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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3/16 12:20:26
Name 피지알뉴비
Subject [일반]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들을 보고
크리스토퍼 놀란감독의 7작품을 다봐서 간단한 후기를 써보려합니다. 스포성내용은 거의 없습니다만 조금은 있겠죠^^;


제가 봤을 때 놀란 감독의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은 그만의 독창적인 입체적구성으로 스토리텔링을 극대화한다는 점입니다(배트맨 시리즈는 예외입니다).

영화속 하나의 이야기를 가장 충격적이고 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이야기의 앞,뒤, 가운데 가릴것 없이 오려내고 붙인 형태로 영화를 완성시킵니다.

초기작 미행에서는 현재와, 과거, 더과거 이렇게 세종류의 시간대를 시도때도없이 자유롭게 넘나들며,

메멘토에서는 A -> B -> C 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A와 C를 번갈아가며 서술(단, C는 역순행적 방식을 취함)하면서 B에서 마지막 장면을 맺는  A ->   B   <- C 의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보시면 무슨말인지 아실거에요^^;

프레스티지에서는 미행과 비슷하게, 현재에서 과거로의 회상, 과거에서 더과거로의 회상으로 이어지며 그 후엔 세 시간대를 자유롭게 오갑니다.

좀 복잡해져서 머리가 아프긴 해도, 시간대를 자유롭게 오가는 구성방식을 취함으로써 스토리텔링은 극대화되지요. 그에따라 (대)반전이라는 요소가 가미될 수 있구요.

다른 감독들의 영화에서도 이런식의 구성이 없는건 아니지만, 특히 놀란감독의 경우는 이야기에 구성미를 얹은게 아니라 구성미를 표현하기 위해 이야기가 존재하는 듯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메멘토를 예로들자면, 주인공이 단기기억상실인 이야기를 고안해내고 영화화하는게 주된게 아니라, A -> B <- C 라는 독창적인 플롯을 구현하기위해 그런 설정,스토리를 도입한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다른 영화들도 마찬가지로 영화 내용하나하나가 전개방식과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짜맞추어 돌아가는 느낌을줍니다. 마치 구성때문에 내용을 만들어 짜맞추듯말이죠. 이런방식이 가장 재미있게 드러난게 프레스티지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7개의 작품을 본느낌을 간단히 적어볼까 합니다.



1.미행(1998)

감독의 리즈시절(?) 저예산영화이자 최초의 장편영화입니다. 69분의 러닝타임으로 장편이라 하긴 좀 짧습니다.

첫작품이지만 저는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봤습니다.

하릴없이 아무나 미행하는것을 취미로 삼는 백수 주인공 '빌'과 빌의 미행을 알아차린 후 그에게 되려 접근하는 '콥'의 이야기입니다(인셉션 주인공의 이름도 콥이죠).

첫작품이지만 감독 특유의 '빽빽한 구성'과 '시간대를 넘나드는 스토리텔링'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물론 반전도 빼놓을 수 없지요. 이런 감독의 스타일은 이후 메멘토, 프레스티지에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저예산에 흑백이라 딱히 시각적으로 자극을 주는 영화는 아닙니다만, 그 치밀한 플롯때문에 봐도 후회는 안하실겁니다.

빌 역할을 했던 배우는 이후 배트맨 비긴즈에 단역으로 출연합니다. 별로 그를 찾을 필욘 없지만요(비중 제로..)

개인적으로는 메멘토보다 재밌었습니다.

별점 ★★★☆



2.메멘토(2000)

놀란이 유명세를 타게된 영화죠. 정말이지 전무후무한 영화입니다. 독특한 전개방식에 기인하여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계속해서 소소한 반전이 나오고 복선이나오고, 끝에는....


두번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와우, 대박, 까지는 아니었고

'재미는 그닥이었는데 영화를 어떻게 저렇게 만들수 있지?'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별점 ★★★☆



3.인썸니아(2002)

이 작품은 미행과 메멘토와는 조금 다른 노선을 탑니다. 순행적구성으로 가다가 중간중간 과거장면이 몇초정도씩 끼어들죠.

입체적 구성에 의한 반전보다는, 심리묘사에 초점을 둔 영화입니다.

