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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2/18 16:53:25
Name K-DD
Subject [일반] 태양계 시리즈-달 (1)
화성 시리즈 끝난건 아닙니다. 아직 쓸꺼리는 남아있습니다.


[달에 가는 3가지 방법]

1961년 5월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미국인)을 달에 보냈다가 귀환시키겠다, 그게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해내겠다고 선언한 직후, NASA는 충격과 공포에 빠져버렸습니다. 아직 NASA가 출범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온갖 실험적인 의견과 이론만 난무하고 있었는데 대통령이 덜컥 기한을 정해버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폴로 계획의 원래 목표도 인간을 보내 달 궤도에서 '돌다가' 돌아오는 것으로 정해져 있을 뿐, 착륙까지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일단 당장 우주 비행사를 달에다 보내놓고 식량과 산소 및 필요 물품을 계속 공급하면서 시간을 벌면서 나중에 귀환시킬 수 있는 기술이 완성될때까지 버티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당연히 엄청나게 위험한 계획이지만 '값싸고 빠르며, 소련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 이었습니다. NASA측에선 이런 황당무계한 의견은 진지하게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때 분위기가 어땠는지 알만한 한가지 사례입니다.

어쨌건, 달에 인간을 보냈다가 어떻게 귀환시킬 것인지에 대해 크게 3가지 방법이 나왔습니다.


왼쪽부터, 직행 착륙, 지구 궤도 랑데부, 달 궤도 랑데부

기호 1번 - 직행 착륙

우직하고 기초적인 방법론. 미 공군측에서 꾸준하게 주장하던 방법입니다. 거대한 3단계 로켓 '노바'를 만들어 달에 착륙시킨 뒤 그대로 귀환하는 것 입니다. 직관적이고 복잡하지 않아 안정적인 방법이지만 로켓이 굉장히 거대해야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노바'의 추력은 새턴 5호 로켓의 2배에 달해야 했으며 그렇게 큰 로켓은 완성시키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었습니다. 설령 늦지 않게 개발 성공한다고 해도 로켓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높았습니다. 실제로 소련 측의 N1 로켓은 새턴 5호 로켓 보다 추력이 더 컸는데 발사도 제대로 못해보고 폭발사고가 일어난 바 있습니다.


기호 2번 - 달 궤도 랑데부 (Lunar orbit rendezvous, LOR)

랭글리 연구 센터의 존 후볼트가 1960년부터 강력하게 주장했던 방식. 달 표면에는 착륙선만 안착시키고 달 궤도에는 모선을 대기시켜뒀다가 달 궤도상에서 도킹시켜 되돌아온다는 계획입니다. 우주선 전체가 달 표면에 착륙할 필요가 없어지므로 우주선 무게를 크게 줄일 수 있고 그만큼 비용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도킹과 랑데부는 이제 갓 시험단계에 있는 기술이었고, 지구 궤도상도 아닌 달 궤도상에서 도킹에 실패했다가는 연료도 없는 머나먼 달에서 우주비행사의 인생이 그대로 끝장날 위험성이 있습니다. 더구나 착륙선을 가볍게 만들어야만 하기 때문에 충분한 인력과 장비를 실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기호 3번 - 지구 궤도 랑데부 (Earth orbit rendezvous, EOR)

달 궤도 랑데부 방식보다 실패시 위험성은 훨씬 적은 안정적인 방법. 도킹이 실패하더라도 그냥 지구로 귀환하면 되므로 우주비행사의 목숨이 위험하지 않습니다. LOR 보다 많은 물자와 장비를 가져 갈 수 있어서 과학적 성과도 더 많이 기대해볼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신 달 착륙선과 모선을 따로따로 발사한뒤 지구 궤도상에서 도킹시켜야 하므로 로켓이 2대가 필요하고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들며 복잡해집니다.


