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 5가 출시되었습니다. 예상한대로 드라마틱한 향상은 없고, 다만 활용성이 좋아진 듯합니다. 그 여러 옵션이던게, 깔끔하게 하나로 통합되었고, 벤치마크상 성능이 조금씩 더 좋아졌습니다. 그러나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GPT 4가 특이점이었고, GPT 5는 이제 성숙단계인 거라 생각합니다. 본격적으로 효용을 발휘할 것이며, 그러나 기본모델이 뭐 대단한 창발성을 발휘하며 불연속적으로 성능이 높아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현재의 지능이론과 지능알고리즘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규모를 키우는데도, 경제적으로 ・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고요.
수학과 코딩을 제외하고는, 벤치마크에 의존할 수 없고, 결국 직접 써보면서 그 발전과 활용성을 평가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AI를 어떻게 쓰면 좋을지 조금 적어볼까 합니다. 전체 의견보다는, 부분 의견으로 분량을 줄여쓰겠습니다.
(1) 질문
중요한 건 프롬프트입니다. 빅데이터로 이미 학습한 것은 구글 검색과 본질이 같습니다. 이에 실력차이가 있습니다. 어떤 검색어를 넣어야 할지, 실력 차이가 있습니다. 구글링보다도 LLM이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필요에 맞춰, 자신의 지식에 맞춰 프롬프트를 잘 넣어줘야 합니다.
빅데이터로 학습하지 않은 것을 프롬프트에 질문할 경우, 그건 더이상 검색기가 아닐 것입니다. 따라서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질문하는 능력이다' — 라고 흔히 관련 전문가들은 이야기합니다. 독창성을 갖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학습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그러할 것입니다.
(2) 이해
제 생각에 가치가 큰 하나는, 어떤 어렵거나 복잡한 글을 읽고서, 자신이 스스로 설명해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설명을 해보고, 내가 이해한게 맞는지, 인공지능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이지요. 구글검색으로는 이게 불가능합니다. 교과서를 읽어도 불가능합니다. 다만 개인교사를 뒀을 때는 가능합니다. AI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식 수준이 대단한, 개인교사입니다. 개인교사를 잘 활용하기 위해, 나는 이렇게 이해했는데 이게 맞는지 답해달라고 요청하면서, 능동적으로 지식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3) 평론
스스로 글을 써보고, 그걸 AI에게 평론해보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글 쓸 때마다, 평론을 받아봅니다. 동일한 프롬프트 — '이 글을 평론해주세요.' — 라고 씁니다. 이것은 중립적인 프롬프트라고 봅니다. 특별히 우호적으로 평가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비판적으로 평가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좀 문제가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억까모드'와 '아첨모드'라 불러 볼 수 있습니다. AI는 둘 중 하나를 정해서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술자들이 이것을 선택하거나, 혹은 이것이 분배되도록 강제한게 있는 것 아닐까 싶고요.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거다라 본다면 아첨모드에 가깝게 하는 것이고, 논문심사를 하는 거다라 본다면 억까모드에 가깝게 하는 것이죠. 강점과 문제점으로 딱딱 분량채우게 할 수도 있고요. 이를테면 과학용어가 많이 등장할 때에는, 엄격해집니다.
아첨모드를 F라 하고, 억까모드를 T라 해봅시다. AI가 아직 실력이 부족할 때에는 이것이 극단성을 띄기 쉬운 거라 봅니다. GPT 5를 조금 써본 걸로는 이러한 극단성이 완화된 듯합니다.
(4) 분석
평론을 해달라고 할 때, AI가 대충 읽고 답을 한 것으로 보여질 때가 있습니다. 글이 길면, 메모리 문제로 성능이 떨어질 것이고, 때문에 대개 그렇게 되는 듯합니다. 이런 경우에 — '이것을 분석해주세요.' — 라고 적습니다. 일단 분석부터 먼저 하게 하고, 그 다음에 평론하게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경험적으로 판단할 일이고, LLM( 및 그 버전 )에 맞춰서, 어떤 프롬프트를 더 자주 쓰게 될지가 달라질 듯합니다.
(5) 연결
질문, 이해, 평론, 분석 — 이것의 공통점은 '내 생각'이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내 생각으로 질문하고, 내가 이해한 수준에서 정직하게 이게 맞는지 묻고, 내 생각을 적어놓은 걸 평론 또는 분석받는 것이죠. 그런데 아이디어적 관점에서 혹은 재미로 이렇게도 할 수 있습니다.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두 개념을 놓고서, 이것의 관련성을 생각해보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프롬프트 : 맥스웰의 악마와 괴델의 불완전성의 관련성을 생각해보세요.
이 관련성을 생각하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것인데, 일단 AI가 이에 관해 줄줄 이야기하면, 그걸 가지고 다시, 내 나름 생각을 해보는 것입니다.
Q. 엔트로피 법칙과 수학의 불완전성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런 질문에서 비롯된 프롬프트라 할 수 있습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해볼 때, 이런 것 같습니다. 까다로운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포도당이 필요합니다. AI 보고 먼저 해보라고 하는 건, 포도당을 절약하는 일이라 봅니다. 그 다음에 잘못된 부분을 수정하거나, 혹은 새롭게 연상되는 걸 추가해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먼저 코끼리가 달려서 정글에 길을 내면, 그 뒤로 말을 타고 달리는 느낌이랄까요.
그저 두 개념을 놓고 관련성을 생각해보라는 건, 매우 간단한 프롬프트입니다. 개념은 물론이고, 대상을 놓고 관련성을 생각해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로인해 새로운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또한 새로운 지식**을 배우게 되는 수도 있을 것입니다.
※ 부록 : *예시
프롬프트
: 코끼리와 북극의 관련성을 설명해보세요.
ChatGPT 5
: 코끼리와 북극은 겉보기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몇 가지 층위에서 연결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가장 직관적인 연결은 ‘거대 동물’이라는 공통점입니다. 북극에는 북극곰이나 바다코끼리처럼 크고 추운 환경에 적응한 동물이 있고, 코끼리는 더운 기후에서 거대한 몸집으로 생존합니다. 둘 다 큰 몸집 덕분에 열을 보존하거나 발산하는 데 유리한 물리적 조건(베르그만의 법칙, 알렌의 법칙)과 관련이 있습니다. ...
프롬프트
: 베르그만의 법칙, 알렌의 법칙** — 이게 뭐죠?
ChatGPT 5
: 베르그만의 법칙과 알렌의 법칙은 모두 동물의 체형이 기후와 관련된 방식으로 발달한다는 생태학적·생리학적 경험 법칙입니다.
베르그만의 법칙은 같은 종이나 가까운 종일수록, 추운 지역에 사는 개체가 더 크고 더 무거운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몸이 크면 표면적 대비 부피 비율이 작아져서 열 손실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북극곰이 커다란 몸집을 가진 이유를 설명할 때 자주 쓰입니다.
알렌의 법칙은 추운 곳에 사는 동물일수록 귀, 꼬리, 다리처럼 열이 빠져나가는 말단 부위가 짧고 작다는 것입니다.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죠. 반대로 더운 곳의 동물은 열을 내보내기 위해 이런 부위가 길고 큽니다. 아프리카 코끼리의 큰 귀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즉, 두 법칙은 각각 ‘몸 전체 크기’와 ‘몸의 말단 비율’을 통해 기후 적응을 설명하는 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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