웠는데 힐스보로 참사를 통해 어두운 부분을 알게 되었죠. 30년동안 억울함을 호소하던 유가족들에게 정말 축하할 일입니다. You'll Never Walk Alone.
16/04/28 03:23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을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Samothrace
16/04/28 12:32
수정 아이콘
읽다 보니 웬지 세월호 떠오르네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887 [일반] 소주 이야기 [21] 모모스201310654 16/04/28 10654 11
64886 [일반] [단편] 소실점(消失點) : 인류가 멸망한 순간 [22] 마스터충달6192 16/04/28 6192 41
64885 [일반] 혹시 어제 방배동 카페골목에 계셨던 분들 한번씩 만 봐주세요 [18] 카스트로폴리스9439 16/04/28 9439 0
64884 [일반] 홍대광/에이프릴/양다일/AOA/월간 윤종신/개리의 MV, 에디킴x이성경/I.O.I의 티저 공개 [4] 효연덕후세우실4443 16/04/28 4443 0
64883 [일반] 비가 내리고, 잠은 못들고... 우울한 밤 [1] 서큐버스2813 16/04/28 2813 0
64882 [일반] 나의 첫 차 [19] 수면왕 김수면4771 16/04/28 4771 9
64881 [일반] 성도착증-이상성욕증-에 대한 대처, 어떻게 해야 할까? [30] 이슬먹고살죠13439 16/04/28 13439 20
64880 [일반] 1 [23] 삭제됨6382 16/04/28 6382 1
64879 [일반] 시빌 워 역대 개봉일 관객 수 1위 [55] ZZeta8015 16/04/28 8015 1
64878 [일반] 월드컵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실점... [33] Neanderthal9605 16/04/27 9605 11
64877 [일반] [FA컵] 32강 대진 (5/11) [8] 흐흐흐흐흐흐3577 16/04/27 3577 1
64876 [일반] [연예] 프로듀스 101 출연자들 간단한 소식 정리 [42] pioren8965 16/04/27 8965 1
64875 [일반] [스포가득]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 - 완벽하게 버무러지다 [96] aSlLeR8460 16/04/27 8460 3
64874 [일반] 우리가 거짓말이라고 했잖아! [34] V.serum10852 16/04/27 10852 77
64873 [일반] (스포 유) 시빌워 간단 소감 및 잡담 [37] GreyKnight5026 16/04/27 5026 0
64870 [일반] [노스포]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 보고 왔습니다. [117] 王天君11006 16/04/27 11006 7
64868 [일반] 집안일 푸념..... [48] 성동구8319 16/04/27 8319 19
64867 [일반] 오늘의 NBA 플레이오프 극장 [6] SKY924680 16/04/27 4680 0
64866 [일반] 걸 크러쉬 '심블리' 심상정 의원의 사자후 - 노동 개'악'법 [18] 뀨뀨6907 16/04/27 6907 19
64865 [일반] [I.O.I] 신곡, 드림걸즈가 심의를 통과했습니다. [18] Leeka6385 16/04/27 6385 3
64864 [일반] 시빌 워 보고왔습니다.(스포 유) [68] 릴리스6510 16/04/27 6510 0
64863 [일반] 진료비통계지표 - 국민건강보험 (보험진료 통계) [7] 모모스20138045 16/04/27 8045 3
64862 [일반] 캡틴 아메리카3 시빌워 보고 왔습니다. (노스포) [76] wannabein9150 16/04/27 9150 3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