불면증 형사아찌로 나오는 알파치노의 후덜덜한 연기력과,

로빈윌리엄스의 뒤통수치는 역할로 재미있게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본 교훈이랄까요. 역시 조작은 나쁜거라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별점 ★★★★



4.배트맨비긴즈(2005)

제가 처음본 놀란의 영화입니다. 이 영화 이후에 나오는 작품들 모두 영화관에서 봤지요(물론 후회는 없었구요!).

이 작품 보기전에는 단순히 치고받고 싸우는 액션영화 쯤될 줄 알았는데, 스파이더맨 비슷해서 충격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당시 저는 스파이더맨을 보지않았기 때문에 배트맨을 통해 새로운형태의 히어로물이란 느낌을 받았죠.

액션 CG, 플롯, 배우진 전반적으로다가 준수한 영화입니다만 이영화의 역할은 제목에서 암시하듯 배트맨의 탄생배경 설명에 더불어 차후 시리즈에 대한 개연성부여정도 되겠네요. 한 인물의 성장과정에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감정이입도 되고해서 저한테는 자칫 감동물이 될뻔 했더랬습니다 크크.

뭐 이 영화를 보지않아도 다크나이트를 보는덴 별 무리없습니다만 충분히 추천할만한 영화입니다.

별점 ★★★★



5.프레스티지(2006)

멋진 영화입니다. CG가 뭐 블록버스터 액션영화 급인것은 아니지만, 소재가 마술이라 눈도 어느정도 즐거웠고,,,

배우진도 배트맨의 크리스찬베일, 울버린의 휴잭맨, 그리고 스칼렛요한슨도 나옵니다.

이영화의 백미는 역시 플롯에 있습니다. 두번보게 만듭니다. 처음 볼때는 수수께끼를 풀듯이,

두번 볼때는 영화 속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복선을 보면서 감탄하게됩니다(낚였다는 느낌도...).

강추합니다.

별점 ★★★★☆



6.다크나이트(2008)

말이 필요없는 대작입니다. 배트맨, 조커, 투페이스라는 원작의 주요인물들이 나오는데 배트맨vs조커가 중심구도죠.

전작 배트맨비긴즈에서의 악역(라즈알굴)이 포스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조커가 후덜덜하게 나옵니다. 악역은 이래야지요 암.

조커의 존재감과 한층 업그레이드된 영상연출, 그리고 전작에서는 배트맨의 탄생배경에 할애했던 시간때문에

상대적으로 줄어든 악역과의 결투가 다크나이트에서는 거진 풀타임으로 나와서 더욱 박진감넘치게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봤더랬지요. 제가 본 영화중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영화입니다.

★★★★★



7.인셉션(2010)

감독 특유의 S급 플롯짜기에다가 출중한 배우진(디카프리오~)에 S급 영상연출까지... 대박인 영화죠.

크리스토퍼 놀란 식 시간 가지고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미행-메멘토-프레스티지 와는 조금 궤를 달리하며, 한발 더 나아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원래는 관객과 합의도 없이 지 맘대로 시간대를 넘나들었던 전작들과 달리 이번엔 꿈이라는 매개를 설정하여 합법적으로(?) 과거에도 갔다옵니다(심지어 꿈을 이용해 현재시점에 과거인물을 등장시키기까지합니다).

단점이라면 영화 특징상 설정이 많아 처음보면 이해를 100프로 하긴 힘들다는 것정도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강추하는 영화입니다. 메멘토만큼 어떻게 이렇게 만들수 있지? 라는 생각이 들게만드는 영화.

별점 ★★★★★




이상입니다.

재밌게 본 순으로는.... 다크나이트 > 인셉션 > 프레스티지 > 배트맨비긴즈 > 인썸니아,미행 > 메멘토 순이 되겠네요 ^^

아무래도 블록버스터급 영화일 수록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높은 순위에 들게 되는 것 같네요.

