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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4/11/02 13:24:57
Name 마술의 결백증명
Subject [일반] (스포)오징어게임 뒤늦게 보고 크게 충격받았네요
예전에 한창 오징어게임 유행할때 스토리만 대충 듣고 내가 좋아할거같은 이야기인데 나중에 봐야지하고 까먹고 있다가
오징어게임2가 나온다길래 한번 몰아서 봤는데 크나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정말 이야기가 시작하고 끝이 날때가지 어느 곳 하나 마음에드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방금 마지막화를 다 시청한다음 나무위키에 수백줄의 비판항목이 있을거로 예상하고 그런 것을 읽는 것도 재미기 때문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찾아봤더니 별 내용이 없더군요.

일단 가장 크게 위화감을 느낀 것은 오징어게임이라는 게임의 존재인데.
시간설정을 근미래로 하던가, 아니면 어딘가 현실이 뒤틀려있다는 인상을 주어야만 했다고 봅니다.
시청자에게 이건 실제 대한민국과 똑같은 배경이야 라고 알려주면서 실제로는 전혀 비현실적인 오징어게임이란걸 주입시키니 도무지 몰입이 되지를 않아요.

물론 어느정도는 당연히 드라마적 설정으로 참고넘어갈수있습니다.
하지만 2화였던가요. 중간에 나가고 싶다고 내보내 주는건 해도 너무하지않습니까.
수백명 사람들을 대놓고 풀어줬는데 경찰이 아무리 무능해도 그걸 가만히 냅두는건 아니잖아요 좀.
그냥 풀어주기 없이 다 죽이고 소수의 생존자만 풀어주는 방식이었다면 이해할수있는데 너무했습니다.

두번째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오징어게임의 본질이 약하다는 겁니다.
이 게임이 만들어진 것은 어린 시절에 세상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그냥 게임에만 순수하게 몰입하여 재미를 느꼈던 그 순간을 다시 되살리고 싶다는 것인데.
어째서 VIP들은 오징어게임의 오자도 모르는 외국인들 뿐인겁니까.
아무리 마음을 너그럽게 잡아도 한국말도 모르는 외국인들이 골목에 앉아 구슬치기 하고있는 모습을 재밌어할거라는 상상을 할수가 없는데요.

무엇보다 마지막에 한 오징어게임이 최악이었습니다.
게임장르가 즐거운 이유는 게임의 법칙이 절대적이라는 겁니다.
어떤 힘이나 재력의 우위가 있어도 일반적이지 않은 그 게임이라는 룰 안에서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가려지는 것이 보는 재미인데 마지막게임은 그냥 격투잖아요
종목선정이 힘이 빠져요.
이럴거면 그냥 숙소에서 싸우면되잖아요

생각난김에 덧붙이면 폭력의 허용도 터무니없습니다
왜 참가자들은 밤에만 싸우지? 내가 뭘 놓쳤나? 하는 생각도 여러번 했습니다.
그냥 칼로 찌르든 목을 조르든 언제든 다른 사람들을 다 죽이면 승자가 되는 방식이라면 애초에 게임을 할 이유조차 사라지잖습니까.

그 외에도 잠입한 경찰이 다른 걸 다 도외시하고 형의 안위만을 찾고
왜 사람 수백명이 죽어나가는 통에 형의 안위를 우선시해서 찾아야만하는지 말이 안되었지만 그 정체가 프론트맨이었기 때문에 그냥 스토리적으로 억지를 부린거고

중간중간 뜬금없이 나오는 '이곳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평등이라는 가치다'라는 소리나 '자네는 아직도 인간을 믿나?'라는 식의 얘기들은
작품이 주제를 제대로 잡지못하고 이런 종류의 장르에서 평이하게 다루어지는 소재거리를 강제로 주입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인물들에게서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고 그들의 감정선을 이해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니, 그래서 그 의사양반은 도대체 갑자기 왜 발작해서 오징어요원들을 죽이고 달아난거래요?
그 설대경영친구는 초반에 달고나에서 왜 주인공을 죽음으로 내몰았을까요?
전략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자기편인 친구를 살려야하는거 아닐까요?

맨 마지막에 밝혀지는 오일남의 정체는 불쾌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나마 마음이 울컥했던 깐부라는 정신, 게임의 숭고함이 억지반전을 위해서 더럽혀진것 같아서요.

