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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3/25 12:31:29
Name 12seconds
Subject [일반] 놘치, 전기장판.
중국은 라지에이터(중국어로는 "놘치"라고 하죠)로 난방을 합니다. 장소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 숙소의 놘치는 꽤나 빵빵한 편입니다. 외풍이 심한 한겨울의 가장자리 방에서도 반팔 입고 잠 잘 수 있을 정도로요. 너무 뜨거워서 몇 번 데인 기억도 있습니다. 그런 놘치 덕분에 겨우내 전기장판은 자주 꺼져있었내요. 꽤나 따뜻하게 보낸 거 같습니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던 3월 17일, 놘치가 끊겼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날 부터 온도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꽃샘추위겠지요. 그래도 집에 있으면 괜찮았습니다. 컴퓨터를 하거나 잠을 자거나 다 전기장판 위에 누워서 하면 며칠 안되는 꽃샘 추위 정도는 거뜬히 넘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룸메이트의 전기장판이 고장났습니다, 펑 소리와 함께... 또 그리고, 폭설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외풍이 들어오는 방은, 사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너무 너무 춥습니다. 거기에 커튼이 떨어졌어도 다시 달기 귀찮아서 방치해둔 덕분에 방의 3면으로 바람이 몰아치는 거 같았습니다. 방 안은 정말 과장 좀 보태서 영하로 까지 내려간 듯 했고 룸메는 한국에서 전기장판을 급 공수하긴했지만 며칠이 걸릴지는 몰랐죠.

방의 전주인 것인지 아니면 전전주인 것인지 몰랐던 작은 온열기가 하나 있습니다. 그 선풍기 모양에 빨갛게 달궈지는 그 온열기요. 메이드인 차이나와 몇 년이 된지 몰라서 구석에 박혀있었지만 영하로 내려갔는데 그게 대순가요. 꺼내서 터지는 거 아니냐는 진담 섞인 농담하며 콘셉트를 끼워 켰습니다. 터지지는 않았는데 이게 접촉이 안 좋은지 가끔가다가 꺼지더라고요. 뭐, 전 괜찮았습니다. 제 전기장판이 고장난게 아니니까요. 저는 그냥 반팔 입던 거 긴팔 입고 전기장판을 하루 종일 켜놓으면 되니까요.

사흘 전 밤에도 엄청 추웠습니다. 제 룸메이트가 공수한 전기장판은 아직 도착 안해서 불안 불안한 온열기만 착취당하고 있었습니다. 숙제 좀 께작이고 롤 좀 하고 잠을 자려고 이불속으로 쏙 들어갔는데, 차갑습니다..? 전기장판을 안 켰나 확인해봤는데 켜져 있습니다..? 코드가 빠졌나 이불 뒤집어서 봐봤는데 이상이 없습니다..? 그 날 밤 영하로 내려간 그 밤, 회전만 시키면 굉음 내며 힘겹게 돌아가는 온열기는 굉음 내며 밤 새 돌아갔습니다.

꽃샘추위가 갈 때 까지 버티자라는 마음으로 내복도 꺼내고 최대한 웅크려서 자는데, 그래도 추워서 자주 깼습니다. 애꿎은 전기장판만 컨트롤러만 껐다 켰다,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나면 '오 고쳐진거 아냐?'하고 누워있다가 실망하고 뭐 그랬습니다. 며칠 뒤면 따뜻해지겠지, 나만 추운 거 아니니까 이런 생각 하며 버텼는데, 어제 룸메이트의 전기장판이 도착했습니다.

이제 저만 춥습니다. 오늘 북경 최저온도는 -2도라고 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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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불멸헬륨
13/03/25 12:48
수정 아이콘
제가있던 심양 학교의 놘치..는 상당히 안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추위를 조금 덜타는 체질덕에 한겨울에도 창문을 자주 열고 생활했었죠(막내야 미안..). 말씀하신 난방기는 자주 썼지만(가짜 매장에서 깎고 깎아서 15원주고 샀나?) 좀 훈훈해지면 룸메 쓰라고 주고 딸래미 대학동기가 쓰던 전기장판도 룸메주고 쓰라했죠. 그렇게 살다보니 몸에 열이 다 떨어졌는지 이젠 상당히 춥습니다;
지금은 중국이 아닌 캐나다 sk주에 있는데, 대륙 한가운데지만 어제까지 눈이 내리는 등 아직 영하온도는 기본입니다. 남들은 여전히 안춥냐고 자주 물어보는데, 제 몸의 전성기는 지났나봅니다흐흐;; 자주 추워요..

제얘기만 했네요, 추우시면 난방기를 이불 살짝 들춰서 틀어 따땃하게 하시고 고이 덮어두세요. 전 한적없지만 남들은 좋다더군요.
12seconds
13/03/25 14:12
수정 아이콘
사실 껴입고자면 그리 춥지는 않습니다
자기 사랑 둘
13/03/25 12:52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
룸메이트가 도착한 전기장판을 보고 "내가 전기장판 고장났을때 그 기분이였다!"이러면서씨익 속으로 웃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크크크
13/03/25 13:00
수정 아이콘
먼 곳에서 고생하시네요.. 첨에 룸메랑 같이 한이불덮고 자면 안되는 거였나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게 게이가..
Paranoid Android
13/03/25 13:19
수정 아이콘
제가좋아하는노래제목이군요
(12seconds님이 보일때마다 말하고싶었습니다 크크)
비행기로 한시간 거리라도 날씨는 극과극이군요..
하기야 당장서울도 엄청추운거같은데...
12seconds
13/03/25 14:14
수정 아이콘
엄청 추운 건 아닌데 잘 땐 문제가 되내요..
넬 좋아하시나요?크크
젊은아빠
13/03/25 13:52
수정 아이콘
제가 기숙사 살 때도 방에서 물 마시다가 흘린거 안 닦고 자면 다음날 바닥에 빙판이 생겨있었는데...
힘내세요
12seconds
13/03/25 14:15
수정 아이콘
빙판 까지는 안 얼어요. 꽃샘츄위라..크크 감사합니다.
다이제초코맛
13/03/25 21:54
수정 아이콘
저도 기숙사 살때도 그랬었는데... 난방기구 고장나면.. 옷 다껴입고 자도 엄청 추워요.
예전건물일수록 점점더 춥더군요.
王天君
13/03/26 00:37
수정 아이콘
아이고, 외국에서 전기장판 없이 새우가 되서 자는 그 심정 제가 압니다. 진짜 환장하죠....
고생이 많으시네요.
13/03/26 08:37
수정 아이콘
한 해 한 해 갈수록 겨울을 버텨내기가 참 힘들게 느껴집니다. 외국에서 겨울..ㅜㅜ 고생 하시네요. 지금쯤이면 난방기구도 고쳐지고 날도 풀렸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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