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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11 02:01:24
Name 신불해
Subject [일반] 지도로 간략하게 살펴보는 고려 말 최영의 전투 활약상



1354년 중국 장쑤성 고우 전투 (스물 여덞번의 교전을 치뤄 성 함락을 눈앞에 뒀으나 원나라 사정으로 전투 중단)

1355년 회안로 방면 수비 (8,000명 가량의 적군을 상대로 수비)

1356년 압록강 서쪽 팔참을 원정 (아마 그 지역의 군벌 몇몇을 격퇴한듯 보임)

1358년 현 황해도 장연군에 병선 400여척으로 침입한 격파

1359년 황해북도 - 평안남도 - 서경에 이르는 군사범위에서 홍건적 격파

1362년 개경 수복전 참가, 승리

1363년 흥왕사의 난 진압

1364년 덕흥군의 침입 격퇴 (적 1만 명 중 17명 빼고 전멸)

1374년 목호의 난 진압

1376년 홍산 전투 승리

1378년 해풍 전투 승리

1388년 개경 공성전에서 요동 원정군과 전투, 패배






첫 대규모 전투에 나섰을 때의 나이가 38세(이성계의 경우 첫 두각을 나타난 전투가 26세 때입니다), 


그것도 강대국의 요청으로 고국을 떠나 원군으로 끌려와 이역만리 타국에서 전혀 상관도 없는 적들과 싸우며, 거기서도 또 관여할 수 없는 내부 사정 때문에 휘말리며 고생스러운 시간을 보내며 지휘관 경력의 출발점을 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 차례 창에 찔리고 맞으며 고생한 것도 덤.



이후 48세가 되는 1364년까지 그야말로 눈부신 전과를 올리며 가히 승승장구. 특히 덕흥군의 1만 부대를 격파시킨 사건은 중국 측 사서에서도 명확하게 기록되어 있는(신원사에는 고려군의 장수로 최영의 이름까지 기록되어 있습니다) 대승리 였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다음 무렵에 신돈에게 몰려 처형 위기까지 갔다가 살아남지만 경력 중단. 


이후 55세가 되는 1371년에야 다시 복귀하게 됩니다. 





대략 한 개인으로써도 정력 넘치는 지휘관으로서도 정점인 시기를 성공적으로 보냈고, 이 정도만 해도 전쟁 영웅이자 공로 있는 대신으로 커리어가 짱짱한 수준이었지만, 목호의 난을 계기로 60세가 다 되어가는 1374년 다시 지휘관으로 복귀. 그럴만도 한 것이 목호의 난 진압에 동원한 고려군의 규모는 2만이 훌쩍 넘는 엄청난 규모라 왠만한 지휘관에겐 맡기기도 힘든 수준이긴 했습니다.




목호의 난 까지는 과거의 전쟁 영웅이 큰 규모의 국가적 행사 때문에 잠깐 앞으로 나왔다,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우왕 시기의 심각한 대외정세 때문에 결국 평소라면 원로 공신 정도로 끝났을 최영도 현장을 계속 뛰게 됩니다. 그리하여 정확히 60세의 나이에 자원해서 전투 지휘관으로 나서고, 우왕은 최영의 나이를 걱정하여 망설였지만 결국 최영이 나서 홍산 전투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60대 중반의 나이로 제대로 현장 복귀, 도통사로 주로 개경 주변을 방비하며, 상황에 따라 충청도 무렵까지 내려와 작전 본부를 꾸리며 왜구와의 사투에 나서는 고려군의 최고 정점 중 하나로 움직이게 되는데....




이미 쉬고 있어도 무방할 나이인데 워낙 막장인 밑에 부하들 때문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고생,



 "제해권은 왜구에 있으니 절대로 강 어귀에서 바다로 나오지 말라." 고 신신 당부해놓은 부하는 잠 자다가 바다까지 흘러가서 왜구에게 격파 당하고, 침입해온 적을 포위해서 섬멸하려 했더니 또 다른 부하는 적이 이미 퇴각했다고 허위 보고를 올려 작전 실패, 다른 지역에서는 기병 1천 명이 있는데도 손도 못 써보고 왜구에 당하고는 지원병 보내달라는 타령만 하는 등 부하가 아니라 왠수에 가까운 발암 등을 이끌고 고생 고생 합니다.