이렇게 생각나는데로 주저리주저리 적어봤는데...
웃긴 점은 뭔지 아십니까
제가 오징어게임 9화를 다보는데 3일정도 걸렸고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마자마 이것부터 켜서 다봤으니 노잼이다라고는 말할수 없을것 같습니다.

그게 참 이상하더라고요.
이게 별 못만든 작품이다라는 생각이 드니까 오히려 별 부담없이 슉슉 볼 수 있었달까요
솔직히 욕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어요 아주 묘해요

저는 카이지만화를 정말좋아하고
이런 데스게임류의 일본만화들도 좋아하는데 그래서 오징어게임이 명작이다라는 인식이 있어서 몇년동안 안봤었나봐요
그런게 있잖아요 명작이라는 생각이 있으면 아껴둔다는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왠지 각을 잡고 봐야할것 같아서 부담되는 느낌이요.
그런데 금방 봐버렸네요

그래서 이 작품을 막 비난하려는 건 아니고
오징어게임2도 나오면 볼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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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윙콤보
24/11/02 13:35
수정 아이콘
카이지나 라이어게암류로 기대 했으니 안 맞을수 밖에요 오징어 게임은 게임에 초점이 아니라 인물들 드라마에 초점이 있으니까요
호머심슨
24/11/02 13:42
수정 아이콘
원래 이런 장르는 설정의 어색한 부분을 감수하고 봐야하지않나 싶어요.그 어색한 부분을 참을수 없으면 망작이고 오징어는 참을만하니 히트
여담으로 좀비는 이런 존재가 말이 안되지만 메타포로 받아들여라 하고 만든게 심지어 하나의 장르가 되버림
24/11/02 13:43
수정 아이콘
원래 오징어게임은 일반 사람들은 대부분 재밌게 보고, 오히려 이런류 매니아들한테는 불호였었죠.
그래서 세계적으로 대성공한거구요
미카엘
24/11/02 13:45
수정 아이콘
원래 흥행하려면 덕후층보단 라이트대중층을 저격해야..
24/11/02 13:47
수정 아이콘
딱히 명작이라서 흥행한 건 아니죠.
24/11/02 13:54
수정 아이콘
원래도 평이 그랬어요. 워낙 성공하다 보니 장점에 더 주목하게 된거죠.
어차피 설정이 완벽할 수는 없는 장르인데 그럼에도 좀 많이 대충인 느낌은 있었습니다.
그래도 크게 그런거 생각안하고 가볍게 보기에는 훅훅 넘어가고 또 재미있죠.
24/11/02 13:54
수정 아이콘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피지알에서도 게임, 영화를 비판할 때 주로 나오는 것이 스토리, 설정상 개연성의 부족인데, 전 대중적인 재미에서 개연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고 봅니다.

설정놀음이란건 이미 매니아의 단계라고 생각하고요, 결국에는 끝까지 보게만드는 흡입력이 중요한데 오징어게임은 음악, 미술, 연기력, 캐릭터의 힘이 뛰어나서 대성공을 이뤘다고 봅니다.
감전주의
24/11/02 15:12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개연성? 어차피 드라마 영화인데 재밌으면 됐지 그게 뭐가 중요함?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죠
특별수사대
+ 24/11/02 15:43
수정 아이콘
흐흐 개연성은 보통 선후관계가 보통 반대입니다. 재미가 없어서 몰입이 안 되니 딴생각을 하게되고 그러면 개연성이 눈에 밟히죠.

드래곤볼도 보면 갑자기 인간인줄 알았던 주인공이 외계인이고 형이 찾아와서 아들 납치해가는데 [뭔소리임?] 하기 전에 우와 사이어인 세다 오공이 죽었어! 하고 넘어가죠... 꿀잼이니까
24/11/02 13:57
수정 아이콘
게임 구성 자체가 단순하죠.
대부분의 게임이 원초적이고
심지어 격투에 운빨망겜에 줄다리기까지..

그런 감독의 의도는 데스게임이나
완성도 높은 사회비판은 아니라 보이고
캐릭터 드라마라고 생각하면 대부분
이해가 가긴합니다. 다들 어딘가 이상해서..

