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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10/29 16:22:48
Name 목화씨내놔
Subject [일반]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는 33살 미혼 젊은이
어렸을 때 부터 게임을 엄청 좋아했던 것 같네요.
저 초등학교 다닐 때 삼국지 시리즈 *아마 4부터 시작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악마의 게임 - 대항해시대 2
PC통신으로 시작되는 나우누리, 하이텔, 천리안의 3대 통신 커뮤니티
커뮤니티에서 알게된 MUG

그 당시에는 피시방도 없어서 집에서 숨어서 컴퓨터를 했었죠.
그런 저를 보면 아버지는 매번 똑같은 말을 하셨죠.

"너 그거 아무 소용 없는거야. 지금은 공부해야 되는 시기야. 나중에 좋은 대학가서
취직하면 시간이 너무 많아서 맨날 하고 싶은 거 하고 살 수 있어. 지금은 공부 좀 하자"

뭐 그래도 맨유처럼 꾸역꾸역 숨어서 게임을 했죠.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대학에 들어갔고 다행히 과는 우겨서 제가 공부하고 싶던 과(경제학)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천국이었던 대학생활을 거쳐 이 회사 저 회사 몇번의 부침을 겪은 후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IT회사에 입사해서
지금은 좀 자리 잡고 일을 하기는 개뿔.. 맨날 때려치고 싶네요. 젠장. 하여튼 간에

여자친구라는 상상의 동물을 일주일에 한번 꼭 만나줘야 하기에 저의 주말 중 하루는 게임과 멀어집니다.
나머지 하루가 저에게는 절호의 찬스고 lol 랭점 4자리수가 되기 위해 저는 정말 전쟁을 치루죠.
* 헐 지난 주에 또 랭점 떨어졌네요. 이제 800 초반입니다. (새로 시작한 아이디는 배치 순항중 6승 2패네요 크크)
이 때가 저의 의욕을 가장 불타오르게 하고 제가 살아있구나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구나 라고 느끼게 합니다.

그런데 피시방이에요. 집에선 못합니다.

제가 집에서 게임하고 있으면 아버지가 그러더군요.

"넌 그 나이먹고도 아직도 게임질이냐? 으이구 꼴보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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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9 16:26
수정 아이콘
크크크 근데 아버님께서 거짓말 하셨네요 크크 취직하면 하고싶은거 다 할 수 있다니 ㅠㅠ
근데 사실 저희 어머니도 대학가면 저 하고 싶은거 다 할 수 있다고 뻥 치셨는데..흑흑
iAndroid
12/10/29 16:26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라는 상상의 동물이 아내로 진화를 하면 주 7일 모두 게임과 멀어집니다. [m]
루크레티아
12/10/29 16:31
수정 아이콘
상상의 동물을 직접 영접하고 계시다니 '꿈★은 이루어진다' 를 실천하셨군요.
누나 좀 누워봐
12/10/29 16:32
수정 아이콘
취업하고 결혼해서 게임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 같으나 아직도 부모님은 그놈의 게임 때려치고 영어공부 하라고 말씀하시네요..

영어공부 백날 해봐야 회사생활과 전혀 관계가 없는데....
목화씨내놔
12/10/29 16:35
수정 아이콘
다들 비슷한 상황이신 듯.

저 학생일 때 저기에 덧붙여서 아버지는 이런 말씀도 하셨죠.

