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LG배 16강전이 있었습니다.
16강에 진출한 선수는 한국 6명 / 중국 7명 / 일본 3명이었는데 오늘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한국 선수가 16강에서 모두 탈락해버렸습니다. 2000년대 중반 한국이 세계대회를 휩쓸던 때보다도
훨씬 전부터 한국 선수가 8강에 진출하지 못한 적은 거의 없었는데요.
이런 결과는 2011년 박정환 선수의 우승을 끝으로 사라진 세계기전인 후지쯔배 세계바둑선수권에서
88년과 97년 두 차례가 있었고 이번이 세번째라고 합니다.
바둑이라는 게 거의 시차가 없는 동아시아 국가가 대부분이고 홈 이점도 거의 없는 게임이긴 하지만
한국이라는 장소와 한국주최 세계대회에서 8강에 단 한 명도 못올랐다는 건 데미지가 좀 있겠네요.
사실 32강부터 이세돌을 제외한 이창호/최철한/박정환/김지석/조한승/강동윤 등 상위랭커들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좀 우려 스러운 상황이었으나 바둑을 즐기기 시작하고 이런 뉴스를 본 건 난생 처음이네요.

반면에 간만에 세계대회에서 16강에 3명이나 진출한 일본은 16강에서도 2승 1패. 8강에 두 명이
올라갔습니다. 중국은 여전한 강세를 유지했고요.

그나마 세대별로 천재기사들이 한 명씩 나와주면서 미약하게나마 한,중 2강체제가 유지되긴 했는데
이세돌 선수 이후로는 명맥이 끊긴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박정환, 김지석이 있다고 하기에는
중국신예기사들의 실력이 어마어마 합니다.

6월 17일부터 18일을 거르고 19,20일 3일동안은 이세돌:천야오예의 춘란배 결승이 있는데요.
이세돌 선수가 선전해서 자존심을 지켜줬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