언제 신형 로켓이 완성될지 모르기 때문에 기호 1번은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했고, 기호 2번과 3번이 유력한 방법으로써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휴스턴의 유인우주센터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달 궤도 랑데부를 지지했지만 헌츠빌의 마셜 우주비행센터(베르너 폰 브라운이 있는 곳)는 지구 궤도 랑데부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양측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자 1962년 6월 회의를 열게 되었고 6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마침내 베르너 폰 브라운이 LOR 방식을 지지한다고 의견을 표방하자 기나긴 논쟁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휴스턴 유인우주센터에서 각 방법에 드는 비용을 계산한 결과 LOR이 EOR이나 직행 착륙에 비해 약 15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발표했습니다. 다른 방식은 106억 달러가 필요했지만 LOR은 95억 달러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우주비행사의 목숨을 소중히 하는 방안보다는 더 값싸고 빠른 방법이 선택되었다는 것입니다. 네가 쓰는 무기는 최저가 입찰자가 납품한 것이라는 농담아닌 농담이 떠오르는 부분입니다.


[달의 기원에 대한 3가지 이론]

밤하늘에서 가장 돋보이는 달이기에 수많은 신화와 전설과 연관된 달이지만, 달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지는 비교적 최근에 이르기까지도 확실한 이론이 없었습니다. 특히 1969년 달에가서 월석을 캐오기 전까지 달의 기원에 대한 3가지 이론이 삼파전을 벌이는 양상이 계속 되고 있었습니다.

기호 1번 - 분리설


조지 다윈, 아버지는 물론이거니와 형제들도 다 유명인사.

제창자는 영국의 과학자 조지 다윈, 그 유명한 찰스 다윈의 2번째 아들입니다. 당대에는 아버지 찰스 다윈과 맞먹을 정도로 대단히 유명한 과학자였는데...지금와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다는 점을 보면 그가 제창한 이론이 어떻게 결론났는지 알법 합니다. 하여튼 1879년경 조지 다윈은 조석 현상을 바탕으로 분리설을 주장하게 됩니다. 지구에서 발생하는 조석 현상을 역으로 계산하다보면 달이 지구에서 분리된 존재임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달이 지구의 딸자식 같은 것이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매우 잘 먹혔고 태평양 부분이 실제로 떨어져나간 흔적이라는 주장이 덧붙여 지면서 더욱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행성이 두개로 자연스레 분리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족했고 지구의 자전속도든 태양의 기조력이든 달이 지구에서 분리될만한 충분한 힘이 될 수 없다는 것 때문에 1930년대 이후로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이론이 됩니다.  


기호 2번 - 포획설

제창자는 미국의 천문학자 토머스 제퍼슨 잭슨 시, 이 사람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쓰게 될 것입니다. 지구와는 별개로 생성된 존재가 지구의 중력에 포획되어 달이 되었다는 이론입니다. 화성의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위성이 된게 분명한 바,  분리설에 비해서 훨씬 가능성이 높아보였고 실제로도 달 탐사 직전까지 과학자들의 지지도가 높은 이론이었습니다.


지금으로 치면 희대의 키워라고 할 수 있는 토머스 제퍼슨 잭슨 시.

그러나 달이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안정된 궤도에 잡힐 가능성이 굉장히 낮다는 계산 결과, 그리고 달이 지구에 포획되었을 시점이 약 14억~16억년 전인데 그러면 생성되고 나서 30억년이 넘는 시간동안 지구 궤도에 근접한 상태로 있어야만 한다는 가정, 달이 지구에 포획되는 과정에서 접근 속도가 어떻게 줄어들었는가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부실하다는 등 약점이 많았습니다. 매력적인 가설이지만 취약점도 못지 않게 많아 절대적인 지지를 얻을 수 없는 이론이었습니다.


기호 3번 - 융합설


소련의 과학자, 탐험가인 오토 슈미트, 자신+자신의 이름을 딴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융합설에 크게 기여한 바 있습니다.

