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년전에 스포츠 경기를 빼놓지 않던 열혈(?) 소년이었죠. 지금같은 인터넷도 없었고 스포츠뉴스나 KBS에서 해주던 스포츠 중계석(?)을 꼬박 챙겨보고 그거마저 일찍 자느라 못보면 다음날 조간신문을 통해서 꼭 전날 농구,배구,야구,축구 결과를 꼭 챙겨 봤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스포츠는 단연 야구였습니다. 배구,농구는 지역연고나 프로스포츠의 개념이 늦게 자리잡혔고 축구는 제가 사는 인천에 축구팀이 당시 없어서 관심을 덜 갖게 되어서 인천 연고를 갖고 있던 팀은 오직 야구 뿐이어서 야구를 더 좋아하게 된거 같네요^^
정확하게 야구를 본 것이 기억나는 건 93년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였습니다. 인천 야구는 아시다시피 물방망이 타선으로 유명했죠. 방망이가 터지지 않아 거의 꼴찌를 도맡다시피 했습니다. 94년 짠물야구를 선보이며 한국시리즈를 갔을 때는 부모님을 졸라 처음으로 직관도 갔었죠.한국시리즈에서 비록 준우승을 하긴 했지만 야구를 보는 재미에 빠져 2000년까지 거의 틈틈히 일년에 야구장을 10번정도는 갔던 거 같네요. 그 사이에 팀이 현대유니콘스로 바뀌면서 조금 섭섭하긴 했지만 98년도에 인천야구 사상 우승이라는 것을 맛보게(?)해줘 약골이었던 인천야구를 이렇게 잘 할 수 있게 만들어준 것으로 감사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현대는 2000년부터 연고지를 옮기게 되었고 많은 인천야구팬들을 충격에 몰아 넣게 되었죠. 전 그것이 어린 마음에 충격이 커 그 후로 야구장을 찾은 적이 없었습니다.
어찌어찌 SK기업에서 해체된 쌍방울 선수들을 웨이버 공시된 선수들을 영입하고 새로운 야구단을 만들었죠. 제가 그리워한 선수들은 현대에 남아 있었지만 연고지를 수원으로 옮겼고 제가 좋아한 인천야구팀에는 모르는 선수들만 남게 되 결국에 야구도 거의 보지 않았습니다. 그후에 2002년에는 월드컵 열풍에 야구가 잊혀지고 03~04년도에는 제가 늦바람(?)이 불어 뒤늦게 수능 공부에 집중하느라 야구 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로부터 멀어지고 05~07년도에는 군대에 있느라 운동에 무관심했죠. (어찌보면 그당시에는 스타보는 재미에 빠져 다른 스포츠들을 잊고 살아 온 것일수도 있네요^^;;)
그런데 전역후 07, 08년도 현대 이후 우승과 무관하게 느껴지던 인천야구가 연거푸 우승을 하는 것을 보고 놀라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한번 잃은 관심이 쉽게 돌아오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본격적으로 다시 야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09년도 후반부였죠. SK가 19연승을 몰아치며 플레이오프에서 역스윕,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어마어마한 명승부로 아쉬운 명승부를 지켜보게 된 것이 다시 야구의 팬으로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2010년부터 야구결과나 중계를 꼬박고박 챙겨보게 되었고 지금은 옛날보다 더 광팬(?)이 되어서 돌아왔죠.
2010년도에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어서 갈 시간이 없었는데 지금은 졸업하고 일만 하는 널널한(?) 상태여서 쉬는날 작년에 가르치던 학생들과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때는 8회 문학경기장을 처음오는 거라 몰랐는데 익숙한 노래가 흘러나오더라고요. 바로 인천에서 스포츠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다 아시는 '연안부두'가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옛날엔 전광판에 가사도 제목도 안나와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고 '말해다오, 말해다오'만 외치면서 응원하던 기억이 나네요.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소름이 돋고 옛날 야구장에서의 추억이 다 떠오르더라고요.
지금은 같이 살진 않지만 아버지와 가족 전체가 한국시리즈를 직관한 것. 같이 간 친구가 어린이날 생일이라 어린이날때 피자를 선물받아 맛있게 먹던 추억, 초등학생 때 무조건 2000원을 들고 거지같이 도원야구장을 찾았던 추억(관람비 1000원 교통비 왕복500원 컵라면 500원), 경기장 내에서 라면파는 아저씨들이 뜨거운 물을 안줘서 생라면 씹고 응원한 추억등등 정말 거짓말처럼 잊고 있던 추억이 다 떠올라 저도 모르게 울컥 했네요. 홈구장도 바뀌고 야구단도 바뀌고 응원하던 선수들 대부분이 바뀌었지만 이 노래만큼 변하질 않았네요~
그래서 처음에는 야구만 즐기려고 그뒤로 쉬는날 종종 야구장을 들렸습니다. 약속되는 사람들이랑 가기도 하고 평일이라 다들 일나가고 바쁘면 저 혼자 갑니다. 혼자가는게 처량하고 외로워 보이지만 8회 '연안부두'가 나오게 되면 그게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지 그때만 되면 혼자서 미치도록 노래를 부르면서 응원을 하죠. 이 추억을 떠올린 이후에 앞으로는 야구장에 발을 끊을 리는 없을 것 같네요.
그래서 정말 끝까지 인천을 지켜주고 이 노래를 계속해서 사용해준 SK와이번스에게 계속해서 고마움을 느끼고 앞으로도 인천을 버리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응원할 것을 약속합니다. 화,목이 휴일이라 금토일 경기는 직관을 못가고 7월에는 화,목에 문학경기장 경기가 없어서 8월만 기다리고 또 기다립니다. 지금도 얼른 야구장에서 문학경기장에서 흘러나오는 연안부두가 듣고 싶군요^^
여러분들은 저처럼 특정한 노래나 야구같은 스포츠에 어떤 추억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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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축구만 보다가 여자친구와 데이트 코스로 2008년부터 야구장을 찾았습니다
한창 SK가 잘할때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9회말까지 몇점차로 지고있든 별로 걱정이 안될정도....였으니
여자친구와 너무나 즐겁게 응원하고 먹고 마시고 그러길 반복하다 보니 야구시즌만 기다리고
야구시즌에 문학을 찾게 되면 저 노래 '연안부두'만 기다립니다.
남들 눈치 안보고 잠시 경기에서 눈을 돌려 신나게 연안부두 한곡을 완창하고 나면 왠지 뿌듯해집니다
그 여자친구와는 이번시즌 전 헤어지고 나서 생각날까봐 문학을 기피하게 되었는데
같이 갈 사람도 없고... 일도 바쁘고 이런 저런 이유로... 아 왜 슬프지...
이 영상을 보니까 빨리 문학에 가서 목이 쉬어라 응원하고 싶네요....
우리 찰지게 한번 같이 가서 연안부두 부르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