저도 라이어게임, 지니어스게임 등등 좋아하는데
결이 좀 많이 다르더라구요
쵸젠뇽밍
24/11/02 14:0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도 별로였고, 당시에도 별로라는 말 많았죠.

시간이 지나 생각해보면, 우리보다 외국인들이 잔인한 장면에 대한 내성이 부족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닐까싶습니다. 외국인들은 호러장르가 아니고서야 그런 장면 보는 일이 드물고, 오징어게임이 호러장르는 분명 아님에도 충격적인 장면들이 나오니까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Blooming
24/11/02 14:04
수정 아이콘
분명히 못 만든 지점들이 많이 보이는데도 재미있게 봤다는 점에서 잘 만든 오락물이긴 하다고 봐요.
24/11/02 14:06
수정 아이콘
미스테리/추리 소설이 어떻게 변화해갔는지를 떠올려보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탐정 중심의 본격 미스테리 소설이 시간이 지나면서 힘을 잃고 사회파 추리 소설이 등장한 것처럼
규칙 중심의 데스매치가 힘을 잃고 인간에 집중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사회파 데스게임이 등장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게 만들었으니 기존의 문법으로 보자면 더 빈약하고 허술할 수밖에 없죠.저도 그래서 좋아하지 않습니다.차라리 도박마 바쿠가 좋습니다.
그래도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좀 더 나은 사회파 데스게임이 나올테니 그 때는 좀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24/11/02 14:09
수정 아이콘
대중픽이 되서 기대치가 올라가셨을텐데, 원래 그 정도가 맞습니다.
모링가
24/11/02 14:14
수정 아이콘
단점보다는 장점에 집중하면서 그냥 내려놓고 즐기는 겁니다
세상에 단점이 없는 창작물은 거의 없어요
24/11/02 14:14
수정 아이콘
맘에 드는게 없지만 2편이 나오면 보겠다.. 라면 맘에 안드는건가요?
고기깡패
24/11/02 14:17
수정 아이콘
재미라는건 생각보다 멀리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안성재씨가 음식 맛없다고 출연자 총으로 빵빵 쏘는.. 류의 ai영상이 유행하던데
종종 재밌는것들 있어서 깔깔거리고 웃거든요
무궁화게임하다가 갑자기 총맞는 장면 보면 비슷한 느낌입니다
24/11/02 14:21
수정 아이콘
스토리는 별론데 배우들 연기나 연출 음악등이 좋았다고 해야할까요?
저도 재미없는데 잘 만들었다... 하면서 끝까지 봤어요.
그양반이야기
24/11/02 14:21
수정 아이콘
저는 오히려 처음보고 이거 대박이다 생각하고 반응보려고 여기 들어왔는데 반응 안좋은거보고 나만 재미있었나 생각했습니다
다수랑 취향이 다르다고 이상하거나 잘못된거 아니니 충격까지 받으실 필요 없지않나 싶습니다
밥과글
24/11/02 14:23
수정 아이콘
오겜 국제적인 히트 치기전에..비슷한 감상을 느끼신 분들 많았습니다 아마 느끼신게 맞을 거에요
TempestKim
24/11/02 14:31
수정 아이콘
그렇죠 아니 뭐 재미있긴했는데 그정도는 아닌데 하는 평이 맞고
글로벌 메가히트를 하니까 감독의 의도를 해체분석하기 시작 크크크
가진자
24/11/02 14:24
수정 아이콘
저는 세트 배경, 음악이 너무 좋아서 흥행했다고 생각합니다.
24/11/02 14:25
수정 아이콘
진짜 망작은 보다 하차하죠

3일만에 다 보셨다는 것 만으로도 평작은 되는것이 아닌가...싶습니다 크크

다만 이정도 명성에는 ? 인 느낌인거겠죠?
둥그러미
24/11/02 14:37
수정 아이콘
경찰서 씬은 블랙코미디 요소가 있어서 과장되게 그린게 아닌가 싶은데 개연성으로 보더라도