 그리고 62세의 나이에 개경 함락 위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여 또다시 현장 지휘관으로 나서, 초전에 고전했으나 결국 해풍 전투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이후 수그러둔 왜구의 기세이 한숨 돌리곤 72세의 나이에 요동 원정 지휘관으로 나섰으나 우왕의 요청으로 좌우군에게 이를 맡겼고, 결국 쿠데타가 일어나자 70대의 연세로 적과 맞서 싸워 초전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하나 끝내 패배하고 마빈다.



말년의 활약이 여러모로 굉장한 것이, 최영 자체의 지휘 성향은 처음이나 나중이나 비슷합니다. 그야말로 과감, 저돌, 투지와 용맹을 바탕으로 싸우는 용병술이었고, 엄하고 살벌한 군율로 부하들을 꽉 잡고 주춤거리는 병사들은 베어버리고 도망 못 가게 하며 싸우는 방식. 



그런데 이걸 60세의 홍산 전투에서도 그런 방식으로 싸워서, 직접 얼굴에 화살을 맞고도 적군을 몰아냈으니, 같은 노령의 지휘관들 사이에서도 정말 엄청난 정력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왜구 토벌전 당시엔 직급도 직급이고 아무래도 나이가 있는지라 주로 개경 근처의 수비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고, 먼 거리로 원정 나가 왜구를 때려눕히는 역할은 이성게가 주로 담당하게 됩니다.




덕흥군의 침입, 목호의 난 같은 큰 전투들은 나중에 개별적으로 한번 다뤄 볼 기회가 있으면 다른 게시물로 다뤄 보겠습니다.










19살 차이 선후배 관계로 활약한(앞서 말했듯 최영은 30대 후반부터, 이성계는 20대 중후반부터 두각을 보여 대략 10년차 정도 터울이 납니다)

 
이성계의 활동 범위와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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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평안
15/12/11 03:38
수정 아이콘
그당시 평균수명을 생각하면 지금으로는 90세 정도 되는 나이가 아닌가 싶네요;;
sen vastaan
15/12/11 03:43
수정 아이콘
태어난 시기가 바뀌었으면 최씨 왕조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LastCarnival
15/12/11 06:36
수정 아이콘
태어난시기가 달랐어도 출신성분상 힘들지않았을까요? 최영은 애시당초 구 권력체제에 속한 인물이니...
어디쯤에
15/12/11 09:35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신불해님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5/12/11 14:00
수정 아이콘
아이고 어르신 욕보십니다. 요즘 세상에 기차나 비행기 타고 왔다갔다해도 힘들 거리를 그 연세에 말 타고 왕복이라니... ㅠㅠ
지니팅커벨여행
15/12/11 18:51
수정 아이콘
2차 요동정벌을 최영이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1차때와 마찬가지로 일단 요동성은 점령했을 테고, 고려 최고의 무장 이성계한테 그곳을 맡기는 거죠.
여진족과 친했던 이성계가 그들을 회유하고 압록강 북쪽에 점진적으로 고려의 주민을 이주시키는 겁니다.
이성계가 야망을 분출하건 고려에 충성을 다 하건 일단 강건너 만주에서 뭔가 발생할 거고 개경으로의 진군 같은 쿠테타는 없을 거고;;;
고려에 충성하는 만주의 이성계와 본토의 최영 덕택에 나날이 강성해지는 나라.
고려 개혁 vs 역성혁명 이런 대결 구도 없이 정몽주 같은 우수 인재들이 나라를 잘 이끌어 개혁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국력을 키운 고려는 드디어 옛땅을 수복하는데...

그리고 지구는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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