지구가 생성될때 그냥 달도 같이 생성되었다는 아주 심플한 가설입니다. 비록 세부적인 내용은 많이 바뀌었지만 큰틀에서 지구와 달이 같이 생성되었다는 핵심 줄기는 같습니다. 처음은 라플라스의 성운설에서 시작해서 오토 슈미트의 미소행성결합설로 보완되어 가며 소련 과학계의 지지를 얻어왔던 이론입니다. 그러나 간단하다고 해서 이론적으로 약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라서 지구와 동일한 과정을 거쳐 생성되었다면 어째서 달의 구조가 지구와 다른지에 대해서 설명 하지 못했고 달의 각운동량에 대해서도 납득시킬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1969년 달에 착륙할때까지도 3가지 이론이 경쟁을 벌였지만 다들 심각한 결점을 갖고 있는탓에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은 특정 이론을 지지하기 보다는 그냥 '관심없다' '모른다'는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어느쪽도 확실하지 않은 탓에 무엇을 지지할지 부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3가지 이론이 지루하게 대치전만 펼치던 중 달에 갔던 우주비행사들이 가져온 월석이 엄청난 파급을 일으키며 달의 기원에 대한 논쟁에 일대 전환점을 찍게 되는데..


이후는 다른 편에 계속



P.S

3차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2020년까지 달에 가겠다 말이 나온 모양인데.. 이건 미국 NASA의 컨스텔레이션 계획입니다. 아마 이 계획에 우리나라가 약간이나마 참여할 예정이었던 것과 2020년까지 달 탐사 위성을 보내겠다는 과기부의 우주개발 사업 계획을 혼동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컨스텔레이션은 어차피 취소되었으니 상관없겠지만 달 탐사 위성을 보낸다는 건 지금 현재 상황을 봐선...음...희망은 좋은 겁니다. 좋은 건 사라지지 않구요.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컨스텔레이션 계획에서는 달에 가는 3가지 방법 중 2, 3번 방안이 전부 다 사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달 착륙 정도가 아니라 달 표면 개발을 목표로 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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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가루인형형
12/12/18 17:03
수정 아이콘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연재 해 주세요~ 크크크
Backdraft
12/12/18 17:12
수정 아이콘
육도선인 창조설은 없나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빨리 손연재 해주세요~
swordfish
12/12/18 17:29
수정 아이콘
다윈이 맞았다던지...
12/12/18 17:39
수정 아이콘
연재의 재미를 위해 네타를 하는 만행은 안하겠습니다! 흐흐흐
12/12/18 19:29
수정 아이콘
쾅쾅쾅! 흐흐흐
귀여운호랑이
12/12/18 17:41
수정 아이콘
달은 고대문명인들이 만든 인공구조물이라는게 레알트리트먼트 아닌가요?
눈시BBbr
12/12/18 19:31
수정 아이콘
아니죠. 외계인들이 달을 보내 지구의 자전축과 자전주기를 바꿨고 그렇게 인류가 탄생한 거죠 '0')
눈시BBbr
12/12/18 19:31
수정 아이콘
꺄 달달달 >_<) 다음 편 기대할게요~
아케르나르
12/12/18 19:49
수정 아이콘
아.... 네타하고 싶어지네요....'절름발이가 범인'이라고 외친 사람이 이런 기분이었군요.
12/12/19 00:47
수정 아이콘
에리다누스 자리 알파성 '강의끝'
이대호
12/12/18 19:51
수정 아이콘
헐.. 스포일러 금지를 위해 댓글 자제 중이셨군요 원래 댓글 잽싸게 수정 크크
.Fantasystar.
12/12/18 22:23
수정 아이콘
육도선인이 십미를 봉인하고 본체를 날려서 달로 만든거 아니었나요!?는 뻘드립
빨리 다음편 올려주세요 현기증나요!
기시감
12/12/18 23:41
수정 아이콘
나선족의 카테드랄테라 아닙니까!
12/12/19 06:54
수정 아이콘
달의 뒷면에 외계인도시가 있다면서요?
빨리 연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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