신고받은 경찰들 중에 위하준처럼 데스게임의 실체를 확인하겠다고 나선 케이스도 있었겠죠 하지만 위하준의 최후가 그랬듯 그런 경찰들은 결국 위하준 (행방불명) 아니면 이병헌처럼 (배신 혹은 시스템에 합류)되는 그림이구나로
이해했었습니다
사조참치
24/11/02 14:37
수정 아이콘
그 긴걸 3일만에 다 보게 만들었다는 것부터가 뭐..
마텐자이트
24/11/02 14:37
수정 아이콘
해외에서 히트친거라 BTS류로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24/11/02 14:42
수정 아이콘
장르적 특성도 있고
사실 이런류의 서바이벌 칼부림 승자독식게임을 대중이 즐기며 좋아하는 건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죠 로마시대 콜로세움부터...
애초에 사회에 대한 우화이기도 하구요.
24/11/02 14:42
수정 아이콘
결국 다 봤잖아요.
그게 히트작의 아이덴티티 입니다. 심지어 글까지 쓰셨읍니다.
raindraw
24/11/02 14:45
수정 아이콘
처음부터 나온 이야기가 카이지나 라이어 게임을 기대하지 마란 이야기였습니다.
설명이나 장르를 보면 딱 그럴 것 같은 냄새를 풍기는데 그쪽을 기대한 사람들은 모두 그 부분에 대해서 실망했거든요.
린버크
24/11/02 14:46
수정 아이콘
데스게임같은 극한의 장르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면 대중들은 보지 않아요. 무섭거나 불편하거든요.
이국적이나 극도로 친숙한 환경의 알록달록한 건물 속에서 체육복을 입고 빚과 사회적 현실때문에 서로 죽이고,울고,친구가 되는 비현실성이 있어야 거리를 두고 숨쉴 틈이 생기죠
쏘렌토
24/11/02 14:52
수정 아이콘
이렇게 혹평을 하는 사람조차 끝까지 다보게 만들고 2편까지 보게만드는게 이 드라마의 힘이죠
배달음식으로 치면 평점 1점 주면서 또 배달시키는 느낌?
에이치블루
24/11/02 15:06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크크크
24/11/02 15:10
수정 아이콘
노땅 아재들이 극찬하는 밴드오브브라더스 보고 저는 더럽게 재미가 없어서 욕하며 이걸 누가 재미 있다고 했어?
라며 분노한 기억이 나네요. 
그냥 취향의 차이일 뿐입니다. 

제가 느낀 오징어 게임은 잘 만든 작품은 맞습니다. 의외로 요즘 드라마들이 간과하는 기 승 전 결 구도가 완벽한 이야기 입니다. 초반에 눈을 확 잡으며 기 승 전 결 다 챙길 수 있는 작품이 많지가 않습니다. 
+ 24/11/02 15:38
수정 아이콘
대다수의 (원작이 따로 없는)외국 드라마들처럼 차기 시즌을 염두에 두고 간보면서 마무리 하는 게 아니라, 뒤가 없다는 생각으로 화끈하게 잘 매듭짓기는 했습니다 크크
시린비
24/11/02 15:11
수정 아이콘
뭐 누군가에겐 별로일 수 있죠. 모두에게 별로였으면 언급도 안되는거고...
지탄다 에루
+ 24/11/02 15:35
수정 아이콘
이 감상글이 어떻게 보면 오징어 게임이라는 팝콘물에 대한 정확한 해석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엄청나게 심오하고 치밀하며 의미가 있어서 팬이 될 만한 그런 류의 작품은 아니지만, 보는 데 있어서만큼은 엄청난 흡입력과 흥미를 자극하는 것도 영상물의 매력 중 하나니까요.
요망한피망
+ 24/11/02 15:48
수정 아이콘
신나게 까다가
비난하려고 적은건 아니구요...
다음 편 나오면 보겠습니다
본인의 말도 썩 논리적이진 않습니다만 흐흐
+ 24/11/02 16:17
수정 아이콘
그 당시에도 호불호는 갈렸죠.
일반상대성이론
+ 24/11/02 16:35
수정 아이콘
글쓴이처럼 생각하는 분이 pgr같은 곳엔 더 많았을 겁니다. 
해외 흥행이 미쳐돌아가기 전까진 분위기 비슷했어요
Jon Snow
+ 24/11/02 16:50
수정 아이콘
전 재미없어서 보다가 그만뒀어요
전원일기OST샀다
+ 24/11/02 17:20
수정 아이콘
얼핏 당시에도 국내에서는 그냥 평타 정도다의 의견이 주류였는데, 외국에서 난리가 나서.. 이거 뭐지? 하는 느낌으로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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