"아빠가 더 오래 먼저 살아봐서 다 알아. 지금 게임하고 TV 보는 거 아무 소용없다. 나이 먹으면 할 시간이 얼마나 많은데"
PoeticWolf
12/10/29 16:45
수정 아이콘
결혼하고부터는... 강조 안 해도 꼭 와드를 사게 되거나(LOL), 정찰을 필사적으로 하게 되거나/초반 날빌 장인이 되거나(스타류), 멀미가 나더라도 마우스를 뱅뱅 돌려 앞뒤양옆 사방을 살피며 뛰거나(FPS류)... 이런 게 거의 본능처럼 발동되어 사실 겜 실력은 늘어나게 됩니다. 실제 생활에서도 정찰이 습관화되기 때문에 생명 유지력도 좋아지는 걸로 생각됩니다. 다만 그만큼 스트레스가 쌓여서 자연수명이 늘어날 거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메
12/10/29 16:47
수정 아이콘
괜찮습니다. 지금 마흔인데 아직도 친구들하고 피시방에서 오락합니다. 덕분에 알바생이 어른 대접 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장가요? 서른 다섯 넘기시면 부모님께서 쿨하게 포기해주실겁니다.
12/10/29 16:50
수정 아이콘
제 여자친구는 이미 일퀘가 무엇인지도 알아버렸습니다, 전화를 늦게 받으면 '일퀘중이냐?'라는 대답이 옵니다...
내조하는남자
12/10/29 17:04
수정 아이콘
..... 제 와이프님은 lol 랭 1200점 대를 유지하십니다..
블레이드 앤 소울 권사를... 최근에는 검사를 만렙 찍으셨습니다..
저는? lol 대회를 보면서 애를 봅니다. 애가 자면 그제서야 블앤소를 합니다...;
설탕가루인형형
12/10/29 17:09
수정 아이콘
어? 내가 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저하고 싱크로 95% 일치네요??크크
나머지 5%는 lol이 아니라 디아3라는거~
12/10/29 17:09
수정 아이콘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는 33살 미혼 젊은이 딱 전데요?
켈로그김
12/10/29 17:11
수정 아이콘
기혼자인 저도 오락실에서 혼자 2~3시간씩 놀고 다닙니다.
한 달에 한 번 가능한 정도이지만..

근데 30대 되니 벌써 체력이 딸리네요..;
코지마하루나
12/10/29 17:16
수정 아이콘
저희 부모님은 게임은 오래만 안하면 뭐라고 안하시는데
만화책을 그렇게 뭐라고 하세요...어릴때는 공부안하고 이런거 읽는다고...요즘은 다큰놈이 만화나 읽고 있다고....
12/10/29 17:20
수정 아이콘
명절연휴 "어머니! 연휴에는 경험치가 두배라 지금 하면 레벨업이 가능해요. 저 좀 도와주세요~" 이러면서 아기를 어머니에게 맡기고 문잠그고 게임하는 부인이 생겨봐야 '아~ 평범한 부인이 좋은거구나~' 하실겁니다. 제 경험담이래서 하는 소리는 아닙니다.
12/10/29 17:28
수정 아이콘
아우... 하루 4시간 자면서도 게임은 꼬박꼬박 했는데... 결혼하고나니.. oTL
12/10/29 18:09
수정 아이콘
제목보고...
왜 내얘길...쓰시나 했네요
게임은 피씨방에서 해야 제맛입니다.
불량공돌이
12/10/29 18:09
수정 아이콘
제목만 보고 임요환을 생각했습니다. 임요환이 80년 생이고, 아직 결혼을 안한걸로 알고있어서요.
(현재 웨딩화보까지 찍었다고 하는군요)
유리별
12/10/29 18:34
수정 아이콘
저는 남자친구와 같은 취미를 갖고 싶었습니다. 뭐든 함께 하고 싶은데 이 사람은 내가 하는 일엔 그닥 관심이 없고 나는 그게 섭하고....
덕분에 lol에 입문했고 끊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 망할 게임은 '평생 살면서 부모님께도 욕한번 안들었던 내가 왜 게임하면서 욕을 먹고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것인가..'하고 심한 멘붕이 와서 그만뒀다가도 일주일만 지나면 다시 손대게 만드는 마력이 있더군요.
제발 욕 한마디 할 때마다 손가락이 썰리는 그런 병은 없나요?


엄마님은 '니가 나이가 몇살인데 아직까지 오락할래? 엉? '하고 크리티컬을 날리십니다. 톡온을 하고 있건 없건..
덕분에 함께 게임하시던 분들이 종종 놀라십니다.
그래서 엄마님 주무시러 들어가셔서 엄크뜨기 직전까지 아슬아슬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射殺巫女浅間
12/10/29 21:33
수정 아이콘
어릴땐 공부해야 한다고 하지 말라고 하고 다 크니까 다 크고 한다고 뭐라 하시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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