차기작인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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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체풍신
12/03/16 12:29
수정 아이콘
올 여름 개봉될 다크나이트 시리즈 완결편이 정말 기대되네요
57thDiver
12/03/16 12:39
수정 아이콘
인셉션이나 다크나이트는 한스짐머의 참여로 ost도 걸작이죠. [m]
po불곰wer
12/03/16 12:40
수정 아이콘
헐.. 방금 엔하위키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항목을 읽다 왔는데... 소름돋네요.

개인적으로는 오션스 시리즈, 마이클 클레이튼, 굿나잇 앤 굿럭, 더 재킷, 에린브로코비치, 인썸니아 등을 감독/기획한 스티븐 소더버그와 함께 좋아하는 감독입니다. (다만 스티븐 소더버그의 작품은 모두 성공한건 아니었지만요). 인썸니아에서 둘이 같이 작업하기도 했었군요.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한스 짐머 감독의 음악을 제일 잘 살리는 영상미를 뽐내는 감독중 하나로도 손꼽고 싶습니다. 진짜 대단한 감독이지요.
잠잘까
12/03/16 12:42
수정 아이콘
메멘토를 처음 본 순간 정말 벙졌었지요. 크크

2000년대에 반전영화가 미친듯이 나왔고, 또 그 미친듯한 영화를 골라본 저로써는 이제 반전, 반전이 아주 지겨워 지더군요. 마지막가면 꼭 뭐가 있을것같은 것을 느껴버리면 재미를 잃게 되버립니다. 그래서 남들 다 재미있었다는 아이덴티티 역시 재미없게 봤구요. 뭐 사실 많지요. 그러한 영화들..

근데 글쓴분 말씀따라 이 감독은 흔히 말하는 반전요소나 메멘토에서 나왔던 시간 역행 구조, 다크나이트의 트럭씬(CG가 아닌 실제촬영), 영화음악(매트릭스 이후로 소름돋는 ost) 등이 주가아닌 부로 개입되서 스토리텔링을 한다는 자체가 굉장한 매력이었습니다. 반전에 치우치지 않고 스토리에 상상력을 항상 부여하는 감독이라 이번 배트맨 시리즈 보단 그 다음 차기작이 저는 더 기대됩니다.

그나저나 역시 사람은 똑같을 수가 없네요. 저는 프레스티지가 놀란감독 최악의 영화였는데...
뭐랄까 그 마지막 반전을 위해 모든 것을 마련한 느낌이라 밍숭맹숭 했어요. 물론 그때 같이 본 일루셔니스트 보다는 훨 낫지만요.
피지알뉴비
12/03/16 15:05
수정 아이콘
모든내용이 반전과 연결되어있어서 오히려 전 식겁,감탄했는데 역시 사람은 똑같을 수 없네요 크크

굳이 반전과 연결시킬 필요없는데도(이를테면 작업거는장면) 감독은 계속 연결시켜서...그런데도 몰랐으니..ㅠㅠ...아 이이상은 스포..
사티레브
12/03/16 12:44
수정 아이콘
놀란 형제가 함께해야 완전체
12/03/16 12:44
수정 아이콘
'메멘토'는 영화의 가장 기본단위인 '쇼트'가 뭔지를 잘 보여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shadowtaki
12/03/16 13:00
수정 아이콘
프레스티지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중에서도 손에 꼽고 싶은 작품인데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인 것 같아요.
참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죠..
마늘향기
12/03/16 13:08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 메멘토는 세번째 네번째 봐도 새로운 복선이 쏟아지게 발견되더군요.
hm5117340
12/03/16 13:08
수정 아이콘
전반적으로 시나리오는 별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드는 감독은 아니고 별거 아닌 이야기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뒤틀거나 포장을 잘하는 분인데 개인적으로 요즘 헐리우드 감독들중 편집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감독임에는 확실한듯..
이쥴레이
12/03/16 13:13
수정 아이콘
프레스티지 보면 배트맨에서 나왔던 역활들이 많이 나오죠. ^^;

두 마술사 경쟁이 참 재미있기도 한데.. 결과는 섬뜩
12/03/16 15:39
수정 아이콘
전 메멘토 처음 봤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었는데....
지금보면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고등학교 때 영화관에서보고 대체 이런 영화를 누가 만들었나.
감독이 정말 천재다.. 막 혼자 감동받았었거든요.

그런데 나중에 다크나이트나왔을 때 그 감독이 이 감독인 걸 알고 다시 감탄했네요.

놀란 감독 영화중에서 3개를 꼽는다면 메멘토, 다크나이트, 인셉션을 꼽고 싶습니다.
절름발이이리
12/03/16 15:48
수정 아이콘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이 각본에 참여한 메멘토, 다크나이트가 크리스토퍼 놀란 작품군에서도 워낙 호평 받는 편이기 때문에, 혹자는 동생이 더 천재다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뭐 인셉션을 보건데 둘다 대단한 사람인듯.
본호라이즌
12/03/16 16:03
수정 아이콘
3분짜리 단편인 '두들버그' 에서도 놀란의 그런 특징이 여실히 드러나죠. 시간이든 층위든 선형적인 구성은 싫어하는 듯 해요;;
12/03/16 16:26
수정 아이콘
놀란 감독 영화들을 대충 찾아 봤었는데 프레스티지를 못봤군요. 찾아 봐야징~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2/03/16 16:40
수정 아이콘
미행 빼고 다 봤는데 인썸니아에 대한 평가를 제외하면 대부분 동의합니다.
인썸니아는 개인적으로 정말 더럽게 지루했던 기억밖에 없네요.
청바지
12/03/16 20:06
수정 아이콘
전 메멘토가 완전 충격이었고.. 이어지는 인썸니아는 별로였는데 반대이시네요.
다크나이트 인셉션은 이름을 얻은 다음에 돈 많이 들여서 만든 영화고.. 메멘토는 그렇지 않다는걸 감안해보면.. 정말 놀라운 영화죠.
끝없는사랑
12/03/16 21:19
수정 아이콘
참 다크나이트에대한 반은은 칭찬 일색이네요.. 전 보다 잘뻔했는데...;;;
그 외에 인셉션이나 프레스티지는 정말 좋았던 영화였네요 메멘토는 안 봐서 모르겠구요..
12/03/16 22:14
수정 아이콘
메멘토 제가 반전을 들어서 아는데 봐도 무방할까요?
Impression
12/03/16 23:11
수정 아이콘
인셉션은 별 10개도 모자란듯..
연아동생
12/03/16 23:14
수정 아이콘
인셉션은 보면서 이해하기 힘들어 머리 아팠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아주 제대로(?) 정리 해주더라구요. 엔딩장면은 제가 본 영화중 최고 였던거 같습니다. 나쁜의미든 좋은 의미든..
Abrasax_ :D
12/03/17 01:09
수정 아이콘
제가 영화를 아주 까다롭게 보면서도 의외로 단순한 면이 있는데요. 감독 특유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인썸니아도 그런 의미에서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m]
디레지에
12/03/17 01:24
수정 아이콘
놀란 감독의 영화는 대부분 재미있게 봤습니다만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인썸니아에요. 일단 두 주인공 배우부터가 후덜덜;
브릿덕후
12/03/17 10:22
수정 아이콘
놀란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지금 좀 과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들 내러티브를 뜯어보면 은근 구멍이 많이 보이기는 해요.
그걸 귀신처럼 속이는 것도 재능이긴 하지만.
프레스티지는 솔직히 처음엔 흥미로웠는데, 놀란 작품 중에선 단연 처진다고 생각합니다.
마술-트릭의 개인적 서사와 그에 얽힌 사회적 서사가 매끈하게 엮이지 못했다고 봐요.
DavidCoverdale
12/03/17 16:11
수정 아이콘
프레스티지 최고죠..
바스데바
12/03/17 17:12
수정 아이콘
프레스티지는 놀란영화중에 제일 별로였었구요..
인썸니아가 다크나이트에 규모면에서는 처질지 몰라도, 작품자체는 거의 동급으로 보는데 아쉽네요..
놀란영화가 영상이나 음악이나 구조나 여러가지가 뛰어나지만 저는 메시지가 제일 좋다고 생각해요..
철학적인 여운을 항상 남겨주죠..
김치찌개
12/03/18 12:54
수정 아이콘
다크나이트,인셉션..명작이죠

놀란 감독 영화는 거의 재미있게 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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